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머리N 난 이래, 넌 어때?
2017년 08월 30일 출간
국내도서 : 2017년 08월 1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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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87119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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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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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N의 두 번째 이야기
전작에서 페이지마다 익살스러운 일러스트와 촌철살인으로 청년들의 현실과 사회를 일갈했다면 이번 책에서는 지극히 사적이면서 대단히 보편적인 작가의 내밀한 이야기가 한층 더 깊은 시선과 감성으로 펼쳐진다. 동시에, 여전히 통쾌하고, 여전히 웃프고, 여전히 재기발랄한 일러스트가 독자의 일상을 노크하며 인사를 건넨다. “난 이래, 넌 어때?”
1장 보통이 아닌 존재
안녕하지 못합니다│여행의 목적│모차르트처럼│성실하게 살아왔습니다만│미래병│잼용 딸기│여러 우물 파기│안전망이 필요해│명절 근무│왕자와 거지│노약자 좌석│의식주라는 사치│8시 훈훈 뉴스│겸손은 개나 줘버려│올림픽 시즌에만 애국자│2류 인생│정 때문에│평범한 사람은 없다
2장 내 마음 관찰기
일희일비│나에게 기도│방어 감정│캔디 코스프레│위로도 GIVE & TAKE│선행 자랑│긍정적 체념│너 하고 싶은 대로│내부의 적│365일 중 하루│장난의 무게│허기│조물주│나르시시즘│욕 부메랑│잘 싸고 있습니다│반성 좀 그만해│슬럼프│한 숨 쉬기│福은 Self│겁
3장 빌어먹고 삽니다
일급│일개미의 하루│기이한 이야기│출근복│카페인│집 나간 멘탈을 찾습니다│고문│철학인의 밤│맹장 찬스│모닝 택시│프로야근러의 위시리스트│뫼비우스의 띠│원자력 발전소 폐지 방안│정신로딩│제1의 김연아│자아성취 vs 돈벌이│사공의 능력│가족 같은 팀워크│견디느냐 옮기느냐 그것이 문제로다│새벽에 취하다│일탈 〈 일상│너네 회사 대나무숲
4장 혼자여서 괜찮아
집과 절│사랑의 통금│새벽 삼겹살│전세계약│마음 쿠폰│침대는 가구도 과학도 아닙니다, 내 몸입니다│거대한 쓰레기통│집혼밥│1인 가구의 특권│점괘는 점괘일 뿐│실연이라는 사치│꽃단장│청첩장은 봄을 타고 온다│외로움│스캔들│광고│웅녀│14일의 불청객│여보세요?
5장 여자라는 이름으로
아들 같은 딸│공포 소설│백마 탄 공주│여자입니다, 예쁜 여자 좋아합니다│보험가입│눈물│충분히 충만합니다│엄마를 닮아서 다행이다│설거지 대첩│브래지어에 대한 고찰│휴대폰 사진첩│미용실 탐험기| 모함│밤길 조심하세요| 20보다 30, 30보다 40, 40보다 50
요즘 핫하다는 레스토랑이나 바가 아니라 좁고 어두운 집구석에 틀어박혀 드라마 정주행이나 하는 게 행복이라 믿는다. 한 번도 아니고 질릴 때까지 봤던 것을 또 보다가 저녁 무렵에야 폐인처럼 일어나 냉장고를 뒤적인다. 인간이 얼마나 찌질할 수 있는지 나 자신을 통해 확인하고 있다.│7p
잼용 딸기를 잔뜩 사 왔다. 잼을 만들지 않았다. 그냥 먹었다. 더럽게 맛이 없었다. 그래도 먹었다. 그냥, 잼용 딸기에게 그렇게 해주고 싶었다.│34p
내 인생은 아마도 1류와 3류, 그 사이 어딘가에서 헤매고 있지 않을까. 굳이 말하면, 2류 인생 정도랄까. (…) 2류라는 건 그런 거다. 이도 저도 아닌 거다. 적당히 살다가 적당히 죽는 거다. 단 한 번뿐인 내 인생이, 나에게(만) 특별한 내 인생이 고작 이 정도인 게 불만이다 싶다가도 이 정도라도 하는 게 어디인가 싶기도 하다.| 65~66p
평범한 사람이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학교에 입학해 졸업하기까지 수없는 경쟁에 시달리는 일이, 고통스러운 업무, 유별난 사람들과 씨름하는 회사 일이, 절대 내 마음처럼 자라주지 않는 아이의 육아가, 그렇게 살아가면서 일어나는 매일의 돌발 사건이 어떻게 평범할 수 있단 말인가.│72~73p
세상 사랑 다 받을 것 같은 아이돌 가수에게도 안티 팬이 있는데 내가 뭐라고 날 싫어하는 사람이 없어야 한단 말인가. 우울한 감정에 사로잡혀 있거나 나를 좋아하게 만들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쏟는 대신 나도 그 사람을 싫어해버리면 어떤가. 비로소 공평해진 것 같아 위로가 된다. 정신 건강 만세! 만세! 만세!│84p
일탈은 내게 쾌락과 희망을 준다. 하지만 일상은 나에게 밥과 잠잘 곳을 주고, 한 해가 다르게 쇠약해지는 부모님의 노후를 대비하고, 사랑하는 내 강아지의 사료 살 돈을 준다.│196p
어느 날이었던가. 적막함을 없애기 위해 TV를 켜고 가장 유쾌한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며 집혼밥을 했다. 코미디이너들과 눈이 마주쳤는데, 그들이 나를 보고 깔깔깔 비웃었다.│234p
세상의 외로워족에게 한 말씀 드리자면, 외로움은 극복하는 것이 아니다. 익숙해지는 것이다.│250p
시간이 더 지나 40대가 되었을 때, 그때는 30대보다 40대가 더 좋다고 말할 수 있기를, 50대가 되면 50대가 더 행복하다고, 60대가 되면 60대가 제일 즐겁다고, 70대가 되면 70대야말로 황금기라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나이를 먹는 것이 젊음이나 가능성을 잃는 데 대한 두려움이 아니라 앞으로의 인생에 대한 기대로 가득 차기를 바란다. 정말 잘 살고 있다는 뜻일 테니까.│319쪽
솔직해서 비루하고, 비루해서 사랑스럽다
더 깊은 시선과 감성으로 돌아온 N
루시 모드 몽고메리 원작의 《빨강머리 앤》에서 앤은 Ann이 아니라 Anne으로 불리길 고집한다. Anne가 더 기품 있고 고귀한 이름이라고 상상하기 때문. 우리가 알고 있는 앤의 이야기는 그렇게 한 소녀의 상상력에서 시작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빨강머리 앤’은 Ann도 Anne도 아닌 N이다. 싫어도 좋아해야 하고, 울고 싶어도 웃어야 하는 세상을 향해 당당하게 “NO!”라고 말하는 이 시대, 이 땅의 빨강머리N.
- 본문 중에서
루시 모드 몽고메리 원작 《빨강머리 앤》을 오마주한 전작 《빨강머리N》은 몽고메리가 무덤에서 뛰쳐나올 만한 별명을 얻었다. 일명 썅툰. “아니 그러고도 사랑스러운 빨강머리 앤을 오마주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싶지만 열렬한 독자 반응은 그럴 수 있다고 말해줬다. 작가가 혹독한 현실 세계로 끌어온 빨강머리N의 이야기에 하나같이 ‘내 얘기’라는 공감 댓글이 쏟아졌고, 네이버와 다음 스토리볼에서 연재되는 내내 메인을 장식했으며, 이제는 인스타그램에서 가장 핫한 작가가 되어 올라오는 툰마다 이슈가 되고 있다. 겉멋 한번 부리지 않은 채 아낌없이 욕을 내지르고, 자책하다 ‘자뻑’하고, 그러다 다시 낙담하는 N은 솔직해서 비루하지만 비루해서 사랑스러운 청장년의 대변인이 되었다. 그 빨강머리N이 두 번째 책으로 다시 돌아왔다.
전작에서 페이지마다 익살스러운 개그, 현직 카피라이터다운 인상적 단문으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SNS 연재에서는 볼 수 없는 작가의 지극히 사적이면서도 보편적인 이야기가 한층 더 깊은 시선과 감성으로 과감하고도 섬세하게 펼쳐진다.
보통 어른의 삶이란 어떤지, 다 큰 어른들의 마음이 얼마나 아이처럼 여릴 수 있는지, 남의 돈 벌어 먹고살기란 얼마나 고된지, 여자로서 험악한 세상을 살기가 얼마나 두려운지를 때로는 웃음 나게, 때로는 눈물 나게, 간혹은 오소소 소름 돋게 묘사하고 있다. 동시에 이 책의 독보적인 매력, 여전히 통쾌하고, 여전히 코믹하고, 여전히 재기발랄한 그림이 매 글마다 더해져 독자에게 큰 웃음을 선사한다.
가볍고도 묵직한 이 시대 보통 어른들의 자화상
평범한 삶의 가치를 재조명하다
평범한 사람이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 학교에 입학해 졸업하기까지 수없는 경쟁에 시달리는 일이, 고통스러운 업무, 유별난 사람들과 씨름하는 회사 일이, 절대 내 마음처럼 자라주지 않는 아이의 육아가, 그렇게 살아가면서 일어나는 매일의 돌발 사건이 어떻게 평범할 수 있단 말인가.
- 본문 중에서
빨강머리N이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유는 다양하다. 몸개그를 보는 듯한 생생한 유머, ‘병맛’과 귀여움이 공존하는 N 캐릭터, 어른 세계를 묘사한 현실감 있는 이야기… 무엇 하나 빼놓을 게 없다. 하지만 단 한 가지를 꼽으라면 N을 통해 평범한 삶의 가치가 재조명되기 때문일 것이다.
작가 자신이라고 할 수 있는 빨강머리N은 대한민국 평범한 30대다. 9시에 출근해서 칼퇴근을 도모하지만 영락없이 야근에 돌입해야 하고, 활력을 줄 만한 주말을 보내고자 하지만 피곤에 전 몸뚱어리를 좀처럼 일으키지 못한다. 식당에서는 여유자작 혼밥을 먹지만 방구석에서 집혼밥을 먹을 땐 쓸쓸해하고, 고가의 코트 앞에서 치열하게 고민하다가 결국 내려놓는다. 우리 옆집에, 내 옆자리에 언제나 만날 수 있는 평범한 30대 직장인이다. 남다른 점이 있다면 솔직함이다. 아니 뭐 그렇게 솔직할 필요가 있나 싶을 만큼 솔직하게 남루하고 비루한 일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요즘 핫하다는 레스토랑이나 바가 아니라 좁고 어두운 집구석에 틀어박혀 드라마 정주행이나 하는 게 행복이라 믿는다. 한 번도 아니고 질릴 때까지 봤던 것을 또 보다가 저녁 무렵에야 폐인처럼 일어나 냉장고를 뒤적인다. 인간이 얼마나 찌질할 수 있는지 나 자신을 통해 확인하고 있다.(〈프롤로그〉, 7쪽)
이 책에는 무조건 잘될 거라는 말, 열심히 노력하면 꿈을 이룰 거라는 말, 세상은 그래도 아름답다는 말은 없다. 대신 평범하게라도 사는 게 어디냐고 말한다. 공부하고, 회사에 다니고, 아이를 낳아 사는 게 어디 쉬운 일이냐고 말한다.
일탈은 내게 쾌락과 희망을 준다. 하지만 일상은 나에게 밥과 잠잘 곳을 주고, 한 해가 다르게 쇠약해지는 부모님의 노후를 대비하고, 사랑하는 내 강아지의 사료 살 돈을 준다.(〈일탈〈일상, 196쪽)
우리는 학창 시절부터 줄곧 1류가 아니면 의미가 없다고 배워왔다. 또한 때로 그날이 그날인 일상을 버리고 화려한 일탈을 시도해 낭만적으로 살아보라고 권장받는다. 하지만 이 책은 일상을 유지하는 데에는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다 말하며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동네 슈퍼 가판대에 펼쳐진 상품성 낮은 잼용 딸기, 그 딸기를 사다가 그냥 먹었다고, 더럽게 맛없었지만 “그냥, 잼용 딸기에게 그렇게 해주고 싶었다”(〈잼용 딸기〉, 36쪽)는 대목에서는 감탄이 절로 난다.
몽고메리의 앤,
스스로 백마에 올라탄 현대여성 N으로 진화하다
이번 책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여성으로서의 삶, 특히 홀로 사는 여성으로서의 삶의 모습이 다양한 형식으로 묘사된 점이다. 범죄 대상이 될 뻔했던 경험을 공포소설 형식으로 풀어내는가 하면, 엄마의 모습을 통해 여자로서의 자기 삶을 돌아보고,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리는 대신 직접 백마에 탑승했다고 말하며 씩 웃는 N의 모습이야말로 이 시대 여성들의 자화상 아닐까.
물론 우리의 N은 여전히 ‘솔로 천국, 커플 지옥’을 외치며 실연이라도 경험해보고 싶다고 하는 독거 처녀이기에 모든 여성의 롤모델이 될 순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맨날 집에만 있어서 남자들이 나란 여자가 있는지 모르는 것 같아. 밖으로 나가야겠어”(〈웅녀〉, 259쪽)로 시작되는 연애 시도, 동화 속 왕자가 없어도 자발적으로 백마에 탑승하는 모습을 보면 N이 어떤 인생의 질주를 펼칠지 기대되는 건 독자 모두의 마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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