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추천 검색어

실시간 인기 검색어

숨은 골짜기의 단풍나무 한 그루

윤영수 지음
열림원

2018년 09월 20일 출간

종이책 : 2018년 08월 10일 출간

(개의 리뷰)
( 0% 의 구매자)
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2.41MB)
ISBN 9791188047550
쪽수 728쪽
지원기기 교보eBook App, PC e서재, 리더기, 웹뷰어
교보eBook App 듣기(TTS) 가능
TTS 란?
텍스트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기술입니다.
  • 전자책의 편집 상태에 따라 본문의 흐름과 다르게 텍스트를​ 읽을 수 있습니다.
  • 전자책 화면에 표기된 주석 등을 모두 읽어 줍니다.
  • 이미지 형태로 제작된 전자책 (예 : ZIP 파일)은 TTS 기능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 '교보 ebook' 앱을 최신 버전으로 설치해야 이용 가능합니다. (Android v3. 0.26, iOS v3.0.09,PC v1.2 버전 이상)

소득공제
소장

판매가 판매금지

이 상품은 배송되지 않는 디지털 상품이며,
교보eBook앱이나 웹뷰어에서 바로 이용가능합니다.

카드&결제 혜택

  • 5만원 이상 구매 시 추가 2,000P
  • 3만원 이상 구매 시, 등급별 2~4% 추가 최대 416P
  •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추가 최대 300원

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작가 윤영수의 『단풍나무』는 단순히 환상세계의 창조 그 자체에만 목적이 있는 환상문학이 아니다. 이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와 삶 자체를 낯설게 하고 다시 돌아보게 하는 환상소설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단풍나무』는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와 비교할 만한 환상문학이기도 하다. _장경렬(문학평론가·서울대 영문과 교수)

한국일보문학상, 남촌문학상, 만해문학상 수상작가
윤영수가 펼쳐 보이는 독자적인 한국 판타지
『단풍나무』는 우리 문학계에 기록될 하나의 사건이다!

범상치 않은 작가의식과 성실성으로 문학의 본령을 지켜온 작가 윤영수, 불혹의 나이에 등단한 윤영수는 도시의 사람살이를 폭넓게 탐사하며 소통이 단절된 인간소외의 풍경과 자본주의라는 연옥에 던져진 우리네 속물적 욕망을 냉엄하고도 사실적인 문체로 형상화하였다. 특유의 균형감각과 절제된 어조는 사람의 관계(특히 가족)가 형성하는 미묘한 갈등의 무늬들과 허위로 가릴 수 없는 삶의 진실들을 그려내는 데 탁월했다. 인간에 대한 남다른 통찰력은 선과 악의 문제를 권력과 욕망이라는 또다른 역학관계를 통해 중층적으로 인식했고 그 고유한 프리즘을 통과한 삶의 풍경들은 한국 소설에서 쉬이 찾아보기 어려운 귀한 개성이 되었다. 그렇기에 윤영수를 향한 “우리 소설계에 있어 하나의 희망의 지렛대”(우찬제)라거나 “최근 우리 문학이 거둔 최대의 수확의 하나”(최원식)라는 찬사는 결코 과분한 것이 아니었으리라.
독자와 평단의 사랑을 고루 받으며 한국 문학사에 그 믿음직한 이름을 새겨넣은 작가 윤영수. 그의 작품세계를 결산하는 야심찬 환상소설 『숨은 골짜기의 단풍나무 한 그루』가 도서출판 열림원에서 출간되었다. 모두가 기다려왔던 진정한 한국형 판타지라 할 만한 작품인 『단풍나무』는 이백 자 원고지 삼천 매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장편으로 익히 알고 있는 개념을 뒤틀어버린 완전히 새로운 시공간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나무가 전하는 나무들의 삶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그의 창작활동을 관통하는 화두와 문제의식의 집합체로서 우리 사회와 인간 전체를 비추는 환상적인 또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 책을 펼치는 독자들은 작가 윤영수가 겹겹이 쌓아올린 기이한 공간과 존재들의 일대기 속에서 그 상상력에 압도당해 혀를 내두르게 될 것이다.
단풍동 가계도 6
어른이족의 종류 10
어른이들의 삶과 세월 12
단풍동의 여덟 샘과 마을 20
어른이들의 세상 22

시작 24

1부
숨: 무녀 영기 28
은: 짐승과의 만남 42
골: 저잣거리 56
짜: 네 이름은 준호 79
기: 하전의 귀향 91
의: 기남의 성년식 110
단: 훈장 하전 131
풍: 신문물 147

2부
나: 순부부리의 장례식 162
무: 준호는 의사 179
한: 미단의 인형 199
그: 이안과 외삼촌 미곤 217
루: 위령제 238
빗: 저쪽 세상에서 온 사내아이 255
겨: 연토의 성년식 269
앉: 연토의 결혼례 280
은: 장저훤과 김점례 299
바: 잡혀가는 준호 315
위: 액막이 인형 소동 329

3부
틈: 여행의 시작, 호랑가시동 354
맑: 청매동 371
은: 붓동과 살촉동 390
샘: 거대한 숲 411
물: 아후밀탄을 향해 429
한: 사막을 통과하다 451
줄: 제울에서 469

4부
기: 귀향 516
찾: 행복의 의미 546
으: 삼신각 572
시: 전쟁에 대한 불안 609
거: 또다시 밝은샘마을로 618
든: 전쟁 651

새로운 시작 683

해설│ 환상문학의 진경(眞景), 그 가능성을 찾아서 687
-윤영수의 『숨은 골짜기의 단풍나무 한 그루』와 “단풍나무”의 이야기

작가의 말 725

“아무리 들어봐도 시계가 치컥대며 하는 말은 딱 한 가지야.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 알아? 알아? 알아?’ 시계는 밤낮으로 흘러가는 모든 시간이 똑같이 중요하며 똑같이 귀하다고 종주먹을 대. 빛바위가 자고 모든 생명들이 잠든 순간에도 그는 깨어 건방을 떨어. 자기가 자지 않고 시간을 쟀기 때문에 그만큼 시간이 흘러갔으며 그 시간들은 영원히 되찾을 수 없다며 야죽거려. 시계는 끊임없이 명령해. 자기 말을 들으라고. 후회하지 않으려거든 자기에게 맞춰 자고, 자기에게 맞춰 일어나고, 자기에게 맞춰 일하라고.
하지만 하전, 시계가 없을 때에도 빛바위는 꼬박꼬박 밝아졌고 어두워졌어. 시계가 없을 때에도 우리는 잘 살았고 잘 죽었어. 우리뿐 아냐. 나무와 풀과 가축과 새 들 모두 잘 살았고 잘 살고 앞으로도 계속 잘 살 거야. 우리는 모두 시간을 마음대로 쓰고 마음대로 낭비할 권리가 있어. 하전, 네 말대로 시계는 기계야. 사람이 만든 기계가 사람을 휘두를 수는 없어. 편리함을 가장한 기계의 감시 따위 나는 더이상 받을 수 없어.” _148~149쪽

검은머리짐승과 우리의 삶 중 한쪽을 거꾸로 놓고 견줘보면 신통하게도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있음은 신기했다. 우선 몸피가 그러하다. 검은머리짐승은 조그맣게 태어나 점점 커져서 결국 7, 80년 후 몸이 큰 상태로 죽음을 맞는다. 우리 어른이는 크게 태어나 점점 작아져 7, 80년 후 조그만 몸체로 죽음을 맞는다. 또 검은머리짐승은 태어나서 20년 후 가장 건강할 때 수컷이 암컷의 몸에 씨를 뿌려 후손을 만든다. 그리고 나머지 60년 동안 서서히 늙어간다. 우리 어른이는 몸에 붙었던 딱딱한 각질을 5, 60년 동안 서서히 떼어낸다. 몸이 가장 자유롭고 잘 움직일 때쯤 배우자와 함께 어미산에 올라 씨물과 알을 심는다. 그 후 1, 20년 동안 어른이들의 몸과 머리는 급격히 작아진다. 땅으로 돌아가기 직전, 거의 온종일 잠자다가 숨을 멈추는 어른이의 모습 역시 갓 태어난 검은머리짐승의 모습과 묘하게 맞아떨어지는 것이다. 완전히 반대의 삶을 살면서 두 세상에서 공통인 점도 있었다. 태어나서부터 7, 80년쯤 혹은 그 이상도 살아간다는 것, 갓 태어난 이를 귀히 여기고 죽음에 임박한 노인들을 본능적으로 싫어한다는 것도 우스울 정도로 똑같았다. _175쪽

준호가 비록 나와 다른 생각을 가졌고 모든 이에게 질시받는 검은머리짐승이라 해도, 자기 스스로를 믿고 무언가를 끝까지 해내려는 모습은 존경스럽기도 하고 어떤 때는 아름답게 느껴지기도 했다. 짐승세상에서 의사였던 그는 특히 아픈 사람들을 보면 어떻게든 낫게 해주려고 애썼다. 다른 이가 욕을 하건 겁을 내건 불이나 훈증을 이용하여 사람들의 상처를 지지기도 하고, 죽어가는 이에게 자신이 만든 죽을 먹여 살려내기도 했다. 환자의 고통이 안쓰러워 같이 밤을 설치고, 병이 나으면 자기 일처럼 기뻐하는 그는 사람들의 칭송처럼 ‘땅이 보낸 구원자’의 모습이었다. 준호야 당연히 부정하겠지만 나는 준호 역시 우리와 같은 몸체인 생명나무의 한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이가 행복하면 나도 즐겁고 다른 이가 고통스러우면 나 역시 괴로워지는 것, 그것은 서로 사랑하는 이들 사이에서만 국한된 감정은 아니다. 사람들뿐 아니라 풀, 나무, 박쥐, 축사에 갇힌 타조라도 그가 행복하고 편안하면 그 감정이 내게 전해진다. 모든 생명들이 보이지 않는 땅속뿌리로 다 이어져 있다는 증거 아니겠는가. _219쪽

밤새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내 머리와 몸에 가득 차 빠져나가지 않는 것은 미단부리도, 미단부리의 인형도 아니고 지금까지의 내 삶이 무엇이었던가 하는 의문이었다. 그녀의 손으로 만들어진 인형들은 적어도 그녀의 분신, 그녀의 한 부분이다. 하지만 나는 아니다. 미단부리는 나를 캐었을 뿐 나는 그녀의 분신이 아니다. 수십 년 전 어느 모르는 이가 뿌린, 미단부리로서는 우연히 맞닥뜨린, 의무와 관습에 의한, 땅이 던져준 일거리에 불과하다. 그렇게 태어난 나는 지금껏 무엇이었던가. 지난 30년 동안 내가 한 일이라고는 미단부리의 인정을 받으려 애쓴 것, 그리고 짐승

◎ 편집자의 책 소개

한국일보문학상, 남촌문학상, 만해문학상 수상작가
윤영수가 펼쳐 보이는 독자적인 한국 판타지
『단풍나무』는 우리 문학계에 기록될 하나의 사건이다!

범상치 않은 작가의식과 성실성으로 문학의 본령을 지켜온 작가 윤영수, 불혹의 나이에 등단한 윤영수는 도시의 사람살이를 폭넓게 탐사하며 소통이 단절된 인간소외의 풍경과 자본주의라는 연옥에 던져진 우리네 속물적 욕망을 냉엄하고도 사실적인 문체로 형상화하였다. 특유의 균형감각과 절제된 어조는 사람의 관계(특히 가족)가 형성하는 미묘한 갈등의 무늬들과 허위로 가릴 수 없는 삶의 진실들을 그려내는 데 탁월했다. 인간에 대한 남다른 통찰력은 선과 악의 문제를 권력과 욕망이라는 또다른 역학관계를 통해 중층적으로 인식했고 그 고유한 프리즘을 통과한 삶의 풍경들은 한국 소설에서 쉬이 찾아보기 어려운 귀한 개성이 되었다. 그렇기에 윤영수를 향한 “우리 소설계에 있어 하나의 희망의 지렛대”(우찬제)라거나 “최근 우리 문학이 거둔 최대의 수확의 하나”(최원식)라는 찬사는 결코 과분한 것이 아니었으리라.
독자와 평단의 사랑을 고루 받으며 한국 문학사에 그 믿음직한 이름을 새겨넣은 작가 윤영수. 그의 작품세계를 결산하는 야심찬 환상소설 『숨은 골짜기의 단풍나무 한 그루』가 도서출판 열림원에서 출간되었다. 모두가 기다려왔던 진정한 한국형 판타지라 할 만한 작품인 『단풍나무』는 이백 자 원고지 삼천 매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장편으로 익히 알고 있는 개념을 뒤틀어버린 완전히 새로운 시공간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나무가 전하는 나무들의 삶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그의 창작활동을 관통하는 화두와 문제의식의 집합체로서 우리 사회와 인간 전체를 비추는 환상적인 또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 책을 펼치는 독자들은 작가 윤영수가 겹겹이 쌓아올린 기이한 공간과 존재들의 일대기 속에서 그 상상력에 압도당해 혀를 내두르게 될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와 삶 자체를
낯설게 만들고 다시 돌아보게 하는 단풍나무 이야기

빛과 대립하는 ‘영원한새벽의나라’ 동굴국을 배경으로 ‘나무 인간’ 어른이들의 일대기가 펼쳐지는 이 작품은 깊이 있는 묘사와 치밀하게 세공한 세계관을 통해 이 환상적인 존재들에게 살아 움직이는 입체감과 독자적인 논리를 부여하고 있다. ‘(나무) 인간’이되 인간(검은머리짐승)은 아닌 존재, 윤영수가 상상해낸 환상의 존재 ‘어른이족’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살기 위해서 먹거나 마시지 않아도 된다면 어떨까? 그렇다면 우리에겐 돈을 벌어야 할 이유도 사라지지 않을까? 돈이 사라진 이후 삶의 풍경은 어떻게 바뀔까?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한 아이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시작부터 지력과 체력을 갖춘 몸으로 살아가게 된다면? 나이를 먹을수록 주름살이 없어지고 체구가 작아져 마치 아이와도 같이 변해버리는 세상이라면? 힘없던 노인은 땅밑 나라에 떨어져 힘과 젊음을 되찾는다. 단풍동으로 떨어진 검은머리짐승 준호는 ‘젊음’을 얻은 대신 ‘빛’을 잃었다. 작가는 묻는다. 우리에게는 어쩌면 “늙음으로써 받는 축복이 있었”던 것이 아닐까?
인간은 짐승 취급을 받고 노예가 되어 수용소에 가야 하는 세상. 인간이 다른 생명체들에게 저지른 만행을 되돌려 받는다면 어떻게 될까? 임신과 출산이 사라지고 그저 자식은 ‘어미산’에 올라 아득한 옛날 누군가가 뿌린 씨를 캐어올 뿐이라면, 부모와 자식 간의 핏줄이라는 끈이 사라진다면 어떨까? 누구도 나를 절대적으로 사랑할 까닭이 없는 세상에서 나 역시도 누군가를 사랑할 이유를 찾아 헤매야 하는 세상. 앞날을 훤히 볼 수 있어 모든 것이 결정된 세상에서 살아가야 할 의미를 발명해야만 하는 존재들. 벌어질 모든 일들을 알고 있다면, 그 권태가 우리의 삶을 서서히 목 조르지 않을까? 동시에 우리에게는 “앞날을 볼 능력이 없기 때문에 옳다고 믿는 일을 밀고 나갈 힘이 있”는 것은 아닐까. 이것이 작가 윤영수가 그리고 있는 땅밑 나라 단풍동의 세계, ‘나무 인간’ 운흘 연토가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가는 과정에서 마주치는 질문들이다.


치밀하고 빈틈 없는 서사체계로
우리 삶을 비추는 환상의 거울

풍향계가 아닌 풍향계를 움직이는 ‘바람의 눈’을 보는 작가 윤영수. 가장 깊은 진실은 눈을 감아야 보인다(「사랑하라, 희망 없이」)는 작가의 믿음은 우리를 눈에 보이지 않는 땅밑 나라로 이끌었다. 윤영수가 『단풍나무』의 구상을 시작한 것은 무려 스무 해 이전 과거로 돌아간다. 그동안 꾸준하고 우직하게 작가는 우리 인간이라는 종을 되돌아보기 위한 하나의 손거울로서 우리가 발 딛고 선 땅속에 ‘영원한새벽의나라’의 공간을 공들여 세공하였다. 책을 펼치자마자 만나게 되는 단풍동 집안의 가계도와 맑은이, 하얀이를 비롯한 어른이족들의 특징, 그들이 머무는 공간에서 흐르는 시간에 대한 꼼꼼하고 의미 있는 설명을 따라 읽다보면 허구의 세계를 이토록 완성도 있게 창조하는 데 들인 상상력과 그의 소설가로서의 사명감에 혀를 내두르게 될 것이다.
또한 작가 윤영수가 그동안 발표해온 소설들을 따라 읽은 눈 밝은 독자라면 작품 곳곳에서 마치 한깍지처럼 닮아 있는 문제의식의 씨앗이 담긴 장면들을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할 것이다. 「성주」의 ‘통나무 노파’ 남편이 보여주는 환상이나 「삼가 조의를 표함」에서의 출세주의자 함준호, 등단작 「생태관찰」 속 수현의 어머니가 지점토로 인형 만드는 장면을 기억하는 독자라면 말이다. 완전히 재창조된 허구의 사회에서 여전한 것이 있다면 무엇이고 바뀐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 그의 발전한 문제의식의 깊이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한국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써내려가기 위한 디딤돌
단풍나무는 우리 사회와 인간 전체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너고 나고 할 것 없이 모두 너겁인 썩은 웅덩이 속에서 오물로 뒤발을 한 채 자신이 오물을 뒤집어쓴 줄도 모르는 이들을 향해 거울을 치켜들어야 하는 것이 작가의 운명이라고, 그 손거울이나마 깨끗이 닦아내면 좋으련만 이 오염된 웅덩이가 그의 삶의 장이자 거울로 비출 모든 것이기 때문에 떠날 수 없다고 윤영수는 일찍이 고백한 바 있다(「시대, 작가, 손거울」). 종교는 모두 하늘을 가리키지만 사실 우리 생물은 헛헛한 허공보다 지구라는 이 땅과 관계가 깊다. 하늘엔 아무것도 없다. 나무들도 하늘을 향해 가지를 뻗지만 뿌리는 땅에 있다. 해탈이 아니라, 초월하는 것이 아니라 이 땅에 발 딛고 선 채로 희망을 발견하려고 악착(齷齪)했던 그는 단풍동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는 회복시켜야 할 두 개의 뿌리가 있다고 호소한다. 하나는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 끝에 이제 물과 공기마저 평등하게 누릴 수 없게 되었음을 가르쳐주는 자연이고 다른 하나는 바로 생각하는 힘, 이야기의 상상력이다.
단풍나무는 이것 혹은 저것으로 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담은 소설로서 이 겹겹이 싸인 진실을 파헤쳐가는 길은 결코 친절하지 않다. 작가가 책 곳곳에 배치해둔 이야기의 단서를 찾아 스스로 조합하며 읽어나가는 데 익숙해지지 않는다면 도중에 나가떨어질지도 모른다. 잘 읽히는 것이 소설의 미덕인 것처럼 요구되는 사회에서 몇 번이고 앞장으로 돌아가 인물 이름을 확인하고 배경지식을 다시 점검해야 하는 이 독법은 시대착오적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하나 추천하고픈 방법은 노트를 하나 만들어 인물과 사건, 시간 등을 기록하며 읽는 것이다. 그렇게 연토의 여정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면 어느새 자기만의 단풍동 지도가 손에 쥐어져 있으리라. 그렇다면 앞서 사소하게 언급되었던 인물이나 사건 들이 작품의 후반부에 이르러 어떠한 폭풍우를 몰고 오는지 뒤늦게 깨닫게 될 것이다. 공들여 쓴 소설을 힘들여 읽는 독자에게는 이 책의 숨겨진 가치와 또다른 독서의 재미가 제 모습을 드러낼 것이니, 이는 어쩌면 작가가 오늘날 독자에게 주는 하나의 선물이자 도전장이기도 한 것이다. 이백 자 원고지로 삼천 매, 칠백 쪽이 넘는 책을 펴내는 것은 작가에게도 출판사에게도 도전이 아닐 수 없다. 갈수록 긴 이야기를 읽지 않는다는 시대라지만 정말 그럴까? 우리는 이 초대에 기꺼이 응할 독자가 있다고 믿는다.
소설로 누구를 가르치거나 특수한 상황을 보여주는 시대는 지났다. 현실은 소설보다 더 적나

이 상품의 총서

Klover리뷰 (0)

Klover리뷰 안내
Klover(Kyobo-lover)는 교보를 애용해 주시는 고객님들이 남겨주신 평점과 감상을 바탕으로,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는 교보문고의 리뷰 서비스입니다.
1. 리워드 안내
구매 후 90일 이내에 평점 작성 시 e교환권 100원을 적립해 드립니다.
  •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 리워드는 1,000원 이상 eBook, 오디오북, 동영상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리뷰 작성 시 익일 제공됩니다.
  •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 sam 이용권 구매 상품 / 선물받은 eBook은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2. 운영 원칙 안내
Klover리뷰를 통한 리뷰를 작성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유로운 의사 표현의 공간인 만큼 타인에 대한 배려를 부탁합니다. 일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불편을 끼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아래에 해당하는 Klover 리뷰는 별도의 통보 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 도서나 타인에 대해 근거 없이 비방을 하거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리뷰
  • 도서와 무관한 내용의 리뷰
  • 인신공격이나 욕설, 비속어, 혐오 발언이 개재된 리뷰
  • 의성어나 의태어 등 내용의 의미가 없는 리뷰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문장수집

문장수집 안내
문장수집은 고객님들이 직접 선정한 책의 좋은 문장을 보여 주는 교보문고의 새로운 서비스 입니다. 교보eBook 앱에서 도서 열람 후 문장 하이라이트 하시면 직접 타이핑 하실 필요 없이 보다 편하게 남길 수 있습니다. 마음을 두드린 문장들을 기록하고 좋은 글귀들은 ‘좋아요’ 하여 모아보세요. 도서 문장과 무관한 내용 등록 시 별도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리워드 안내
  • 구매 후 90일 이내에 문장 수집 등록 시 e교환권 100원을 적립해 드립니다.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리워드는 1,000원 이상 eBook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문장수집 등록 시 제공됩니다.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sam 이용권 구매 상품/오디오북·동영상 상품/주문취소/환불 시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구매 후 문장수집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교보eBook 첫 방문을 환영 합니다!

    신규가입 혜택 지급이 완료 되었습니다.

    바로 사용 가능한 교보e캐시 1,000원 (유효기간 7일)
    지금 바로 교보eBook의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해 보세요!

    교보e캐시 1,000원
    TOP
    신간 알림 안내
    숨은 골짜기의 단풍나무 한 그루 웹툰 신간 알림이 신청되었습니다.
    신간 알림 안내
    숨은 골짜기의 단풍나무 한 그루 웹툰 신간 알림이 취소되었습니다.
    리뷰작성
    • 구매 후 90일 이내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최초1회)
    • 리워드 제외 상품 : 마이 > 라이브러리 > Klover리뷰 > 리워드 안내 참고
    • 콘텐츠 다운로드 또는 바로보기 완료 후 리뷰 작성 시 익일 제공
    감성 태그

    가장 와 닿는 하나의 키워드를 선택해주세요.

    사진 첨부(선택) 0 / 5

    총 5MB 이하로 jpg,jpeg,png 파일만 업로드 가능합니다.

    신고/차단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신고 내용은 이용약관 및 정책에 의해 처리됩니다.

    허위 신고일 경우, 신고자의 서비스 활동이 제한될 수
    있으니 유의하시어 신중하게 신고해주세요.


    이 글을 작성한 작성자의 모든 글은 블라인드 처리 됩니다.

    문장수집 작성

    구매 후 90일 이내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eBook 문장수집은 웹에서 직접 타이핑 가능하나, 모바일 앱에서 도서를 열람하여 문장을 드래그하시면 직접 타이핑 하실 필요 없이 보다 편하게 남길 수 있습니다.

    P.
    숨은 골짜기의 단풍나무 한 그루
    저자 모두보기
    저자(글)
    낭독자 모두보기
    sam 이용권 선택
    님이 보유하신 이용권입니다.
    차감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sam 이용권 선택
    님이 보유하신 이용권입니다.
    차감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sam 이용권 선택
    님이 보유하신 프리미엄 이용권입니다.
    선물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결제완료
    e캐시 원 결제 계속 하시겠습니까?
    교보 e캐시 간편 결제
    sam 열람권 선물하기
    • 보유 권수 / 선물할 권수
      0권 / 1
    • 받는사람 이름
      받는사람 휴대전화
    • 구매한 이용권의 대한 잔여권수를 선물할 수 있습니다.
    • 열람권은 1인당 1권씩 선물 가능합니다.
    • 선물한 열람권이 ‘미등록’ 상태일 경우에만 ‘열람권 선물내역’화면에서 선물취소 가능합니다.
    • 선물한 열람권의 등록유효기간은 14일 입니다.
      (상대방이 기한내에 등록하지 않을 경우 소멸됩니다.)
    • 무제한 이용권일 경우 열람권 선물이 불가합니다.
    이 상품의 총서 전체보기
    네이버 책을 통해서 교보eBook 첫 구매 시
    교보e캐시 지급해 드립니다.
    교보e캐시 1,000원
    • 첫 구매 후 3일 이내 다운로드 시 익일 자동 지급
    • 한 ID당 최초 1회 지급 / sam 이용권 제외
    • 네이버 책을 통해 교보eBook 구매 이력이 없는 회원 대상
    • 교보e캐시 1,000원 지급 (유효기간 지급일로부터 7일)
    구글북액션을 통해서 교보eBook
    첫 구매 시 교보e캐시 지급해 드립니다.
    교보e캐시 1,000원
    • 첫 구매 후 3일 이내 다운로드 시 익일 자동 지급
    • 한 ID당 최초 1회 지급 / sam 이용권 제외
    • 구글북액션을 통해 교보eBook 구매 이력이 없는 회원 대상
    • 교보e캐시 1,000원 지급 (유효기간 지급일로부터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