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가련한 지배자
2020년 12월 22일 출간
종이책 : 2020년 12월 21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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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60893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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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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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가정폭력의 피해자였다. 아버지가 시시때때로 가하는 폭력을 피해 네 자녀도 엄마와 도망쳐야 했다. 딸은 피해자이면서 엄마의 목격자였다. 그런 순간들이 쌓여 엄마와 딸은 단단히 엮였다. 딸은 영원히 엄마의 보호자로 남고자 했다.
그러나 저자는 몇 년 전 미국으로 떠났다. 엄마 때문이었다. 엄마는 긴긴 시간 지나치게 삶에 개입했다. 엄마에게서 거리를 두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엄마와의 관계도, 저자 자신도 무너질 지경이 되었을 때, 상처와 원망을 동력으로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여성으로서, 인간으로서 엄마의 삶을 헤아리게 된 이야기로 이 책을 완성했다.
이제 칠순을 넘긴 엄마와 1970년생인 딸, 두 사람에게서 오래도록 이어지고 끊어진 관계를 담은 이 사적인 역사는 같은 시절을 통과한 이들이 공통분모로서 어떤 상처가 남았을지, 이들에게 엄마, 딸, 여성이란 어떤 의미로 자리매김했는지 살펴볼 계기가 될 것이다.
1부 엄마의 세계, 엄마라는 세계
엄마가 소녀였을 때
결혼, 다른 사람이 될 기회
엄마로부터 달아나기
가련한 엄마의 포로가 되어
사라지는 몸, 감춰지는 몸
엄마의 일, 고귀하거나 비천하거나
박완서 그리고 나혜석
엄마와 아내라는 이름 말고
엄마는 세계를 가족 안에 지었다
나를 사랑한, 아니 지배한
그레이스, 딜런, 케빈 그리고 그들의 엄마
2부 이제는 이해할 수 있을까
결혼 속으로 잡아끌었다가, 결혼 밖으로 떠밀었다가
엄마 됨의 권능과 무능
엄마와 딸, 양육의 공동체
엄마들만이 가지는 비밀
저 불은 누가 켠 걸까
자기 욕망에 솔직한 엄마들
엄마에게 받고 싶은 유일한 것
엄마가 사랑과 돌봄의 원천이라면
내가 나일 수 있을 때
나가며 | 엄마를 더 이상 ‘엄마’ 안에 가두지 않기 위해
♣막?겪은 다양한 경험으로 독자들과의 교집합을 마련한다.
너무 사적이어서 사회적인,
엄마와 딸, 수많은 여성이 겹겹이 포개진 세계
몇 년 전 어느 글쓰기 강좌가 계기가 되어 쓰기 시작한 이 글을 저자는 몇 년간 쓰고 뒤엎고 다듬었다. 너무 사소하고 사적인 이야기가 아닌가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사적일 수밖에 없는 엄마와 딸의 이야기는 아주 사적인 동시에 가장 사회적인 이야기로 변모한다.
딸들의 세계는 엄마가 갖고 있었던 세계만큼의 크기에 시대 변화와 간접 경험으로 자각하게 된 새로운 가능성이 보태진, 조금 더 큰 원이 겹쳐진 세계가 된다. 이 세계는 새로 생긴 여분의 면적보다 엄마의 세계와 포개진 교집합의 면적이 언제나 훨씬 크다. 34쪽
평생 쉼 없이 일했으면서도 엄마는 자기 몫으로 한 점의 자유도 가지지 못했다. 그랬기에 자신의 존재를 증명할 길은 가족이었고, 아버지와 헤어진 뒤로는 자식이었다. 엄마는 가족 안에 자기 세계를 지었다. 그만큼 엄마라는 사람은 텅 비어갔다.
엄마의 삶을 그렇게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저자는 그 위에 또 다른 모녀들의 이야기, 더 많은 여성의 이야기를 쌓아 올린다.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툭 터지는 보따리처럼 엄마, 딸이라는 이름으로 가진 경험들을 누구나 가지고 있다.
할아버지에게 맞아 죽을 뻔한 엄마의 엄마, 국민학교 나온 엄마를 부러워한 글을 모르는 이모들, 늙고 병든 엄마를 돌보느라 허리며 무릎이며 남아나지 않은 사촌 언니들…. 탁월한 성취를 거머쥐고도 자녀 교육 문제에서만큼은 ‘반성문’을 숱하게 쓰는 엄마들, 대출까지 받아 엄마를 요양원에 모시고도 전망이 안 좋다고 타박을 들은 선배, 평생 엄마 마음에 드는 딸이 되려 노력하다 지친 친구들….
그래서 이 책은 한 모녀에게 이어지는 성장과 결혼, 가사와 양육을 담은 연대기인 동시에 여성들이 생애에서 겪는 압박, 그 안에서 맺어지는 연대와 협력의 의미를 담았다. 그 과정에서 저자는 자기 내면의 고통을 고스란히 고백한다. 그리고 이 고통을 덜어보고자 문학과 영화, 학술 연구를 넘나들며 고민한 내용들을 곱씹어 내놓는다.
작가정보
저자(글) 이현주
저자 : 이현주
1970년 인천에서 태어나 자랐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 하는 내내 출판사를 직접 차려 책을 만들거나,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거나, 방송과 잡지 등에 책을 소개했다. 이 책을 쓰기 시작한 것 또한 좋은 글을 찾으려고 글쓰기 강좌를 수강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그러다 오래 마음속에 품은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쓰기로 결심했다. 엄마 이야기는 동시에 그 엄마의 딸로 살아야 했던 이야기 그리고 매우 사적인 역사인 동시에 엄마와 딸이라는 관계를 둘러싼 아주 오랜 역사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지은 책으로 독자이자 편집자로서 삶을 담은 『읽는 삶, 만드는 삶』, 도시 곳곳에 자리한 동네 서점 이야기를 기록한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서점』이 있다. 지금은 미국 시애틀에서 가족들과 식당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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