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산의 현대시 산고
2020년 10월 19일 출간
국내도서 : 2020년 09월 2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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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88862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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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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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 관한 끝없는 이야기
문학평론가이자 불문학자, 황현산 선생의 유고 평론집 『황현산의 현대시 산고』. 우리 시대 시의 ‘제 살아 있는 힘’을 일깨우는 비평가인 동시에 그 까다롭다는 프랑스 현대시의 가장 탁월한 주해자이기도 했던 그가 ‘시와 끊임없이 교섭하’며 마주한, ‘시가 가르쳐준’ 깊이들을 넓은 품으로 아울렀다. 시에 낯선 이에겐 문으로 들어서자는 노크일 것이고, ‘문학의 밀림’ 앞에 서 있는 이에겐 ‘앞서간 발자국’이 될 것이다.
그 제목이 ‘산고(散稿)’인 것은 현대시에 관한 “논문도 비평도 아닌 글”이라는 뜻일 테다. 그러나 “양쪽 모두이면서 어느 쪽도 아닌” 글로써, ‘수의를 마름질하는 것과도 같은’ 팍팍한 작업(『잘 표현된 불행』, 6쪽)에서 벗어나 ‘문학을 맨얼굴로 대면’하는 가뜬한 읽기를 돕는다. 그의 평론집으로만 보자면 『말과 시간의 깊이』 『잘 표현된 불행』에 이어 세번째에 놓이겠으나, 언제든 비평에 붙은 더께를 벗고 “시를 우리에게서 해방”시킬 태세가 되어 있다. 시의 기쁨을 알게 하고 비평의 즐거움을 깨우치는 선생의 ‘영검’이다.
이육사의 안 좋은 시들 1 ···················· 9
이육사의 안 좋은 시들 2 ··················· 23
시를 번역하는 일······················· 37
섬의 상징 섬의 서사 ····················· 61
산문시와 음악 ························ 75
전쟁과 자연 ························· 91
「미라보 다리」의 추억 ···················· 107
김수영의 꽃과 꽃잎들 ···················· 121
백석의 『사슴』······················· 135
김종삼의 ‘베르가마스크’와 ‘라산스카’ 1 ············ 147
김종삼의 ‘베르가마스크’와 ‘라산스카’ 2 ············ 161
발레리의 주지주의와 영검 없는 시··············· 179
전봉건의 「어느 토요일」··················· 195
아름다운 문학청년 최하림 ·················· 211
이육사의 포도와 김수영의 꽃 ················· 227
박서원을 위하여 ······················ 243
두 개의 달 ························· 261
부기 | 젊은 비평가를 위한 잡다한 조언 ············· 275
슈?
말미에는 「젊은 비평가를 위한 잡다한 조언」을 덧붙였다. 다가올 시대에 대한 근심인 척 써내려간, 앞으로의 세대를 향한 프러포즈다. ‘산고’가 부산하지 않듯 ‘잡다’한 조언도 난삽하지 않다. ‘산고’도 ‘잡다’도 그다운 겸손의 표현일 것이다. 조언이라 달았으되 가르침이 아니라 물음이다. “당신보다 더 날카로운 칼이 어디 있겠는가” 물어올 때, “당신은 고백할 것이 많다” 끄덕일 때. 지금 현장의 글 쓰는 이들, 거기 있냐는 물음이겠다. 문학으로 또 만나자는 부름이겠다. 그는 언제나 ‘듣는 선생’이었던 사람, 손이 아닌 귀로 쓰는 사람이었으니까.
“만해나 소월은 없어진 사람들이 아니며, 저 고인들의 역사를 제 역사로 여기지 않는 젊은이는 젊은이가 아니다. 시가 가르쳐준 바에 따르자면 그렇다.”(「책을 펴내며」) 이제 와서 이들의 시를 ‘다시’ 읽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읽어야 하는 이유다. 그의 비평은 여전히 지금, 언제나 현장이다. “현장의 사상가는 늘 명랑하다”는 선생의 말을 뒤집어, 명랑한 글이 그를 영원한 현장에 살게도 할 것이다.
온갖 재능의 사치는 생명의 행복을 증명하지만, 제 재능이나 남의 재능이나 재능이 거기 있음을 보고 행복할 줄 아는 능력은 생명의 위엄을 증명한다.
-부기 「젊은 비평가를 위한 잡다한 조언」 중에서
시가 한 구절 태어날 때 세상이 바뀌고
꽃이 한 구절 태어날 때 다른 세상이 온다.
『내가 모르는 것이 참 많다』 『잘 표현된 불행』으로 맞은 것이 선생의 1주기였으니, 어느덧 그 그리움으로 2주기를 지나며 엮은 책이다. 생전의 저서 『밤이 선생이다』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번역서 아폴리네르의 『동물시집』까지 난다와 함께한 책이 여섯 권. 그 여섯번째가 마침 난다에서 펴내는 백번째 책이 되었다. 다른 이 아닌 선생이니, 이번에도 나란하려 보폭 맞춰주신 것이리라. 「아름다운 문학청년 최하림」 「박서원을 위하여」에서 작고한 시인들과의 추억을 꺼내올 적에 예 갖추어 전송하는 그 곡진함, 유심히 들여다보게 된다. 시인과 시를 향한 그리움의 목소리는 이제 이 책을 읽는 우리의 몫이기도 할 터다.
김종삼의 「라산스카」 속 “미구에 이른 아침”을 읽으며, 선생은 이런 주석을 달아두었다. “글을 다 쓰고 원고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미구’가 ‘微軀’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일 그렇다면 첫 시
작가정보
저자 : 황현산
1945년 목포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기욤 아폴리네르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프랑스 현대시에서 상징주의와 초현실주의를 연구하며 문학평론가로 활동했다. 지은 책으로 『내가 모르는 것이 참 많다』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우물에서 하늘 보기』 『밤이 선생이다』 『잘 표현된 불행』 『말과 시간의 깊이』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앙드레 브르통의 『초현실주의 선언』,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아폴리네르의 『알코올』 『사랑받지 못한 사내의 노래』 『동물시집』, 말라르메의 『시집』, 로트레아몽의 『말도로르의 노래』, 보들레르의 『악의 꽃』 『파리의 우울』, 디드로의 『라모의 조카』 등이 있다. 팔봉비평문학상, 대산문학상, 아름다운 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한국번역비평학회를 창립, 초대 회장을 맡았다. 2018년 8월 8일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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