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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

나와 당신을 돌보는 글쓰기 수업
홍승은 지음
어크로스

2020년 02월 26일 출간

종이책 : 2020년 01월 30일 출간

(개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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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7.61MB)
ISBN 9791190030342
쪽수 2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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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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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종이 앞에서 헤맸던 내 혼란의 시간이 당신에게 하나의 길잡이가 되길 바란다”
자기표현과 성찰의 글부터 위로와 공감을 안기는 글까지
내 삶은 어떻게 좋은 이야기가 될 수 있는가
입소문만으로 베스트셀러가 된 《당신이 계속 불편하면 좋겠습니다》 저자 홍승은이 3년 만에 내놓은 신작. 저자가 자신의 이야기, 그리고 글쓰기 수업을 진행하며 함께 글을 썼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나와 곁에 있는 사람들을 돌보는 법을 알려주는, 더 나은 삶, 더 나은 글쓰기를 위한 안내서다. 홍승은의 전작은 이렇게 끝난다. “더 듣고 싶다. 내가 아직 듣지 못하고, 알지 못하는 세계에 대해.” 그 책을 읽고 실제로 여성과 소수자를 중심으로 많은 사람이 홍승은에게 사회적 차별이나 편견 때문에 평소 꺼내지 못했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홍승은은 타인의 내밀하고 고유한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고마운 만큼 아쉬운 마음이 쌓였다. ‘왜 이 이야기의 수신자는 나로 그쳐야 할까.’

그의 전작이 자기 목소리를 쉽게 내지 못했던 사람들이 하고 싶었던 말을 대신 해주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면, 이번 책은 사람들에게 자기 목소리를 직접 내보라고, 자기 삶을 글로 이야기해보라고 부추긴다. 저자는 쓰기의 근육을 단련하며 익힌 ‘글쓰기 요령’은 물론, 글쓰기가 불러온 삶의 변화 등 ‘쓰기의 가치’를 흡입력 있는 문장으로 들려주며 독자들을 자연스럽게 쓰는 사람의 길로 이끈다. 홍승은의 글쓰기 수업을 찾은 사람들은 쓰면서 살아갈 힘을 얻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글을 쓰면서 일상과 감정이 정돈됐어요. 여기 오기 전까지 정말 힘들었거든요. 그동안 함께 쓰면서 어두운 동굴을 통과한 것 같아요. 앞으로도 계속 쓰고 싶어요.”(126쪽) 이 책을 읽고 나면, 어느새 자기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내 삶의 의미"를 발견하게 한다. 당신의 삶은 하나의 글이, 이야기가 될 수 있다고 부추긴다. 무엇을 어떻게 쓸 것인가? 막상 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해도 실천에 옮기는 것은 쉽지 않은 독자들을 위한 꽉찬 책이다. 막막한 겨울바다와 같은 자기 앞의 흰 종이를 채울 수 있도록 도와주며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한다는 점이 특히 매력적이다.
“승은 씨에게 쓰는 일은 어떤 의미인가요?”
머리말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1부 나를 나로 살게 하는 글쓰기
최선을 쓰는 중입니다: 문체와 감정에 관하여
글과 삶을 위탁하지 않기: 내 서사의 편집권을 지킬 것
나는 다만 노래 부르고 싶었을 뿐: ‘작가’의 기준에 주눅 들지 않기
존재를 자유하는 쓰기: 고정관념을 질문하자
지지 않고 쓰는 몸: 강요된 불합리를 의심하고 재배치하기
참은 줄 모르고 참은 말들: 용기인 줄 모르는 용기 내기
나는 적극적으로 과거가 된다: 절대적 피해자나 악인이 없는 글쓰기
사랑해서 침묵하는 당신에게: 내 이야기를 사랑해줄 사람 만나기
나를 망칠 수 있는 유일한 사람: 악평·악플에 대처하는 법
사적인 이야기의 반란: 침묵해야 할 이야기는 없다
요즘 뭐 하고 살아?: 나를 ‘글 쓰는 사람’이라 소개하기

2부 타인과 연결될 때 문장은 단단해진다
서로의 상상이 되기 위해 몸으로 쓰기: 남과 다른 글을 쓰는 법
기꺼이 슬픔에 잠기는 사람들: 타인에게 상처받고 영향받기
이야기 안내자의 사랑법: 정확한 사랑을 위한 15분 글쓰기
타인의 고통에 다가가는 글: 멈칫하는 태도가 필요한 순간
풍경에서 나온 사람: 애정의 크기만큼 섬세해진다
가만히 잊힌 방에 앉아: 사라진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
당신이 당황하길 바라요: 때론 누굴 당황하게 만드는 게 좋다
미치지 않으면 안 될 사연 하나: 옹호의 글쓰기
얼굴을 지우는 말들: 무해한 글쓰기를 위한 고민
매일 글 심는 사람: 글 쓰는 일이 버겁게 느껴질 때면
남겨진 것 이후: 애도의 글쓰기
아픔이 아픔을 위로한 밤: 내가 모르던 세계를 알아가기
당연한 게 아닌데, 나는 왜: 집필 노동자가 양보할 수 없는 것

3부 매혹적인 글쓰기를 위한 안내
고정감정 의심하기: 첫 번째 감정을 버려라
매혹적인 이야기꾼이 되는 법: 다르게 자랑하기
솔직하게 쓰면 말이죠: 글쓰기에 필요한 솔직함
슬픔에 마침표 찍지 말아요: 내 안의 선생님 죽이기
평범함이라는 함정에 빠지지 않기: ‘글감 있는 삶을 살라’에 담긴 의미
감히 ‘우리’라고 말할 수 있는 시간: 안전한 글쓰기 공동체 만들기
나의 비밀 레시피: 쓰기를 위한 읽기
자기만의 방 찾기: SNS 글쓰기
‘나’라는 주어에 힘 빼기: 글이 도저히 써지지 않을 때
초보 집필 노동자의 일상: 규칙적 쓰기에 관하여
성실한 퇴고와 박수 소리: 함께 퇴고하기
할 수 있는 목요일 오후 3시: 대책 없이 일단 쓰기

인용문 출처

어느 북토크에서 글을 쓰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나는 입체적으로 존재하고 싶어서 글을 쓴다고 답했다. ‘승은 씨에게 쓰는 일은 어떤 의미인가요?’ 이후에도 같은 질문이 반복되었고, 내 대답에도 점점 살이 붙었다. “나에 대해서는 내가 가장 잘 말할 수 있기 때문에 글을 써요. 하나의 정보로 존재가 납작해지지 않도록, 제가 자유롭기 위해서요.” (“승은 씨에게 쓰는 일은 어떤 의미인가요?”, 5쪽)

내 세계를 타인에게 보이는 일, 타인의 세계를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일. 타인과 나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에 고개 돌리지 않는 일. 나에게 읽고 쓰는 과정은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구체적인 수단이었다. 아직 나에게도 깨지 못한 편견이 많고, 사회에도 깨지지 않은 침묵이 많다. 강요된 평화가 아닌 정직한 불화를 위해, 나는 앞으로도 계속 쓰는 사람이고 싶다. (“승은 씨에게 쓰는 일은 어떤 의미인가요?”, 16쪽)

나에게 이 책을 쓰는 마음은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와 같은 말이었다. 타인의 이야기를 통과하면서 차곡차곡 쌓아온 바람을 담아 《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를 집필하게 되었다.(머리말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27쪽)

여성이 글을 쓰기 위해서는 500파운드의 돈과 자기만의 방이 있어야 한다고 버지니아 울프는 말했다. 그 ‘방’의 개념은 자신의 이야기를 편견 없이 듣고 지지해줄 관계망이기도 하다. 쓰는 행위는 곧 읽히는 행위이고, 특히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글쓰기는 누구에게 읽히느냐에, 첫 독자가 누구냐에 지속 가능성이 연결되어 있다.(머리말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29쪽)

내 경험상 목에 걸린 상처를 뱉어내는 글쓰기는 처음이 어렵지, 다음은 비교적 수월했다. 언젠가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 용기 있는 사람이 용기 있는 행동을 하는 게 아니라 무심코 한 행동이 용기 있는 행동으로 여겨지면 그 뒤로 용기의 내공이 쌓인다고. 나도 비슷했다. 소심한 내가 쓸 수 없을 것 같았던 글을 썼고, 내가 쓴 글이 다시 내게 용기를 주었다. 뱉는 만큼 나는 가벼워졌다.(참은 줄 모르고 참은 말들, 74쪽)

예전에 내가 쓴 글은 누구나 쓸 수 있는 글이었다. 누구나 쓸 수 있는 글이라고 한 이유는, 나라는 필자의 위치가 보이지 않고, 캐릭터가 드러나지 않고, 하고자 하는 말이 제대로 전달되지도 않기 때문이다. 나는 글의 고유성과 힘은 문장력 이전에 서사와 질문에서 나온다고 믿는다. 내가 통과해 온 시간을 말할 수 있는 건 나밖에 없기에 내 이야기를 쓸 때 글은 가장 고유해진다.(서로의 상상이 되기 위해 몸으로 쓰기, 117쪽)

내 표현이 누구에게 향하는지, 누구의 얼굴을 지우는지, 그 표현으로 누가 사회적 공간에서 밀려나는지 살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편견에 휩싸여 소중한 존재에게 “그러다가 너 맘충 돼”라거나 “너 된장녀 같아”라고 말하는 무지한 폭력을 행사할 수 있으니까. 비문이나 맞춤법은 수정하면 그만이지만, 차별적인 언어는 누군가의 상처를 찌르고 눈물샘을 건드린다.(얼굴을 지우는 말들, 174쪽)

합평 시간마다 나는 주로 글쓴이의 강점을 찾는 데 에너지를 쏟는 편인데, 남은 에너지는 고정감정을 의심하는 데 쓴다. 글쓴이가 왜 그와 같은 감정을 느꼈는지 살핀다. 성폭력 피해 원인을 자기 탓으로 돌리거나, 이혼을 부끄럽게 여기거나,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해 수치심을 느끼거나, 질병을 자기 관리 부족으로 여기는 낡고 견고한 감정들. 이런 고정감정들을 차근차근 짚어가며 질문하는 시간을 갖는다.(고정감정 의심하기, 206쪽)

쓰기에 관한 책이지만, 무엇보다 우리 자신을 지우지 않는 법에 관한 책이다
-김원영(변호사,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저자)

글을 쓰고 싶어 하는 모든 사람이 실제로 글을 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최현숙(구술생애사 작가, 《작별일기》 저자)

“글을 쓰고, 읽고, 다시 쓰며 내게 입혀진 말들을 벗었다”
글쓰기는 어떻게 나를 나로 살게 하는가

“승은 씨는 왜 글을 쓰세요?” 홍승은이 첫 책을 낸 이후 숱하게 받았던 질문이다. 그때마다 그는 “입체적으로 존재하고 싶어서” 글을 쓴다고 답했다. “나에 대해서는 내가 가장 잘 말할 수 있기 때문에 글을 써요. 하나의 정보로 존재가 납작해지지 않도록, 제가 자유롭기 위해서요.”(5쪽)
이제껏 많은 사람들이 여성, 이혼 가정 자녀, 탈학교 청소년, 비혼주의자 같은 홍승은에 대한 몇 가지 정보로 그를 쉽게 판단했다. 그들은 홍승은에게 “부모님이 이혼해서 어떡하니, 그래서 비혼주의자구나?” “사고 쳐서 고등학교 그만둔 거구나” “천생 여자 같네” “보기보다 여자답지 못하네” 같은 말들을 내뱉곤 했다.
그런 말들은 “귀를 통해 몸으로 성큼” 들어와 그를 규정지었다. 그는 어느새 남들이 ‘정상 궤도’라고 일컫는 것에 적응하지 못하는 자신이나 부모님의 이혼을 부끄러워하게 되었고, 여자는 조신해야 한다는 말을 의식하며 내면의 욕망이나 경험을 감추게 되었다. 글쓰기는 그랬던 그가 자신에게 씌워진 굴레를 벗고, 있는 그대로의 나로 존재할 수 있게 돕는 도구였다.

“20여 년을 타인의 시선에 맞춰 살아온 나에게 오랜 편견을 벗겨내는 일은 온몸에 덕지덕지 붙은 때를 벗기는 일과 같았다. 글을 쓰고, 읽고, 다시 쓰며 내게 입혀진 말들을 벗었다. 사회와 사람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책을 발견하면 밤을 새우며 파고들었고,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한 작가의 글을 읽으며 위로받았다. 책에 내 경험을 셀로판지 대듯 겹치면서 편견에 왜곡되었던 내 경험과 감정을 재해석하고, 글로 썼다.”(6쪽)

책을 읽어가다 보면 ‘내 글과 삶을 권위 있는 누군가에게 위탁하지 않기’(39쪽), ‘내게 강요된 불합리를 의심하고 재배치하기’(63쪽), ‘침묵해야 할 이야기는 없음을 알기’(100쪽)처럼 글쓰기를 통해 나를 나로 살게 하는 법에 대한 여러 단서를 얻을 수 있다.

ⓛ 글과 삶을 위탁하지 않기
홍승은은 한때 청춘들의 멘토를 존경했고, 방황하는 자신에게 깨달음을 줄 ‘아버지’를 찾아다녔다. 처음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였는데, 누군가 자신의 글을 봐주고 이끌어주면 글도 늘고 흔들리는 삶도 평안해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몇 번의 시행착오를 통해 ‘아버지’의 허상을 깨달은 홍승은은 직접 곁의 사람들과 글쓰기 모임을 만들어 운영했고, 손쉬운 지적과 판단 대신 서로의 글에 공감하는 자세로 조심스러운 조언을 건네는 안전한 글쓰기 공동체 안에서 쓰기의 근육을 단련했다. 그러다 어느 시점에 이르니 누군가의 피드백 없이도 자기가 쓴 글에서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을 더해야 할지 보였고, 타인이 아닌 자신에게 권위를 부여할 수 있게 되었다. “섣부르게 누군가에게 내 서사의 편집권을 위탁해선 안 된다. 내 삶을 가장 잘 알고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은 나 자신이므로.”(46쪽)

② 강요된 불합리를 의심하고 재배치하기
홍승은이 자신의 성적 경험을 털어놓았을 때, 사람들은 그를 ‘더럽다’고 비난했다. 홍승은은 그런 말들에 짓눌려 사회가 요구하는 ‘깨끗하고 순결한 여자’를 연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읽기와 쓰기를 통해 자신에게, 여성에게 강요된 불합리한 감정을 의심하고 재배치하면서 자기 몸과 감정을 세심하게 돌볼 수 있었다. 이제는 더럽다는 말을 들어도 아무렇지 않을 수 있다. 자신을 부정할 때 느낀 수치심과 억울함보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당당하게 드러내며 느끼는 감정이 더 견딜 만하고 자유로웠다. 이제 그는 남들이 더럽다고 손가락질했던 자신의 과거를 지금의 자신을 만든 토대로써 인정할 수 있다.

③ 침묵해야 할 이야기는 없다
홍승은이 글쓰기 수업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이 같은 고민을 안고 있었다. ‘내 사소하고 사적인 이야기가 글이, 가치 있는 글이 될 수 있을까.’ 홍승은은 ‘나’를 지우고 ‘필자는’과 같은 말로 시작하는 글이 좋은 글이라고 교육받아왔던 과거를 비판하고, 끊임없이 사소하고 사적인 존재로 호명되어왔지만 어떻게든 자신에 대해 스스로 말하고자 했던 나혜석, 김명순, 아니 에르노 같은 여성 작가들의 이야기를 불러오며 말한다. “그간 무시당해 온 어떤 수다, 한숨, 웃음, 울음이 먼지에 쌓여 사라지지 않도록 계속 써야 한다.”(106쪽) 홍승은의 글쓰기 강연을 들었던 수강생들의 후기에는 이런 다짐이 있다. “나는 글을 쓰기로 했다. 이제야 내 이야기를 할 준비가 되었다.”(101쪽)

“쓰는 사람이란 특별하게 관계 맺는 사람”
좋은 글쓰기의 관건은 타인과 맺는 관계에 있다

“우리는 타자에게 상처받고 영향받으면서, 혹은 흠집 주고 영향을 미치면서 살아간다. 타자와의 접촉이 없다면 우리가 어떻게 글을 쓸 수 있을까.”(126쪽)

홍승은은 타인과의 접촉, 타인과의 관계가 글을 쓸 수 있는 힘이라고 이야기한다. 버지니아 울프는 여성이 글을 쓰기 위해서는 500파운드의 돈과 자기만의 방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홍승은에게 그 ‘방’이란 자신의 이야기를 편견 없이 듣고 지지해줄 관계망이기도 하다. 그가 열었던 글쓰기 수업은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팁을 주기 위한 것이기도 했지만, 자신과 사람들이 글을 꾸준히 쓰게 해줄 안전한 관계망을 만드는 것이기도 했다.

“쓰는 행위는 곧 읽히는 행위이고, 특히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글쓰기는 누구에게 읽히느냐에, 첫 독자가 누구냐에 지속 가능성이 연결되어 있다. 내가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기꺼이 읽어주고 따뜻한 지지를 보내주던 집필 공동체가 없었다면, 아마 나는 꾸준히 글을 쓰지 못했을 것이다. 쓰더라도 일기장에 고이 간직해 놓았을지도 모른다.”(29쪽)

“내가 계속 글을 쓰기 위해 필요했던 건 내 글을 함께 읽고,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 어떤 부분을 보충할지, 내 사유가 어떤 부분에서 막혀 있는지 알려줄 안전한 관계망이었다. 관계망을 만들기 위해서는 나부터 잘 듣는 사람이 되어야 했다. 그다음이 내 이야기 쓰기다.”(45쪽)

타인과의 관계는 훌륭한 글쓰기 재료이기도 하다. 엄마, 외숙모, 할머니, 글쓰기 수업을 함께한 동료들, 동거인, 어느 강연에서 만난 성차별 같은 건 없다고 따지는 무례한 사람들,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요절하신 이모 등이 이 책에 등장한다. 타인과의 일화를 그대로 옮긴다고 글이 되는 건 아니다. 홍승은은 “누군가를 다양한 각도에서 보는 일, 관성적인 질문이 아닌 다른 질문을 던지는 일, 애정 어린 관심을 갖는 일”이 필요하며, “존재를 다각도로 볼 수 있을 때 글에도 숨이 붙는다”고 말한다.
가령, 어느 날 홍승은은 “잘 지내시죠?” 정도의 형식적인 안부만 여쭙던 외숙모에게 평생 하지 않던 질문들을 건넨다. “외숙모는 외할머니한테 서운한 건 없었어요? 외삼촌과는 언제 결혼하셨어요? 외삼촌하고 대화 많이 하세요? 계속 농사일을 하셨어요?”와 같은. 그 질문들을 통해 비로소 외숙모를 외숙모가 아닌 한 명의 사람, 딸, 아내, 엄마, 며느리, 농부로 만날 수 있었다고 홍승은은 이야기한다.

“아마 31년 전에도, 10년 전에도, 지금도 외숙모는 ‘외숙모’로만 존재하지 않았을 텐데, 그저 질문 하나 다르게 던졌을 뿐인데, 한 존재가 풍경에서 쑥 튀어나왔다. 나와 대화하고, 손잡고, 안을 수 있는 존재로. 누군가를 풍경의 배경으로 여기는 것만큼 고유성을 지워버리는 간편한 방식은 없다. 글에 생기가 줄고 관점이 지루하게 느껴질 때면 나는 내 애정을 먼저 의심한다. 눈앞의 존재를 고정된 물체로 인식하고 있지 않은지 묻는다.”(147쪽)

그동안 평면적으로 존재했던 자기 자신과 타인을 입체적으로 살아 숨 쉬는 존재로 끊임없이 호명하는 홍승은의 글쓰기를 통해, 독자들은 나와 타인을 지우지 않는, 숨이 붙어 있는 좋은 글쓰기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작가정보

저자(글) 홍승은

쓰는 사람. 기록 활동가.
첫 책 《당신이 계속 불편하면 좋겠습니다》를 낸 뒤에 종종 비밀 메시지를 받았다. ‘당신의 글을 읽고 내 목소리를 낼 용기, 내 이야기를 글로 쓸 용기를 얻었어요.’ 《당신이 계속 불편하면 좋겠습니다》가 나도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선언이었다면, 《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는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달라는 조심스러운 부탁이다.
2013년부터 ‘불확실한 글쓰기’ 수업을 통해 글쓰기 안내자로 살아가고 있다. 서울, 대전, 대구, 통영, 공주 등 전국 각지의 책방 및 글쓰기 모임, 독서 모임을 다니며 글쓰기 수업을 한다. 타인과 연결될 때 삶과 문장은 단단해진다. 고립되지 않고 연결되는 글쓰기를 위해 앞으로도 함께 쓰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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