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와 고등어
2019년 04월 11일 출간
종이책 : 2019년 02월 27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12.97MB)
- ISBN 9791189169374
- 쪽수 2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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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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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운동회 때가 생각난다. 어머니가 싸오신 커다란 오단 도시락에는 산해진미가 차고 넘쳤다. 봄철 모내기 때가 되면 동네 아낙들 몇 명이 동원 되어 음식이 가득 담긴 커다란 대야를 머리에 이고 들판으로 날랐다. 수양버드나무 아래, 봄볕 그늘에는 큰 막걸리 통이 몇 개씩 누워 있었다. 요즘 식당에서 쓰는 공깃밥 그릇의 세 배쯤 되는 밥그릇에 시큼 달착지근한 막걸리를 퀄퀄퀄 붓고는 마른 생선머리를 손으로 들고 이빨로 북 찢어 입에 넣었다. 큰 그릇에 담긴 짭조름한 생선조림은 몇 마리가 순식간에 없어졌다. 또 사람들은 왜 그렇게 다들 좋았는지….
아직도 내게 인간에 대한 믿음이 남아 있다면 그것은 순전히 그분들 덕분이다. 그래서 나는 ‘한 명의 아이를 온 동네가 키운다’는 속담을 믿는다.
그분들 중에서 소년이 가장 존경하는 분, 지금도 가슴속 한켠에 항상 계시는 분, 내 삶에 정신적 지주이신 분이 바로 할아버지이다. 이 넓은 우주에 지구인 말고 다른 생명체가 존재하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고 하시며 아기가 생기는 원리를 최초로 설명 해준 분이다. 그리고 차가운 겨울비 내리는 읍내 장터에서 추위에 떠는 노인에게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막걸리를 따듯하게 데워 건네며 수줍게 웃는 분이었다.
이 글 모음집은 특별한 게 아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는 마음 깊은 곳에 더 절실한 이야기가 많은 분들도 있을 것이다. 부디 독자들이 그때 그 시절, 그 사람들을 생각하고 추억을 더듬어 보는 작은 계기가 된다면 그보다 더 큰 기쁨이 없겠다.
2. 게와 소나기, 그리고 민숙 누나
3. 진질 장어를 찾아서
-소년들만의 최초 항해-
4. 겨울 철새와 꿩
5. 그렇게 맛나던 딸기
6. 토마토 레이스
7. 첫사랑의 맛, 롤 케?
8. ‘문저리’ 낚시왕 명준이의 죽음
9. 삼치는 간장에 찍어 묵어야 최고여!
10. 회개
11. 할아버지와 고등어
12. 누렁이와 송아지
13. 섬누나
14. 통통 부은 손가락과 깻잎
15. 할머니의 바람대로 잘 살고 있는 걸까
16. 보리쌀 밥
17. 작은엄마의 임종 음식, 갈치
18. 외할머니의 약봉지
19. 엿장수 아저씨와 밥알 먹고 죽은 아가
20. 뱀신님이 경고
[출판 동기]
‘남쪽나라 바다 멀리 물새가 날으면~’
이 노랫말이 딱 어울리는 한반도의 남쪽 끝에서도 또 작은 반도, 그곳에서 소년은 나고 자랐다. 산도 있고 바다도 있는 그곳은 모든 것이 걸었다.
누구나 어렸을 적 기억은 꿈속 같이 아련할 것이다.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수채화 같은 풍경에서 진흙길의 등굣길을 다니며 진달래꽃을 따먹고 길 옆 밭의 고구마, 무를 두리번거리다 슬쩍 캐먹던 기억, 종달새, 버들피리, 미꾸라지… 아프고 슬픈 일 보다 아름다운 추억이 많을 것이다.
나의 어렸을 적 환경과 경험은 지금도 부자의 마음으로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내게는 너무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들을 공감하는 분들이 함께 옛날을 기억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본 책을 펴낸다.
작가정보
저자(글) 서현완
대학을 졸업하고 생활 신문사에 근무하다 일본에 유학 가서 공부한 후 그곳에서 오래 살았다.
일본에서 부대끼면서 적응하며 살아가던 중 지인의 소개로 여행사에 투신하여 현재 일본 여행 인솔자로 활동하고 있다.
인생 이모작을 생각하며 그래도 인생 행복했노라고 자부할 수 있도록 자기만의 버킷 리스트 실행을 꿈꾸는 가장이며 아직도 속없는 소년 피터팬 기질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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