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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해서 좋다

작지만 깊은 마음으로만 볼 수 있는 것들에 관하여
왕고래 지음 | 김진아 그림
웨일북(whalebooks)

2018년 09월 28일 출간

종이책 : 2018년 05월 31일 출간

(개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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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2.66MB)
ISBN 9791188248599
쪽수 2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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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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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게 아니다, 단지 마음을 쓰는 방법이 다를 뿐

작지만 깊어진 마음으로
타인에 대해, 세상에 대해 한 겹 더 이해하는
소심함이라는 미덕

오늘도 마음을 쓴다. 시도 때도 없이. 엘리베이터에서 사람을 마주쳤을 때, 동료와 점심을 먹을 때, 누군가와 대화할 때. 하루가 다 가기도 전에 마음 속 배터리가 몽땅 소진된다. 그런 나를 사람들은 오해한다. 무슨 일 있어? 뭐가 마음에 안 들어? 나는 그저 당신과 ‘마음을 쓰는 방법’이 다를 뿐인데.
내향적인 사람들을 문제시하며 외향성을 권장하는 사회 속에서 저자는 ‘꼭 그래야 할까’ 의문을 가졌다. 고민의 답을 얻고자 심리학을 공부했다. 하지만 소심함을 대범함으로 바꿔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오히려 소심한 기질, 그 불편으로 인해 보이는 것들이 있다. 그것들이 모여 나름의 가치를 남긴다.
소심함은 이상한 것이 아니다. 작은 마음 덕에 한 번 더 생각하고 한 번 더 배려하면서 더 깊어질 수 있다. 경솔한 행동, 섣부른 오해로 서로를 상처 입히는 세상에서 소심함이야말로 미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은 심리학 이론과 사례로 소심함이라는 미덕을 말한다.

"그들은 소란 속에서도 조용히 역사를 바꾸는 존재다."

섬세함과 사려 깊음으로,
눈치 보지 않고 실속 있게 행복을 거머쥐는
어떤 종류의 초능력에 관하여

저자는 유치원 때부터 학창 시절을 거쳐 사회에 나오기까지, 소심한 아이에서 소심한 어른으로 살아오면서 겪은 일화들을 솔직담백하게 풀어낸다. 대범해보이기 위해 종일 연기하고 지쳐 돌아온 밤이 쌓인 한편으로, 소심해서 얻어지는 것들이 생김을 알고 써내려갔다.
아인슈타인, 뉴턴, 간디, 워런 버핏, JK 롤링, 빌 게이츠 등 소심한 초능력으로 역사를 바꾼 이들이 있다. 이들은 조용한 환경에서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고 소중한 몇 명과의 대화에서 행복을 찾는다. 소심하면 성공하지 못할 거라는 편견을 깬 이들은 수두룩하다.
소란 속에서 조용히 역사를 바꾸는 존재. 가치를 보존하고, 위기를 예방하고, 타인에 대해 공감하고, 현상을 꿰뚫으며 자기만의 길을 만드는 능력이 있는, 그럼에도 외부로 드러나는 게 없어 늘 오해받는 존재. 이 책은 이들이 눈치 보지 않고 행복을 꾸리는 법을 알려준다.
소심한 자는 공감과 위안을, 소심한 자를 곁에 둔 자는 이해와 배려를 배울 것이다.
프롤로그
괜찮은 게 아니라, 좋다

1부 나는 소심하다
오늘도 마음을 쓴다
꼭 자신감이 필요할까
꼭 많은 사람과 친해져야 할까
꼭 말을 놓아야 할까
소심인의 마음을 나타내는 10가지 행동
소심인이 행복을 다루는 방식에 관하여
“네 놀이터엔 뭐가 있어?”

2부 소심한 사람들
소심한 회사에 다닌다
그들의 회의엔 나름의 속도가 있다
낮과 밤이 다른 회사
몸속에만 서식하는 오지랖
한 주머니의 법칙
솔직하지 않아도 괜찮아
독립된 공간이 필요해
상처받지 않기 위하여

3부 소심한 초능력
소란 속에서 조용히 역사를 바꾸는 존재들
가치를 보존하는 능력
위기를 예방하는 능력
타인에 대해 공감하고 집중하는 능력
자기만의 길을 만드는 능력
사물이나 현상을 꿰뚫는 능력

4부 소심한 처방전
가족에게 나타나는 소심함: 전치
연인에게 나타나는 소심함: 투사
자신에게 나타나는 소심함: 불안
처방전 1단계: 우울할 땐 햇볕을 쬐며 걷는다
처방전 2단계: 자기만의 유머를 발휘한다
처방전 3단계: 하고 싶은 말을 한다

5부 소심해서 도망치는 글
우리는 서로가 필요하다
나는 이따금 대범하다

에필로그
"성격의 장단점을 서술하시오"

오늘도 마음을 쓴다 中
이따금 소심인은 이런 경험을 한다.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 공간에서 마음을 쓰고 쓰다가 결국 소진되어버리는 것. 집에만 가면, 혹은 친밀한 누군가와 얘기할 수 있으면 충전이 가능하다. 그러나 집에도 편치 않은 일이 기다리고 있을 때가 있다. 친구와도 갈등이 있기 마련이다.
그럴 때면 고스란히 그 상황들을 감내해야 한다. 마치 불경기처럼 잔고는 바닥인데 돈 쓸 일은 줄 서 있는 셈이다. 그래도 잘 버틴다. 다른 중요한 것들을 잘 참아낸다. 그러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날카롭고 엉성한 반응을 해버린다.

상대의 놀란 표정을 눈에 담고, 혼자만의 공간으로 돌아가 그 순간을 되새긴다. 그에게 뭔가 큰 잘못을 한 것 같아 사과할까, 연락할까, 어떻게 오해를 풀까 겹겹 고민을 쌓는다. 괜스레 연락해서 별일 아닌 걸 확대하는 건 아닐까. 그래도 사과하는 게 맞겠지. 왜 평소처럼 차분하게 반응 못 했을까.
얼굴 보고 말하는 게 좋겠다. 너무 늦어지면 말 못 할지도 몰라. 그래도 전화로 하는 건 좀 그렇지. 아니, 얘기하는 게 정말 맞을까. 괜히 더 불쾌하게 생각할 수도 있잖아. 그래, 당황했을 거야. 사과는 해야지. 내일 얘기해보자. 평소보다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얘기하면 돼.
오만 생각의 행성을 오가며 수렴을 유도한다. 그 오랜 시간 홀로 또, 마음을 쓴다. 그렇게 고민 고민 끝에 말을 꺼내면 정작 상대방은 그 순간을 기억조차 못 하고 있다.

소심한 성격 때문에 필요할 때 말 못 하고 해야 할 때 망설인 경험, 셀 수 없이 많다. 마음을 쓰고 쓰다가 마지막에 걸린 애먼 놈에게 텅 빈 배터리를 던진 적도, 그 순간을 곱씹으며 후회한 적도 많다. 나에겐 큰 고민을 별일 아닌 양 툭 얘기해버리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대범한 그들은 배터리 용량도 큰데 심지어 에너지 효율성도 높아서 능수능란하게 타인을 대한다. 부럽게 바라본 적도 꽤 있다. 보고 있노라면 이 성격 때문에 뭔가 손해 보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런데 같은 경험을 몇 번 반복하고, 마음 쓰는 일에 조금은 무뎌지거나 나름의 효과적인 방법들을 찾게 되었을 때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굳이 스스로를 대범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었구나. 결국 나는 어설프고 느리더라도 사소한 자극에 온몸으로 반응하며 차곡차곡 쌓아가는 존재.
그래서 더 넓고 깊게 현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소심인은 의외로 꽤 많다. 그들 역시 대범해야 손해 보지 않는 듯한 분위기 속에서 때론 흔들리고 혼란을 겪는다. 하지만 여전히 고요한 자신의 시간을 사랑한다.
소심해서 손해 보는 것이 아니다. 마음을 쓰는 방법이 다를 뿐이다. 세상 모든 걸 밝히는 해보다는, 이따금 어둠 속에 몸을 숨겨줄 수 있는 달이 되고픈 마음. 그런 마음을 가진 자들. 우린 서로를 알아볼 수 있다.

[책속으로 이어서]

꼭 자신감이 필요할까 中
눈의 가로 세로가 작고 피부가 하얗고 조금은 동그란 얼굴의 교수였다. 그녀는 조용하고 차분하게 수업을 진행했다. 내향성에 대한 주제에선 자신의 경험을 사례로 덧붙였다. 학생이 갑작스러운 질문을 하거나 예상 밖의 상황이 생기면 얼굴이 붉어진다거나 말이 끊겼다.
그럴 때마다 “내가 좀 당황을 잘해요”라고 말하고는 수업을 이었다. 그리고 내가 늘 실패로 기록해왔던 ‘염소 울음의 연장선’을 그대로 드러내면서도 끝까지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상하게도 긴장을 드러내는데 오히려 안정돼 보였다. 그녀는 종강의 순간까지 자신의 교육 내용으로 강의를 꽉 채웠다.

비결이 궁금했다. 그녀가 가진 요령을 나만의 세계에 더하고 싶었다. 아니, 어쩌면 그 세계를 유지하는 데 드는 막대한 피로에 지쳐가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종강 후 그녀를 찾아가 물었다. 여러 사람 앞에서도 긴장하지 않는 법을 알고 싶다고, 나도 사실 당신과 같은 성격이라고. 그녀가 답했다.
“정말 나와 같은 성격이라면 그게 사라질 가능성은 없어. 난 많은 수업을 진행했음에도 여전히 긴장돼. 다만 이것이 잘못된 것 같진 않아. 긴장은 당연한 거야. 내가 안정돼 보였다면 그건 긴장하는 내 모습에 스스로 익숙해졌기 때문이야.”
말에는 힘이 있다. 그런데 그 힘은 수려하고 유창한 언변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다. 성격심리학 교수는 말투가 근사하지 않았고 표현이나 발성도 그리 유창하지 않았다. 굳이 따지자면 ‘허수아비의 염소 울음’에 더 가까웠다. 그러나 그녀의 수업 내용은 놀라울 정도로 알찼고, 대부분의 청자는 그 이야기에 몰입되었다. 물론 한 분야의 전문가라서 그럴 수 있다. 그런데 비실비실 시작하는 누군가의 이야기가 옹골차게 다가오는 경우는 의외로 많다. 반대로 과감하고 당당한 어조로 시작하는 이야기가 용두사미로 끝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본다.
말하는 행위나 톤에만 치중하여 정작 전하려는 내용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지 않은 탓이다. 말하기의 목적은 ‘내 생각이나 정보를 잘 전하는 것’이다. 유창하게 하지 않더라도, 전문 연사처럼 청중을 홀리진 못하더라도, 그 안에 담긴 내 생각과 이야기가 명확하다면, 말은 힘을 갖는다.

대범한 사람이 되기 위해 긴 시간을 쏟았다. 하지만 그 시간은 스스로의 본질을 이해하는 경험에 더 가까웠던 것 같다. 결국 난 어떤 상황을 필요 이상으로 고민하고 당황하는 소심인이기 때문이다. 대범한 척 혀를 놀릴 수 있는 익숙한 상황이 늘었을 뿐, 여전히 지나치는 낯선 사람의 눈빛에도 가슴을 쓸어내린다. 수십 명 앞에서 그럭저럭 말하는가 하면 한두 명 앞에서도 입을 못 열고 우물쭈물한다. 여전히 떨고, 빨개지며, 마른 숨을 고른다.
겹겹 흑역사를 쓰며 알게 된 건 ‘일상의 담담함’이다. 삶엔 드라마와 엔딩이 있지만, 일상엔 없다는 것. 일상의 길고 반복적인 흐름은 어느 한 지점이 반짝거리거나 일그러진다고 해서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 담담하게 내일이 올 뿐이다.
혹여 오늘 청중 앞에 서게 되면, 내가 고민했던, 그래서 꼭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한 숨 한 숨 삼키며 뱉으면 된다. 유창하지 못했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잘했다고 교만할 필요도 없다. 그 모습이 더러 못나도, 내가 말을 멈추지 않는 한 이야기는 쌓인다. 오늘이 간다.
그 일상이 모여 삶의 드라마가 되는 건 아닐까. 소심해서 더 재미있는.

꼭 많은 사람과 친해져야 할까 中
소심함은 대범하지 못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대범함이 소심하지 못한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 그저 이 두 성향은 서로를 흉내 낼 수 있을지언정 그렇게 살아갈 수 없을 만큼 다를 뿐이다. 그 차이는 ‘리비도libido’라고 하는 정신 에너지로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다.
리비도는 쉽게 말해 ‘본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외/내향적 기질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대범인의 리비도는 외부로 흐른다. 즉, 외부의 대상이 나를 어떻게 대하고 나와 어떻게 교류하는가를 중요하게 여긴다. 이 때문에 끊임없이 에너지를 분출하며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선호한다.
자연스레 말이 많아지고 사교성이 높아지며 친절해진다. 반면에 소심인은 리비도가 내부로 흐른다. 외부 환경보다는 내면의 심리 상태가 어떻게 흐르고 있는지에 관심을 갖는다. 따라서 대범인과는 달리 에너지를 보존하려고 한다. 사색적이고, 조용하고, 초연해질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이 두 성향이 반대편의 방식으로 에너지를 소모하거나 얻을 수 없다는 점이다. 예컨대 소심인은 타인과 상호작용을 할 때 에너지를 소비하고, 홀로 조용히 생각할 때 에너지를 얻는다. 대범인은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에너지를 얻고, 홀로 생각하며 에너지를 소비한다.

소심인이 행복을 다루는 방식에 관하여中
다음 날, 이른 시각부터 눈이 뜨여 앞길을 거닐었다. 아직 쨍하지 않은 햇살을 받으며 고요한 산자락을 걷고 있으니 지난밤의 피로가 사라지는 듯했다. 모퉁이에서 누군가와 마주쳤다. 그쪽은 세 명이었는데 같은 모임의 구성원들이다. 인사를 했다. 그중 누군가가 지나며, 농담인지 뭔지 모를 것을 던졌다.
“왜 아침부터 청승맞게 혼자 다녀요!” (중략)
우리는 행복하길 원하면서 정작 내가 어떤 경험에서 행복을 느끼는지는 깊이 고민해보지 않는 경향이 있다. 여러 사람에게 인정받는 활동적인 사람이 행복할 거라고 생각했다면 정말 그런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어쩌면 나는 조용히 보내는 혼자만의 시간 속에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행복에도 유형이 있다.

행복의 유형은 ‘쾌락적 행복’과 ‘자아실현적 행복’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한다. (중략)
우리의 삶은 이 두 가지 유형의 행복이 균형을 이루며 주요한 작용을 한다. 그런데 행복을 느끼는 장면은 개인마다 다르다. 심지어 동일한 상황을 경험하면서도 누군가는 쾌락적 행복으로, 다른 이는 자아실현적 행복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펜션 내부의 경험은 나에게 쾌락적 행복보다는 자아실현적 행복에 가깝다. 그곳에서의 시간은 내가 삶에서 의미 있게 여기는 것들을 유지하기 위해 참여하는 시간들이기 때문이다. 내 쾌락적 행복은 건물 앞 작은 테이블에 앉아서, 이른 아침 오솔길을 걸으며 느끼는 고요함에서 완성된다.
그럼에도 나와 마주친 이들은 의아하게 물었다. 너 여기서 혼자 뭘 하느냐고.

그들의 회의엔 나름의 속도가 있다 中
소심인은 누군가에게 자신을 드러내거나 어떤 생각을 표현하는 것에 대해 기본적인 망설임을 갖고 있다. 이는 타인을 의식해서라기보다는 스스로 납득하지 못해서인 경우가 더 많다. 상황에 따라 툭 뱉어놓고 나서 생각할 수 있는 대범인의 성향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소심한 시선으로 봤을 때 지나친 자신감은 오히려 무책임하게 느껴질 때가 더 많다. 충분히 숙고한 후 자신도 어느 정도 납득이 가능한 시점에 앙다물고 있던 입을 여는 게 보통이다. 시간이 필요하다.

솔직하지 않아도 괜찮아 中
솔직한 사람들이 있다. 앞과 뒤가 같은 일관성, 어떤 상황에서든 말할 수 있는 대담함, 그만큼 자신에 대한 의견을 넓게 수용하려는 자세. 솔직히 멋지다. 멋지게 솔직하다. 실제로 이런 사람을 대해보면 처음엔 날 여러 번 곤란하게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일관된 태도로 예측할 수 있는 범위가 명확해진다.
관계 초기의 강렬한 경험들 때문인지 실망할 일도 점차 줄어든다. 막부장의 말처럼 ‘적어도 그 이상 날 흉보진 않을 사람’이라는 안심도 갖게 된다. 막부장의 솔직함은 조금 달랐지만, 지향하는 모습은 유사했다. 그는 자신의 부서에 이런 솔직한 태도와 분위기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고군분투했다.
면전에서 오가는 것들을 중시했고 인정했다. 그만큼 뒤에서 웅얼거리는 행위는 비겁하다고 여겼다. 밀담의 가치는 낮게 평가했고 뒷담화에 대한 죄의식 같은 것을 남겼다.
그래서인지 그것이 의견이든 혹은 누군가에 대한 평가이든, 부정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면 더더욱, 앞으로 드러내는 것을 아끼지 않았다. (중략)

“솔직하게 말한다. 앞에서 할 수 없는 말은 뒤에서도 삼간다.” 막부장의 관계 방식은 언뜻 보면 합리적이고 투명해 보이지만, 나에겐 좀 다르게 다가왔다. 마치 그가 어떤 말이든 쉽게 뱉기 위해 만드는 장치 같았기 때문이다. 앞과 뒤가 같은 ‘솔직한’ 사람에 대한 지향은 대범인의 관점에 가깝다.
우린 삶에 대한 가치관, 살아가는 방식이 다른 사람들과 공존해야 한다. 꼭 솔직하게 서로의 장벽을 허물어야 하는 걸까. 일반적인 관계에서 그것을 지향하는 것이 효과적일까.

적어도 소심인에겐 그렇지 않다. 솔직해야 하는 상황 자체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면전에서 누군가의 부정적인 면을 토로하거나 충고하는 건 아주 가까운 관계이거나, 나에게 위협을 가했을 때뿐이다. 그 외의 경우엔 그저 타인에 대해 뭔가 표현하는 것 자체에도 상당한 에너지를 소모한다.
특히 솔직함에는 문제가 없다며 (상대의 동의도 없이) 면전에서 험담을 하는 것은 내가 당하는 것은 물론 보는 것조차 곤욕이다. 마치 공개 처형처럼 자극적으로 다가와서는 내 입을 더욱 봉쇄한다. 아마도 그 부서에 있던 소심인은 그나마 할 수 있는 말조차 삼키며 막부장의 일방적인 솔직함을 감내했을 것이다.

독립된 공간이 필요해 中
소심한 친구 녀석이 이직을 했다. 책상 간에 파티션이 없고 때에 따라선 자리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개방적인 문화의 회사였다. 사장부터 막내 사원까지 누구나 의견을 낼 수 있는 수평적인 분위기. 그런데 친구는 지금의 회사가 기존의 보수적이고 딱딱한 회사보다 적응하기가

작가정보

저자(글) 왕고래

저자 왕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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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하다. 좋게 표현하면 내성적이고, 더 좋게는 내향적이다. 소심한 기질 덕에 보이는 것들이 있었다. 그것들을 제대로 알기 위해 심리학을 전공했다. IT와 심리학을 융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소심한 회사에 다닌다.
깊은 바다를 긴 시간 자유로이 유영할 수 있는 포유류, 고래가 되길 소망한다. 거대한 힘을 갖고도 남용하지 않는 그들의 겸손함을 좇는다. 어릴 적, 꿈을 적는 공간에 '좋은 기분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쓴 적이 있다. 아직 변하지 않았다.

그림/만화 김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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