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사라지는 학교

박현숙 지음 | 이승연 그림

꿈터 2021년 10월 14일 출간 종이책 : 2019년 05월 14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학교의 주인인 아이들이 사라지고 있어요!
인기 도시! 최고의 학군! 은영시의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요?

목차

폐교 반대 ㆍ 7
대책이 없군요, 대책이 ㆍ 15
이사 가는 아이들 ㆍ 27
의문의 문자 ㆍ 35
특이한 선생님 ㆍ 45
그건 자존심 상하는 거야 ㆍ 55
정말 재미있는 곳이라니까 ㆍ 63
결국은 제자리 ㆍ 72
생각이 굳은 것뿐이지 ㆍ 81
주인이 지켜야지 ㆍ 88
3분 공연장으로 ㆍ 97
은유는 사춘기가 맞다 ㆍ 107
해보고 싶긴 하다 ㆍ 116
경비 아저씨도 떠난다 ㆍ 127
공부는 못하지만 ㆍ 137
춤을 추자 ㆍ 146
엄마가 아니었다 ㆍ 155
대회 준비 ㆍ 163
우리도 이곳에서 사라져야 하나요ㆍ ㆍ 172
지킴이들 ㆍ 181
학교의 주인 ㆍ 192
작가의 말 ㆍ 202

작가정보

저자(글) 박현숙

저자 : 박현숙
아이들과 수다 떨기를 제일 좋아하고 그다음으로 동화 쓰기를 좋아하는 어른입니다.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되어 작가가 되었습니다. 제1회 살림 어린이 문학상 대상,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금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선생님이 사라지는 학교>, <선생님이 돌아온 학교>, <수상한 도서관>, <수상한 우리 반>, <뻔뻔한 가족>, <어느 날 가족이 되었습니다>, <너를 빌려줘>, <수요일을 싫어하는 고양이> 외에 많은 책을 썼습니다.

그림 : 이승연
계원예술대학에서 가구디자인을 공부했으며 현재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중입니다. 조카들에게 그림을 그려 주는 것을 좋아하며 아이들이 공감하고 웃을 수 있는 그림을 그리려고 노력합니다. 그동안 <로봇 반장>, <거인의 나라로 간 좌충우돌 탐정단>, <비상! 바이러스의 습격> 등을 그렸습니다.

그림/만화 이승연

작가의 말

어느 날, 밤 열 시가 넘어 외출에서 돌아올 때였어요. 엘리베이터에서 초등학생을 만났어요. 5~6학년 정도로 보이는 아이였어요. 아이는 학원이나 과외를 다녀오는지 가방을 메고 지친 표정이었어요.
“공부하는 거 재미있니? 힘들지 않아?”
나는 안쓰러워 물었어요.
“공부가 재미있어서 하는 건가요? 남들이 하니까 하는 거지요.”
그 말에 나는 잠시 충격을 받았어요. 남들이 하니까 하는 거라니요.
“너는 뭐가 하고 싶은데?”
나는 다시 물었어요.
“그런 거 없어요.”
아이 말에 나는 더 충격을 받았어요.
그날 밤 나는 인터넷을 뒤져봤어요. 요즘 아이들은 대부분 아침부터 한밤중까지 ‘공부해, 공부해야지, 공부하라니까’ 이런 말을 듣고 산다고 했어요. 요즘은 개인의 소질이나 재능을 계발하고 키워주어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하고 있어요. 그러나 여전히 공부, 성적에 매달리고 있는 거지요. 시험을 줄인다고 했지만 여러 가지 시험은 계속 존재하고 있고 학과 시험으로 모든 것을 평가받는 일도 전혀 없지 않아요.
다음 날 나는 고학년 하교 시간에 맞춰 집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초등학교에 갔어요. 제법 큰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학교라서 아이들도 많은 학교예요. 학교를 마친 아이들은 더 바빠 보였어요. 학교 교문 앞에는 학원 셔틀이 기다리고 있었고요. 수업을 마쳤어도 운동장에서 노는 아이는 보이지 않았고 느긋하게 걸어가는 아이도 없었어요.
아이들이 빠져나간 학교는 적막했어요. 운동장에 햇살은 아직 가득했고 새로 지은 강당 건물 앞에 덩굴장미는 햇살을 받아 빛나고 있었어요. 강당 안도 텅 비어 있겠지요? 늦도록 운동장에서 노는 아이들을 상상해봤어요. 미세먼지가 있는 날은 강당에서 공놀이하는 아이들도 떠올려봤지요. 학교의 주인은 아이들인데, 수업이 끝났다고 모두 빠져나간 학교, 학교가 꼭 공부만 하러 오는 곳은 아닌데…….
공부가 유행 같은 것이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너도 하니까 나도 해야 하는 것,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만큼, 즐겁게 하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행복하거든요. 그리고 날이 저물도록 운동장에서, 강당에서 놀면 좀 어때요. 학교는 주인인 아이들을 늘 그리워한답니다.
_ 2019년 동화작가 박현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