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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남자는 없다

혐오사회에서 한국 남성성 질문하기
질문의 책 15
오월의봄

2019년 03월 28일 출간

종이책 : 2017년 09월 0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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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31.86MB)
ISBN 9791187373599
쪽수 3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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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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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는 어쩌다 욕이 되어버렸나?
‘한남’의 남성성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여성 혐오와 젠더 갈등이 만연한 사회, 한국 남자의 남성성을 분석하고 공론화하다.

한국 사회는 ‘남자다움’이란 규범성이 확고한 편이다. ‘남자아이들은 활동적이다’ ‘남자들은 싸우면서 크는 거다’ ‘널 좋아해서 괴롭히는 거야’ ‘남자는 울면 안 돼’ 등과 같은 말이 한국 남자의 몸과 마음에 확고하게 자리 잡혀 있다. 이 젠더 규범을 공유하면서 한국 남자들은 한국 사회를 활보하고 지배한다. 남자들만 모여 있는 단체 대화방을 보면 그 젠더 규범이 적나라하게 등장한다. 여성의 외모를 평가하고, 야한 농담을 하고, 심지어는 강간을 모의하기도 한다. 정치인들, 직장인들의 룸살롱문화도 마찬가지다. 인터넷상에서 여성을 공개적으로 살해하겠다고 협박을 하고서도 “여성이 잘못을 했기 때문에 나는 당당하다”는 태도를 보이는 이들도 있다. 이 모든 것은 ‘남자다움’이란 규범성의 잘못된 발화이다. 문제는 이 남자다움의 규범이 계속 학습되며 ‘사회화’되어 전승된다는 것이다. 2015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김치녀’ 등 여성 혐오 표현에 공감하는 비율은 청소년이 66.7퍼센트로 여타 세대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현재 온라인상에서 여성 혐오를 일삼는 ‘일베’ 이용자나 ‘여자도 군대 가라’고 외치거나 ‘역차별’논란을 일으키며 피해의식을 드러내는 이들이 남성청(소)년인 것을 감안하면 이 ‘남자다움’이란 규범성을 깨려고 노력하지 않는 한 여성 혐오와 젠더 갈등은 영원히 되풀이될 것이다.
‘남자들은 다 그래’, 한국 남성들은 이 말로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주면서 ‘나쁜 남자’가 남자답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쁜 남자’는 판타지이다. 그리고 ‘남자다움’ 자체도 일종의 판타지로 구성된 이데올로기이다. 주디스 버틀러는 성차의 본질화를 경계하며 섹스, 젠더, 섹슈얼리티는 모두 자유롭게 떠다니는 인공물이자 언제나 생성되는 과정 중의 구성물이라고 설명한다. 즉 ‘남자다움’이라는 젠더는 인공적으로 만들어져 내려온 사회적 산물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나쁜 남자’도 ‘남자답다’도 모두 허구일 수밖에 없다. <그런 남자는 없다>가 이 책의 제목인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런 남자는 없다. ‘거칠지만 내 여자에게만은 다정한 남자’ ‘대의를 위해 무엇이든 희생하는 남자’ 등, 남자다움에 대한 여러 규범을 구현한 ‘그런 남자는 없다’는 것이다. 단지 역사적, 문화적, 사회적으로 다양한 차이들이 있을 뿐이다.
이렇듯 ‘남자다움’이 허상이라면 ‘한국 남자’들의 ‘남자다움’은 무엇인가? 남성 주체의 욕망, 한국 남자들의 남성성에 대한 연구가 절실해 보이는 이 시점에 <그런 남자는 없다>는 한국 남자들의 남성성에 대한 이해의 지표를 제시한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연세대학교 젠더연구소에서 진행했던 ‘남성성 콜로키엄’에서 오고간 남성성 이야기를 묶은 이 책은 총 13명의 연구자와 활동가들이 각자 자신의 영역에서 남성성, 그중에서도 ‘한국의 남성성’에 대해 질문한다. 대한민국 남성성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한국 남자들은 왜 이러는가? ‘한국 남자’는 어쩌다 욕이 되어버렸나?
이 책은 한국의 남성성이 어떻게 구성되고 변화하며 현재 어떤 위치에 서 있는가를 고찰한다. 필자들은 대한민국 남성성에 대해 역사적이고, 사회문화적이며 젠더 수행적인 차원에서 접근하려고 시도했다. 총 13개의 글은 각각 해방기 국가 재건 과정에서 생겨났던 우익 청년단에서부터 2000년대 이후 K-문학, K-영화와 디지털 미디어 등에 나타나는 다양한 남성성을 살펴본다. 이렇게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다보면 ‘한국 남성성’의 위기와 그 변용을 포착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최근 나타나는 여성 혐오 현상과도 연관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머리말
들어가는 말│그런 남자는 없다

1부 대한민국 남자의 탄생
‘남성’의 불안과 우울을 대리하는 ‘여성의 죄’ : 구술 서사의 연행과 젠더 주체로서 ‘남성’의 형성
우익 청년단체와 백색테러의 남성성 : 2015년과 1945년의 접속
‘무기 없는 민족’의 여성이라는 거울 : 해방 전후 탈/식민 남성성과 여성 혐오

2부 근대국가와 ‘만들어진 남자’
‘남자다움’의 안과 밖 : 1950~1970년대 한국의 비규범적 성애· 성별 실천과 남성성의 위치
국가 남성성 훼손을 땜질하는 불/가능한 영웅 : 상이용사에서 패럴림픽 영웅까지
군인, 사나이, 그리고 여자들 : 젠더화된 군사주의의 문화적 재현
카키, 카무플라주, 하이브리드 남성성 : 포스트근대의 군사적 남성성

3부 IMF 이후 한국 남자의 초상
폐소공포증 시대의 남성성 : K-내셔널리즘, 파국, 그리고 여성 혐오
중년 남성의 육체라는 아카이브 : 2000년대 백윤식 캐릭터의 모호성과 포스트 IMF
브로맨스 vs ‘형제’ 로맨스 : 포스트 밀레니엄 남성은 친밀성을 꿈꾸는가
누가 민주주의를 노래하는가 : 신자유주의 시대 이후 한국 장편 남성서사의 문법과 정치적 임계

4부 디지털 시대의 남자 되기와 여성 혐오
웃음과 폭력 : 혐오 없는 웃음은 가능한가
Digital Masculinity : 한국 남성청(소)년과 디지털여가
주석
글쓴이 소개

사실상 ‘여성 혐오’는 ‘남성성’을 구축하는 핵심 전제인 동시에 필연적인 구성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여성’은 ‘남성’이라는 경계 바깥에 머무르며 그 경계를 유지하고 지탱하는 ‘구성적 외부’로 기능한다. ‘여성’을 매개하지 않은 채 ‘남성’은 젠더 정체성의 결여를 허구적으로나마 메워갈 방법이 없다. 점점 심해지는 강박적 불안과 신경증을 견딜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여성 혐오’를 비롯해서 ‘여성’을 타자화하는 젠더화 전략은, 불안정하게나마 ‘남성’이라는 젠더 경계를 유지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60쪽

최근 끓어넘치는 여성 혐오는 민주주의의 실패 그 자체이며, 이에 대한 성찰 없는 대증적 시도는 성공할 수 없다. 식민을 거세된 남성성으로, 탈/식민을 미국의 초국적 팽창 아래에 자리한 하위 군사-산업 복합체로서 약탈적 경제주의를 내세운 민족국가의 성립으로만 이야기할 때, 여성 혐오는 그 사이의 좌절을 드러내는 지표로 영원히 회귀될 뿐이다. 그렇다고 할 때, 결국 지금 필요한 것은 민주주의로서의 페미니즘이다. -100쪽

남성성과 여성성에 얽힌 심각한 불균등은 다음과 같은 남성 성문화의 이중 규범을 낳게 된다. 첫째, ‘정조’에 얽힌 앞서의 예에서 보듯이 남성과 여성의 성 규범이 서로 다르게 형성된다. 둘째, 남성 안에서도 공식적인 성과 비공식적인 성이 각각 분리된 채 규범이 구성된다. 즉, 공식적으로는 섹슈얼리티를 공공연히 말하는 것이 남사스런 일로 치부되면서, 비공식적으로는 자유롭고 때로는 폭력적인 방식으로 남성의 섹슈얼리티를 실천하는 관행이 은밀히 지속되는 것이다. 이렇게 젠더는 공고한 것으로, 섹슈얼리티는 공식적으로 언급할 필요조차 없도록 만드는 것이야말로 헤게모니적 남성성이 유지되는 중요한 핵심 중의 하나다. -107쪽

장애를 가진 몸이 최초로 국가에 인식되는 과정은 전쟁으로 인한 ‘부수적 효과’였으며, 국가가 장애를 선별적으로 수용하기 위해서 어떤 장애는 국가를 위해 희생한 결과로 숭고하게 취급하고, 어떤 장애는 국가에게 부담만을 주는 무능력 자체로 배치했다. 전쟁과 체육의 역사를 통해서 장애를 가진 이들이 국가와 맺는 관계를 살펴보는 것은 국가 남성성이 성차별주의뿐만 아니라 정상신체주의ableism에 기반해 비남성적인 것을 구별하고 차별하는 구조였다는 점을 새롭게 인식하게 해줄 것이다.-130쪽

우리가 일상적으로 즐기는 대중문화 영역의 군사주의적 콘텐츠들 또한, 학교나 직장과 같은 사회생활의 영역 못지않게 군사화의 한 축을 담당한다. 일할 때나 쉴 때나, 공기처럼 떠다니는 군사주의의 편린들이 우리의 주변에서 알게 모르게 떠다니고 있는 것이다. 멀게는 〈빨간 마후라〉와 같은 인기 반공영화에서부터 가깝게는 〈태양의 후예〉와 같은 한류 드라마까지, 또 1990년대 내내 주말의 브라운관을 차지했던 예능 프로그램 〈우정의 무대〉에서부터 2010년대 화제의 예능 프로그램이었던 〈진짜 사나이〉에 이르기까지, 각 잡힌 국방색 제복을 차려입은 늠름한 사나이들은 우리가 손쉽게 접하는 대중문화의 곳곳에서 촘촘하게 보초를 서왔다. -150쪽

그런데 한국 사회가 이제는 오히려 남성에게 불리한 사회라는 소위 ‘역차별’의 관념이 형성되면서, 군사주의적 남성성이 참조하는 여성 혐오의 내용은 새로운 물결을 만난다. ‘역차별’이라는 관념은 청년 남성들이 군대에 끌려가 있는 기간 동안 비슷한 연령대의 여성들은 소위 ‘스펙’을 쌓아 남성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한다는 생각을 골조로 한다. 이는 고용시장에서 피고용자의 이력 및 능력치를 가리키는 ‘스펙’과 병역의무를 같은 선상에 놓고 이 둘을 기회비용으로 계산하는 사고에서 나온 것이다. 성별 임금 격차와 고용 형태의 성차별, 전체 생애주기에서의 취업 양상 등에 대한 각종 통계는 이 ‘역차별’이 어불성설임을 말해주고 있지만, 사실보다는 편향된 경험과 믿음에 기대어 확산되는 사회적 감정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남성의 몫을 빼앗아가는 이기적이고 몰염치한 여성들이라는 새로운 유형의 여성 혐오 정서가 군 가산점 제도 논란에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 의미심장한 일이다. -159쪽

자기계발 주체 모델에 상응하지 못해 위기에 처해 있는 일부 남성들은 경쟁 원리에서 오는 버거움과 인정받지 못하는 원망을 마초 기운으로 풀어낸다. 그 피해의식은 자본과 국가권력에서 파생되어 생성된 것인데 그들은 외려 여성, 이주자, 성적 소수자와 같은 특정 대상을 찾아 저격한다. 사회적 박탈감을 만회하는 손쉬운 방법이다. 그들은 특정 대상과 전쟁을 하면서 정치를 하고, 전사의 정체성을 획득한다. -179쪽

K-내셔널리즘의 ‘시민’은 철저하게 젠더화된 것이었다. K-내셔널리즘은 민족을 남성중심민족(호모-내셔널리티)으로 상상했고, 여성을 비롯한 다양한 비非남성을 배제해왔기 때문이다. 이는 전통적인 민족이 가부장제하에서 남성중심민족으로 구성되었기 때문일 뿐만 아니라, 사회가 신자유주의라는 새로운 자본주의체제를 만나면서 급격히 보수화되는 과정에서 그런 남성중심주의가 반동적 복고주의로 반격해오는 상황과도 연결되어 있었다. -204쪽

거대 자본의 투자처로 유망해진 한국 영화는 다른 매체에서 본격적으로 다루기 힘든 액션 스펙터클을 통해 찢기고 난자되는 남성 신체를 전시하고, ‘북한’이라는 새로운 보철물을 등장시키면서 남성성을 문제 삼는 포즈를 보여준다. 더욱이 동성사회적 관계에서 억압되는 동성애적 코드를 끌어들인 브로맨스를 통해 남성 간의 친밀성을 실험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아직은 이 친밀성이란 ‘형제’라는 위계질서를 바탕으로 해서만 표현된다는 상상력의 한계를 보여준다. -258쪽

그러므로 우리가 답해야 할 물음은 김훈 소설이 표방하는 미학적 자유주의가 여타 남성서사와 구분되는 ‘더 세련되고 더 복잡한 이유’ 따위가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진정으로 궁금한 것은, 서로 전혀 다른 정치적 스탠스에 있다고 간주되는 ‘일베’와 〈국제시장〉과 《공터에서》가 근현대사를 서사화하는 데 동원하는 화소들과 그 성정치학의 문법이 정확하게 일치한다는 사실의 정치적 함의다. 이 서사들은 민주화 이후 성립한 ‘진보적 상식’의 허구성을 폭로하고 그것을 심문에 부치지만, 단 한 번도 ‘가부장적 남성연대’의 노래이기를 거부한 적은 없다는 점에서 여전히 민주화 이전의 세계에 머물며 그 세계의 안녕과 지속에 공모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끊임없이 되물어야 하는 질문은 이것이다. 그러니까, “누가 민주주의를 노래하는가.”-278쪽

오늘날 한국에 퍼진 수많은 혐오표현이 ‘농담’의 이름으로 행해진다는 사실은 혐오를 혐오하는 이들의 예봉을 무디게 하는 강력한 방어막이었다. 혐오가 웃음과 농담의 이름으로 전염되는 상황에서 혐오와 비하, 농담, (나아가 최근 단톡방 성희롱 사건과 같이)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의 경계는 허물어졌고, 그럴수록 ‘농담일 뿐’이라는 젊은 혐오주의자들의 밉상스러운 자기방어는 더욱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왔다. 그들의 웃음이 비하를 통해 상실된 정체성을 복원하려는 시도로 이어지는 한, 혐오의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다. -299쪽

오늘날 청년 남성들에게 여성은 불공정한 경쟁자, 무임승차자, 남에게 빌붙어 사치와 허영을 일삼는 자, 무책임한 자이자, 궁극적으로는 성적 대상이다. 모든 객관적인 지표들이 한국 사회가 여성에게 가혹한 사회라는 것을 나타내고 있음에도 남성들이 만들어낸 이 자의적 환상은 여전히 확산되고, 강화되고 있다. -320쪽

‘한국 남자’는 어쩌다 욕이 되어버렸나?
‘한남’의 남성성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여성 혐오와 젠더 갈등이 만연한 사회, 한국 남자의 남성성을 분석하고 공론화하다.

한국 사회는 ‘남자다움’이란 규범성이 확고한 편이다. ‘남자아이들은 활동적이다’ ‘남자들은 싸우면서 크는 거다’ ‘널 좋아해서 괴롭히는 거야’ ‘남자는 울면 안 돼’ 등과 같은 말이 한국 남자의 몸과 마음에 확고하게 자리 잡혀 있다. 이 젠더 규범을 공유하면서 한국 남자들은 한국 사회를 활보하고 지배한다. 남자들만 모여 있는 단체 대화방을 보면 그 젠더 규범이 적나라하게 등장한다. 여성의 외모를 평가하고, 야한 농담을 하고, 심지어는 강간을 모의하기도 한다. 정치인들, 직장인들의 룸살롱문화도 마찬가지다. 인터넷상에서 여성을 공개적으로 살해하겠다고 협박을 하고서도 “여성이 잘못을 했기 때문에 나는 당당하다”는 태도를 보이는 이들도 있다. 이 모든 것은 ‘남자다움’이란 규범성의 잘못된 발화이다. 문제는 이 남자다움의 규범이 계속 학습되며 ‘사회화’되어 전승된다는 것이다. 2015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김치녀’ 등 여성 혐오 표현에 공감하는 비율은 청소년이 66.7퍼센트로 여타 세대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현재 온라인상에서 여성 혐오를 일삼는 ‘일베’ 이용자나 ‘여자도 군대 가라’고 외치거나 ‘역차별’논란을 일으키며 피해의식을 드러내는 이들이 남성청(소)년인 것을 감안하면 이 ‘남자다움’이란 규범성을 깨려고 노력하지 않는 한 여성 혐오와 젠더 갈등은 영원히 되풀이될 것이다.
‘남자들은 다 그래’, 한국 남성들은 이 말로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주면서 ‘나쁜 남자’가 남자답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쁜 남자’는 판타지이다. 그리고 ‘남자다움’ 자체도 일종의 판타지로 구성된 이데올로기이다. 주디스 버틀러는 성차의 본질화를 경계하며 섹스, 젠더, 섹슈얼리티는 모두 자유롭게 떠다니는 인공물이자 언제나 생성되는 과정 중의 구성물이라고 설명한다. 즉 ‘남자다움’이라는 젠더는 인공적으로 만들어져 내려온 사회적 산물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나쁜 남자’도 ‘남자답다’도 모두 허구일 수밖에 없다. [그런 남자는 없다]가 이 책의 제목인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런 남자는 없다. ‘거칠지만 내 여자에게만은 다정한 남자’ ‘대의를 위해 무엇이든 희생하는 남자’ 등, 남자다움에 대한 여러 규범을 구현한 ‘그런 남자는 없다’는 것이다. 단지 역사적, 문화적, 사회적으로 다양한 차이들이 있을 뿐이다.
이렇듯 ‘남자다움’이 허상이라면 ‘한국 남자’들의 ‘남자다움’은 무엇인가? 남성 주체의 욕망, 한국 남자들의 남성성에 대한 연구가 절실해 보이는 이 시점에 [그런 남자는 없다]는 한국 남자들의 남성성에 대한 이해의 지표를 제시한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연세대학교 젠더연구소에서 진행했던 ‘남성성 콜로키엄’에서 오고간 남성성 이야기를 묶은 이 책은 총 13명의 연구자와 활동가들이 각자 자신의 영역에서 남성성, 그중에서도 ‘한국의 남성성’에 대해 질문한다. 대한민국 남성성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한국 남자들은 왜 이러는가? ‘한국 남자’는 어쩌다 욕이 되어버렸나?
이 책은 한국의 남성성이 어떻게 구성되고 변화하며 현재 어떤 위치에 서 있는가를 고찰한다. 필자들은 대한민국 남성성에 대해 역사적이고, 사회문화적이며 젠더 수행적인 차원에서 접근하려고 시도했다. 총 13개의 글은 각각 해방기 국가 재건 과정에서 생겨났던 우익 청년단에서부터 2000년대 이후 K-문학, K-영화와 디지털 미디어 등에 나타나는 다양한 남성성을 살펴본다. 이렇게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다보면 ‘한국 남성성’의 위기와 그 변용을 포착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최근 나타나는 여성 혐오 현상과도 연관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 남자는 없다]는 총 4부로 나뉘어 있다. 1부 [대한민국 남자의 탄생]에서는 아주 오래된 옛날이야기(전래동화)부터 일제 식민 시기와 해방 이후 대한민국 건국 초기까지 헤게모니적 남성성이 구성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2부 [근대국가와 ‘만들어진 남자’]는 박정희 체제하에서 국민개병제 실시, 주민등록법 시행 등으로 더욱 공고해지는 대한민국의 남성성을 살펴본다. 이와 함께 헤게모니적 남성성의 주변부로 밀려난 성소수자, 장애 남성을 통해 ‘남성성이란 무엇인가’ 탐구한다. 한편 한국 사회 내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군사주의적 남성성도 고찰한다. 3부 [IMF 이후 한국 남자의 초상]에서는 지금 현재, 각종 소설?영화?웹툰 등 미디어에서 남성성이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짚어본다.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에서부터 한국문학계의 대표적 남성 작가인 이기호, 천명관, 김훈의 소설에서 한국 남성성이 문화적으로 어떻게 구현되는지 살펴볼 수 있다. 4부 [디지털 시대의 남자 되기와 여성 혐오]는 인터넷의 등장 이후 디지털 리터러시를 가진 남성 청년을 중심으로 디지털 미디어에서 나타나는 남성성의 양상을 살펴본다. 특히나 디지털 미디어에서 격렬하게 벌어지는 젠더 갈등의 전장에서 여성 혐오 문제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한국 남성성의 출발: 서북청년단과 우익 청년단체
전래동화로 이어져온 한국 ‘남성’의 사회화
한국 사회의 젠더 주체로서 ‘남성’을 형성하는 방식은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구술서사를 연구해온 김영희의 글 [‘남성’의 불안과 우울을 대리하는 여성의 죄: 구술 서사의 연행과 젠더 주체로서 ‘남성’의 형성]을 보면 아주 오래전부터 효행담, 전래동화 등의 연행과 전승을 통해 한국 사회 ‘남성’이 젠더 주체로서 사회화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전통 사회에서는 남성 동성 집단 내에서 그들끼리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남성성’을 강화해왔다. 특히 [우투리 설화]나 [아기 장수 설화] 등에서 주로 이야기되는, ‘아들(남성)을 죽이는 어머니(여자) 이야기’를 살펴보면 한국 남성성에 잠재된 불안과 희생양 의식이 여성에게로 향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오늘날의 여성 혐오와도 궤를 같이한다.
허윤의 [우익 청년단체와 백색테러의 남성성: 2015년과 1945년의 접속]은 해방기를 중심으로 대한민국의 남성성이 재건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식민 시기 거세되었던 한국의 남성성은 해방 직후 과잉 폭발한다. 해방기, 남한 사회는 남성 청년들을 통해 민족국가를 재건하려 한다. ‘조선민족청년단’ ‘서북청년단’ 등 청년단체들이 국가를 등에 업고 만들어졌다. 이들은 ‘반공’과 ‘민족’를 내세우며 우익 남성 청년들을 중심으로 헤게모니적 남성성을 형성했다. 그리고 군대가 창설되며 청년들이 유입되고 한국 사회의 과잉 남성성은 자연스레 국가로 귀속되었는데 이렇게 국가화된 남성성은 남한 사회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무기 없는 민족’의 여성이라는 거울: 해방 전후 탈/식민 남성성과 여성 혐오]에서 류진희는 식민 시기 ‘무기 없는 민족’에서 해방 후 ‘맨몸의 아들들’이 국가를 만들어나가는 ‘산업전사’로 거듭나는 과정을 상세히 설명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성 혐오를 살펴본다. 식민체제하에서도, 해방 후 미군정하에서도 남성들은 오롯한 남성성을 가질 수 없었다. 한국전쟁이 벌어지고 난 후에는 퇴역군인들 다수가 육체적 불구와 정신적 트라우마로 남성성 자체가 훼손되었다. 이들의 남성성에 대한 욕망은 결국 여성 혐오를 통해서 표출된다. 식민시기 신여성의 표본이었던 ‘모던걸’은 유녀나 기녀, 혹은 카페여급, 매음녀와 더불어 풍기문란의 문제로 치부되었으며 해방 이후 당대 신여성들은 해방과 독립에 이어 건국에서 해가 되는 여성들이라 하여 ‘국치랑’으로 매도됐다.
2017년, 서북청년단은 ‘태극기 집회’와 함께 다시 나타났다. 그들의 모습은 과잉 남성성을 드러내며 지금의 남성 청년들이 주로 활동하는 ‘일베’와 궤를 같이한다. 해방 전후 신여성들에 대한 비난은 요즈음, ‘자신의 자리를 빼앗아간다’고 생각하는 남성 청년들의 여성 혐오와 별반 다르지 않다. 해방기를 전후로 한 1950년대가 2017년과 비교해도 그리 다르지 않다는 것은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많은 문제의식을 던져줄 것이다.

한국 남자의 남성성은 어떻게 형성되었는가?
헤게모니적 남성성 바깥에 존재하는 ‘그들’의 존재
2부에서는 헤게모니적 남성성의 바깥에 있는, 위계화된 남성성의 맨 아래에 위치하는 성소수자와 장애남성을 통해 ‘남성성이란 무엇인가’를 질문한다. 김대현의 [‘남자다움’의 안과 밖: 1950~1970년대 한국의 비규범적 성애?성별 실천과 남성성의 위치]에서는 이성애/이원 젠더의 연애 규범성을 통해 남성동성애, 남장여자 등 비규범적 성적 실천을 살펴본다. 글쓴이는 1950년대부터 1970년대에 나타났던 다양한 성적 실천을 소개하며 사회를 지배하는 헤게모니적 남성성이 남성의 섹슈얼리티를 이성애로 고정시키려 하지만 이 규범에 대항해 남성 개인이 다양한 남성성을 수행했음을 보여준다. 또한 남장여자의 사례 등을 통해 ‘남성성’이 반드시 생물학적 남성에게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구성된 산물임을 보여준다.
나영정의 [국가 남성성 훼손을 땜질하는 불/가능한 영웅: 상이용사에서 패럴림픽]은 ‘정상성’을 중심으로 구성된 헤게모니적 남성성에서 비가시화되는 존재인 장애인 문제를 이야기한다. 근대 민족국가 형성과정에서 만들어왔던 국가 남성성은 강인함과 정상성에 기반을 둔 남성 신체에 있었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상이군인이 출현하면서 국가를 위해 싸우다 손상된 남성의 신체를 국가가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한다. 과거 그들은 국가를 위해 희생한 공이 인정되어 복지 정책의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고 탈복지화가 가속화되면서 이제 노동 능력/자격이 없는 장애남성들은 배제당하고 억압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우리는 이 글에서 ‘장애를 가진 남성은 남성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며 장애인 체육, 패럴림픽 등을 통해 국가가 이러한 남성을 어떻게 다루는가를 살펴볼 수 있다.

한국 사회에 깊이 스며든 군사주의 남성성
조서연과 김엘리는 한국의 군사주의 문화와 군사주의 남성성을 고찰한다. [군인, 사나이, 그리고 여자들: 젠더화된 군사주의의 문화적 재현]은 일상에 깊이 스며든 군사주의적 문화를 살펴본다. 한국 사람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는 군가 [진짜 사나이]부터 예능 프로그램 [우정의 무대]와 드라마 [태양의 후예]까지, 한국의 대중문화는 각 시대가 요구하는 남성성을 ‘군사주의적 남성성’과 동일시하며 재현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카키, 카무플라주, 하이브리드 남성성: 포스트근대의 군사적 남성성]에서는 변화하는 군사적 남성성을 살펴볼 수 있다. 카무플라주가 주변 환경에 어울려 눈에 띄지 않는 것을 말하듯 군사적 남성성 역시 변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구 사회에서는 군 제도가 징병제에서 지원제로 변화하면서 초남성 집단이었던 군대 내에 여성, 유색인종 등 비주류집단이 유입되기 시작했다. 한국은 여전히 징병제 사회이지만 병역법이 개정되면서 다문화 2세의 입대가 시작되었다. 여군의 수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이다. 또한 전쟁 양상이 고기술 정보전으로 변화하면서 군대 내 남성성은 육체적 전투에 능한 강하고 터프한 남성성에서 정보와 기술, 전략에 능한 스마트한 남성성으로 변화했다. 군의 임무가 다중적으로 변화하는 것도 군대 내 남성성이 변화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전투 외에 재난 구조나 의료 지원 등 공공서비스로 군의 임무가 변화하면서 기존의 폭력적 남성성에 균열이 간다. 군인모델은 점차 복합적이고 하이브리드로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군사주의 남성성이 변화되는 와중에도 남성성의 위계질서는 여전히 공고하다. 성별, 인종, 계급, 지역에 따라 다시 군인들 사이에 위계가 재편된다. 군 업무도 전투 지원 업무에 저임금 아시아 이주자들을 고용해 여성화시키는 반면 전문적인 전사로서 미군은 남성성을 더욱 강화한다. 과연 남성성이 정말 변화하고 있는지 의문을 던져야할 시점이다.

IMF 이후 들이닥친 한국 남성성의 위기와 그 문화적 재현
3부에서는 본격적으로 지금, 여기의 남성성을 톺아본다. 드라마와 영화에서부터 웹툰, 소설에 이르기까지 대중문화에서 남성성은 어떻게 드러나는가?
[폐소공포증 시대의 남성성: K-내셔널리즘, 파국, 그리고 여성 혐오]에서 손희정은 K-팝, K-드라마, K-필름 등 문화상품을 민족 자부심의 기반으로 삼으면서 형성되는 K-내셔널리즘이 한국 대중영화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분석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나타나는 선한 시장에서 등장하는 시민과 시민-선군이라는 재현이 사실상 젠더화된 시민으로 연결되고 있음을 비판한다. 최근의 한국 영화는 ‘헬조선’이라 명명되는 위기에 빠진 한국 사회를 구할 수 있는 시민-선군은 비장애인 이성애자로 상상되는 원주민 남성‘만’으로 한정짓는 동시에 여성을 비롯한 비남성을 배제한다. 그러므로 남성중심적인 상상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국영화의 한계성을 지적한다. [명량] [최종병기 활] [후궁:제왕의 첩] 등 인기를 끌었던 영화들을 중심으로 한국 남성성을 살펴본다.
부찬용의 [중년 남성의 육체라는 아카이브: 2000년대 백윤식 캐릭터의 모호성과 포스트 IMF]에서는 IMF 이후 중년 남성성의 변모를 진단한다. 한국 영화계에서 백윤식이라는 배우의 캐릭터는 IMF 이후 등장한 ‘고개 숙인 남자’의 담론이 중년 남성성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백윤식 캐릭터를 통해 구현되는 중년 남성의 육체와 이에 대한 다른 인물들의 ‘해부’욕망을 분석한다. 영화 [지구를 지켜라] [그때 그사람들] 등에서 백윤식의 캐릭터는 트랜스내셔널리티를 가지고 있는데 완전하지는 않다. [타짜] [싸움의 기술]에서 백윤식의 캐릭터가 죽음을 맞이하는 과정에서 그의 트랜스내셔널리티가 불안정하다는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시사하는 바는 IMF 위기 이후 국가보다 자본이 우위에 선 신자유주의체제의 도래를 분명히 함으로써 이러한 발전모델이 더 나아갈 수 없음을, 언제나 세계로의 도약을 외쳐왔음에도 내셔널리티가 붕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편 백문임의 [브로맨스vs ‘형제’ 로맨스: 포스트 밀레니엄 남성은 친밀성을 꿈꾸는가]는 2010년대 이후 한국 영화 시장에서 주류 장르로 등장한 ‘남-남 케미’ 조합인 브로맨스를 통해서 남성성을 진단한다. 브로맨스는 동성사회성과 동성애, 이성애와 긴장관계를 형성하며 친밀하지만 성적이지 않은 남성들 사이의 관계를 전면화한다. 이를 남성들 간의 친밀성을 실험하는 포스트 밀레니엄 현상으로 읽는다. 하지만 새로운 남성성으로 보이는 ‘브로맨스’라는 새로운 시도가 여전히 ‘친구=형제’ ‘형제관계=위계 관계’라는 담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언제든 이성애 규범적 헤게모니로 끌려들어갈 위험도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한국문학 내에서 남성성을 오혜진의 글 [누가 민주주의를 노래하는가: 신자유주의 시대 한국 장편 남성서사의 문법과 정치적 임계]은 최근 한국문학 장의 특징적 현상이라 할 수 있는 남성 집단의 자기서사를 분석한다. 이기호, 천명관, 김훈이라는 한국문학계의 걸출한 세 남성 작가는 그들이 ‘남성들의 이야기’라는 성별화된 표지를 미리 내세움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장편 남성 서사가 한국의 근현대사라는 보편성을 환유하려 한다고 지적한다. 87년 체제 이후 민주주의가 달성된 것으로 여겨지는 시대에 등장한 미학적 자유주의는 이데올로기와 정치, 종교를 대신해 ‘밥벌이의 아우라’를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약자의 정치학’은 남성들의 이야기로 대표 재현되고 남성 주체만이 역사의 ‘피해자’가 되어 한국 근현대사의 주인공이 된다. 결국 한국문학의 주류에 ‘남성서사’가 놓여 있다는 사실을 지적한 오혜진의 글은 한국문학의 젠더를 질문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디지털 시대의 남성성과 여성 혐오
4부에서는 온라인문화를 중심으로 디지털 시대의 남자 되기 문화를 살펴본다. 김학준의 [웃음과 폭력: 혐오 없는 웃음은 가능한가]에서는 인터넷 공간이 어떻게 남성적 공간이 되었는지 분석한다. 인터넷이 막 등장한 시기,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친목질’의 배제와 동시에 나타난 것은 ‘여성’이라는 젠더의 배척이었다. 인터넷 커뮤니티는 이용자들이 서로를 ‘?’으로 부르며 커뮤니티 이용자들의 젠더를 남성으로 통일했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초남성적 공간인 일베와 디시인사이드 등에서 이용자들은 패륜적이며 반인륜적인 ‘농담’조차 동성사회적 연대를 형성하는 의례로 작동시키고 있다. 일베식 혐오 발화는 단지 ‘드립’으로 통용되며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이용자들 간의 연대감과 남성성을 획득하지 못한 이들에 대한 혐오를 공유하며 우월감을 극대화한다고 글쓴이는 지적한다. 이는 상호모멸을 통해 ‘노오력’해온 ‘헬조선적’ 생존양식과 연결된다. 김학준은 이런 점에서 ‘농담’을 ‘농담’으로만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좋은 농담과 나쁜 농담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최태섭은 [Digital Masculinity: 한국 남성청(소)년과 디지털 여가]에서 인터넷상의 한국 남성청(소)년들이 남성성을 어떻게 구현하고 있는지 분석한다. 글쓴이는 오늘날 디지털 공간에서 벌어지고 있는 젠더 전쟁의 ‘전사’들이자 여성 혐오를 놀이의 일부로 향유하고 재생산하는 주체가 남성 청년들이라고 지적한다. 남성 이용자가 다수를 차지하는 게임이나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남성 청년들은 여성을 ‘불공정한 경쟁자’ ‘남에게 빌붙어 사치와 허영을 일삼는 자’ ‘리워드로 주어진 성적 대상’으로 여긴다. 여성가족부와 여성을 혐오하는 남성 청년들은 여성 이용자에게 ‘우리 땅에서 나가’거나 ‘내부의 룰을 받아들이라’고 강요한다. 이러한 디지털 남성성은 세대적 특성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집단적 환상으로서 스스로를 피해자화 한다. 최태섭은 이에 대한 적극적 해결이 필요함을 환기하고 있다. 사법적 해결과 교육, 정치적 접근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무엇보다도 지금 이 사회에서 가장 부족한 것은 대화와 토론을 위한 사회적 신뢰라고 말한다.

작가정보

기획 허윤

기획ㅈ자 허윤은 한국문학/젠더문학/문화사 연구자. 남성성을 중심으로 한국문학/문화의 젠더화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1950년대 한국소설의 남성 젠더 수행성〉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1930년대 여성 장편소설의 모성담론 연구〉 〈1970년대 여성교양의 발현과 전화〉 등의 논문을 썼고 《젠더와 번역》 《#혐오_주의》 《성스러운 국민》 등의 책을 함께 만들었으며, 《일탈》 등을 번역했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강의하며 공부하고 있으며, 전후 냉전기 한국의 남성성과 정동을 연구하고 있다.

저자 : 연세대학교 젠 (편)
편집자 연세대학교 젠더연구소는 2007년 연세대 여성학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고 연구자들을 지원하는 학술활동을 강화하는 등 학내 젠더 정책을 개발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최근에는 2015년과 2016년에 걸쳐 남성성콜로키엄을 개최하고 2017년에는 젠더 토크를 진행하는 등 한국 사회의 젠더 문제를 분석하고 이에 담론적으로 개입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저자 : 허윤 (기획)
기획ㅈ자 허윤은 한국문학/젠더문학/문화사 연구자. 남성성을 중심으로 한국문학/문화의 젠더화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1950년대 한국소설의 남성 젠더 수행성〉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1930년대 여성 장편소설의 모성담론 연구〉 〈1970년대 여성교양의 발현과 전화〉 등의 논문을 썼고 《젠더와 번역》 《#혐오_주의》 《성스러운 국민》 등의 책을 함께 만들었으며, 《일탈》 등을 번역했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강의하며 공부하고 있으며, 전후 냉전기 한국의 남성성과 정동을 연구하고 있다.

저자 : 손희정 (기획)
기획자 손희정은 대중문화를 연구하는 페미니스트. 대학원에서 영화학을 공부하고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활동하면서 문화와 세계를 읽는 눈을 배웠다. 온· 오프라인 여기저기에서 만난 이상한 사람들과 함께 ‘조금 다른 세계’를 상상하는 일에 관심이 많다. 《여성 괴물》 《호러 영화》 등을 번역했고, 《페미니스트 모먼트》 《다락방에서 타자를 만나다》 《10대의 섹스, 유쾌한 섹슈얼리티》 등을 함께 썼으며, 단독 저서로는 《페미니즘 리부트》가 있다.

저자 : 김영희 외 12인
저자 김영희는
연세대학교 국문과에서 구술 서사를 연구하고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 신화, 동화, 전설, 민담 등에 심을 갖고 있지만 모든 구술 서사는 당대의 이야기라는 생각을 갖고 있기에 현대 한국 사회의 여러 쟁점에 관한 구술 작업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구술 서사가 젠더, 공동체, 연행 등과 맞물리는 지점의 연구 주제에 관심이 많다.

저자 허윤은
한국문학/젠더문학/문화사 연구자. 남성성을 중심으로 한국문학/문화의 젠더화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1950년대 한국소설의 남성 젠더 수행성〉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1930년대 여성 장편소설의 모성담론 연구〉 〈1970년대 여성교양의 발현과 전화〉 등의 논문을 썼고 《젠더와 번역》 《#혐오_주의》 《성스러운 국민》 등의 책을 함께 만들었으며, 《일탈》 등을 번역했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강의하며 공부하고 있으며, 전후 냉전기 한국의 남성성과 정동을 연구하고 있다.

저자 류진희는
페미니스트 연구자. 동아시아학과에서 한국문학을 전공했다. 탈/식민 서사, 장르, 매체를 횡단하는 여성들의 목소리에 관심이 있다. 《성의 정치 성의 권리》 《젠더와 번역》 《양성평등에 반대한다》 등을 함께 썼다.

저자 김대현은
연세대학교 사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며,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소식지》 팀에서 활동 중이다. 성소수자의 현재, 성소수성의 역사에 대해 관심이 있다. 연구와 활동 사이에서 늘 즐겁게 갈팡질팡하며 내가 있어야 할 자리를 모색 중이다.

저자 나영정은
퀴어/페미니즘/장애정치라는 화두를 몸에 품고, 소수자의 시민권을 확보한다는 것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 화두와 고민은 결국 정상성과 국가(주의)에 대항하는 것으로 수렴되는 것 같고, 이 과업이 업보처럼 인생에 붙어 있다. 꾸준히 싸우기 위한 역량을 고안하고 실행시킬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있다면 살아갈 수 있다.

저자 조서연은
국문과에서 연극, 영화, TV드라마 등 극예술을 전공한 한국문학 연구자. 퀴어, 평화, 반군사주의를 바탕으로 정치적 자아를 형성해가다 시나브로 페미니스트가 되었다. 전쟁과 젠더·섹슈얼리티의 문화적 재현에 관심을 두고 꾸준히 공부하는 중이다.

저자 김엘리는
여성학을 전공하고 대학에서 여성학과 평화학을 강의한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의 공동대표이며 군사주의를반대하는여성평화네트워크에서도 활동한다. 변화하는 젠더 관계, 에로틱한 평화운동, 감정의 정치에 관심이 많다. 《페미니즘, 리더십을 디자인하다》 《나의 페미니즘 레시피》 등의 책을 함께 냈고, 〈신자유주의 시대 군사주의와 젠더, 불안 감정동학〉 〈여성의 군 참여 논쟁〉 등의 논문을 썼다. 번역서로는 《군사주의는 어떻게 패션이 되었을까》 등이 있다.

저자 손희정은
대중문화를 연구하는 페미니스트. 대학원에서 영화학을 공부하고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활동하면서 문화와 세계를 읽는 눈을 배웠다. 온· 오프라인 여기저기에서 만난 이상한 사람들과 함께 ‘조금 다른 세계’를 상상하는 일에 관심이 많다. 《여성 괴물》 《호러 영화》 등을 번역했고, 《페미니스트 모먼트》 《다락방에서 타자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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