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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타이를 세 번 맨 오쿠바

유채림 지음
새움

2016년 06월 15일 출간

종이책 : 2016년 06월 0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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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5.44MB)
ECN 0102-2018-800-002705734
쪽수 4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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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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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년 동안의 살인누명을 쓴 오쿠바라 불린 사나이의 인생 분투기!
올해로 82세가 된 정원섭 목사의 실화를 다룬 소설 『넥타이를 세 번 맨 오쿠바』. 평범한 한 남자, 정원섭 목사(작중 정원탁)가 여자아이 강간살인범으로 몰려 옥살이를 한 뒤 무려 39년 만에 무죄가 확정된 사건을 담은 작품이다. 한편으로는 전근대적이고 부조리한 한국 사회의 공권력에 대한 고발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내려오는 종교적 질문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1971년 사법파동으로 판사복을 벗고 변호사사무소를 연 이덕열은 강간 및 살인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정원탁’이라는 사내의 변호를 맡게 된다. 정원탁이 기소된 사건인 ‘춘천 파출소장 딸 강간살인사건’을 조사하면서 이덕열은 경찰과 검찰이 저지른 고문과 강압수사, 그리고 비상식적이고 총체적인 증거조작을 확인한다. 그리고 피의자 정원탁을 면회하면서 그의 일생에 대해 소상히 듣게 된다.

일제 강점기. 춘천의 한 동네에서 유일한 치과의사의 아들이었던 정원탁은 친구들에게 본명 대신 어금니라는 뜻의 일본어 ‘오쿠바’라는 별칭으로 불리곤 했다. 오쿠바는 모자람 없는 유년시절을 보내며 한때 목사를 준비했지만 한국 현대사의 요동치는 사건들로부터 죽음을 직시하며 점차 신앙으로부터 멀어지게 된다. 마침내 신학교를 뛰쳐나와 사진관을 연 오쿠바는 곧 아내를 얻고 가정을 꾸려 행복한 시절을 맛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첫째 아들의 투병과 죽음으로 가세가 기울고 상심한 오쿠바는 고향인 춘천으로 돌아가 만화방을 차리게 된다. 그리고 얼마 뒤, 만화방에 간다던 9살 여자아이가 실종된 지 이틀 만에 성폭행당한 채 시체로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열흘 안에 범인을 잡으라는 박정희 대통령의 시한부 검거령이 떨어지자 겁에 질린 경찰은 만화방 주인인 오쿠바를 뚜렷한 증거 없이 정확히 열흘 만에 체포하고,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감옥에 갇힌다. 오쿠바를 만나 그의 무죄를 확신한 이덕열은 오쿠바를 자유롭게 해줄 과학적 증거와 결정적인 증인의 확보에 들어가는데….
1장. 변호사 이덕열
이게 다 1971년 사법파동 때문이야
변호사 이덕열이 만난 특별한 의뢰인

2장. 춘천 오쿠바
유년의 오쿠바
영치
영치의 편지
최종작별
만보
만보는 돌아오지 않았다
섹시집이 된 춘천 집
강은호
이덕이
위대한 롤라이플렉스
아들 재무

3장. 중세의 신, 근대의 신
은호를 만났다
무기수
출소

내가 누군가. 중고등학교와 대학을 거치는 동안 재수라는 걸 몰랐던 인간 아닌가. 사법고시에서조차 재수라는 걸 몰랐던 인간 아닌가. 내가 누군가. 맞선 한 번으로 결혼에 골인하고, 첫날밤 동침으로 정확히 10개월 뒤에 아들을 얻은 인간 아닌가. 단 한 번도 주춤거리지 않고 전진 전진만 해온 서울지법 항소3부 부장판사 아닌가.
-11쪽

전진 전진뿐이다가 졸지에 좌절한 나는 종신 대통령 아래에서 더욱 납작해졌다. 주위를 둘러봐도 온통 납작해진 사람들뿐이었다. … 숨 막힌다고 한 잔, 뭐 이런 법이 다 있냐고 한 잔, 바둑이나 두자고 한 잔, 바둑에서 졌다고 한 잔을 마셨다.
-16쪽

만약 또 다른 사람이 증인으로 나섰다면 경찰은 또또 다른 사람을 대라고 했을 것이다. 또또 다른 사람이 증인으로 나섰다면 경찰은 또또또 다른 사람을 대라고 했을 것이다. 경찰은 자신들이 짜놓은 각본에 따라 오직 정황증거에만 집착했다.
-27쪽

비록 신을 부정하고 제 자신을 학대해왔을지언정 저는 결코 살인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스승님 앞에서 뭘 속이겠습니까. 저는 정말 죽이지 않았습니다. 단지 고문을 이겨낼 수 없었을 뿐입니다.
-35쪽

아마도 고문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도대체 실감하지 못하는 데다, 일에 채이다 보니 인간에 대한 애정이고 뭐고 없었던 것 같소. 경찰은 범인을 잡기보다는 범인을 만드는 데 급급했고, 검찰은 사건을 받아 그대로 법원에 넘겨주는 지게꾼 역할만 한 거라고밖에 달리 볼 수 없는 거요.
-60쪽

‘주여’는 올 초 심령대부흥회 때 목이 쉬도록 기도한 뒤부터 얻은 엄마의 습관어였다. 엄마는 밥을 먹다 돌을 씹어도, 주여, 라고 말했다. 길게 비가 내리는 날 툇마루에 걸터앉아 담 너머 어떤 세계를 보다가도, 주여, 라고 말했다. 발을 헛디뎌 넘어질 뻔했을 때도, 주여였다. 성북천에 빨래하러 갔다가 너무 많은 사람이 빨래하는 걸 보고도, 주여였다. 그러니 교회에서 목사의 설교를 들을 때면 시도 때도 없이, 주여였다.
-146쪽

이 땅에서도 돈키호테처럼 정신 나간 전쟁이 터졌다. 전쟁이 나면 닷새 만에 백두산 물을 마시겠다던 이승만은 제일 먼저 부산으로 토꼈다. 한강은 폭파됐다. 서울사람은 모두 갇혔다. 갇힌 서울에는 부황 든 얼굴이 떠다녔다. 아예 서울이 부황 든 꼴이었다.
-220쪽

신이 인간의 생사를 관장하지 않았다. 신은 무기력했고 인간의 죽음 안에 갇혀 있었다. 형이나 매형이나 혜화동로터리에서 보았던 구덩이 속 인민군들의 죽음은 신의 의지가 아니었다. 반드시 죽이고야 말겠다는 인간의 의지에 따른 결과였다. 한강다리에서 사라진 게 틀림없는 영치의 죽음 역시, 다리를 파괴시켜야 내가 산다는 인간의 원초적 욕망에 따른 결과였다. 구덩이 속 인민군들의 죽음은 참으로 처연했다. 오쿠바는 원망에 사로잡힌 부릅뜬 눈을 기억하고 있다. 겁에 질려 몸뚱이를 움츠린 채 죽어간 죽음을 기억하고 있다. 두고 온 고향이거나 어머니이거나 아내에게 모든 슬픔을 건네듯 처연한 눈으로 죽어간 죽음도 기억하고 있다.
-253~254쪽

악이 신을 압도했다. 완전자인 신은 신이 창조한 세계 안에서 완전히 실패했다. 선악과를 따먹지 말라고 할 게 아니라 선악과를 만들지 말았어야 했다. 그 불완전성의 신을 어떻게 믿는단 말인가. 분노와 원망과 두려움과 슬픔을 안고 죽어가는 인간을 신은 그저 바라만 보았다. 그 무기력한 신을 왜 믿어야 한단 말인가.
-254쪽

생과 사의 불확실성, 전쟁은 그런 거였다. 불확실성을 확실성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 그 난폭성이 전쟁이었다.
-269쪽

왜 내가 강간살인범이 돼야 하는가. 도대체 내가 뭘 잘못했기에 이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가. 당연히 사건은 신이 일으킨 게 아니다. 그러니 사건은 전적으로 내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그러나 나는 이 고통을 감내할 수가 없다. 나는 미친다, 미쳐!
-409쪽

소머리 마을의 강간치사 “열흘 안에 범인을 잡아라!”

〈넥타이를 세 번 맨 오쿠바〉는 평범한 한 남자가 여자아이 강간살인범으로 몰려 옥살이를 한 뒤 무려 39년 만에 무죄가 확정된 사건을 다룬다. 이 이야기는 올해로 82세가 된 정원섭 목사(작중 정원탁)의 실화다.

1972년 9월. 춘천시 우두동에서 9살 여자아이가 성폭행당한 채 시체로 발견됐다. 진척 없는 수사에 국민들은 공분했고, “열흘 안에 범인을 잡지 않으면 관계자는 모두 모가지”라는 대통령의 검거령이 떨어졌다. 열흘 뒤 만화방 주인이 유력한 용의자로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감옥에 갇혔다.

열흘 만에 범인을 체포한 영웅담으로 알려졌던 ‘춘천시 우두동 강간살인사건’은 사실 열흘 만에 ‘범인을 만들어낸’ 사기극에 지나지 않았다. 대통령의 시한부 검거령에 겁에 질린 경찰은 뚜렷한 증거 없이 만화방 주인을 범인으로 ‘찍어’ 고문으로 자백을 받아냈다. 증거는 체포 이후 만들어냈고, 주변인들을 협박하여 짜맞추기 식 수사로 위증을 강요했다. 검찰은 경찰의 증거를 넘겨받아 그대로 기소했으며, 사법부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뒤 2심에서 제출된 과학적 증거들을 모두 기각했다. 결국 만화방 주인은 대법원 판결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범인이 없으면 범인을 만들고 증거가 없으면 증거를 만드는 창조수사. 한 사람의 일생을 짓밟고 수많은 사람들을 속인 대국민 사기극! 각본을 경찰과 검찰이 썼다면, 감독은 사법부였던 셈이다.

“나는 신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신은 무력했고 법은 실패했다. 무고한 사람이 옥살이로 젊음을 빼앗기고 가족을 잃었다. 명예가 더럽혀졌으며 인권을 유린당했다. 사흘간의 고문, 15년 동안의 수감, 세 번의 자살시도와 39년간의 누명 뒤에서 느껴지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운명에 대한 한 남자의 거대한 분노와 처절한 슬픔이다.
성경에 바로 오쿠바의 경우와 꼭 닮은 이야기가 있다. 구약성경에 있는 〈욥기〉의 내용은 신이 욥이라는 자에게 건강과 자식과 재산을 모두 잃는 고난을 주어 그의 신앙을 시험한다는 것이다. 모자람 없는 어린 시절을 보내며 목사를 준비했던, 그러나 파란만장한 노정을 지나 무기수가 된 오쿠바의 삶은 욥의 그것과 궤적을 같이한다. 그러나 끝까지 신앙을 잃지 않았던 욥과 달리 오쿠바는 신을 의심하며 이렇게 말한다.

“악이 신을 압도했다.
신은 신이 창조한 세계 안에서 완전히 실패했다.
그 무기력한 신을 왜 믿어야 한단 말인가!”

신이 요구하는 신앙은 믿음의 근거도 없고 의심할 이유도 없는 맹목적인 신뢰다. 그러나 이러한 신앙의 조건은 인간에게 크나큰 고통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마침내 오쿠바는 “왜 내가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가?”라는 질문 앞에서 이해할 수 없는 신의 모습에 등을 돌리곤 목을 맸다.
그러나 오쿠바를 버린 것이 신이라면 구원한 것도 신이었다. 가까스로 살아남은 오쿠바는 자신을 위로하고 돕던 사람들에게서 “인간의 얼굴을 한 신의 모습을 보았다.”고 느껴 신앙으로 회귀한다. 오쿠바가 다시 만난 신은 통제보다는 자율을, 징치보다는 용서를 존중하는 존재다. 강요 대신 사랑으로 설득하며 피조물이 바른길로 가도록 무한히 기다리는 존재다. 결국 오쿠바는 모진 목숨을 이어 무려 39년의 세월이 지나 마침내 진실이 밝혀진 날 “무죄 판결이 신의 은총인 것이 아니라 끝까지 용기를 잃지 않도록 해준 것이 은총이다.”라고 말한다.
〈넥타이를 세 번 맨 오쿠바〉는 한편으로는 전근대적이고 부조리한 한국 사회의 공권력에 대한 고발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내려오는 종교적 질문에 대한 이야기다. ‘신의 존재의미는 무엇인가? 그리고 진정한 구원이란 무엇인가?’. 결국 우리 신앙의 올바른 모습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대답이 또한 이 책에서 다루고자 하는 큰 주제라 할 수 있다.

80년 한국 현대사의 질곡을 어금니 깨물고 버텨내다

오쿠바라 불리는 남자가 있다.
그는 강간살인죄로 옥에 갇혔다가 풀려났다.
그런데 그는 범인이 아니었다.

〈넥타이를 세 번 맨 오쿠바〉의 줄거리는 단 세 줄로 정리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네 인생이 늘 그렇듯 저 세 줄의 문장은 오쿠바에 대해, 그의 삶에 대해, 그가 겪은 수많은 고난과 시련들에 대해 그 무엇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영국이 낳은 영화계의 거장 찰리 채플린은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멀리서 볼 때 어처구니없고 실소를 자아내는 오쿠바의 삶은 가까이서 바라보면 신도 법도 가족도 버린 비참한 어떤 남자의 이야기다. 이 책은 정원섭(작중 정원탁)이 어린 시절부터 오쿠바(일본어: 어금니)라는 별명으로 불리게 된 사연, 이유가 없는 수많은 죽음들을 마주하고 종교로觀壙멀어진 사정, 가정을 꾸렸으나 첫아들을 병으로 잃은 아픔,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혀 세 번이나 목을 맨 과정, 무죄가 밝혀진 뒤 지금까지도 국가와 싸우는 그의 투쟁을 모두 조명한다. 그럼으로써 오쿠바라는 인간의 삶을 독자가 눈으로 보고 귀로 듣듯 가까이서 느끼게 만든다.
오쿠바의 일생을 속속들이 읽음으로써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그의 삶이 결국 지난 80년 동안 우리 한국인이 겪은 역사와 현실의 한 표본이나 다름없다는 사실이다.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광복을 맞이하고, 6.25전쟁과 4.19혁명을 겪으며 사람들의 죽음을 목격하고, 유신통치 시절을 지나 부당하게 옥살이를 한 뒤 이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문을 두드린 그의 일생은 한국 현대사의 굽이치는 물결을 지나오며 역사와 권력이라는 거대한 톱니바퀴에 끼어 신음했던, 그리고 이제 그 상처를 되살펴 보듬으려 하는 우리 한국인들의 오늘이라 할 수 있다.

나쁜 공권력은 혼자인 인간을 노린다!
‘칼국숫집 두리반 농성’의 주인공, 유채림 작가가 이야기하는 연대의 가치

눈여겨 볼 것은 이 책의 작가 유채림이다. 유채림은 2010년 동교동 삼거리 일대 재개발을 둘러싼 공권력과 거대 기업(GS건설)의 합작으로 서민들의 삶의 터전과 생존권이 사지에 내몰렸던, 그러나 홍대 음악인들 및 예술인들과의 연대로 531일 만에 집과 일터를 지켜낸 ‘칼국숫집 두리반 농성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즉 ‘공권력에 짓밟힌 개인의 삶’이라는 테마를 품은 우리 현대사 속의 한 비극적인 사건을 실제로 오늘날 공권력에 의해 억압당했던 작가가 다시 조명하여 써내고 있는 것이다.
유채림이 쓴 오쿠바의 이야기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권위에 엎드리고 이기심에 물든 시시한 인간들의 사회가 무력한 한 개인에게 가하는 비상식적이고 몰지각한 폭력이다. 이 이야기는 전근대적이고 인권개념이 희박한, 그리하여 한 개인에게 재앙과도 같았던 한국사회 공권력의 어두운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내주었다. 용산 철거민 사망, 세월호 사건, 가습기 살균제 사태 등 어처구니없고 일어나서는 안 될, 그러나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한국 사회 공권력의 부조리. 〈넥타이를 세 번 맨 오쿠바〉는 그저 소설 속 이야기가 아니라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또 다른 오쿠바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경고문 같은 작품이다.
오쿠바는 고난의 순간에 자신을 믿고 함께해주었던 여러 사람들의 얼굴에서 신성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작가 유채림 역시 공권력의 횡포에 대항하여 ‘연대’의 힘으로 맞서 이겨냈다. 수많은 사람들의 눈과 귀와 혀가 있는 한 공권력은 결코 개인의 삶을 무자비하게 억압할 수 없다. 그러니 우리는 다른 사람의 비극을 남의 일이라고 치부하며 외면하거나 지나쳐서는 안 된다. 우리가 한 사람 한 사람의 아픔을 인간 공동의 상처로 생각할 때 비로소 우리는 억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넥타이를 세 번 맨 오쿠바〉를 읽으며 이러한 메시지를 되새겨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줄거리

1971년 사법파동으로 판사복을 벗고 변호사사무소를 연 이덕열은 강간 및 살인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정원탁’이라는 사내의 변호를 맡게 된다. 정원탁이 기소된 사건인 ‘춘천 파출소장 딸 강간살인사건’을 조사하면서 이덕열은 경찰과 검찰이 저지른 고문과 강압수사, 그리고 비상식적이고 총체적인 증거조작을 확인한다. 그리고 피의자 정원탁을 면회하면서 그의 일생에 대해 소상히 듣게 된다.
일제 강점기. 춘천의 한 동네에서 유일한 치과의사의 아들이었던 정원탁은 친구들에게 본명 대신 어금니라는 뜻의 일본어 ‘오쿠바’라는 별칭으로 불리곤 했다. 오쿠바는 모자람 없는 유년시절을 보내며 한때 목사를 준비했지만, 6.25전쟁과 4.19혁명이라는 한국 현대사의 요동치는 사건들로부터 죽음을 직시하며 점차 신앙으로부터 멀어지게 된다. 마침내 신학교를 뛰쳐나와 사진관을 연 오쿠바는 곧 아내를 얻고 가정을 꾸려 행복한 시절을 맛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첫째 아들의 투병과 죽음으로 가세가 기울고 상심한 오쿠바는 고향인 춘천으로 돌아가 만화방을 차리게 된다. 그리고 얼마 뒤, 만화방에 간다던 9살 여자아이가 실종된 지 이틀 만에 성폭행당한 채 시체로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진척 없는 수사에 국민들은 공분했고, 이어 열흘 안에 범인을 잡으라는 박정희 대통령의 시한부 검거령이 떨어졌다. 겁에 질린 경찰은 만화방 주인인 오쿠바를 뚜렷한 증거 없이 정확히 열흘 만에 체포했다. 오쿠바는 결국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감옥에 갇혔다.
이덕열이 오쿠바를 만난 것은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이후였다. 오쿠바를 만나 그의 무죄를 확신한 이덕열은 오쿠바를 자유롭게 해줄 과학적 증거와 결정적인 증인의 확보에 들어가는데…

작가정보

저자(글) 유채림

저자 유채림은 팔도사람은 물론 청인들까지 뿌리내린 곳이 인천이다. 웬만한 맛으로는 승부걸기 힘들어 당연히 식당 해먹기 힘든 곳이다. 그런 인천에서 1960년에 태어났으나, 원체 궁핍했기에 식도락가로 성장하지 못했다. 닥치는 대로 잘 먹는다. 작품 활동은 1989년부터 했다. 미군이 한반도에 배치한 1,100기가 넘는 전술 핵을 문제 삼은 「핵보라」를 『녹두꽃』에 발표하면서였다. 그러나 어어, 하다가 이런 젠장, 세월만 보냈다. 장편 『금강산 최후의 환쟁이』, 『서쪽은 어둡다』, 『그대 어디 있든지』 외에 서너 권을 더했을 뿐이다. 하긴 중단편도 여러 편 발표했다. 「흑염소 밴드」, 「오후4시」, 「그늘의 허기」, 「사북, 그 머나먼 길」 같은 게 있다. 장편 르포 『매력만점 철거농성장』으로 상금 없는 Red Awards를 수상했다. 원 세상에! 2013년의 일이다.
『넥타이를 세 번 맨 오쿠바』는 계간지 『작가들』에 1년 동안 연재한 장편이다. 찬사와 조언을 받자와 엄청 뜯어고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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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받는사람 휴대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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