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내숨만큼
2019년 10월 23일 출간
국내도서 : 2019년 07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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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96750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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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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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글
① 비밀의 향기
다시 봄
2월은
삼월 편지
오월의 아침
한 여름날 풍경
입추를 건너며
온통 가을
② 아픈새를 위하여
새 봄에는
이맘때면
어느 무상한 날에
지금은
문득
한 잔의 차를 마시며
만추 그 어느 날
③ 사람이 사람에게
나이 탓
연휴풍경 다시보기
봄바람 타고 날아 온 책
여름날의 위안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에
가을엔 어린아이처럼
모두 사라진 것이 아닌 달
④ 그가 지나갔다
혼잣말
딱 내 숨만큼만
너를 기다리는 동안
읽는다는 것에 대하여
젖는다는 것
그리워한다는 것
연두처럼
⑤ 마음의 집
잘 늙은 집
쑥 이야기
짤막한 편지
플로어 타임(Floor Time)
와비사비 라이프
특별한 약속
날마다 새롭게
감동하는 습관
멀리도 가까이도 볼 수 없는 지점에 눈 감으면 선명해지는 것 들이 있습니다. 연두 빛 새살 같던 시절, 책이 말을 걸어오는 것을 경험했던 시간, 기다리고 있다가 ‘나 여 기 있어요.’ 하고 나타나는 것처럼 한눈에 꽂혔던 구절 들, 그렇게 시간의 넝쿨이 나이의 담을 넘고 있습니다. P52쪽
밥 한 끼 먹기가 어렵습니다. 밥 한 끼 먹기로 했습니다. 약속은 사람을 설레게 합니다. 죽은척하던 심장이 콩콩거리며 소리를 냅니다. 밥 먹으며 수다도 실타래처럼 풀어내리라 맘먹습니다. 시린 별들이 쏟아져 내리며 세상은 온통 반짝이겠지요. 밥 먹고 수다를 떨면 잔잔하고 은은한 행복이 파도처럼 밀려 올 겁니다. 덩달아 여운도 길게 따라오겠지요. P55쪽
짙어진 가을 색을 가득 품은 왕대산이 토해내는 쓸쓸 하면서도 달콤한 향기. 고즈넉한 산사에는 풍경소리 만이 덩그렁. 덩그렁. 적막하고 공허했습니다. 금방이 라도 후드득 쏟아져 내릴 것 같은 단풍나무에 올라 다 늦은 가을볕에 가슴을 내어주고 싶었습니다. P77쪽
숨결 낮고 사소한 것들에게까지 눈길 을 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선물해 주었습니다. 앞 만 보고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육신의 눈으로 가을에 익어가는 것들의 색깔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안단테의 시간들이었습니다. P89쪽
모든 것이 비트(Bit)화되고 파편화되어 생성과 소멸 이 정신없이 반복되는 디지털 시대지만, 아날로그적인 삶에서 기쁨을 찾아 나누며 나를 놓치지 않는 삶을 살 아야겠다 생각했습니다.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에. P105쪽
알싸해져 버린 공기가 몸을 자꾸만 움츠러들게 합니다. 같은 숫자가 나란히 서 있습니다. 끝끝내 닿지 못할 막막함으로 적당한 거리를 두고 서 있는 11월 중순에 서고 보니 아무도 닿지 못할 세상의 외로움이 마른 풀잎 끝처럼 뼈에 스칩니다. P115쪽
작은 온기 하나에도 충분히 눈시울 젖 을 수 있는 파장의 이 계절, 어느 날 딱 하루만이라도 불현듯 떠나보고 싶습니다. 그 길에서 그만 놓쳐버린 나를, 모두 사라진 것이 아닌 나를 특별히 만날 수도 있을 테니까요. P117쪽
삶이 녹슬 정도로 기다리는 그 간절함이 그리운 겁니다. 언젠가부터 그런 절실하고 소중한 기다림을 잃어버리고 삽니다. 소망이 있는 한, 기다림은 참으로 행복한 일입니다. 기다릴 사람이 있다는 것은 더 없이 행복한 일이겠지요. P133쪽
지나온 길이 아득하지만 파란 하늘을 봅니다. 세상만사 모든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쯤이야 이제 는 넉넉히 깨달았지만 그래도 삶은 희망입니다. P134쪽
하늘은 고요하고 땅은 향기롭고 마음은 뜨거운 유월의 장미가 가장 먼저 말을 건네 옵니다. “마음 상하고 아픈 일 한 두 가지겠냐고. 사 소한 일로 우울해 하지 말고 그 때마다 밝아지고, 맑아지라”고요. “삶의 길은 허우적대며 그늘을 넓혀 가는 게 아니라, 소중한 것들을 늘려가며 사는 일이란 것을 명심하며 살라”고요. P151쪽
때때로 서두르는 습관과 불안감을 인정하고, 푸른 자연에서 자신의 장점을 찾아내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일정을 추가하며 몰입해서 흠뻑 취하는 경험을 해 보는 것입니다. 자신을 깊고 풍요롭게 만드는 농밀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P171쪽
나만의 속도와 색깔을 지키며 산다는 것은 참으로 쉽질 않습니다. 잠깐이라도 멈추어 진짜 멋이 무엇인 지, 가진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게, 즐겁게, 나를 아끼며 살아갈 수 있는 것들을 건네받습니다. P176쪽
가을 해 떨어져 저문 날의 바람 속으로 마른 들풀 한 잎이 지고, 어둠이 오고 허 공에 눈길 머무는 시간 많아질수록 내 마음의 꼭지도 필경 누군가를 향해 휘어지고 말 것입니다. P180쪽
길을 가다가 시멘트 보도블록 틈새에서 노란 꽃을 피운 민들레를 보고 발걸음을 멈출 수 있는 사람, 모 란 꽃망울 터지는 축포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자세히’, ‘오래’ 보아 온 사람의 특권입니다. P189쪽
봄비 내린 뒤 엷은 춘광이 얼치는 안개 속같이 마음 이 아득해 지는 오늘 같은 날, 스스로 산으로 가 숲이 된 나무그늘과 생명을 키우며 매일 길 떠나는 여울소리 같은 시詩를 그리고 싶습니다. P1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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