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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의 역사

상속제도는 어떻게 세상을 움직이는가
백승종 지음
사우

2018년 12월 11일 출간

종이책 : 2018년 12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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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17.88MB)
ISBN 9791187332329
쪽수 2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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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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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변화시키는 숨겨진 힘, 상속
비교사의 관점으로 폭 넓고 깊이 있게 풀어내다

백승종 교수가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상속의 역사!

동서양의 역사에 두루 정통한 독보적인 역사가 백승종 교수가 세계 최초로 상속의 역사를 선보인다. 저자가 보기에 사회경제적 불평등의 기원은 상속제도의 폐단에 있다. 저자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불평등과 양극화 문제를 역사적으로 조망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상속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강력한 힘이다. 사회경제적인 여건이 변하면 상속제도도 달라졌다. 상속제도에 따라 누군가는 권력을 얻거나 부자가 되고, 누군가는 신분이 추락하거나 가난으로 내몰렸다. 한 가문에서 상속으로 인해 벌어진 싸움으로 인해 국제전이 벌어지기도 하고, 국경이 달라지기도 했다. 상속의 역사는 곧 인류의 역사인 셈이다.
하지만 비교사의 어려움 때문인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상속의 역사를 본격적으로 다룬 책은 없다. 저자는 동서양은 물론 이슬람 역사까지 아우르며 다양한 상속제도와 거기에 내포된 문화적 의미를 들려준다. 저자의 박학다식함과 학문적 열정, 그리고 복잡한 내용을 쉽게 풀어내는 필력 덕분에 독자는 상속의 역사라는 큰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상속제도가 만들어낸 독특한 문화와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가득해 역사책 읽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여는 글 상속은 인류 역사의 프리즘

1부 상속의 민낯

01 부모와 자식, 은퇴계약서를 쓰다
치즈 한 덩이까지도 계약서에 기록해/은퇴계약서, 늙은 농부의 생존전략/상속받지 못한 자녀를 위한 특약사항/연금제도가 등장하면서 은퇴계약서는 사라지고/효도가 의무였던 동아시아에는 부양계약서가 필요 없었다/아버지와 아들의 다툼

02 부자는 어떻게 탄생하는가
운이 좋으면 부자가 될까/행운의 여신은 도시에 있었다/자수성가한 부농이 있었다고?/조선 후기 소작인이 지주가 됐다는 통설에 대하여/돌아온 탕자가 형에게 환영받지 못한 이유/서양에는 왜 ‘꼬마신랑’이 없었을까

03 입양과 상속의 변천사
입양을 몰랐던 문화도 있다/카이사르의 권력은 양자, 양손자, 양증손자에게로/눈부신 활약을 한 양자 출신의 로마 황제들/나폴레옹 법전이 정한 까다로운 입양 조건/교회 문 앞에 버려진 아이들/조선, 가문을 잇고자 입양에 가장 열심이었던 사회

04 국경을 바꾼 상속 전쟁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를 탄생시킨 형제의 난/스페인 전쟁, 상속을 둘러싼 대규모 국제전/아자이 스케마사, 주군의 상속분쟁을 이용해 출세한 사무라이/성리학 사회 조선에서 벌어진 상속 분쟁/세종의 조카사위가 벌인 유산 싸움

05 환관의 다양한 얼굴
환관의 역사는 깊다/명나라 환관은 부패한 권력의 상징/환관 위충현, 국정 농단의 주인공
연산군에 간언해 죽임을 당한 충직한 환관 김처선/조선의 환관에게는 족보가 있었다

2부 상속의 전략

06 서양의 소작농, 지주를 ‘대부모’로 삼다
대부와 대자는 유사가족 관계/루터는 왜 대부모 제도를 비판했나/근대 이후에도 살아남은 대부모 제도/정착할 수 없는 불안한 소작농의 삶/한번 소작농은 영원한 소작농/상속 유무에 따라 극도로 달라지는 형제자매의 형편/지주에게 주어진 도덕적 의무

07 종가, 양반들의 생존전략
상속에서 배제된 아들들, 십자군원정에 나서다/독일 강소기업을 만든 균분상속제/청나라 종중의 비즈니스 마인드/종가는 조선 양반들의 보루

08 중세 온난기, 노비는 가장 중요한 상속 재산
유럽 귀족의 성채가 산골짜기에 지어진 까닭/네덜란드 평민들이 일군 기적/송나라 대지주의 소작농 관리/연안 개간에 나선 조선 양반들/한 집안의 노비가 1000명을 넘기도/천차만별 조선 노비의 처지

09 서자라는 이름의 차별
천재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정복자 피사로도 서자/프랑스 혁명을 지지했던 서자들/왕의 총애를 받은 공식적인 ‘정부’들/중국에 서자 차별이 없었던 이유/조선의 수많은 홍길동들/양심적 지식인들, 서자 차별에 반대하다

10 명문가는 왜 차남을 성직자로 만들었을까
사찰은 사회경제적 문제의 탈출구/메디치 가문에게 성직은 후방 기지/상속자가 되지 못한 아들은 고위 성직자로/세속적 욕망과 종교의 결합

11 길드, 직업도 인맥도 물려준다
중세 길드, 도시를 만들다/피렌체 와인 길드와 안티노리 가문의 역사/중세 대학도 길드였다/길드의 양면성: 특권과 평등, 공존과 독점의 교차점/종교적 의무 강요하기도/화가 길드, 벨기에 왕립미술관의 모태/자본주의 등장과 길드의 몰락

3부 상속과 젠더

12 근친혼으로 재산을 지키다
유럽 왕실, 결혼으로 ‘다국적기업’ 경영/국경을 초월한 유럽 귀족의 화려한 혼맥/동아시아 왕실은 국내 귀족과 통혼/유전병보다 재산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했다/무슬림의 사촌남매 결혼/고려시대의 근친혼과 동성동본 결혼

13 이혼을 불허한 진짜 이유
형이 죽으면 동생이 형수와 결혼해/고구려 왕비 우씨, 야밤에 시동생들 방을 차례로 찾아간 사연/형사취수제는 사회보장보험/헨리 8세의 이혼 문제로 영국국교회가 탄생하다/코란이 인정한 이혼 사유/지참금 제도가 이혼을 가로막아

14 일처다부제의 경제적 의미
가난 때문에 형제가 배우자를 공유한 티베트 사람들/라다크 지방에서는 여성이 한 집안의 우두머리/“형제 다섯 명과 결혼했는데 질투하는 사람은 없어요”/부탄 젊은이들은 일처일부제 선호/모계제 사회 남성들의 목숨을 건 구애

15 여성의 재산권
결혼도 이혼도 스스로 결정한 로마 여성/중세 여성, 재산을 쓸 수는 있어도 처분할 수는 없었다/여성의 재산권과 참정권을 위한 연대/여성의 교육, 재산권, 배우자 선택권을 인정한 이슬람/조선 전기, 여성의 재산권 온전히 보장/호주제 폐지라는 쾌거 이후

닫는 글 상속의 폐단을 없애기 위해

동서양 역사에 정통한 독보적인 역사가 백승종 교수가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상속의 세계사

세상을 변화시키는 숨겨진 힘, 상속
비교사의 관점으로 폭 넓고 깊이 있게 풀어내다

동서양의 역사에 두루 정통한 독보적인 역사가이자 연구 영역을 끊임없이 확장하고 있는 백승종 교수. 이번에 그가 주목한 주제는 상속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여러 나라가 양극화로 인해 고통 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한 여론조사에서 한국인들은 저출산이나 저성장보다 양극화가 더 고질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금수저’니 ‘흙수저’니 하는 말이 일상어가 된 데는 그런 인식이 작용했을 것이다. 저자가 보기에 사회경제적 불평등의 기원은 바로 상속제도의 폐단에 있다. 저자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불평등과 양극화 문제를 역사적으로 조망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나는 상속제도를 프리즘으로 삼아 인간사회의 다양한 사회적·경제적·문화적 측면을 깊이 탐구하고자 한다. 이 책에서는 인류가 창안한 상속제도 자체를 분석하기보다는 상속과 직간접적으로 밀접한 관계가 있는 여러 사회현상을 다루는 데 더 많은 지면을 할애한다.” - ‘여는 글‘ 중에서

상속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강력한 힘이다. 사회경제적인 여건이 변하면 상속제도도 달라졌다. 각 사회의 구성원들은 가장 유리해 보이는 상속제도를 선택했다. 그에 따라 누군가는 권력을 얻거나 부자가 되고, 누군가는 신분이 추락하거나 가난으로 내몰렸다. 한 가문에서 상속으로 인해 벌어진 싸움으로 인해 국제전이 벌어지기도 하고, 국경이 달라지기도 했다. 상속의 역사는 곧 인류의 역사인 셈이다.
하지만 비교사의 어려움 때문인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상속의 역사를 본격적으로 다룬 책은 없다. 저자는 동서양은 물론 이슬람 역사까지 아우르며 다양한 상속제도와 거기에 내포된 문화적 의미를 들려준다. 저자의 박학다식함과 학문적 열정, 그리고 복잡한 내용을 쉽게 풀어내는 필력 덕분에 독자는 상속의 역사라는 큰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유럽인들은 부모자식 간에 부양 계약서를 썼다”
“대부모·대자녀 제도는 경작지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어디서도 들어보지 못한 새롭고 흥미진진한 이야기, 돋보이는 해석!

이 책에는 독자들이 그동안 어디서도 들을 수 없었던 새로운 이야기가 가득하다. 따라서 역사책이 생소한 독자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놀랍게도 서양의 부모들은 나이가 들면 상속과 부양에 관해 자식과 계약서를 작성했다. 근대 유럽 도시 중산층 가정에서는 상속을 받은 자식이 부모를 부양하는 방법에 관해 유언장에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계약서에는 의식주에서부터 간병 문제, 장례 절차까지 세세하게 기록돼 있다.
“유언장에 특히 자세하게 기록된 것은 식생활에 관한 부분이었다. 우유는 일주일에 몇 리터나 제공할지, 버터와 치즈는 얼마나 잡수게 할지, 고기요리는 한 달에 몇 번이나 식탁에 올릴지도 미리 정해두었다.”- 본문 ‘부모와 자식, 은퇴계약서를 쓰다’ 중에서
18~19세기 서양 농민들은 은퇴계약서로 노후를 보장받았다. 계약서를 작성하고 나면 농부와 소작농은 농지나 소작지를 자식에게 넘기고 일선에서 물러났다. 은퇴한 농부는 작은 오두막을 지어 옮겨갔다. 은퇴계약서는 근대 유럽 전역에서 볼 수 있는 관습이었는데, 20세기 초 연금법이 시행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반면 한국이나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에서는 노부모가 부양을 위해 계약서를 작성할 필요가 없었다. 유교 사회에서 효도란 필수적인 의무였기 때문에 부모가 노후 보장을 위해 자식과 계약을 맺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유럽과 남미 지역에서 볼 수 있는 ‘대자녀/대부모’ 제도에 관한 이야기도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흥미로운 내용이다. 대부모 제도는 유산을 상속받지 못한 이들의 생존을 보장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 저자의 해석이다.
기독교에는 대부모제도가 있다. 가톨릭에서는 대부모는 대자녀를 영적으로 보호하고, 대자녀는 대부모를 믿고 따라야 하는 의무가 있다. 그들 사이는 유사가족관계, 즉 부모자식 관계가 되는 것이다. 경작지를 확보하기 어려웠던 서양의 소작농은 가능한 여러 명의 지주를 대부모로 삼아 경작지를 확보하고자 했다. 또한 지주인 부모의 재산을 모조리 상속받은 상속자는 한 푼도 상속받지 못한 동기간이 낳은 아들딸의 대부모가 되었다. 조카들의 대부모가 되어 가난한 형제자매와 그 자녀들을 돌봐주고 화해하기를 바란 것이다.


상속제도는 각 사회 구성원들이 선택한 생존전략이다

지배층은 유리한 상속제도를 선택해 가문의 지위를 유지하고 재산을 지키고자 했다. 중국 청나라에는 종족단체인 종중이 있었고, 조선에는 문중이 있었다. 저자는 똑같아 보이는 두 집단의 특징과 차이를 깊이 있게 비교 설명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과거시험에 합격한 신사가 종중 재산을 운영했다. 신사는 전체 인구의 2%에 해당했다. 종중은 현대의 기업처럼 돈이 되는 일이면 어디에든 투자했다. 종중의 나머지 구성원은 농업, 상업, 수공업 등 다양한 직업에 종사했다. 신분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었다.
조선의 문종은 그와 많이 달랐다. “권력에서 소외된 양반들도 기득권 신분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들은 상공업에 종사하지 않았고, 신분의 이동 자체를 금지하려고 했다. 종가를 세워 종손이 조상의 인적·물적 자원을 독점하게 했다. 그것이 양반 가문의 정통성을 유지하는 방법이었다. 이렇듯 한국의 ‘종가문화’는 양반의 집단적 정체성을 유지하는 수단이었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유사한 제도를 찾아보기 어렵다.” - 본문 ‘종가, 양반들의 생존전략’ 중
이처럼 겉으로 똑같아 보이는 상속제도도 저마다의 사회적 문화적 특성에 따라 다르게 발전해갔다.

유럽에서 일찍이 수공업과 도시문화가 발달한 배경도 상속제도와 관련이 깊다. 독일 서남부 지역에서는 자녀들에게 재산을 고르게 상속하는 균분상속제가 실시되었다. 얼마 안 되는 땅을 몇 대에 걸쳐 고르게 나누다보면 자손 가운데 누구도 생계를 이을 수 없는 지경이 되고 만다. 농민들은 전업농으로는 먹고살 수 없으니 가내수공업을 시작했다. 이들은 근대화가 한창 진행되던 시기에도 도시로 떠나지 않고 그 지역에서 대안을 마련해 살았다. 19세기 독일 법률은 토지를 소유한 사람에게만 선거권과 참정권을 주었기 때문이다.
“슈바벤의 영세농민들은 끝까지 토지를 지키는 것이 시민의 권리를 유지하는 수단이라는 점을 중시했다. … 바로 그곳에서 독일의 전형적인 중소기업이 등장했다. 오늘날 수천 개를 헤아리는 슈바벤의 중소기업은 세계 굴지의 위용을 자랑한다.”- 본문 ‘종가, 양반들의 생존전략’ 중

모계제와 일처다부제 사회는 여성의 지위가 높았을까?
여성의 이혼을 가로막은 진짜 이유는 무엇인가?

한 여성이 여러 남편을 두는 일처다부제가 세계 여러 나라에 존재했다. 인도 북부에는 아직도 형제들이 한 여성과 결혼하는 형제일처의 관습이 여전하다. 일처다부제라고 하면 여성의 지위가 상당히 높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상은 그와 다르다고 한다. 일처다부제는 대체로 토양이 척박해서 형제간에 나눠 가질 재산이 없는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었다. 형제들은 부모가 물려준 얼마 안 되는 재산을 공유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아내 역시 공유했다. 여성을 한 집안의 공유재산으로 간주한 것이다. 모계제사회의 경우 여성의 우월한 지위를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대체로 여성을 재물로 여긴 열악한 처지를 반영하는 것이라는 저자의 해석이 돋보인다.
신부가 결혼할 때 가져가는 지참금도 여성을 옥죄는 족쇄가 되었다. 막대한 지참금을 돌려주기 싫어서 여성의 이혼을 가로막았다고 하니 여성을 재산의 일부로 여겼음을 알 수 있다.

세계 어디서나 문명화가 진행되면서 여성은 경제권을 빼앗겼다. 이혼도 불가능했고 상속자로 인정받지도 못했다. 19세기 중반까지 여성들은 법적·경제적으로 독립적인 존재가 아니었다.
흥미로운 점은 중세 이슬람 문화가 여성의 지위에 있어서 가장 선진적이었다는 사실이다.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는 여성의 재산권과 교육 받을 권리, 배우자를 선택할 권리를 인정했다. 중세 이슬람 여성들은 남편이 경제적으로 무능하거나 성생활이 원만하지 않거나 아내를 학대하면 이혼을 요구할 수 있었다. 그러나 14세기 이후 이슬람 근본주의 열풍이 불면서 이슬람 여성의 지위가 갈수록 낮아졌다.
한국 여성의 지위도 이와 비슷한 경로를 밟는다. 조선 전기까지 우리나라 여성들은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자기 명의로 재산을 소유했으며, 자신의 뜻대로 상속하거나 매각할 수 있었다. 그러나 16세기 후반 들어 여성의 권리가 축소되면서 상속제도가 크게 달라진다.
“근대 초기에는 어느 나라에서나 가부장제가 강화되었다. 젠더의 양극화가 심해진 것이다. 서양에서는 도시가 발달하고 산업이 분화되면서 이런 변화가 생겼다는 분석이 있다. 이슬람 문화권과 한국에서는 왜 여성의 소외가 심해졌을까? 한국에서는 가부장적인 종법 질서가 강화되었고, 이슬람 사회에서는 남성 중심의 근본주의적 경향이 더욱 짙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여성의 권리는 일제강점기 동안 더욱 축소되었다. 일본 군국주의 체제는 남성 중심의 호주제를 더욱 강화했다.”- 본문 ‘여성의 재산권’ 중

20세기 들어서면서 여성의 지위는 점차 강화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1980년대 이후에야 남성과 동등한 상속권을 여성에게 인정해주게 되었다. 조선시대의 상속법이 온전히 복구된 셈이다.

상속의 폐단을 없애기 위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닫는 글’에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가 담겨 있다. 저자는 우선 재산 상속을 둘러싸고 벌어진 논쟁을 소개한다. 이러한 논쟁은 이미 고대부터 시작되었다. 사유재산을 완전히 포기하고 처자까지 공유해야 한다고 주장한 플라톤과 이에 맞선 아리스토텔레스의 논쟁은 자못 흥미롭다.
고대 중국에서도 공유제 논쟁이 일었다. 묵자가 주장한 겸애설은 본질적으로 공유제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묵자는 남과 나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나와 남을 구별하지 않고 똑같이 사랑하면 신분 차별도 사라지고, 강국과 약소국의 갈등과 대립도 사라진다는 것이었다. 겸애를 실천하면, 사회적 약자도 보호받을 것이며, 전쟁과 다툼이 사라져 조화롭고 평화로운 세상이 된다는 것이다.”
맹자를 비롯한 유가의 스승들은 묵자의 이상론을 맹렬히 비판했다. 저자는 묵자와 유가가 벌인 논쟁의 핵심을 간단명료하게 짚어준다.
조선 실학자들도 상속으로 인해 부가 대물림되는 문제를 비판했다. 성호 이익, 정약용 등 실학자들은 부의 집중을 막고 소작농으로 전락한 농민들을 구제할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했다. 조선의 지배층도 부의 집중으로 인한 문제점을 알고 있었으나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저자는 초기 동학운동 역시 상속의 폐단을 바로잡기 위한 대안 운동이었다고 설명한다.
“동학에서는 유무상자(有無相資)의 실천을 강조한다. 가진 자(유)와 못 가진 자(무)가 서로(상) 의지(자)함으로써 내부 결속력이 강화되었고, 삶의 질도 근본적으로 달라졌다는 말이다. … 동학농민군은 유무상자를 광범위하게 실천했다. 그랬기에 일반 백성들조차 동학농민군을 의롭게 여겼다.”

저자는 현대판 유무상자로 독일 세탁기 회사 밀레의 사례를 들려준다. 상속세를 피해가려는 재벌의 편법이 난무한 우리 상황에서 새겨들을 만한 조언이다.
그렇다면 인류사회는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상속제도를 변화시킬 것인가.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부의 독점을 어떻게 제한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지난 20년간 양극화가 극심해진 상황을 고려할 때 미래를 낙관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이 책을 쓰면서 나는 적잖은 희망을 발견했다. 멀리서 바라보면 인류의 역사는 모순으로 가득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합목적적이다.”
저자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공유한 인류사회가 불평등을 완화하는 쪽으로 나아가리라고 전망한다.
“물론 복잡다단한 문제가 단숨에 명쾌하게 정리되기는 어려운 일이다. 미래에도 인류사회는 예기치 못한 우여곡절을 겪을 것이다. 지난 수천 년의 역사가 그랬듯이 말이다. 역사를 살펴보면 평화롭고 순탄한 시간보다는 험난한 파고 앞에서 고뇌하고 좌절한 시간이 더 많았다. 그러나 그런 가운데에도 늘 새로운 희망의 싹이 움터 나왔다.”

북 트레일러

작가정보

저자(글) 백승종

역사가이자 역사 칼럼니스트. 독일 튀빙겐 대학교 문화학부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튀빙겐 대학교 한국학과 교수를 비롯해 서강대학교 사학과 교수, 독일 보훔 대학교 한국학과장 대리, 베를린 자유대학교 한국학과장(임시)을 역임했다. 독일 막스플랑크 역사연구소, 프랑스 국립고등사회과학원, 경희대학교 초빙교수를 거쳐 코리아텍 대우교수로 있다.

저서로 『신사와 선비』(2018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출판콘텐츠), 『조선의 아버지들』(2017년 세종도서 교양부문, 평택시 한 책 선정도서), 『금서, 시대를 읽다』(2012년 한국출판평론학술상), 『정조와 불량선비 강이천』(2012년 한국출판문화상 학술분야), 『예언가, 우리 역사를 말하다』(2008년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한국의 예언문화사』(2007년 세종도서 학술부문 선정도서) 등 20여 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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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속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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