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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히지 못한 자들의 노래

제스민 워드 장편소설
제스민 워드 지음 | 황근하 옮김
위즈덤하우스

2019년 08월 21일 출간

종이책 : 2019년 08월 0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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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90305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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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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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자와 죽은 자들, 우리는 모두 집으로 돌아간다.
전미도서상을 두 번 수상한 유일한 여성 소설가이자 가장 시적인 소설가로 손꼽히며 오늘날 미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임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는 제스민 워드의 장편소설 『묻히지 못한 자들의 노래』. 한 가족의 내밀한 초상이자 희망과 고투의 대서사시인 이 작품은 살아 있는 자와 죽은 자들 모두 인종차별에, 희망에, 그리고 변함없이 지속되는 역사의 발자국 앞에 온몸으로 마주 선 모습을 힘 있는 문체로 그려낸다.

열세 살 소년 조조와 어린 여동생 케일라는 할아버지, 할머니인 ‘아빠’, ‘엄마’, 그리고 얼굴을 보기 힘든 엄마 레오니와 함께 미시시피 걸프코스트의 시골집에서 산다. 레오니는 마약에 취했을 때만 나타나는 죽은 오빠 기븐의 환영에 시달리면서도 그에게서 위안을 얻는다. ‘엄마’는 암으로 죽어가고 있고, 과묵하고 늘 한결같은 ‘아빠’가 집안 살림을 꾸려나가며 조조에게 어른 남자가 되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어느 날, 아이들의 백인 아빠 마이클이 출소한다는 소식에 레오니는 조조와 케일라, 친구 미스티와 함께 미시시피주립교도소, 일명 ‘파치먼’을 향해 길을 나선다. 깨진 가족을 다시 이어 붙이고 싶은 마음과 마약 거래의 꿈을 동시에 품은 레오니의 자동차는 시종일관 불안하게 흔들리고, ‘아빠’와 ‘엄마’가 안전하게 지켜온 조조와 케일라의 일상으로 바깥 세계의 유혹과 올가미들이 끊임없이 달려든다. 드디어 도착한 파치먼. 그곳에서는 또 한 명의 열세 살 소년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수십 년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죽은 수감자, 리치의 영혼이…….

이들 주변에는 평안을 찾지 못한 두 영혼이 존재한다. 사냥 사고에서 백인의 총에 맞아 죽은 레오니의 오빠 기븐. 수십 년 전 조조의 ‘아빠’인 할아버지 리버와 파치먼에 수감되었던 소년 리치. 작품의 제목처럼 묻히지 못한 채 노래하는 이들은 지나온 역사의 무게를 오롯이 끌고 가는 존재들의 이야기를 통해 미국 역사에 자리한 추악한 진실을 밝히는 동시에 가족적 유대가 줄 수 있는 힘과 한계에 깊이 천착한다.
이 작품은 열세 살 소년 조조와 그의 엄마 레오니가 번갈아 화자로 등장하는데, 둘 사이의 팽팽한 긴장이 작품 전체를 지배한다. 죽음이 뭔지 알고 있는 소년의 서글픈 조숙함을 보여주는 목소리로 시작되는 이 책에서 자신을 둘러싼 멍투성이 삶을 알아채가고 있는 조조는 척박한 환경에 쉽게 굴하지 않는다. 조조의 엄마 레오니는 때로 제 아이들을 증오하고, 아이들의 요구에 분개하며, 심지어 아이들을 함부로 대할 수 있는 기회를 즐기는 모습까지 보이지만, 그녀에게 어떤 기회도 주지 않은 인종차별이라는 벽 때문에 그녀가 겪어온 숱한 실패들을 목도할 때면 어쩔 수 없는 연민이 피어난다.
01 조조
02 레오니
03 조조
04 레오니
05 조조
06 리치
07 레오니
08 조조
09 리치
10 레오니
11 조조
12 리치
13 조조
14 레오니
15 조조
감사의 말

그러나 동물들을 보면 곧바로 그들의 말이 이해가 되어 알아듣지 않을 방법도 없었으니, 그것은 어떤 문장을 보고 그 말뜻을 이해하는 것처럼 내게는 동시에 일어나는 일이었다. 그래서 레오니가 집을 나가고 난 뒤 나는 한동안 뒷마당에 앉아 돼지와 말 들의 소리를, 그리고 매섭게 몰아치다 뚝 끊기는 바람처럼 침묵 속으로 잦아드는 늙은 스태그의 노랫소리를 들었다.
- 30∼31쪽

“생일 케이크는 남은 게 없더라고. 신발이 파란색이라, 잘 어울리기도 하고.”
나는 그제야 레오니가 열세 살짜리 아들에게 주려고 임신 축하 케이크를 사 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소리 내어 웃었지만 조금의 감동도, 어떠한 기쁨도 느껴지지 않았다. 웃어도 웃는 게 아니었고, 얼마나 어색했던지 케일라가 고개를 돌려 내가 반칙이라도 했다는 듯 쳐다보았다. 케일라가 울기 시작했다.
- 49쪽

어젯밤, 그는 나를 보고 웃고 있었다. 이 기븐 아닌 기븐, 이제 죽은 지 15년이 되는 기븐, 내가 코카인 가루를 들이마시고 알갱이를 삼킬 때마다 찾아오는 기븐. 그는 탁자 맞은편 빈자리 두 개 중 하나에 우리와 같이 앉아서 팔꿈치를 탁자에 괴고 몸을 숙였다. 늘 그랬듯이 나를 유심히 보고 있었다. 그에게 엄마 얼굴이 있었다.
- 58쪽

소나무들이 반쯤 타버린 그 도로를 벗어나 다시 고속도로로 들어섰을 때 레오니는 전에 없이 라디오를 크게 틀었다. 나는 훔친 주스 병을 하나 따서 순식간에 비우고, 하나 더 따서 절반을 케일라의 주스 컵에 따라줬다. 크래커 하나를 케일라에게 건네고, 하나는 내 입속에 밀어 넣었다. 우리는 그렇게 먹었다. 나 하나, 케일라 하나. 나는 바사삭 소리가 나지 않도록 크래커를 혀 위에 올려놓고 눅진거리게 만든 다음 씹어서 삼키면서, 소리 없이 숨죽이고 있었다. 앞좌석의 여자들은 우리에게 조금도 관심이 없었다. 난 이렇게 맛있는 것은 평생 먹어본 적이 없었다.
- 133∼134쪽

“어디로 가고 있었습니까?” 경찰이 물었다. 그의 손에는 교통 위반 딱지가 들려 있지 않았고 나는 겁이 났다. 배 속에서 끓어오르던 두려움이 위산처럼 화끈거리며 목구멍을 타고 올라, 위 속으로 천천히 내려가던 봉지를 밀어 올리고 있었다.
“집으로요.” 나는 말했다. “연안으로.”
“어디서 오시는 겁니까?”
“파치먼이요.”
그 순간 말을 잘못했다는 것을 알았다. 다른 데를 댔어야 했다. 그린우드나 이타 베나나 내치즈를. 그러나 벌써 나온 말은 파치먼이었다.
니은 받침을 다 발음하기도 전에 내 손에 수갑이 채워졌다.
- 230∼231쪽

이제 그의 얼굴은 검은빛이 드리워진 갈색이었다.
“나는 그렇게는 살 수가 없었어. 그래서 도망가기로 했지. 리버가 그 이야기도 해줬어?”
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난 내가 해내지 못한 줄 알았는데.” 리치가 웃었지만 힘없는 쓴웃음이었다. 그러고는 밝은 햇살 속의 새까만 밤처럼 심각한 얼굴이 됐다. “하지만 어떻게 도망갔는지를 모르겠어. 그걸 알아야겠는데.” 그가 차 지붕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리버는 알 거야.”
- 255쪽

“오빠는 여기 있지 않지.”
새들이 나무에서 깨어나고 있었다.
“오빠가 해줄래?”
새들이 부스럭거리며 고개를 돌렸다.
“엄마가 포기하고 있어.”
새들이 짹짹거리며 가지에 앉았다.
“그렇게 해줄래?”
새들이 우리의 머리 위로 훅 내려앉았다. 서로를 보고 재잘거렸다.
“엄마가 원하는 걸 오빠가 줄래?”
레오니는 이제 울고 있었다.
- 343∼344쪽

나는 케일라를 안듯이 아빠를 안아줬다. 아빠는 얼굴을 무릎에 파묻고 등을 들썩였다. 우리가 그렇게 웅크리고 있는 동안 리치는 점점 더 검어져서 마당 한가운데서 검은 구멍이 됐다. 저 먼 곳, 저 먼 과거의 빛과 어둠까지 전부 집어삼킨 것처럼 새카맣게 타올랐고 이내 사라졌다. 그가 있던 곳에, 아빠와 내가 부둥켜안고 있던 풀밭 위에 부드러운 바람과 노란 햇빛, 꽃가루가 떠다녔다. 꿀꿀, 킁킁, 낑낑 울어대던 동물들도 잠잠해지고 있었다. 고마워요. 동물들이 말했다. 정말, 정말, 정말 고마워요. 그들이 노래했다.
- 361쪽

★ 2017년 전미도서상 수상작!
★ 『타임』 선정 2017년 올해의 소설 1위!
★ 버락 오바마가 뽑은 2017년 최고의 책!
★ 『뉴욕타임스』 선정 2017년 올해의 책!
★ 『타임』 선정 2018년 우리 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

시적이며 강렬한 로드 소설이자 뇌리에서 떠나지 않을 가족 서사의 탄생
제스민 워드, 오늘날 미국의 대표 작가임을 증명하다!
2017년 전미도서상, 2018년 애니스필드울프도서상 수상작 『묻히지 못한 자들의 노래』가 위즈덤하우스에서 출간되었다. 2011년 『바람의 잔해를 줍다』에 이어 전미도서상을 두 번 수상한 유일한 여성 소설가이자 가장 시적인 소설가로 손꼽히는 제스민 워드는 오늘날 미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임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열세 살 소년 조조와 어린 여동생 케일라는 할아버지, 할머니인 ‘아빠’, ‘엄마’, 그리고 얼굴을 보기 힘든 엄마 레오니와 함께 미시시피 걸프코스트의 시골집에서 산다. 레오니는 마약에 취했을 때만 나타나는 죽은 오빠 기븐의 환영에 시달리면서도 그에게서 위안을 얻는다. ‘엄마’는 암으로 죽어가고 있고, 과묵하고 늘 한결같은 ‘아빠’가 집안 살림을 꾸려나가며 조조에게 어른 남자가 되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어느 날, 아이들의 백인 아빠 마이클이 출소한다는 소식에 레오니는 조조와 케일라, 친구 미스티와 함께 미시시피주립교도소, 일명 ‘파치먼’을 향해 길을 나선다. 깨진 가족을 다시 이어 붙이고 싶은 마음과 마약 거래의 꿈을 동시에 품은 레오니의 자동차는 시종일관 불안하게 흔들리고, ‘아빠’와 ‘엄마’가 안전하게 지켜온 조조와 케일라의 일상으로 바깥 세계의 유혹과 올가미들이 끊임없이 달려든다.
드디어 도착한 파치먼. 그곳에서는 또 한 명의 열세 살 소년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수십 년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죽은 수감자, 리치의 영혼이…….
한 가족의 내밀한 초상이자 희망과 고투의 대서사시인 『묻히지 못한 자들의 노래』는 살아 있는 자와 죽은 자들 모두 인종차별에, 희망에, 그리고 변함없이 지속되는 역사의 발자국 앞에 온몸으로 마주 선 모습을 힘 있는 문체로 그려낸다.

살아 있는 자와 죽은 자들 모두……
우리는 집으로 돌아간다.
열세 살 소년 조조와 그의 엄마 레오니가 번갈아 화자로 등장하는 이 소설은 둘 사이의 팽팽한 긴장이 작품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자신을 둘러싼 멍투성이 삶을 알아채가고 있는 조조는 그러나 척박한 환경에 쉽게 굴하지 않는다. “나는 내가 죽음이 뭔지 안다고 생각한다.”라는 소설의 첫 문장은 정말로 죽음이 뭔지 알고 있는 소년의 서글픈 조숙함을 보여준다. 레오니는 때로 제 아이들을 증오하고, 아이들의 요구에 분개하며, 심지어 아이들을 함부로 대할 수 있는 기회를 즐기는 모습까지 보이지만, 그녀에게 어떤 기회도 주지 않은 인종차별이라는 벽 때문에 그녀가 겪어온 숱한 실패들을 목도할 때면 어쩔 수 없는 연민이 피어난다.
한편 이들 주변에는 평안을 찾지 못한 두 영혼이 존재한다. 사냥 ‘사고’에서 백인의 총에 맞아 죽은 레오니의 오빠 기븐. 수십 년 전 조조의 ‘아빠’인 할아버지 리버와 파치먼에 수감되었던 소년 리치. 소설의 제목처럼 ‘묻히지 못한’ 채 노래하는 이들은 지나온 역사의 무게를 오롯이 끌고 가는 존재들이다.
비록 불의로 점철된 과거와 절망으로 가득한 현재일지라도, 레오니와 조조 그리고 ‘아빠’와 케일라는 집으로 돌아왔다. 미국 역사에 자리한 추악한 진실을 밝히는 동시에 가족적 유대가 줄 수 있는 힘과 한계에 깊이 천착하는 새로운 대작은 이렇게 완성되었다.

작가정보

저자(글) 제스민 워드

미시간대학교에서 문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툴레인대학교 문예창작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8년에 발표한 첫 장편소설 『Where the Line Bleeds』로 미국도서관협회 블랙코커스상을 받았고, 두 번째 장편소설 『바람의 잔해를 줍다』로 2011년 전미도서상, 2012년 미국도서관협회 알렉스상을 수상했다. 또한 회고록 『Men We Reaped』로 시카고트리뷴 하트랜드상과 공정사회를 위한 미디어상을 받았다. 2016년, 미국 예술·문학 아카데미가 수여하는 스트로스리빙상을 받았으며, 『묻히지 못한 자들의 노래』로 2017년 전미도서상, 2018년 애니스필드울프도서상을 수상했다.

성균관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출판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제스민 워드의 『바람의 잔해를 줍다』를 비롯해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레몬 케이크의 특별한 슬픔』, 『떠나기 전 마지막 입맞춤』, 『그리고 모든 것이 변했다』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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