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누군가를 만날 생각이 없다
2018년 01월 17일 출간
종이책 : 2017년 07월 20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pdf (13.16MB)
- ISBN 9791188296088
- 쪽수 2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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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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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금은 누군가를 만날 생각이 없다_배려의 말일까, 비겁한 변명일까
2. 사람이었다_그래도 다디 단
3. 벌레_나는 나방
4. 브로콜리 너마저_인연은 다 따로 있는 법
5. 반짝이는 첨성대 앞에서_시월의 경주, 3박 4일간의 짧고 긴 여행
6. 번호 속에 사는 사람_난 어떤 사람이라 말하고 있을까
7. 아오_쩡이와 미란다에 대하여
8. 한때는 발바닥에 있었다_어디쯤 있나요?
9. 마른 나뭇잎 하나_동동 매달린 나의 의지
10. 얼큰이가 된 이야기_나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
11. 지구와 달 사이_달 편에 서서 지구를 바라본다는 것
12. 그 시대에 태어나길 잘했지_할아버지의 좋은 세상
13. 봄 타는 여자_분홍 물이 드는 계절
14. 새벽 2시_숨겨진 이야기들이 빛으로 새어 나오는 시간
15. 마음의 잔해_한 사람을 잊는다는 것
엇갈림 속에서
전해 들은 그의 마지막 말은
“지금은 누군가를 만날 생각이 없다”였다.
내가 누군가를 거절해야 했을 때
배려라고 내뱉었던 그 말이
부메랑처럼 돌아와 나를 아프게 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건 인과응보라고.
_[지금은 누군가를 만날 생각이 없다] 중에서
그 사람들의 사연에
위로받았고 감동받았다.
사람이 싫어 떠나온 곳도
사람 사는 곳이었다.
사람이 싫어 외면해도
사람에게 감동받고 위로받는 것이
사람 사는 일이었다.
그걸 깨달았으면서도
나는 사람들 앞에서
자주 움츠러들었다.
_[사람이었다] 중에서
그리고 얼마 전
첫 소개팅을 주선해주었던 친구에게
브로콜리 씨가 결혼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는 친구에게 말했다.
“인연은 다 따로 있나봐.”
그럼, 아싸라비아 콜롬비아 씨는
닭 다리 잡고 삐약삐약이라고
화답해줄 여자분을 만나셨을까.
곰팡이 씨에겐 립에센스를
발라주는 여자친구가 생겼을까.
그렇다면 내 인연은 어디 있을까.
_[브로콜리 너마저] 중에서
그런데 키를 받고 방으로 들어와
여직원이 준 수건을 펼쳐보니
아무리 흔들어봐도 한 장이었다.
3일간 수건을 한 장 쓰라는 건가?
매일 한 장씩 달라고 해야 하는 건가?
그 여직원한테 다시 물어볼 생각을 하니
한숨부터 나왔다.
그래도 이런 건 당당히 물어봐야 한다고 생각해
나는 연습하기 시작했다.
3일간 숙소에 머무는데
수건 한 장이 웬 말이란 말입니까?!
세 장까지는 바라지도 않아요!
그래도 두 장은 주셔야 하는 것 아닌가요?
수건 한 장만 더 주시면 안 될까요?
돈을 지불해야 하는 건가요?
_[반짝이는 첨성대 앞에서] 중에서
잔잔한 웃음,
코 끝 찡한 감동을 전하는
소소한 일상 속 소소한 이야기
배려를 가장한 매정한 말, 차가워 보이지만 그 무엇보다 따뜻한 말…. 일상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말’ 이면의 숨은 뜻을 찾아내 누군가에게 다가가려 애쓴다. 때로는 오해를 사기도 하지만, 어쩌면 그것이 사람 사는 일의 한 과정인지도 모른다. “지금은 누군가를 만날 생각이 없다”라는 말 역시 수많은 인간관계 속에서 수많은 의미로 해석되어 누군가에게는 눈물을,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용기를 주었을 것이다. 소소한 일상에서 우리가 주고받은 말들은 어느 순간 마음속 깊이 자리 잡는다.
이 책 《지금은 누군가를 만날 생각이 없다》는 그 마음 깊이 자리 잡은 이야기들을 무심코 들춰내 보여준다. 잔잔한 웃음과 코 끝 찡한 감동을 전하는 열다섯 편의 이야기들은 왠지 낯설지 않다.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봤을 혹은 상상해봤을 ‘우리’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야기 속 ‘투톤’은 손 한 번 내밀어보지 못하고 누군가로부터 도망쳤던 아픈 사랑을 경험했으며, 사람이 싫어 떠난 여행지에서 결국 사람에게 위로를 받고 힘을 얻는다. 또 사회 부적응자가 생길 만큼 ‘빨리빨리’ 돌아가는 세상에서 쉼 없이 분투하는가 하면, 여러 사람에게 상처받는 일 없이 첫 만남에서 좋은 인연이 만들어지기를 바라며 소개팅에 나선다. 두려움 가득했던 혼자만의 여행에서는 소심하고 소극적인 성격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마주할 뿐 아니라, 자존감이 바닥까지 내려갔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어느 순간 자신을 조금씩 사랑하게 된다.
이야기가 거듭될 때마다 ‘투톤’은 넌지시 우리에게 말을 건다. 세상이 아무리 숨 가쁘게 돌아간다 해도 잠시 멈췄다 가야 한다고, 그리 급하게 내달리지 않아도 괜찮다고.
“혼자만의 여행은
결국 나를 돌아보는 여정이다.
나는 지금 첨성대를 바라보며
과거, 현재, 미래까지
나에 대해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
나는 왜 무엇 하나 완성하지 못하고
접었다 폈다만 반복하며 망설였던 걸까.
해보지도 않고 두려워했던 것들이
혼자만의 여행 말고도 또 얼마나 많았던가.”
열다섯 편의 이야기를 통해 저자는 자신이 서 있는 곳을 알 수 없어 넘어지기 일쑤인, 그래서 늘 답답하고 불안해하는 ‘우리’에게 작은 위로와 웃음을 건넨다.
“그저, 가끔 힘이 드는 날,
문득 가까운 사람마저 멀게 느껴지는 날,
무심코 들춰보고 소소하게 웃을 수 있는,
그런 따스함으로 다가가는
책이 되었으면 좋겠다.”
작가정보
저자(글) 투톤
저자 투톤(two-tone)은 삐치더라도 삼겹살 한 점이면 배시시 웃는 삼겹살 마니아. 가위질만 왼손잡이인 걸 보면 삼겹살을 예쁘게 잘라 먹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비 오는 날이면 7년 동안 함께했던 잃어버린 우산을 떠올리는데, 애정을 가진 것이 사람이든 물건이든 잊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꿈의 공간이라 칭하는 작업실 한 쪽에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쓸 때가 나를 내려놓는 가장 자유로운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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