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법
2020년 07월 23일 출간
국내도서 : 2019년 08월 1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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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904928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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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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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기조차 무던히 실패하는 세계를 살아내는 일,
그 외롭고 날 선 순간들에 대한 대담한 기록
제7회 젊은작가상 수상작가 오한기 신작 장편소설 《가정법》
작가의 말 … 267
죽은 척을 해보시겠습니까?
죽은 척을요?
네, 자리에 누워서 눈을 감고 숨을 멈춰보세요.
왜 그렇게 해야 하죠?
죽은 척은 당신을 당신이라는 사람처럼 보이게 해줄 거예요. 시체. 환자 분의 시체 말이죠.
―본문 49쪽
그들은 나를 본체만체했어. 형광등 빛이 돼 있었거든. 나는 그들을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었지만, 그들은 나를 알아볼 수 없었지. 어둠 속에선 존재감이 있지만, 밝을 땐 뭐랄까 투명인간 같았거든.
―본문 79쪽
넌 누구지?
내가 속삭였다.
휴지통.
그녀도 속삭였다.
어떻게 휴지통이 됐어?
취직이 안 돼서.
저런.
왜 이렇게 알짱거려. 귀찮게 굴지 말고 꺼져.
―본문 122쪽
젊은 문학의 최전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후장사실주의’의 전선에서 오한기는 가장 멀리, 먼저 도달해 있는 작가였다. 그러나 ‘후장사실주의자’라는 수식이 오한기를 따라잡으려는 찰나, 오한기는 이미 또 다른 문학의 전선으로 넘어가 새로운 문학적 투쟁을 시작한다. 쓰는 자아를 전면에 내세워온 이전의 작품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며, 《가정법》에서는 쓰는 자아가 동시에 쓰이는 자아가 된다. 오한기의 가로지르기(meta-)는 쓰는/쓰이는 자, 현실/소설의 경계를 뒤흔들면서, 종국에는 쓰는/읽는 자의 경계를 뒤흔든다. 독자의 이해만큼 소설은 다시 쓰인다. 이런 방식으로 《가정법》은 다음 시대의 소설을 예언처럼 품고 있다. 이것을 가능케 하는 것은 작가의 방대한 지식, 예리한 소설적 도구, 무엇보다 세계에 대한 감각이다. 소설가 김봉곤의 추천사가 말해주듯 《가정법》은 “마치 ‘소망의 거울’처럼 독자가 간절히 원하는 이야기를 마법처럼 눈앞에 펼쳐 보이”며 독자를 새로운 세계 속으로 이끈다. 지금의 오한기를 읽는 것은 한국문학이 어디로 갈 수 있는가를 가늠해 보는 일이며, 독자인 우리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를 생각해보는 일이 된다.
“일단 사람이라는 테두리에서 벗어나볼까”
현실에 침입하는 문학적 상상력,
물화된 인간의 안팎을 넘나드는 탁월한 서술의 힘,
소설은 죽음을 경험한 화자가 ‘나는 내가 되고 싶은 것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시작된다. 주인공은 형광등이 되기도 하고 유명 여배우가 되기도 하고 돌멩이가 되기도 한다. 무언가 되고자 하는, 그래서 되고 싶은 대로 되어버리는 설정의 힘으로 세상을 독파해 나가면서, 이 소설은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대체 가능한 존재로 필사적으로 분열되는 자아의 목소리를 받아 적는다.
이런 분열적인 화자는 단단하고 딱딱하게 구성된 세계와 불화할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해있다. 구획된 구조 속으로 들어갈 때 세계와 자아의 갈등은 더욱 심화된다. 구조는 개인에게 폭력을 행사한다. 화자는 미용학교 기숙사 관리원으로 취직하는데, 여기에서 기숙사 감독관인 일명 ‘개구리’의 폭력을 목도한다. 개구리의 폭력은 일면 약자인 기숙사 학생에게만 일방향적으로 이루어지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화자는 형광등 불빛이 되어 폭력의 자리에 존재하면서 또 다른 폭력의 대상이 된다.
좋아요. 제가 언제 어디서나 저라고 가정해봅시다. 그럼 개구리는 제가 있는데도 벌거벗고 추잡한 짓거리를 했다는 건데, 저를 의도적으로 무시한 겁니까? 저를 사람 취급하지 않았단 말입니까? 제 시선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겁니까?
―본문 44쪽
타인이 되려는 시도는 매번 실패한다. 우리는 타인이 되기 위해 세계를 나의 방식으로 포섭하려 한다. 이로써 폭력의 대상은 손쉽게 폭력의 주체가 된다. ‘이해’나 ‘사랑’, ‘연대’ 등은 폭력의 언어로 탈바꿈한다. 아름다움이나 문학의 이름으로 말해지는 폭력의 미묘한 결들을, 오한기는 인간을 벗어난 시선을 통해 포착해낸다.
나는 너를 사랑해.
나무가 진진에게 고백한다.
왜 네 마음대로 나를 사랑하는 건데? 기분 나쁘게.
내 마음대로 사랑하지도 못해?
당연하지.
그런 건가.
응.
내가 주제넘은 건가?
응.
―본문 165쪽
사랑의 시도, 타자-되기의 시도조차 실패하는 무참한 세계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타인이, 아니면 적어도 자기 자신이 될 수 있는가? 타자를 존재하게 하는 ‘오늘의 나’라는 감각은 어떻게 가능한가? 나와 타인이 모두 존재의 기표 사이로 굴러 떨어지는 이 ‘가정법’의 순간. 독자는 앨리스가 토끼굴로 굴러 떨어지듯 오한기가 만든 소설의 공간으로 초대받고, 무수한 기표의 연쇄 속에서 타자-되기의 가능성을 고민하게 된다.
“믿을 수 없을 만큼 과감하고 대책 없이 상냥한 가정”
이토록 무참한 아이러니의 세계를 돌파하는
소설-쓰기의 대담함!
개체가 물화되는 현실 속에서 문학은 종종 연대와 공감의 가능성을 찾는다. 공감의 가능성은 타인이 되는 일, 곧 소설의 일에 있다. 그러나 오한기는 오히려 소설을 통해 ‘타자-되기’의 가능성에 질문을 던진다. 소설 속 화자가 되려고 하는 존재는 인간, 혹은 생명체가 아니다. 화자는 무생물이 되기도 하고 심지어 하나의 관념, 이를테면 ‘고요’나 ‘물구나무 서기’와 같은 관념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외부로 자신을 내던진 후에, 나의 육체라는 경계 너머에서 이쪽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제공한다. 낯선 시선으로 이쪽 편을 넘어볼 때 더 선명해 지는 것들이 우리의 감각과 사유를 확장한다.
한편 모더니즘의 인간이 만들어낸 물화된 세계를 역으로 소설로 탄생시키면서, 오한기는 ‘되기’에도 의문을 던진다. 과연 인간은 생각하는 것이 될 수 있는 존재일까? 무엇이 된다는 것은 타인에 대한 주체의 폭력을 의미하지는 않는가? 그러나 이렇게 단절적인 세계 속에서 우리는 폭력 이외의 방식으로 타자가 될 수 있는가? 혹은 타자에게서 폭력 이외의 방식을 배울 수 있는가? 《가정법》은 연대와 공감이 시대 감수성이 된 이 시기에 그 어려움에 대해 말하는 대담한 소설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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