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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함께, 스칼렛

곽아람의 아메리카 문학 기행
곽아람 지음
은행나무

2018년 07월 06일 출간

종이책 : 2018년 02월 0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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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73.98MB)
ISBN 979118881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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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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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사랑했던 그녀들의 도시를 여행하다!
독서 여행자 곽아람이 어릴 적 읽은 그 책 속 그녀들을 찾아 아메리카로 떠나 써내려간 독서 여행 에세이 『바람과 함께, 스칼렛』. 《빨강 머리 앤》의 배경이 된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고향 프린스에드워드 아일랜드, 개츠비가 하염없이 바라보던 검은 바닷물 너머 초록 불빛의 이스트에그의 모델이 된 뉴욕 주 샌즈포인트를 찾아가는 여행의 기록들을 담고 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의 서재에서 발견한 세계 명작 전집을 비롯해 수많은 문학작품들을 탐독하는 문학소녀였던 저자는 성인이 된 후 1년간 미국에서 연수하는 동안 특히 마음에 담아두었던 문학작품 속 배경이 된 장소들을 찾아가는 여행을 기획하였다. 뉴욕을 거점으로 한 대부분의 여행지는 미국 동부와 남부를 아우르며, 헤밍웨이가 살던 집이 있는 쿠바 아바나와 캐나다의 프린스에드워드 아일랜드로까지 이어졌다.

혼자, 또는 같은 책에 대한 추억을 공유하는 친구들과 함께하는 여행기에는 어린 시절 책 속 그녀들이 저자와 친구들에게 끼친 영향과 현재 그녀들의 도시에서 어른으로서 시간을 보내며 느낀 감회가 진솔하게 드러나 있다. 책에 등장하는 문학작품들에 대한 애정을 담아 스스로 오랫동안 기억하고 있었던, 또 여행과 어울리는 문장들을 원문과 함께 실었다.
저자가 여행을 통해 찾아다닌 소설들은 대부분 19세기에서 20세기 초반에 쓰여진 것들로, 여성을 주인공으로 다루었을 뿐 아니라 여성 작가가 집필한 작품들도 있다. 문화부 기자로서 세계 곳곳을 출장 다니며 쌓은 안목으로 미국 현대사의 유산이기도 한 도시 곳곳의 유적지를 탐방하며 실재하는 공간에서 허구 속 인물과 사건을 생생히 되살려내는 저자의 애정 어린 시선을 통해 시대가 소외하는 데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상상력과 목소리를 지켜낸 작가들의 문학적 열의와 숭고함을 엿볼 수 있다.
서문

강인한 여성을 만든 남부의 바람
: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렛, 그리고 마거릿 미첼
× 조지아주 애틀랜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 조지아주 존즈버러
- ‘숙녀’가 하지 않을 법한 일, 애틀랜타
- 나쁜 남자의 도시, 찰스턴
- 이야기의 씨앗이 된 동네, 존즈버러
- 다시 애틀랜타, 그녀의 타자기

당찬 여성을 빚어낸 우아한 어머니의 도시
: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엘런
× 조지아주 서배너
- 영혼을 송두리째 남겨두고 온, 서배너
- 강인하고도 ‘특수한’ 여성들의 도시, 서배너
- 스칼렛 유년의 모태를 엿보며, 서배너

환상 속 이데아와 같은 태곳적 순정
: 〈에반젤린〉의 에반젤린
× 메인주 아카디아 국립공원
- 사랑의 근원을 알려줄 법한 태고의 자연, 아카디아 국립공원

에이미의 재발견
: 《작은 아씨들》의 조와 에이미
× 매사추세츠주 콩코드
- 자매들의 이뤄진 꿈이 녹아 있는, 콩코드

여성이라는 이유로 부당히 오해받을 때
: 〈영 굿맨 브라운〉의 페이스, 《주홍 글씨》의 헤스터 프린
× 매사추세츠주 세일럼
- 마녀사냥의 진원지, 세일럼

‘긍정의 아이콘’에게도 삶의 질곡은 있었다
: 《빨강 머리 앤》의 앤
× 캐나다 프린스에드워드 아일랜드
- 문학 소녀의 낭만 속 번화가, 샬럿타운
- 부푼 소매의 드레스가 걸린 초록 지붕 집, 캐번디시 & 뉴런던
- 어쨌든 ‘나의 작은 꿈의 집’, 캐번디시 & 샬럿타운

에밀리에게 장미를, 뉴올리언스에 승리를
: 〈에밀리를 위한 장미〉의 에밀리
×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 여인들의 신비로운 전설이 가득한, 뉴올리언스

헤밍웨이의 여인들
: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의 마리아, 《무기여 잘 있거라》의 캐서린
× 쿠바 아바나, 플로리다주 키웨스트
- 헤밍웨이의 세 번째 신혼집, 산프란치스코 파울라
- 사자의 꿈을 꾸는 방파제, 코히마르
- 떠나간 남자와 남겨진 여자의, 키웨스트

그 시절 소년이 좋아했던 고향의 소녀
:《톰 소여의 모험》의 베키
× 미주리주 해니벌
- 재담가 대문호를 낳은 벽촌, 해니벌
- 마크 트웨인의 노스탤지어가 담긴, 해니벌

창작의 신열과 타나토스의 그림자
: 《마지막 잎새》의 수와 존시
× 뉴욕주 뉴욕
- 고단한 예술가들의 도시, 뉴욕

욕망할 만한 여인이어서가 아니라 욕망하기 때문에
: 《위대한 개츠비》의 데이지
× 코네티컷주 뉴헤이븐(New Haven, CT), 뉴욕주 샌즈포인트, 뉴욕주 그레이트넥, 뉴욕주 킹스포인트
- 유럽보다 더 유럽 같은, 뉴헤이븐
- 재즈 시대 황금 물결의 잔향, 샌즈포인트 & 그레이트넥
- 지니지 못한 것에 대한 갈망, 킹스포인트 & 그레이트넥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남자 주인공 레트 버틀러의 세련된 취향과 매너, 나쁜 남자다운 기질과 매력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의 고향 찰스턴은 무척이나 멋스러우면서 산뜻한 곳이었다. 역사가 오래된 유서 깊은 도시. 유럽풍의 우아한 저택(찰스턴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속하지만 그 저택들은 조지아 양식이다)들이 해안 야자수 도로를 따라 줄지어 서 있었다.
비옥한 땅을 지닌 농장주들의 도시로, 남부의 여러 도시들 중 특히 보수적인 곳. 이 지역 명문가 자제인 레트 버틀러는 함께 야반도주했던 여자와 결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가문에서도 쫓겨나고 지역사회에서도 배척당한다. 그러나 그는 남북전쟁 시기 찰스턴의 레이스며 옷감을 애틀랜타로 실어 날라 판매하는데, 그 거리가 장장 500킬로미터……. 전날 애틀랜타에서 다섯 시간 동안 차를 타고 찰스턴으로 온 나는, 찰스턴과 애틀랜타 간의 거리가 서울-부산 간 거리보다 더 멀다는 사실을 그제야 알았다. 그렇다면 전쟁 통에 찰스턴과 애틀랜타를 오가며 사업을 한 레트 버틀러는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가. 기차로 짐을 실어 날랐다 해도 19세기 후반엔 과연 며칠이나 걸린 걸까, 문득 궁금해졌다.
_p39~40 〈강인한 여성을 만든 남부의 바람〉 중에서

낮 워킹 투어 때 서배너의 여권女權이 미국 다른 지역보다 강하냐고 가이드에게 물어보았더니 “특수하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남부 조지아에선 18세기에 이미 여성이 재산을 상속받을 수 있어서 여권이 셌고, 전쟁을 겪으면서 미망인들이 억척스럽게 활약했다고 한다. 서배너 도시 계획에 큰 역할을 한 여자도 미망인인데 두 번 결혼했다고. 또한 텔페어 미술관을 설립한 메리 텔페어는 서배너의 한 주요 기구 수장이 여자라는 조건하에 기금을 내겠다고 밝혀서 그 기구는 지금도 수장이 여자이고 텔페어 기금으로 운영된다고 한다. 이런 분위기에서 스칼렛 같은 여성이 탄생한 건 어쩌면 필연적인 일이다. 어떻게 보면 농장이 주요 산업인 남부 특성상 여자가 농장 안살림을 다 해야 하므로 여권이 셀 수밖에 없었지 싶다. 다비드의 명화 「사비니의 여인들」에 필적할 만큼 용감한 ‘사바나의 여인들*’……. 그 여인들을 낳은 도시, 우아하고 꿋꿋한 엘런의 도시에서 또 하룻밤이 흘렀다.
_p93 〈당찬 여성을 빚어낸 우아한 어머니의 도시〉 중에서

“샬럿타운행 비행기가 곧 출발하니 승객 여러분께서는 탑승 바랍니다.”
몬트리올 공항Aeroports de Montreal에서 환승을 기다리다 영어와 프랑스어로 이 문장을 들었을 때 ‘샬럿타운’이라는 단어에서 잠시 꿈속에라도 있는 듯 어리둥절했다. 소설에서 일종의 ‘읍내’로 그려지는 곳, 시골마을 에이번리에 비해 번화한 대처로 묘사되던 그 샬럿타운에 내가 비행기를 타고 가고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비행기에서 내려 마침내 그 섬, 프린스에드워드 아일랜드의 땅을 밟았을 때, 아, 내게도 이런 일이 마침내 이루어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오랫동안 이 순간을 그려왔었다.
몇 년 전 《빨강 머리 앤》을 국내에 처음 번역해 소개한 아동문학가 신지식 선생을 인터뷰하러 댁에 갔을 때 선생이 보여주시던 프린스에드워드 아일랜드 사진을 보면서 반드시 가보리라고 마음을 다졌을 때나, 연수 와서 여행 계획을 짜면서 각종 블로그에서 이 섬 여행기를 읽을 때도, 나도 꼭, 이 땅의 붉은 흙을 밟아보아야지, 했었다.
_p164-165 〈‘긍정의 아이콘’에게도 삶의 질곡은 있었다〉 중에서


그래서 이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는 성 루이의 일생으로 구성돼 있었다. 성당 입구에는 성 루이 조각상과 함께 한 여인이 서 있었으니, 바로 오를레앙의 성녀 잔 다르크. 뉴올리언스New Orleans란 ‘새로운 오를레앙’이라는 뜻이라는 걸 나는 기억해냈다. 기독교의 역사란 기본적으로 전쟁의 역사이고, 기독교의 신은 그래서 전쟁의 수호신이다. 전날 갔던 우르술라 수녀원도 이 도시를 전쟁의 승리로 이끌어달라는 기원이 담긴 곳이고, 성모 마리아는 승리를 가능케 하는 위대한 모성인 것이다.
12시에 미사가 시작되었고, 열 명 좀 넘는 신도들을 놓고 사제는 미사를 집전하였다. 성가도, 파이프오르간도, 헌금도 없는 간략한 미사.
에어컨 바람에 덜덜 떨며 나는 기도했다. Lord, have mercy. Christ, have mercy.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그리스도님 자비를 베푸소서. 가엾은 에밀리에게 장미 한 송이를 건네주고 싶었던 포크너와 같은 자비를.
_p223 〈에밀리에게 장미를, 뉴올리언스에 승리를〉 중에서

집을 둘러보며 내내 기분이 묘했는데 아마도 쿠바의 헤밍웨이 집을 미리 보고 왔기 때문인 것 같았다. 두 집은 쌍둥이처럼 닮아 있었다. 집필실이며 풀장이 있는 구조, 뜰의 고양이 무덤, 벽에 걸린 동물 박제까지. 두 집이 닮은 건 헤밍웨이의 취향 때문일까, 아니면 폴린의 취향 때문

유년 시절 머리맡을 지켜주던
문학작품 속 그녀들을 만나러 아메리카로 떠나다

책 속 세계와 현실의 경계에 살고 있는 ‘꿈꾸는 자’들을 위한 여행기

이야기를 먹고 자라던 어린 시절, 왠지 모르게 더 애틋하고 마음이 가던 책속 친구들. 이름도 낯설고 머리카락과 눈동자 색도 다른 그 친구들이 다른 나라 어디엔가 살아 있을 것만 같다고 느껴지곤 했을 것이다. 그런 믿음을 안고 ‘어릴 적 그 책’ 속 그녀들을 만나러 독서 여행자 곽아람이 아메리카로 떠났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스칼렛의 타라 농장이 있었을 법한 존즈버러와 자전적인 소설 《작은 아씨들》을 쓴 루이스 메이 올콧 네 자매가 살았던 콩코드의 생가, 《빨강 머리 앤》의 배경이 된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고향 프린스에드워드 아일랜드, 개츠비가 하염없이 바라보던 검은 바닷물 너머 초록 불빛의 이스트에그의 모델이 된 뉴욕주 샌즈포인트를 찾아가는 여행. 그런 여행의 기록들을 모은 독서 여행 에세이 《바람과 함께, 스칼렛》이 출간되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의 서재에서 발견한 세계 명작 전집을 비롯해 수많은 문학작품들을 탐독하는 문학소녀였던 저자는 “소설 속 장소들을 갈망하며 그중 어떤 곳엔 반드시 가보리라 결심”했었다. 성인이 된 그는 1년간 미국에서 연수하는 동안 특히 마음에 담아두었던 문학작품 속 배경이 된 장소들을 찾아가는 여행을 기획하였다. 뉴욕을 거점으로 한 대부분의 여행지는 미국 동부와 남부를 아우르며, 헤밍웨이가 살던 집이 있는 쿠바 아바나와 캐나다의 프린스에드워드 아일랜드로까지 이어졌다. 혼자, 또는 같은 책에 대한 추억을 공유하는 친구들과 함께하는 여행기에는 어린 시절 책 속 그녀들이 저자와 친구들에게 끼친 영향과 현재 그녀들의 도시에서 어른으로서 공명하며 느낀 감회가 진솔하게 드러나 있다.
이런 낭만적인 기행에 있어 《바람과 함께, 스칼렛》 곳곳에 배어나는 저자의 단단한 독서력은 4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알차게 채운 문학의 곳간에서 비롯되었음이 여실히 보인다. 또한 미국 현대사의 유산이기도 한 도시 곳곳의 유적지를 탐방하는 데에는 문화부 기자로서 세계 곳곳을 출장 다니며 쌓은 저자의 안목이 빛난다. 저자는 책에 등장하는 문학작품들에 대한 애정을 담아 스스로 오랫동안 기억하고 있었던, 또 여행과 어울리는 문장들을 원문과 함께 실었다.

이웃보다 책 속 인물들이 더 친숙한 독서 여행자,
그 시절 사랑했던 그녀들의 도시에 가다

‘어릴 적 그 책’ 속 그녀들을 찾아 떠나는 첫 여행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기행’으로 꾸려졌다. 저자는 두 번의 여행을 통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속 배경이 되었음직한 장소들을 방문했다. 첫 여행에서는 마거릿 미첼의 고향이자 스칼렛의 운명을 뒤흔든 남북전쟁의 배경이 된 애틀란타, 레트 버틀러의 고향이던 찰스턴, 타라 농장이 있었다 설정된 존즈버러가 바로 그곳. 두 번째 여행에서는 스칼렛을 길러낸 우아한 어머니, 엘런의 자취를 좇았다. 스칼렛에게 동경의 대상이던 엘런이 결혼해 타라로 올 때에 “자신의 수많은 부분을 서배너에 남겨두었다”p76라는 문장을 기억하고 엘런의 고향으로 묘사된 서배너로 향한 것이다. 저자는 두 번의 기행을 통해 미국 남부의 도시들에서 스칼렛과 엘런 같은 농장의 여주인 캐릭터를 가능하게 했던 기개 있는 강인한 여성들이 존재했었음을 알게 된다.
다음으로는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의 대서사시 〈에반젤린〉을 만나러 간 여정을 소개한다. 에반젤린이 살았던 아카디아에 가보고 싶다며 메인주 아카디아 국립공원으로 떠났지만 아쉽게도 〈에반젤린〉의 아카디아는 캐나다 최동단 노바스코샤주의 옛 이름. 하지만 미련하리만치 애틋한 순애보가 작가에게 이데아적 사랑 이야기로 다가온 〈에반젤린〉이었기에, 아카디아 국립공원의 훼손되지 않은 자연은 작가가 어린 시절부터 마음속에 품어온 사랑의 원시적인 풍경이 되었다.
매사추세츠주 콩코드에서는 《작은 아씨들》을 쓴 루이자 메이 올콧의 생가를 찾았다. 실제로 작가의 네 자매를 모델로 해서 《작은 아씨들》을 썼기 때문에, 그 생가인 오차드 하우스에는 네 자매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이곳에서 저자는 영 좋아할 수 없었던 막냇동생 에이미를 새로이 대면하게 된다. 에이미의 모델인 애비게일 메이 올콧 니어커의 예술적인 재능은 집 안 곳곳에 채워 넣어진 그림들로 표현되고 있었다.

실재하는 공간에서 허구 속 인물과 사건을 생생히 되살려내는
‘어릴 적 그 책’에 대한 애정 어린 헌사

미국사의 무대인 동부에는 마녀사냥의 역사도 오롯이 배어 있다. 고조부가 마녀재판을 이끌었던 것을 대속하려는 듯 집필 활동을 한 너새니얼 호손의 생가가 자리한 매사추세츠주 세일럼에서 저자는 호손의 《주홍 글씨》와 단편 〈영 굿쨍브라운〉을 떠올린다. ‘마녀사냥의 진원지’였던 세일럼은 간통에 대한 낙인을 강요받았던 헤스터 프린과, 마녀 집회에 참가한 것으로 오해받은 브라운의 아내 페이스를 기억하며 약자로서의 여성을 생각하기에 걸맞은 곳이었다.
《빨강 머리 앤》의 배경이 된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고향 프린스에드워드 아일랜드는 저자가 꼭 한 번 가보기를 소망해왔던 곳이었다. 붉은 대지, 너른 초원, 책에 등장하던 ‘유령의 숲,’ ‘연인의 오솔길’ 같은 곳들을 눈에 한가득 담는 ‘성지순례’는 경탄 그 자체였지만, ‘긍정의 아이콘’으로 사랑받는 앤의 이면에 평생을 비탄에 빠져 살다가 종내에는 자살한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비극적인 삶을 대면하는 심란한 여정이기도 했다.
윌리엄 포크너의 단편 〈에밀리를 위한 장미〉는 “독신녀가 애인의 해골과 동침한다는 엽기적인 내용”p208의 구전 설화와도 같은 이야기로, 저자는 포크너가 활동하던 남부의 도시 중 한 군데인 뉴올리언스에서 그 기묘하고도 신비로운 이야기가 탄생할 수 있었던 분위기를 읽어낸다. 가톨릭과 부두교의 전통이 진하게 배어나는 도시에는 성모상에 기도하니 불길이 적군에게로 방향을 바꿨다는 등의 초자연적인 이야기가 많이 전해져 내려오는 곳이었다.

작품을 낳은 지역과 작가의 생애,
영감을 준 모델들을 만나러 가는 문학 기행

네 번의 결혼 생활 동안 매번 다른 도시에 살며 각 배우자들에게 작품에 대한 영감을 받았던 헤밍웨이 기행도 펼쳐진다. 저자는 헤밍웨이가 세 번째 아내인 마서 겔혼과 살던 집이 있는 쿠바 아바나와 《노인과 바다》의 배경이 된 바닷가 마을 코히마르, 그리고 헤밍웨이가 두 번째 아내 폴린 파이퍼와 살던 집이 있는 플로리다주 최남단의 키웨스트를 찾았다. 종군기자였던 마서 겔혼은 《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를 헌정받았고, 폴린의 난산 과정은 《무기여 잘 있거라》에서 캐서린이 사산하는 과정에 영감을 주었다. 저자는 다른 도시에 있는 헤밍웨이의 두 집에서 일관된 헤밍웨이의 취향과 함께, 그 비슷한 집을 다르게 만드는 부인들의 손길을 느꼈다.
이어지는 마크 트웨인의 고향 미주리주 해니벌을 찾아가는 여행에 대해 작가는 “《빨강 머리 앤》을 찾아간 프린스에드워드 아일랜드 기행과 또 다른 의미로 어릴 적 친구를 만나러 가는 여행 같았다”p274라고 고백한다. 반에 한 명쯤 있었을 법한 개구쟁이 친구 톰 소여와 허클베리 핀이 뛰놀았을 해니벌에서 저자는 오히려 어린 시절부터 ‘천상 여자애’ 같아서 얄미웠던 베키를 너그러운 미소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거점이 된 뉴욕시가 속한 뉴욕주에서도 그녀들을 찾아 떠나는 여정은 이어졌다. 오 헨리가 〈마지막 잎새〉를 썼던, 그 유명한 담쟁이덩굴이 있는 그로브코트는 뉴욕 맨해튼에 자리하고 있어, 저자는 이스트빌리지를 비롯해 뉴욕 생활 동안 애정을 담은 공간들에서 오 헨리의 정취를 한껏 느꼈다.
뉴욕주에서 동쪽으로 내달리면 다다르게 되는 롱아일랜드 나소 카운티는 《위대한 개츠비》의 무대가 된 ‘두 개의 에그’가 자리한 곳이다. 데이지가 톰 뷰캐넌과 함께 살며 호화로운 파티를 열었을 으리으리한 대저택들이 모인 이스트에그의 모델이 된 샌즈포인트와, 맨하셋 만을 끼고 건너편에 개츠비와 닉 캐러위이가 살던 웨스트에그의 모델이 된 킹스포인트와 그레이트넥이 그 주인공이다. 전통적인 부촌에 낄 수 없어 하염없이 바라보는 개츠비의 심정으로, 저자는 빌라 하나를 마음대로 개츠비의 저택이라 점찍고는 그 사유지 바깥에서 같은 이방인이 되어 만 너머 초록 불빛을 기다린다.

실제 공간이 만들어내는 실재감
문학을 더욱 생생한 현재의 삶으로 소환하는 충만함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기행’에서 마거릿 미첼의 생가에 다녀온 이래로, 저자는 다양한 ‘저택 투어’에 참여했다. 그렇게 방문한 저택은 저자의 생가이기도 했고, 작품의 모델이 된 인물이 살던 곳이기도 했으며, 그 작품을 낳은 도시의 상징적인 인물의 집이기도 했다. 그 저택 투어에 대해 저자는 “공간의 쓰임새와 꾸밈새를 보면서 거기에 살았던 사람들을 좀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공간이 주는 실재감이라는 것이 집 안에서는 무겁게 느껴진다”p339라고 이야기한다. 이미 스러진 사람들에 대한 저택 투어에서처럼, 문학작품 속 인물과 사건이 실재했으리라 상상하며 실제 장소에서 마음속 장면들을 불러오는 것은 어린 시절부터 금과옥조로 삼아온 문학이 하는 말들을 현실에서도 유효한 것으로 재생산하는 과정이 된다. “책 속 세계가 실재한다는 건 문학이 단지 허구만은 아니라는 것, 문학이 말하는 인간의 위대함과 선의, 그리고 낭만이라는 것이 실재한다는 것과 동의어”p12이다.
이 여행을 통해 찾아다닌 소설들은 대부분 19세기에서 20세기 초반에 쓰여진 것들

작가정보

저자(글) 곽아람

저자 곽아람은 글을 쓰는 일이란 굉장히 위대한 일이라고 여겨서, 단 한 번도 ‘글을 쓰고 싶다’라는 말을 입 밖에 내본 적이 없는데 살다 보니 글을 쓰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부산에서 태어나 남강변의 자그마한 도시 진주에서 자랐다. 대학 진학을 위해 상경할 때까지 외부와의 유일한 통신망은 책이었다.
서른 살에 첫 책인 미술 에세이 《그림이 그녀에게》(2008)를 썼다. 이듬해 문학작품과 그림을 엮은 에세이 《모든 기다림의 순간, 나는 책을 읽는다》(2009)를, 이후 1970~1980년대 절판 아동 도서 수집기 《어릴 적 그 책》(2013)과 미술 기자로서 아티스트들을 인터뷰하고 아트페어와 비엔날레 등을 취재한 경험을 담은 《미술 출장》(2015)을 냈다.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과에서 미술사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16년 8월부터 1년간 뉴욕 대학교 IFA(The Institute of Fine Arts)의 미술사학과 방문 연구원으로 있었다. 뉴욕에 있는 동안 크리스티 에듀케이션 뉴욕(Christie’s Education New York)의 아트 비즈니스 서티피킷(The Art Business Certificate) 과정을 마쳤다. 2003년부터 〈조선일보〉 기자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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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아람의 아메리카 문학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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