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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리

옥타비아 버틀러 장편소설
프시케의숲

2020년 08월 19일 출간

종이책 : 2020년 07월 1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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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22.10MB)
ISBN 9791189336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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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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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계 작가들의 작가,
옥타비아 버틀러의 생애 마지막 소설
“뱀파이어에 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조해냈다.”
대부분의 작가가 시간의 흐름을 견디지 못하고 잊히지만, 몇몇 작가는 갈수록 더 큰 존경의 대상이 된다. 네뷸러상과 휴고상 등 유수의 문학상을 여러 차례 받은 ‘그랜드 데임’ 옥타비아 버틀러가 그렇다. 특히 한국에서는 SF와 문학, 그리고 페미니즘이 만나는 길목 어딘가에서 그녀의 작품이 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건드렸다.

이 책은 ‘SF문학의 대가’ 옥타비아 버틀러가 생애 마지막으로 남긴 소설로서, 뱀파이어 이야기를 혁신했다는 평가를 듣는 작품이다. 외견상 소녀로 보이는 53세의 흑인 뱀파이어 주인공이 치명적인 기억상실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신의 정체를 강인하게 찾아 나간다는 이야기다. 옥타비아 버틀러 특유의 흥미진진한 플롯과 속도감 있는 필치 아래, 젠더와 인종, 섹스, 중독 등의 문제가 아슬아슬한 지점까지 거침없이 다뤄진다. 뱀파이어 판타지라는 설정을 빌려 그녀 말년의 실험적 비전을 솔직하게 보여준다. 국내 초역으로, 한국에 네 번째로 소개되는 버틀러의 책이다.
쇼리 _007
에필로그_451

7쪽 나는 어둠 속에서 눈을 떴다. 배가 고팠고(허기가 지독했다!) 통증이 심했다. 내 세상에는 배고픔과 통증만 있을 뿐, 다른 사람도, 시간도, 감정도 없었다.

27쪽 “그게 아니면 넌 뭐야?” 그가 속삭였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답을 했다. “모르겠어.” 나는 몸을 뒤로 빼면서 두 손으로 그의 얼굴을 감쌌다. 그가 마음에 들었고, 그를 발견해서 기뻤다. “알아내도록 도와줘.”

54쪽 “난 실험 대상인 것 같아. 그래서 나와 비슷한… 다른 종족들보다 햇빛을 더 잘 견디는 것 같아. 살갗이 타긴 하지만 그들만큼 빨리는 안 타는 거지. 모두 햇빛 알레르기가 있다고 생각하면 돼. 하지만 누가 실험을 했는지, 누가 나를 까맣게 만든 건지는 몰라.”

69쪽 나는 숨 돌릴 틈도 없이 온몸으로 그를 덮쳤다. 그리고 아직 생각할 수 있을 때, 신중을 기할 만큼 의식이 있을 때, 그의 목에 이빨을 찔러넣고 피를, 오직 피만을 빨았다.

95쪽 나는 침을 삼킨 뒤 그토록 궁금해 하던 질문을 던졌다. “우리는 뭐예요?”
“당연히 뱀파이어지. 우리끼리는 그런 이름으로 부르지 않지만.” 그가 송곳니만 빼면 인간과 똑같은 이빨을 보이며 미소 지었다.

109쪽 “자네는 이 아이의 첫 번째 공생인이야, 첫 번째 새 가족이지. 이 아이가 짝을 지어도 변하는 건 없어. 이 아이와 짝들은 서로를 찾아가게 되지만 자넨 이 아이와 함께 살 거야. 자넬 죽이지 않는 이상 누구도 너희 둘을 떨어뜨려놓을 순 없어. 그러니 누구도 떨어뜨리려고 시도조차 하지 않을 거야.”

113쪽 “네 사람들을 잘 대접하거라, 쇼리. 그들을 신뢰한다는 걸 보여주고 그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결정하도록 해주렴. 그렇게 하면 기꺼이 자신의 삶을 네게 바칠 거야. 그들을 괴롭히거나, 혹은 두려움이나 적의, 단순한 편의 때문에 통제하려고 하면, 나중에 그들을 걱정하고 제어하는 데, 그들의 화를 다스리는 데 모든 시간을 쏟아 부어야 할지도 몰라.”

148쪽 아빠와 형제들이 거기 살았으나 지금은 온데간데없었다. 죽음을 맡을 수는 있었지만 죽음을 볼 수는 없었다. 누가 죽었는지 누가 살아남았는지 알 수 없었다. 정체 모를 누군가가 내 남자 가족들을 찾아와서 내 엄마와 자매들에게 했던 짓과 똑같은 짓을 저질러놓았다

167쪽 “이나 아이들은 남자나 여자 할 것 없이 더 강한 독을 가지게 되는데 여자의 독이 남자보다 훨씬 강해. 그런 점에서 이나는 일종의 모계사회야. 쇼리처럼 몸집이 작은 아이들이 진짜 강할 수도 있는 거지.”

195쪽 나도 그걸 원했다. 나의 공생인들이 나와 함께하며 서로를 즐기는, 나는 내 아이를 키우고 그들은 그들의 아이를 키우는 집. 그건 옳다는, 좋다는 느낌이 들었다.

283쪽 “어떤 인간들은 우리가 어째서 그토록 장수하는지 알고 싶어 했어. 노화를 피하는 어떤 비밀스런 마술을 가진 건 아닐까? 그 비법을 알아내려면 무슨 짓을 해야 할까? 세월이 흐르면서 우릴 둘러싼 의심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우리는 도망치거나 싸워야 했어. 그렇게 하지 못하면 악마나 엄청난 비밀을 숨긴 자로 몰려 고문받고 살해당했어.”
.
345쪽 “우리가 이나라는 사실을 언제나 기억하기를.” 그가 깊고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는 만 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유구하고 명예로운 종족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가족, 우리의 종, 우리를 우리답게 만들어주는 진실들에 대한 의무를 잘 알고 있는 긍지와 힘을 가진 종족입니다. 공생인들을 변함없는 친절로 돌보기를. 그들을 보살피고 해악으로부터 보호하기를. 짝들에게 사랑을 베풀고 충성을 다하고 관대함을 보이기를.…”

397쪽 “우리는 그들의 피만이 아니라 그들과의 육체적인 접촉과 감정적인 위안을 필요로 해. 동료애 같은 거지. 나는 공생인 없이 생존한 이나는 단 한 명도 본 적이 없어.”

416쪽 “난 이런 삶을 원해, 쇼리. 다른 삶은 원한 적 없어. 나는 200살까지 살고 싶고, 네가 줄 수 있는 모든 쾌락을 느끼고 싶고, 질병 없이 강하게 살고 싶고, 절대 허약하거나 노쇠해지고 싶지 않아. 그리고 난 널

아마존 독자 리뷰, 5점 만점의 4.4점
“모던 뱀파이어에 관한 독보적인 비전.
그리고 강렬한 여주인공.”_〈시애틀 위클리〉

옥타비아 버틀러는 미국에서 작가 생활 내내 화려한 주목을 받았다. 2006년에 사망한 그녀는 작품성과 상업성을 모두 거머쥐며 집필 경력을 완성했다. 한국에서도 그녀의 이름은 심심치 않게 거론된다.

“인간 본성 이야기를 너무 진하게 해서 어떻게 이렇게까지 잘 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소설입니다.”_정세랑 (〈책사〉에 대한 평. 출처: 사이언스북스 블로그)

“그의 모든 작품이 완벽하다. 2019년에 SF 소설을 쓰는 여성 작가로 살아가면서 버틀러의 영향을 벗어날 방법은 없다.”_김초엽 (《킨》에 대한 평, 출처: 경향신문)

버틀러의 작품은 설정이나 스토리라인이 흥미롭다. 액션과 서스펜스를 예감하게 하면서도, 주인공의 정체성으로부터 자연스럽게 주제의식이 배어 나오기 때문이다. 이 책 《쇼리》 역시 마찬가지다. 한 흑인 소녀가 숲에서 홀로 깨어난다. 그녀는 기억을 완전히 상실했으며 온몸에 치명적인 부상을 입은 상태다.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모호할 뿐이다. 그녀는 주변을 헤매다 길에서 한 젊은 남자를 만나게 되고, 불현듯 그의 손과 목을 깨물어 피를 빤다. 둘은 이후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어 함께 소녀의 정체를 되찾는 여정을 시작한다. 곧 그녀가 실은 쉰세 살의 뱀파이어라는 것이 밝혀지고, 점점 그녀를 둘러싼 거대한 음모와 파괴 행위가 모습을 드러낸다.

현지 초판 발행 이후 장기 스테디셀러
“내 ‘올해의 책’으로 꼽는다.”_주노 디아스(퓰리처상 수상 작가)

버틀러는 이런 말을 했다. “사람들은 나를 ‘SF 작가’라고 규정한다. 그러나 나는 소설을 쓰는 ‘작가’일 뿐이다. 내가 좋은 이야기를 썼는지 아닌지만 판단받기를 원하는.” 그래서인지 그녀의 작품은 SF라는 틀에만 가두기에는 자꾸만 어긋나버린다.
이 책 《쇼리》만 해도 뱀파이어 판타지라는 장르적인 틀로만 접근할 수 없는 작품이다. 물론 액션과 피를 빠는 드라마틱한 장면은 들어가 있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버틀러는 뱀파이어의 흡혈 행위에서 ‘중독’과 ‘섹스’라는 키워드를 뽑아내 이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그 키워드를 독자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해서 거북스러운 장면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렇게 확립한 키워드를 바탕으로, 소설은 모든 것이 파괴된 폐허 위에서 ‘공생의 공동체’를 쌓아올린다. 그 공동체는 사랑과 쾌락에 기반할 것이며, 차별과 폭력이 없을 것이며, 정의로울 것이며, 모계로 구성될 것이다.
이 책의 원작은 미국에서 작가가 사망하기 1년 전인 2005년에 출간되었다. 말년에 옥타비아 버틀러의 소설 세계가 다다른 곳을 가늠할 수 있는 작품인 것이다. 그녀는 집필 기간 동안 주로 시리즈물을 출간해왔는데, 단행본으로는 《킨》과 《쇼리》가 유일하다. 마치 장대한 집필 여정에 마침표를 찍듯 《쇼리》를 홀로 툭 내려놓고 간 것만 같다.

작가정보

Octavia E. Butler
미국 SF계에서 존경받는 소설가.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여러 차례 수상했으며, 이른바 천재들의 상이라고 하는 맥아더 펠로우십을 SF작가 최초로 받았다. 흑인 여성 작가로서 인종과 젠더 문제를 독특한 세계관 속에 속도감 있는 필치로 그려내, 작품성과 상업성 모두를 거머쥐었다.
1947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서 태어나,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어머니 밑에서 홀로 자랐다. 극도로 수줍은 아이였던 그녀는 판타지소설을 읽고 글을 쓰는 것에서 위안을 받았다. 10대 시절부터 SF를 집필하기 시작했고, 성인이 된 이후에는 여러 글쓰기 워크숍에 참석하며 작가로서의 실력을 다졌다.
그녀의 작품은 대부분 시리즈로 묶여 있다. ‘패터니스트’ 시리즈(전6권)와 ‘제노제네시스 시리즈’(전5권), 그리고 ‘패러블’ 시리즈(전2권)가 그것이다. ‘패터니스트’ 시리즈에는 첫 출간작인 《패턴마스터》(1976)와 《와일드 시드》(1980)가 포함되어 있으며, 특히 ‘패러블’ 시리즈에 속하는 《패러블 오브 더 탤런트》(1998)는 네뷸러상을 비롯해 수많은 영예를 안았다. 단행본 작품은 단 두 권뿐인데, 《킨》(1979)과 《쇼리》(2005)가 그것이다. 단편소설을 묶은 책으로는 《블러드 차일드》(1995)와 《예상 밖의 이야기들》(2014)가 있으며, 동명의 수록작 〈블러드 차일드〉는 네뷸러상과 휴고상, 로커스상을 석권했다.
영광의 시기를 보낸 그녀는 2006년 워싱턴주의 자택 근처에서 5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일생 동안 쓴 원고와 서신, 노트, 사진 등은 그녀의 뜻에 따라 헌팅턴도서관에 유증되었다.

서강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동국대학교 영화영상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고,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출판사에서 저작권 담당자로 일했으며, 현재는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역서로 《디저트의 모험》 《부다페스트 디저트 수업》 《오 헨리 단편선》 《애자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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