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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를 선택한 나라

민주주의는 어떻게 무너졌는가
눌와

2022년 05월 20일 출간

국내도서 : 2022년 04월 2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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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32.39MB)
ISBN 979118907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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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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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와 오판이 부른
어느 나라의 민주주의 위기를 되짚으며

“독일은 공화국이다. 국가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바이마르 헌법 제1조가 규정했듯이 구(舊)독일 바이마르 공화국의 주권은 분명 국민에게서 나왔다. 보통ㆍ평등ㆍ직접ㆍ비밀 선거가 제도적으로 보장되었으며, 총선에서 비례대표제를 실행해 유권자의 민의를 보다 충실히 반영했다. 그 나라에서 최악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가 등장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독일 국민에게만 책임을 묻는 건 지나치게 단순하다. 왜곡된 집단기억, 주류 정치권의 실책, 경제 위기, 반세계화ㆍ반민주 정서, 진영 갈등 등 국민이 분노하고 혼란에 빠져 제대로 판단할 수 없었던 다양한 요인이 있었다. 또한 자신들의 바람을 실현하기 위해 가장 쉬운 선택을 한 집단들의 무분별함과, 히틀러를 ‘간판’으로 앞세워 권력을 유지하려 한 기성 정치인의 오판이 없었다면 히틀러는 결코 집권하지 못했을 것이다.

미국의 역사학자 벤저민 카터 헷 교수는 세계적으로 극우 포퓰리즘이 힘을 얻는 지금, 히틀러의 집권을 새롭게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혼란했던 당시 현장을 최신 자료와 방대한 문헌을 토대로 들여다보며 바이마르 공화국에 찾아온 민주주의 붕괴 과정을 되짚는다. 마주한 현실에 분노한 사람, 이를 이용해 이득을 챙기려는 사람, 환멸과 위기감에 신음하는 사람, 그 모두의 목소리와 선택이 생생히 담긴 《히틀러를 선택한 나라》는 민주주의 제도와 이를 움직이는 주체들에 대한 이해를 함께 넓힌다.
주요 인물 및 정치 지형도
인물 소개
바이마르 공화국의 주요 정당

서장

1장. 패전의 그림자
_강화조약과 배후중상설

2장. 히틀러의 등장
_화가에서 내란의 주모자로

3장. 피의 5월
_분열된 공화국, 드리우는 암운

4장. 세계화와 대공황
_부상하는 민족주의와 나치

5장. 흔들리는 보수 정권
_집권 우파의 위기와 내분

6장. 오만과 욕망
_정치인들의 오판과 히틀러 집권

7장. 획일화
_시작된 탄압과 ‘국민 통합’

8장. “우리가 그를 제거해야 해”
_저항, 그리고 대숙청

감사의 말
더 읽을거리

찾아보기

민주주의에 대한 환멸이 번지는 오늘날
제3자로서, 당사자로서 살피는 민주주의 붕괴

“이렇게 대단한 문명국에서 640만 명의 유권자들이 가장 천박하고, 공허하고, 상스러운 협잡꾼을 지지했다는 사실이 무시무시하다.” 나치의 승리한 1930년 총선 직후 한 신문이 내린 평이다. 당시 독일의 자유주의자들은 다른 나라가 독일에 재앙이 닥칠 것이라 판단해 생길 외교ㆍ금융 여파를 걱정해야 했다. 이런 유권자에게 의존하는 민주주의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 우려한 건 물론이다.

이는 1930년대 독일만의 일인가. 미국과 프랑스와 같이 자유민주주의가 굳건해 보였던 나라에서조차 오늘날 극우 민족주의ㆍ권위주의 등의 비민주적 가치를 앞세운 후보가 득세하고 있다. 러시아의 푸틴 역시 선거를 통해 집권하고 권위주의를 실현했다. 민주주의는 왜 민주적으로 무너질 수 있을까? 오늘날 우리는 현대 민주주의 국가가 히틀러가 선택한 과거와 다시 끊임없이 대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현대 민주주의를 확립한 바이마르 공화국에서 벌어진 민주주의의 죽음을 국제 정세ㆍ법률ㆍ정치ㆍ경제ㆍ사회 영역을 아우르며 분석한다. 이를 위해 독일인이 경험한 주요 사건, 정치인들의 권력 투쟁의 막후를 당대인의 발언과 시선을 따라 또렷이 펼쳐 보인다. 거시사적 관점과 미시사적 관점을 오가는 이 책에서 우리는 제3자의 눈으로 민주주의 위기를 바라보는 한편, 당사자의 입장에서 뼈아픈 반성과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정치답지 않은 정치,
새롭지만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기까지

“우리는 빵값이 내리기를 바라지 않는다. 빵값이 오르기를 바라지도 않는다. 빵값이 변하지 않기도 바라지 않는다. 우리는 민족사회주의(나치)의 빵값을 바란다.”
- 피터 드러커가 기록한 어느 나치 선동가의 발언

현실적으로 뭘 하겠다는 건지 모를 선동가의 발언에 현장의 농민들은 열광적으로 환호했다. 사람들 대부분은 당시에 뭔가 정치적이지 않은 정치를 원했다. 통합과 부흥을 부르짖으며 정치와 민주주의를 혐오하는 사람들이 도덕적으로 더 우월하게 보일 수 있었다. 히틀러와 나치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신에게 필요한 만큼의 사람들을 설득해 냈다. 어쩌다가 그렇게 되었을까.

패전 원인을 둘러싼 집단기억 왜곡과 전쟁배상금 등의 전쟁 후유증은 당시 국정에 참여하는 최대 정당이자 민주주의 성향이었던 사회민주당과 민주주의 공화국에 대한 불만을 키웠다. 의회민주주의제의 바이마르공화국은 사회민주당 등의 좌파가 주도해 1차 세계대전 패전 직전 독일제국을 붕괴시킨 혁명으로 탄생한 나라였다. 패전 후에 군대 최고사령부의 핵심 인사들은 ‘당시 전쟁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민주주의자들이 일으킨 내분으로 등을 찔려 패배했다’는 배후중상설을 퍼뜨렸다. 사실은 최고사령관 파울 폰 힌덴부르크와 몇몇 장교들 역시 휴전 협상이 유일하게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점을 깨닫고 협정을 종용했었지만 말이다. 어찌됐든 민족주의자들은 민주주의자들을 몰아내기 위해 그 개념을 받아들였고, 수백만 명의 독일인들은 이를 믿었다. 자유민주주의와 이를 지지하는 정치인을 향한 환멸은 점차 가속화되었다.

전쟁배상금과 금본위제의 모습으로 찾아온 국제 질서, 무역과 경제ㆍ난민 위기로 찾아온 세계화는 이에 분노하는 이들이 곧 자유민주주의의 적대자가 되도록 내몰았다. 민주적인 정치인들은 국제 질서에 적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우파 민족주의자들은 맞서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었기 때문에 국제 질서와 세계화의 부정적인 여파는 곧 민주주의 정치인들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졌다. 금융 위기와 세계 농산물 가격 폭락으로 독일인도 고통받고 난민들이 독일로 몰려올 때 나치는 자급자족 경제론과 이민·난민 국외추방 등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하며 반세계화 정서를 토대로 성장했다. 국민은 왜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없었는지, 히틀러와 나치가 무엇을 약속했는지, 어떤 국민이 이에 반응했는지는 이 책을 읽으며 눈여겨볼 부분이다.

야만적인 독재정부를 원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각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택했다

최악의 패전, 증오 대상이던 강화조약과 세계 질서.

작가정보

저자 : 벤저민 카터 헷
Benjamin Carter Hett
미국의 역사학자이자 뉴욕시립대학 헌터칼리지·대학원의 역사학 교수. 토론토대학에서 법학 박사학위를, 하버드대학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변호사로도 활동했던 헷은 사법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 독일의 역사적 사건·인물을 추적한 책을 선보여 왔다. 독일제국 전환기 베를린에서 일어난 형사사건·재판을 통해 당시의 사회변화를 조망한 첫 저서 《티어가르텐에서의 죽음(Death in the Tiergarten)》, 용감한 반나치 변호사 한스 리텐의 전기 《히틀러와 맞서며(Crossing Hitler)》, 1933년 독일 국회의사당 방화 사건의 미스터리를 탐구한 《국회의사당 불태우기(Burning the Reichstag)》 등이 그 결과물이다.
최근 몇 년간 헷은 관심을 더 넓혀 1930년대 초 독일의 민주주의 위기가 어떻게 2차 세계대전으로 번졌는지 탐구하고 있다. 최근 연구를 반영한 이 책에서는 나치가 권력을 장악하는 과정과 원인을 돌아보면서, 세계적으로 민주주의가 위기를 맞았던 1930년대와 오늘날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히틀러와 맞서며》로 에른스트프렝켈상을, 《국회의사당 불태우기》로 한스로젠베르크상을, 이 책 《히틀러를 선택한 나라》로 바인상 역사 부문을 수상했다. 현재 뉴욕에서 거주하며 연설, 라디오, TV, 역사 다큐멘터리에 정기적으로 출연하고 있다.

역자 : 이선주
연세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미술사를 공부했다. 《조선일보》 기자, 월간지 《톱클래스》 편집장을 지냈다. 현재는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세계사를 바꾼 16가지 꽃 이야기》, 《절대 성공하지 못할 거야》, 《혼자 보는 미술관》, 《매일매일 모네처럼》, 《퍼스트맨》, 《마음이 단단한 아이로 키우는 엄마의 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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