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몰에 기대다 : 걷는사람 시인선 22
2021년 09월 02일 출간
종이책 : 2020년 04월 15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4.53MB)
- ISBN 9791191262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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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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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집을 관통하는 심상은 바람과 물이다. “그저/꿈꾸고 싶어서/나는 항상 바람과 같이 있었”(「섬」)다고 말하는 시인은, “이루지 못한/몽유로 서성이”(「파도의 속말」)는 유년의 푸른빛을 바다 위에 펼친다. 이는 자유롭게 세상을 유영하는 유목민적 시세계를 표상한다.
박남희 시인은 해설을 통해 “그의 시에서 특히 주목되는 것은 주체와 대상에 대한 인식이 새롭고 중층적이라는 점이다. 이런 중층적 사유를 바탕으로 이번 시집에 가장 빈번히 등장하는 ‘구름’ 이미지는 ‘바다’나 ‘섬’ 이미지와 결합되어 노마드적 사유에 깊이를 더하고 있다. 이처럼 배교윤의 시는 노마드적 사유를 체험이나 상상력을 통해서 응축된 언어로 풀어내는 진경을 보여준다. 그동안 지난한 삶 속에서도 시라는 “먼 수평선에/바람의 악보를 그려 넣”어온 시인의 열정이 앞으로 어떤 새로운 지평을 열어나갈지 기대가 크다.”고 말한다.
끊임없이 묻고 생각하고
또 물으며 몸을 일으켜 세우지만
주사위처럼 던져진
짧은 생의 화두
(중략)
귀를 열고 바람 속으로
마음을 흘려보낸다
-「방사선 치료실을 나오며」 부분
시인은 투병 이후 스스로에게 답 없는 질문을 던진다. 삶과 죽음의 경계 앞에 놓인 시인은 “버리고 떠나온 덜컹거리던 시간들을 헤아린다”(「구름의 시간」). 하지만 “삶과 죽음의 경계에 방전된 몸”(「암 병동에서 1」)은 해답을 내려주지 못하고, 대신 “아직 끝나지 않은 계절”에 “푸른 그림자와 서 있”는 형상으로 자연으로부터 위안을 얻는다. 자연이야말로 죽음과 탄생을 반복하는 순환구조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날마다 바람은 무던히도”(「열매가 나는 시간」) 부는 것처럼 시인도 자연의 일부로서 살아감을 시집 전체를 통해 그려내고 있다.
섬
안개의 시간
구름의 시간
기울어지는 시간
바람의 시간
열매가 나는 시간
시간의 힘
기다림의 안쪽에 피는 꽃
이팝나무
사철나무
파도의 속말
마음의 경계
조응
안개
2부 저물 때만 잠시 아름다운
가을강
방사선 치료실을 나오며
청동물고기
아침은 느리게 오고
암 병동에서1
암 병동에서2
녹색 목도리를 뜨며
촛불
어떤 전언
병상 일기1
병상 일기2
시시포스의 하루
히말라야 핑크소금
목인박물관에서
일몰에 기대다
3부 빛이 없는 밤에도 별은 흐르고
흙도 없이
꽃이, 물이 되고 싶은 날
유월의 비망록
매미
미루나무 빗자루
샤콘느
가을의 무게
목련차
자작나무
새벽의 시
유목의 바람
메타세쿼이아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듣다
분리
녹턴
4부 흐르는 구름의 주름들
몽돌
바람의 귀
닥나무
개심사에서
진흙 속의 소가 저도 모르게
목어
꽃살문
목백일홍의 전설
구인사에서
옷이 멀다
되새
섬 속의 섬
얼음새꽃
별똥별
해설
수평선에 그려 넣은 바람의 악보
-박남희(시인·문학평론가)
작가의 말
암과 싸운 시간,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이겨내기 위해 썼던 글들을 묶는다.
유목민의 영혼을 위해 살았던 생애를 위해.
이겨내라 무한 힘주신 분들께 이 시집을 바친다.
2020년 3월
배교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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