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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에티켓

나 자신과 사랑하는 이의 죽음에 대한 모든 것
롤란트 슐츠 지음 | 노선정 옮김
스노우폭스북스

2019년 09월 20일 출간

종이책 : 2019년 09월 16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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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1.89MB)
ISBN 9791188331758
쪽수 2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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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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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가보지 않은 죽음의 과정을 따라가다!
한 번도 나 자신의 일이었던 적 없는 죽음. 그러나 누구나 겪을 죽음의 전 과정을 간접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도록 기획된 『죽음의 에티켓』. 이 책에는 네 가지 방식으로 진행되는 죽음의 전개가 담겨 있다. 5살, 암으로 죽음을 맞이한 어린 아이, 인생 샷을 찍겠다며 건물 난간에 올랐던 29살 청년, 요양원의 80세 할머니, 그리고 가족들에 둘러싸인 채 집에서 죽음을 맞이한 당신. 이들 네 사람의 죽음의 단계를 매우 면밀하고 자세하게 다뤘다.

‘나, 그리고 당신’이라는 화법으로 독자를 죽음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죽음을 옆에서 엿보는 게 아니라 바로 앞에서, 실제 나 자신이 겪고 있는 일로써 이해하도록 하며, 이를 통해 죽음이 실제 내게 일어날 일이라는 인식, 삶이 오직 나 자신의 방식대로 흘렀듯 죽음의 준비 또한 주도적이어야 한다는 생각, 후회 없는 오늘과 생을 살겠다는 찬란한 의지, 미뤄 둔 계획과 목표들, 더 나은 사람으로 살아야 할 분명한 이유, 내가 남기고 갈 사랑하는 사람들을 오늘 더 열렬히 사랑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죽음은 그 어떤 타협이나 회피가 통하지 않는 종결의 시간이다. 죽음이 나에게 언제 닥칠지 알 수가 없고, 아무도 실제로 죽어본 다음 경험을 들려준 적 없기에 확실성이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죽음은 모든 생명체에가 닥치는 운명이다. 죽음을 미리 준비하고 신뢰하는 것은 죽음이 인간에게 불가피한 운명임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 책은 죽음이 어떻게 각 개인의 삶만큼이나 독특한 저마다의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인식하게 해주고, 죽음이라는 확실한 종결로부터 삶을 더 찬란하게 만들어준다. 더불어 남겨진 이들이 겪을 감정과 사소하지만 분명한 슬픔, 그것이 어떤 이겨내야 할 숙제나 사명이 아니라 지극히 당연하며 자연스러운 것으로 납득시키고 이해시켜 끝없는 평온을 갖게 해준다.
PART 1 어쩔 수 없이 우리 모두 죽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죽는다는 사실을 피해 왔습니다
아프고 괴롭지만 사람들이 곁을 떠나는 게 낫습니다
당신은 세 가지 유형의 말을 듣게 될 것입니다
어쨌든 당신이 바라는 것보다는 일찍 죽게 될 것입니다
죽음은 이렇게 올 겁니다
당신은 죽기 때문에 먹지 않게 됩니다

PART 2 마침내 죽음이 왔습니다

죽어가는 것처럼 죽음 역시 불분명한 영역입니다
당신의 침대 옆이 조용해질 것입니다
이제 당신의 주검을 검안할 시간입니다
하지만 아직 당신이 죽었다고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사망증명서가 작성됩니다
이제 당신에겐 아무것도 속하지 않습니다
시신이 운구됩니다
당신은 종이 속으로 녹아 들어갑니다
당신 죽음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코드 하나만 있으면 됩니다
죽음 가운데 삶을 기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불빛에 둘러싸인 당신의 관이 있습니다
불 속에서 당신 몸의 윤곽은 무너져 내립니다

PART 3 살아남은 사람은 뭘 어떻게 해야 할까요?

텅 빈 느낌이 당신의 죽음을 슬퍼하는 사람들을 엄습합니다
남은 사람들이 당신을 조금이라도 만나기 위해 헤매고 다닙니다
당신 없이 1년이 지나갔습니다
성직자가 기도합니다. 먼지에서 먼지로 돌아가리라

PART 4 모두를 위한 뒷이야기가 있습니다

나 그리고 당신의 죽음

모두가 당신의 호흡에 주의를 기울입니다. 당신은 얕은 숨을 쉽니다. 호흡이란 건 사실 굉장한 겁니다. 호흡은 무의식적으로 조절되면서도 의식적으로 조절이 가능한 것이지요. 사는 동안에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지만 죽음을 앞둔 이에게 이보다 중요한 건 없습니다.
호흡은 이제 새로운 패턴을 보입니다. 처음에는 깊었다가 얕아지고 그러다 멈추고 그 상태로 얼마간 숨을 멈추고 있다가 깊은 한 숨과 함께 다시 호흡이 시작됩니다. 겨울잠 자는 동물들이 이렇게 숨을 쉰다고 합니다. 그리고 죽어가는 인간도요.
당신은 호흡을 하는 동안 끙끙대고 신음합니다. 항상 그러거나 계속 그러는 건 아니지만 이따금씩 반복됩니다. -책 중에서

손가락과 발가락의 손톱과 발톱은 푸르스름하게 변했고 어쩌면 당신의 무릎이나 뼈나 입술까지도 그럴 겁니다. 피가 몸 안에서 빨리 돌지 않는다는 증거입니다.
쇠약함이 입술을 헤벌리게 하고 뺨은 움푹 들어갑니다. 두 눈은 눈두덩 깊은 곳으로 쑥 들어가 버립니다. 코가 헤벌린 입 위로 뾰족이 솟아 있습니다. 음식을 삼키는 반사 기능은 약해져 구강 깊은 곳에 침이 고였습니다. 숨을 쉬면 공기가 그렁거리는 소리를 냅니다. 이제 임종의 시간이 아주 가까워졌다는 의미지요. -책 중에서

1분마다 100여 명이 죽습니다. 시간당 거의 6,500명이 죽습니다. 하루에 15만 명이 죽습니다.
각자는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지만 그저 사망자들입니다. 누구나 홀로 죽는다는 것, 그의 죽음은 유일무이한 사건이라는 것! 이것이 바로 죽음의 역설입니다. 죽음이란 건 완전히 일상적인 과정이고, 그래서 세상에 그보다 더 보편적인 현상도 없습니다. 탄생처럼 죽음의 순간에도 우연히 선택된 사람들과 함께 갑니다. -책 중에서

이때 알아 두면 좋을 사항이 있습니다. 누군가 시신의 옷을 갈아입히려고 한다면 지금은 안 됩니다. 시신을 검안하는 의사가 아직 다녀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또 창문을 여는 것이 좋습니다. 난방기도 꺼야 합니다. 여름이라면 선풍기를 트는 게 좋습니다. 시신은 열기를 잘 견디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책 중에서

가능하다면 몇 가지 서류들을 모읍니다. 신분증, 여권, 의사진단서들. 나중에 사망진단서 서식을 채울 때 도움이 되고, 신경을 다른 데 쓸 수 있어서도 좋습니다. 시신의 손은 깍지를 끼게 하면 안 됩니다. 한 손을 다른 한 손 위에 겹쳐 놓는 게 좋습니다. 그런 일들만 빼면 이 시간은 자유시간입니다. 시신을 만져도 되고, 어루만져도 되고 입을 맞춰도 됩니다. 꼭 그래야 하는 건 아니지만 말입니다. -책 중에서

그래서 장례 관계자들은 일단 시신이 떠나기 전 어떤 식으로든 잠시 작별의 시간을 갖도록 권합니다. 다음 기회가 있기는 하지만 그때가 되면 시신은 매우 달라질 것이고 어쩌면 시신을 아예 못 볼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그 첫 번째 작별 인사가 소중합니다. -책 중에서

이제 무엇이든 맹목적으로 사인해서는 안 됩니다. 언제나 먼저 견적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여러 곳의 장례회사에 묻는 것을 주저하지 마세요. 불쾌한 장례업자에게 주문했다면 그것을 취소하고 시신을 돌려받기를 꺼려해서는 안 됩니다. 결코 허풍에 속아 넘어가지 마세요. 양로원이나 병원에서 자기들과 전속으로 계약된 곳에서만 해야 한다고 하는 그런 주장 따위를요. 절대 그런 일은 없습니다. 장례업자를 고르는 일은 언제나 자유입니다. -책 중에서

대부분의 장례업자들은 많은 문서를 갖고 있습니다. 장례에 필요한 체크리스트입니다. A는 모든 정보를 가지고 이따금씩 유족이 검토해야 할 서식 용지를 건네기도 하고 설명을 하기도 합니다. 그는 이런 식으로 시신의 장례 절차를 수행합니다.
어떤 부분은 빨리 진행됩니다. 이름, 생년월일, 시신이 보냈던 삶의 얼마 안 되는 정보들, 그리고 신분증 정보를 모읍니다.
어떤 것은 오래 걸립니다. 장례를 주도하는 사람은 누구인지, 누가 결정권을 가졌는지, 친지들의 의견이 일치하는 경우에는, 누가 그 임무를 맡을지가 분명하죠. 주검 돌봄 권리자. 하지만 가정 내에 분쟁이 있다든가 의견이 일치하지 않으면 그 관계가 분명하지 않을 때도 많습니다.
당신의 의지를 미리 분명히 해 놓지 않은 경우라면, 법이 정한 시신에 대한 결정권은 배우자, 자식, 부모 순입니다. -책 중에서

이제 당신의 시신이 도착했습니다. 지하실의 보관 구역, 바로 관 보관실 옆입니다. 망자들의 시신은 기구들을 동원해서 옮깁니다. 시신을 단단한 티어드롭 플레이트로 된 경사면을 통해 위로 밉니다. 8대의 관을 넣게 되어 있는 관 보관용 칸으로요. 여기는 자동으로 녹이는 기능을 지닌 천장 쿨링 시스템이 장착되어 있습니다. -책 중에서

모든 시신들은 안치자들에게 검사를 받습니다. 그가 당신의 관으로 다가옵니다. 외부의 시각적 검사. 부딪힌 데가 없는지, 긁힌 데가 없는지, 규정대로 머리 쪽에 표식이 부착되어 있는지를 봅니다. 작은 서식에는 신상 메모와 장전에 추도식이 거행될 거라는 안내가 있습니다. 그가 관 뚜껑을 열게 합니다. 얼굴을 체크하고, 손과, 팔다리를 검사합니다. 입은 닫혔고, 눈도 감았고, 오물이 묻어있지 않습니다. 적절한 상태의 고인임을 확인합니다. 발치의 표식도 검사합니다. 그러고 나선 옷을 검사합니다. 플라스틱 섬유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책 중에서

이 정적. 이 텅 빈 느낌. 그것들이 남겨진 사람들에게 엄습해서, 똬리를 틉니다. 당신이 숨을 쉬고 말하고 웃었던 공간들은 텅 비어 있습니다. 책상의 주인이 없습니다. 당신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당신의 침대는 비어 있습니다. 상실감이 이렇게 생생할 수가 있을까요? 변화가 이렇게도 분명하게 인지될 수가 있을까요? 당신이 죽고 난 후 처음 며칠이나 몇 주 동안에는 고통이 엄습합니다. 어떤 이들은 소리를 지르며 이 감정들을 쏟아 냅니다.
어떤 이들은 계속해서 같은 이야기를 반복함으로써 그 감정을 표현하고,
그 감정들에 대해서 탄식합니다. 어떤 이들은 그걸 억눌러 삼켜 버립니다.
그들은 혼자만 간직하고 그것을 곱씹어 생각하며 감정들의 의미를 찾으려고 합니다.
이 모든 게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슬픔을 소화하는 자신만의 방식을 갖고 있으니까요. -책 중에서

※ 아마존 TOP 100위 스테디셀러
※ 15개국 번역 출간 예정
※ 독일 올해의 르포상 수상작
※ 아마존 올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 독일 유력 언론 《슈피겔》《FAZ》《DPA통신》강력추천
※ 독일 저널리즘상 수상
※ 아마존 독자 선정 베스트논픽션 도서!
※ 아마존 독자 최고 별점 인문 TOP 50

이 책은 아무도 가 보지 않은 죽음의 실제 과정이라는 여정에서 출발한다.

정확히 언제 죽을지는 알 수 없지만 죽음을 앞둔 며칠 전 어느 날 당신의 심장은 펌프질을 멈추고 손가락 말단까지 피를 보내는 일을 그만둡니다. 호흡이 잦아들고 감각이 사라지고 신체가 생명에게 작별을 고하는 과정을 시작합니다. 죽어간다는 것은 당신의 삶만큼이나 특별하게, 당신만의 방식으로, 개인적이고도 단 한 번뿐인 방식으로 겪게 됩니다.
사실 죽음은 너무 멀리 있었습니다. 그건 언제나 다른 사람의 죽음일 뿐 단 한 번도 당신의 죽음이었던 적은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당신은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너무나도 확실한 죽음을 보지 않고 회피해 왔습니다. 머릿속에 질문이 막 생겨나겠죠. 뭘 해야 하는지, 왜 하필 나인지, 정확히 언제, 어떻게 죽음이 온다는 말인지 하고 말입니다.
죽어가는 사람들 중에는 나중에는 후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신은 진즉에 죽음의 준비를 시작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당신은 인정하고 싶지 않았겠죠.
“죽음? 그래 나도 알고 있어. 나도 언젠가는 죽겠지. 하지만 그런 우울하고 슬픈 일을 굳이 미리 알고 준비할 필요까지 있을까? 지금 내 앞에 닥친 문제만 해도 복잡해서 난 이미 죽을 지경인 걸”하고 말입니다.
하지만 당신은 모릅니다. 죽음의 긍정적인 역설의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란 사실을 말입니다.
역설적인 현상 아닐까요? 죽음은 도처에 있잖아요. 매일 아침 신문에, 매일 저녁 TV뉴스에, 하루 종일 인터넷에 말입니다. 인간의 역사는 8,000세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지금까지 지구상에서 죽어간 인간의 수를 2천억 명 정도로 추산합니다. 이제 당신 차례입니다.
그런데도 현대문화는 명명백백한 죽음을 의식으로부터 밀어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죽음을 그토록 부적절하게 생각하게 돼 버렸습니다. 하지만 어째든 죽음을 준비하는 건 정말 중요합니다.
당신은 의사들이 어떻게 해 주길 바라나요?
아니면 무엇을 절대 하지 않기를 바라나요?
기계적 인공호흡?
강제 영양 주입?
그런 문제를 결정해야 한다는 건 매우 힘든 일입니다. 자신의 죽음을 완전히 세부 사항까지 자세히 생각해 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때 도움이 되는 건 스스로의 삶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것입니다.
삶에서 당신에게 가치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만족하고 있습니까?
가능하면 오래 살고 싶은가요?
아니면 삶의 질이 사는 기간보다 더 중요한가요?
지금까지 당신은 병이나 고통을 어떻게 대했나요?
지금까지 사별한 사람들의 죽음을 어떻게 대했죠?
그때 무엇이 도움이 되었죠?
다른 이의 도움을 받을 수 있나요?
다른 사람에게 부담이 될까봐 두려운가요?
왜죠?
이런 질문들이 당신이 살면서 지켜 온 가치들을 드러내 줍니다. 그 질문들에 대한 대답들을 적어 보십시오. 죽음은 오래된 것입니다. 애초부터 죽음은 모든 생명체에게 닥치는 운명입니다. 죽음을 미리 준비하고 신뢰하는 것은 죽음이 인간에게 불가피한 운명임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내 삶이 오직 나 자신의 방식이었던 것처럼
죽음 또한 온전히 내 방식대로 이뤄져야 합니다.

어느 편이든 상관없습니다. 중요한 건 당신이 죽음을 한 번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선행 조치를 취하느냐는 자유입니다. 이건 당신의 죽음이니까요.
화장을 하고 싶은가요?
아니면 매장을 원하나요?
당신의 재나 시신은 어디에 묻고 싶나요?
당신에게는 특별한 소원이 있나요?
당신이 이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미리 알려 준다면, 당신이 남긴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의 삶은 비로소 완성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확실히 하고 싶다면 두 가지를 다 해야 합니다. 주위 사람들과 이야기하기, 그리고 서면으로 적어 두기. 더 확실히 해 두고 싶다면, 장례업체를 직접 선택합니다. 가능하면 빨리요. 그래, 맞아요. 방문하세요! 살아 있는 동안에 장례업자들이 당신 주검을 어떻게 처리할지 분명히 못 박아 두는 겁니다. 그게 ‘나의 인생은 유한하며 그래서 삶을 더 찬란하게 살아야 한다’는 분명한 이유를 가진 사람으로서 살게 만드는 첫걸음입니다.
당신은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고 죽음에 대해서 명상하거나 철학적으로 평가할 수 있으며 그런 책들을 읽을 수도 있습니다. 이로써 죽음은 모든 두려움을 당신에게서 곧 거둬 갈 것입니다. 후회 없이 살게 만들 테니 말입니다.

당신은 혼자 여행할 수 있었습니다.
당신은 돈을 관리할 수 있었고 약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당신은 시장을 보고 음식을 만들고 씻고 청소하고 전화 통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럴 수가 없습니다.
당신은 계단을 오를 수 있었습니다.
샤워를 할 수 있었고 머리를 빗고 옷을 입을 수 있었습니다.
걸어가거나 먹을 수 있었으며 침대나 의자에서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화장실에 갈 수 있었고 오줌을 참을 수 있었습니다.
죽음은 당신이 일생 동안 무엇이었던 모든 역할을 내려놓게 만듭니다.
당신은 어머니였고, 아버지였습니다. 당신은 활력이었고 아름다움이었습니다.
당신은 가난했고 부자였고, 교사였거나 학생이었습니다.
능력 있는 여자였고 창조자였습니다.
하지만 죽음은 인간을 벌거벗깁니다. 내가 누구인지 다 드러날 때까지 말입니다. 죽음은 모든 것에 의문을 던지니까요.
예전과 같은 삶, 아무 고통 없는 시간, 다시 자전거를 타고, 일하던 것들, 여행하는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당신은 이미 그런 것들로부터 너무 먼 길로 들어섰습니다.

그 모든 입맞춤들, 그 모든 눈물들
예전에는 미처 그 의미를 몰랐던 것들

얼마나 많은 꿈을 이루지 못했는지, 어떤 건 이루려고 노력조차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다른 이들이 기대하는 삶이 아니라 자신만의 삶을 용기 있게 살 걸 그랬다고 후회합니다.
아니면 일만 너무 열심히 하지 말 걸 그랬다고 후회합니다.
좀 더 자주 맨발로 땅을 걸을 걸,
친구들과 우정을 좀 더 유지할 걸,
좀 더 느긋하게 살 걸,
산에 좀 더 자주 오를 걸,
좀 더 자주 강을 가로질러 헤엄을 칠 걸,
지는 해를 좀 더 많이 바라볼 걸…….
배를 타거나 노래를 부르거나 첫사랑을 만났던 그 나라의 언어를 배울 수도 있었을 텐데,
걱정은 좀 덜하고,
하지만 실수는 더 하고 살아도 좋았을 것을,
여행을 좀 더 자주 갈 걸,
사람들을 더 많이 안아 줄 걸,
마음속 감정을 좀 더 드러내 보일 걸,
언제나 그들 편을 들어줄 걸,
살면서 좀 더 행복해했어도 되었는데…… 하고 말이죠.

자신의 삶을 생각해 보려 질문을 던져 볼까요.
내 삶에서 정말 무엇이 중요한가?
일생 동안 어느 때 제일 큰 활력을 느꼈는가?
당신이 자랑스러워하는 것은 무엇인가?
무엇을 다하지 못했는가?
당신이 남기고 갈 사람들에 대해서 어떤 희망과 어떤 소원을 품고 있는가?
어떤 충고를 하고 싶은가?
당신에게서 무엇을 오래 기억했으면 좋겠는가?와 같은 질문들입니다.
사실 이제 죽어야 한다는 것을 자각한다는 건 별로 좋은 일은 아닙니다.
더 나쁜 것은 다 살지 않았는데도, 이제 죽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 거겠지요. 그러면 억눌렀던 갈등들, 깨져 버린 인간관계들, 놓쳐 버린 기회들, 지키지 않은 약속들, 낭비한 세월이 때론 더 고통스러운 경우가 많습니다. 왜 죽음이란 게 있는 건지, 왜 하필 나인지, 사후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사후라는 게 정말 있기나 한 건지에 대한 의문의 고통입니다.
맞아요. 자신이 아니면 누가 인생의 종결을 결정할 수 있단 말인가요?
뭐라고 판단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자유로운 죽음이라는 게 있을까요? 당신이 무엇인가를 마지막으로 마쳐야 한다면 바로 지금 해야 됩니다. ‘용서할게, 미안했어, 사랑해, 고마워, 잘 있어’라는 말을요.
죽음은 결코 아름답지 않습니다. 죽음은 힘들고 고통스러운 것입니다. 그러나 죽음은 삶의 한 부분입니다. 죽어가는 사람도 산 사람도 그걸 인정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인간이 인간다운 것에는 고통도 속하고, 통증도 속합니다. 당신은 홀로 죽을 것입니다. 혼자 숨을 쉬어 왔듯, 혼자 꿈을 꿔 왔듯 말입니다.

죽음은 이렇게 올 것입니다.

육체가 황폐해집니다. 힘이 다 빠지고. 탄력 없는 엉덩이에는 기저귀를 차게 됩니다. 허약해진 몸은 자꾸 잠을 자게 만듭니다. 점점 더 자주, 점점 더 길게. 모든 게 너무 힘듭니다. 대부분은 입으로 숨을 쉬기 때문에 입안 점막이 바짝 말라 침을 삼키는 것조차 쉽지 않습니다. 목구멍이 유리 파편처럼 건조하고 혀가 목구멍에 달라붙습니다. 촛불을 불어 후하고 끌힘도 없어진 지금.
마지막 며칠 동안은 심한 불안감에 휩싸일 수 있습니다. 어쩌면 침대보를 쥐어뜯거나 옷을 다 벗어 버릴지도 모릅니다. 어떤 이는 벌떡 일어나 나가 버리려고 하고, 어떤 이들은 자신을 덮은 모든 것들을 다 훌훌 벗겨 버립니다. 그중에서도 흔한 제스처는 움켜쥐거나 허공으로 손을 내뻗는 것입니다.
어떤 임종 환자들, 그중에서도 지금까지 자신이 죽는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던 사람들은 상징을 통해 간접적으로 표현을 합니다. 가령 어떤 여성은 갑자기 산책용 장화를 달라고 합니다. 어떤 남성은 기차를 놓칠까 봐 걱정하고요. 다른 이들은 가방에 짐을 싸고 외투를 달라고 하거나 임종의 침상에서 온 힘을 다해서 세계여행 책자를 주문하기도 합니다. 가끔 사람들이 임종 직전에 잠시 확 살아나는 듯 보이기도 합니다. 모두가 깜짝 놀라게 말입니다.
며칠 전부터 임종을 앞둔 어느 젊은 여성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노래를 부르기도 합니다. 오랫동안 의식이 완전하기 않았던 아이는 의식을 회복하고 부모님께 자신이 곧 죽을 거라고 알립니다. 어떤 할아버지는 혼수상태에서 깨어나 손자들의 안부를 묻고 농담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내 깨어났던 것만큼이나 갑작스럽게 속눈썹을 다시 올려 뜨기 힘들 정도가 됩니다. 노래를 부르던 여자는 노래를 멈추고 아이는 코마 상태에 빠집니다. 할아버지는 곧 기절합니다. 깨어났던 것만큼이나 갑작스럽게.
이게 죽음이라는 주제의 근본 문제입니다. 이런 죽음의 과정을 스스로 이야기하거나 판단하거나 사고할 수 없고 언제나 외부 사람들이 그들을 보고 짐작하는 추측일 뿐이라는 거지요.
당신의 얼굴은 충격적입니다. 죽음이 당연한 섭리가 아니라 삶을 방식을 잘못 운용해 온 탓이라고 말하는 현대사회에서는 더더욱 충격적입니다. 젊거나 늙는 것이 자연스러운 육체의 흐름이 아니라 정신 태도에서 비롯된다고 보는 현대사회의 시선 말입니다.
이제 죽음을 두렵거나 슬프거나 모른 척 해야 하는 나쁜 일로만 여기는 모두의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죽음은 탄생만큼이나 확실한, 그래서 이 삶을 더욱 찬란하고 더욱 빛나며 더욱 행복해야 할 분명한 이유로 우리와 나 당신을 이끄는 단 하나의 확실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추천사]
지금까지 죽음을 이토록 솔직하고 디테일하게 다룬 책은 없었다!”
독일 올해의 저널리즘 르포상 심사위원 심사평

“냉정하고 촘촘한 죽어가는 과정의 디테일과 팩트, 괴롭고 힘든 질문에 대한 명쾌한 대답.” 가디언

“보편적 인류애의 관점에서 죽음을 다룬 보기 드문 명저”
독일 유력 언론《FAZ》

“모든 인간의 마지막 여정의 시작, 그리고 죽음, 애도와 장례. 심지어 주검의 물질적 귀추까지 따뜻한 시선과 날카로우며 유니크한 사색으로 규합된 단 하나의 책.”
타임즈

“내 자신의 죽음에 대한 이해, 그것은 나의 전 생에 위대한 자유를 선사했다.”
아마존 독자

북 트레일러

작가정보

롤란트 슐츠는 1976년생으로 저널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그는 뮌헨의 독일 저널리즘 스쿨에 참석했고, Geo와 Die Zeit에서 일했으며 2012년부터 Suddeutsche Zeitung에 자신의 글을 기고하고 있다. 그는 독일 기자상, 헨젤 미스 상(Hansel Mieth Prize), 테오도르 울프 상(Theodor WolffPrize)과 같은 수많은 상을 받았다.
2018년 출간한 『죽음의 에티켓』에서 그는 모든 사람들이 겪게 될 생의 마지막 여행에 대해 묘사한다. 죽음의 과정부터 죽음 직후의 검시, 장례식과 애도 그리고 애도 이후의 삶으로 이어지는 육체의 여행을 추적하고 연구함과 동시에 이 생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죽음의 의미를 묻는다. “우리는 죽음을 어떻게 애도하는가 또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이 책에는 정교함과 인류애 그리고 우리 삶에 깊숙이 와닿을 강력한 울림이 담겨 있다.

숙명여자대학교를 졸업한 후 독일로 건너가 구텐베르크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했다. 이후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고전 그리스어와 철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10년 대산문화재단 외국문학 번역가로 선정되었다.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자 및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심플스토리』『강철 폭풍 속에서』『아담과 에블린』『대리석 절벽 위에서』『제로 배럴』『유럽, 소설에 빠지다 1』『1조 달러』『핸드폰』『섬광처럼 내리꽂히는 통찰력』『여성철학자』『헤겔』『읽기와 지식의 감추어진 역사』『내 인생의 내비게이션』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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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죽음의 에티켓
    나 자신과 사랑하는 이의 죽음에 대한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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