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추천 검색어

실시간 인기 검색어

그림책 탱고

제님 지음 | Knysh Ksenya 그림
헤르츠나인

2018년 12월 19일 출간

종이책 : 2017년 12월 22일 출간

(개의 리뷰)
( 0% 의 구매자)
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35.58MB)
ISBN 9791186963395
지원기기 교보eBook App, PC e서재, 리더기, 웹뷰어
교보eBook App 듣기(TTS) 가능
TTS 란?
텍스트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기술입니다.
  • 전자책의 편집 상태에 따라 본문의 흐름과 다르게 텍스트를​ 읽을 수 있습니다.
  • 전자책 화면에 표기된 주석 등을 모두 읽어 줍니다.
  • 이미지 형태로 제작된 전자책 (예 : ZIP 파일)은 TTS 기능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 '교보 ebook' 앱을 최신 버전으로 설치해야 이용 가능합니다. (Android v3. 0.26, iOS v3.0.09,PC v1.2 버전 이상)

소득공제
소장

판매가 판매금지

이 상품은 배송되지 않는 디지털 상품이며,
교보eBook앱이나 웹뷰어에서 바로 이용가능합니다.

카드&결제 혜택

  • 5만원 이상 구매 시 추가 2,000P
  • 3만원 이상 구매 시, 등급별 2~4% 추가 최대 416P
  •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추가 최대 300원

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 당신 마음에 너울너울 춤추듯 꽃피울 그림책을 선물합니다. ”
『그림책 탱고』는 제님씨가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거나 친구에게 직접 선물했던 매력적인 그림책 33권의 사연을 담고 있습니다. 지난 10년간 그림책만으로 아이를 교육했던 제님씨는 그림책의 매력에 빠져 아이가 중학생이 된 지금도 그림책을 읽고 사람들과 나눕니다. 그림책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느껴야 할지 그 방법론을 안내하는 동시에 삶의 다양한 주제에 대해 제님씨만의 심미안으로 고른 서른세 권의 그림책은 누구에게나 깊은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1부 아브라쏘(abrazo) - 옆자리에 놓인 것
라흐마니노프를 좋아하세요? 그림 속으로 떠난 여행
아빠도 그림책 좋아하실 줄 알았어요! 쑥갓 꽃을 그렸어
어쩐지 손편지가 더 어울리는 당신에게 편지
투덜대는 마음까지 알아줘서 고마워요 펭귄은 너무해
흔들리지 않으려고 흔들렸던 우리에게 흔들린다
일상의 순간이 기적임을 깨달을 때 기적의 시간
같은 공간을 살았던 옛주인들에게 나의 작은 집
풀꽃과 눈맞춤 하는 이들에게 우리 동네에 들꽃이 피었어요

2부 까미나르(caminar) - 내 마음이 하는 말
나에겐 나의 말이 있어 얀얀
관계를 섬세하게 다듬고 싶은 곰씨들에게 곰씨의 의자
냄비 속에 꼭꼭 숨고 싶은 아나톨들에게 아나톨의 작은 냄비
삶이 불행하다 느낀 순간 만난 그림책 우리 집은 시끌시끌해
몸은 젖어도 마음은 뽀송뽀송하도록 빗방울이 후두둑
가만가만 포근하게 보아야 보이는 것들 나는 지하철입니다
문득문득 슬픔이 찾아온다면 슬픔을 치료해 주는 비밀 책
파란 하늘 한 뼘 정도면 친구인 거죠 내 마음 / 팔랑팔랑

3부 까미나도(caminado) - 추억보다 깊은 곳
아무도 믿지 않아도 나는 나를 믿어 애너벨과 신기한 털실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이들에게 춤추는 고양이 차짱
엄마 목소리를 마음에 담기 위하여 무릎딱지
아빠의 마당에도 모란꽃이 피었습니다 꽃이 핀다
그곳의 따사로운 시간 속으로 다시 그곳에
나지막한 담을 품은 골목길을 걷다가 골목이 데려다줄 거예요 / 담
너에게 커다란 나무가 되어 줄게 커다란 나무 같은 사람

4부 꼬라손(corazon) - 삶이 전하는 선물
주름살이 걱정되는 나에게 할머니 주름살이 좋아요
멋진 할머니가 되고 싶은 이에게 하지만하지만 할머니 / 책 읽기 좋아하는 할머니
피식피식 웃게 만드는 모자 이야기 모자를 보았어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는 사람의 향기 지하 정원
격식과 시선에서 벗어날 용기가 필요해 호랑이 씨 숲으로 가다
백석의 시로 물든 저녁 무렵 박각시와 주락시
할머니가 두려워한 것은 삶 마르게리트 할머니의 크리스마스

아빠도 그림책 좋아하실 줄 알았어요!
쑥갓 꽃을 그렸어
유춘하, 유현미 저, 낮은산

저에게도 누워서 쉬는 것이 가장 편하다는, 곧 아흔 살을 앞 둔 친정아버지가 있습니다.
워낙 생각이 많아서 조용히 이러저러한 일 많이 하던 분이 치매로 무기력해졌습니다. 기력조차 쇠약해져 신발 신을 때는 넘어질 듯 비틀거리고 호탕하게 웃던 웃음도 사라지고 무엇보다 돌아다니는 걸 귀찮아합니다. 궁금한 게 많아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걸 가장 좋아했는데 말이에요. 눈을 감고 가만히 누워 있거나 텔레비전을 보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냅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얼마나 지루할까? 그래서 혼자 곰곰이 고민을 했습니다.
아버지에게 어떤 즐거운 일을 만들어 드릴까? 책을 권해 드리면 어떨까? 책이라면 어떤 책이 좋을까? 나무를 좋아했으니까, 쉽고 재미난 나무도감을 사드릴까? 아니면 재미난 옛날이야기를 읽어 드릴까? 평생 농사일만 해 온 아버지께 책을 읽어 드리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선뜻 용기를 내지 못하고 뜸만 들이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은데 말입니다. 그러던 중에 유춘하 할아버지 이야기를 만났습니다.
아버지가 성가실 정도로 그림을 그리시라고 권유한 셋째 딸 유현미 작가 또한 저의 마음과 비슷하지 않았을까요? 어마어마한 나이 아흔 살에, 하루하루가 그저 그런 지루하기 짝이 없는 일상에 반짝반짝 빛나는 기쁨을 스스로 느껴보시기를 바라는 자식의 간절한 마음 말입니다.
우리가 어린 시절, 심심하지 않도록 이렇게 저렇게 놀아주고, 재미난 곳에 데려가 주고, 자신의 진로를 잘 찾아갈 수 있도록 애쓴 부모님, 이제 다 자란 자식들이 누워서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는 일이 전부인 부모님께 재미난 놀이를 찾아 드려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맛있는 음식 사 드리고 좋은 옷 사 드리고 멋진 곳 구경시켜 드리는 거 말고, 스스로 하는 놀이 속에 희한한 기쁨과 뿌듯함을 느낄 수 있는 그 어떤 것 말입니다.
두 눈 꼭 감고 일을 저질렀습니다. 아버지가 말씀할 틈도 없이 평소에는 말 느린 제가 숨넘어가듯 얘기했습니다.
“엄마, 아빠, 이 할아버지가 실제로 아흔 살이래요. 시골에서 농사짓다가 도시에 사는 딸네 집 왔는데 그 딸이 그림 그리는 화가라 아버지가 심심해하니 자꾸만 그림을 그리라 해서 그림 그리고 있네요. 실제 이야기래요. 할아버지 성함이 유춘하인데 우리 버들 류씨예요.”
가뿐 숨을 내쉬는 틈을 타 아버지가 느릿느릿 한 말씀 하십니다.
“얼굴이 거뭇거뭇 허니 아흔 살은 먹었겄다.”
휴, 이제 버럭 소리는 안 하겠다 싶어 책장을 넘기고 천천히 읽어드립니다.

투덜대는 마음까지 알아줘서 고마워요
펭귄은 너무해
조리 존 글, 레인 스미스 그림, 미디어창비

살다 보면 그런 날 있지 않나요? 지금까지 나의 삶을 삽으로 갈아엎고 싶은 날. 지울 수만 있다면 지우개로 깨끗이 지우고 또박또박 야무지게 삶을 다시 쓰고 싶은 그런 날 말이죠. 그런데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 마음이 드는 날에는 매사가 불만투성이입니다. 이렇게 말이죠.
‘이 나이 먹도록 나는 왜 이 모양인 거야?’ ‘어제 마음에 쏙 들어 샀던 옷은 오늘 보니 왜 이리 촌스러운 거야?’ ‘이렇게 좋은 날 만나자고 전화하는 친구 하나 없는 걸 보면 나는 인생을 잘못 산 거야. 그래 한참 잘못 산 게 분명해.’
…중략…
오늘 본 책은그저 순전히 귀여워서 데려온 그림책 『펭귄은 너무해』입니다. 제목을 되뇌다 보니 문득 궁금합니다. ‘펭귄이 뭐가 너무하다는 거지?’
읽어도 또 읽어도 또다시 읽어도 ‘펭귄은 너무해’라는 제목이 영 마뜩잖아 남편에게 읽어보라고 했습니다. 제목이 어쩌고저쩌고는 쏙 빼고 그냥 재미난 그림책이니 한번 읽어보라고 했습니다. 책장을 넘기는 남편의 입꼬리가 슬슬 올라가더니 자꾸만 피식거립니다. 저는 그 웃음의 의미를 직감적으로 알아차렸습니다.
“크게 웃어도 돼. 투덜이 펭귄이 어쩜 그리 나랑 똑같을까 싶어서 그런 거지?”
“알고 있는 거야? 딱 당신을 위한 책인데, 당신 인생 그림책으로 하는 거 어때?”
…중략…

[책소개]
오직 너랑 읽고 싶은 탱고 같은 그림책 선물 33권
그림책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에세이스트 제님씨의 세 번째 에세이. 낯선 이와 처음 추는 탱고의 설렘처럼 그림책을 선물하면서 마음 한 자락을 전하는 짜릿한 느낌을 ‘어른을 위한 그림책 안내서’ 『그림책 탱고』에 담았습니다.
지난 10년간 그림책만으로 아이를 교육했던 제님씨는 그림책의 매력에 빠져 아이가 중학생이 된 지금도 그림책을 읽고 사람들과 나누고 있습니다. 최근 나오는 그림책은 아이들만을 위한 책이 아닙니다. 어른들도 함께 공감할 수 있을 만큼 깊이 있고 수준 높은 예술적 성취가 담겨 있습니다. 『그림책 탱고』는 제님씨가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거나 친구에게 직접 선물했던 매력적인 그림책 33권의 사연을 담고 있습니다.
마음을 나누고 싶은 누군가와 티타임을 나누는 정도의 가벼운 기분으로 그림책을 선물한다면, 예기치 않았던 따뜻하고 깊은 시간을 맛볼 수 있습니다. 처음 만나는 탱고의 선율처럼 매혹적이고, 탱고 상대와의 친밀한 호흡처럼 다정한 느낌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어른에게도 그림책은, 자세히 보면 속 깊은 그림책
그림책이 어른들도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책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제님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같은 것을 보고 얼마만큼 감상할 수 있느냐에 따라 삶의 풍요와 빈곤이 나뉩니다. 사소한 것도 다르게 바라보고 많이 느끼며 사는 일상이 풍요로운 삶이고 그것이 곧 행복입니다. 그러니까 삶의 풍요는 곧 감상의 폭이라 할 수 있지요. 같은 길을 걸어도 감상의 폭은 다릅니다.”
그림책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저 아이들이 보는 책이라고 허투루 본다면 나랑 아무 상관없는 그냥 어린이 책일 뿐이겠지만, 감상의 폭을 넓히고자 하는 열린 마음으로 자세히 보면, 그 안에 담긴 깊은 의미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제님씨는 그림책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느껴야 할지 그 방법론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삶의 다양한 주제에 대해 제님씨만의 심미안으로 고른 서른세 권의 그림책은 누구에게나 깊은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더불어 그림책을 선물할 때 함께 선물해도 좋을 만한 책들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탱고처럼 반짝이는 일상 속의 비일상
제님씨는 그간 두 권의 저작과 그림책 강연을 통해 고정 독자를 만들어 왔습니다. 독자들이 그녀의 글에서 크게 매력을 느끼는 부분은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었던 삶의 장면을 잔잔하게 그리고 절절하게 녹여 낸다다는 점이었습니다. 일상에서 비일상의 반짝임을 찾아 낸 것입니다.
제님씨는 이 책에서 또다시 삶의 현장을 길어 올립니다. 아이를 기르는 엄마만의 모습이 아니라, 누군가의 딸로서, 삶의 팍팍한 현장을 살아가는 생활인으로서, 다정한 이웃으로서, 아내로서, 여성으로서… 그가 담아내는 이야기는 또 다른 그림책의 명장면으로 다가옵니다.

그림책은 혼자 보는 책이 아닙니다. 함께 보면 더욱 아름다운 책이 바로 그림책입니다.
그림책은 아이들만의 책이 아닙니다. 그림책 속에 담긴 깊은 울림은 나이랑 상관이 없습니다.

[수록 그림책]
아브라쏘의 설렘으로 고른 선물하기 좋은 그림책 33권
“그림책을 함께 보던, 아장아장 걷던 아이는 이제 중학교 2학년이 되어 다른 재미에 빠져 있지만, 저는 여전히 그림책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니, 오히려 또 다른 느낌으로 그림책의 매력을 발견하는 기쁨을 은밀히 즐기고 있습니다. 그건 바로 그림책으로 사람을 만나는 일이지요. 좋은 그림책 한 권이 끄나풀이 되어 그저 그런 관계가 깊어지기도 하고 특별하고도 따뜻한 관계가 새롭게 맺어지기도 한답니다. 언젠가부터 그림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누군가의 얼굴이 떠오르고 그이에게 그림책을 선물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림책을 선물로 주기도 전에 그이가 그림책을 받고 어떤 표정을 지을지 상상만으로도 기분 좋아지는 순간이지요.”- 제님

그림 속으로 떠난 여행 / 쑥갓 꽃을 그렸어 / 편지 / 펭귄은 너무해 / 흔들린다 /
기적의 시간 / 나의 작은 집 / 우리 동네에 들꽃이 피었어요

얀얀 / 곰씨의 의자 / 아나톨의 작은 냄비 / 우리 집은 시끌시끌해 / 빗방울이 후두둑 /
나는 지하철입니다 / 슬픔을 치료해 주는 비밀 책 / 내 마음 / 팔랑팔랑

애너벨과 신기한 털실 / 춤추는 고양이 차짱 / 무릎딱지 / 꽃이 핀다 / 다시 그곳에 /
골목이 데려다줄 거예요 / 담 / 커다란 나무 같은 사람

할머니 주름살이 좋아요 / 하지만하지만 할머니 / 책 읽기 좋아하는 할머니 / 모자를 보았어 /
지하 정원 / 호랑이 씨 숲으로 가다 / 박각시와 주락시 / 마르게리트 할머니의 크리스마스

“그림책 들고 너에게 사뿐 다가갈게.”
저랑 그림책 한 번 추실래요?

그림책을 읽다가 문득 당신 생각이 났어요.
그림책 들고 사뿐 갈게요.
탱歌磁추듯 같이 읽어요.
그림책이 따뜻한 위로를 줄 거예요.
그리고 언젠가 한 페이지를 펼치게 되면 나를 기억해 줘요.

[책속으로 추가]
미안함이라든가, 겸손함과는 한참 거리가 있는 투덜이의 대가, 펭귄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지난밤에 눈이 많이 내린 것도 불만이고 배고픈데 물고기가 눈앞에 딱 나타나지 않은 것도, 바닷물이 짠 것도, 불만이랍니다. 고개 숙이는 일 같은 건 절대 하지 않을 것 같은 그 놈, 펭귄이 절망에 푹 절여져 어깨가 축 늘어지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갑자기 수염이 허연 바다코끼리가 말을 겁니다.
오늘 좀 힘들었구나. 하지만 펭귄아, 주위를 둘러 봐. 바다에 비친 산이 그림처럼 아름답지 않니?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파란 하늘이 보이지 않니? 네 등을 어루만져 주는 친구 펭귄들이 얼마나 많니?
맞아. 어떨 땐 조금 힘들기도 해. 우리 모두 힘든 순간들이 있단다. 바다코끼리도 북극곰도, 고래도 펭귄도 모두 그래. 하지만 펭귄아, 난 내 삶을 다른 누구와도 바꾸지 않을 거야.
아마 너도 그럴 거야. 너도 어느 누구와도 바꾸고 싶지 않은 너만의 삶이 있다는 걸 깨달을 테니까.

나에겐 나의 말이 있어
얀얀
김승연 글/그림, 텍스트컨텍스트
표지 그림은 얀얀이 작업하는 뜨개질 공방 풍경입니다. 소품 하나하나가 어찌나 섬세하고 아기자기한지 뜯어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번호표가 매겨 있는 작은 서랍장 위의 보라색 라벤더 꽃, 작은 선반 위의 연필꽂이, 잘 정돈된 색색의 실들, 벽에 걸린 털실 타래와 우산, 작업대 밑의 털실 꾸러미, 그리고 노란 스웨터를 입고 청보라색 털모자를 쓴 얀얀….
실제 작가의 작업실 분위기가 이러하지 않을까 상상해보며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중략…
복숭아를 꼭 닮은 그 아이는 복숭아처럼 말을 하지 못했습니다. 언어장애나 청각장애가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에요. 단단한 복숭아씨가 걸린 것처럼 엄마의 가슴이 답답해졌습니다.
민들레가 노란 꽃을 활짝 피운 어느 봄볕 따스한 날, 엄마와 아이가 자리 위에 누워 있습니다. 아이는 노란 민들레꽃 세 송이를 손에 쥐고 단잠에 빠졌습니다. 바로 옆에는 강아지도 아이와 마주하고 곤히 잠들었습니다. 아마 강아지랑 민들레꽃밭에서 실컷 뛰어놀다 잠이 든 모양입니다. 엄마는 책을 보다가 자는 아이 머리를 쓰다듬으며 혼자 속살거립니다. 아가야, 너는 무슨 꿈을 꾸고 있는 거니?
혹시 느긋하게 기다려보기로, 지긋이 지켜보기로 마음먹은 걸까요? 엄마의 표정이 편안해 보입니다.
그럼에도 엄마는 아이의 세상이 궁금했습니다. 그럴 때면 노란 문에 난 창문으로 아이의 세상을 살짝 엿보았지요. 노란 문은 아이의 세상으로 들어가는 통로입니다. 말도 하지 않고 눈도 마주치지 않지만 아이는 자신만의 세상에서 신나게 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엄마는 여전히 기다리고 또 기다립니다.
…중략…
얀얀은 왜 말을 하지 못하는 걸까요? 혹시 말을 하고 싶지 않았던 건 아닐까요?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는데. 의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지만 이건 그리 중요해 보이지 않습니다. 포근한 털실만큼이나 따뜻한 엄마가 사랑으로 얀얀을 그저 지켜보면서 기다려 주고 있으니까요.
보통의 경계선에 못 미치면, 남들과 좀 다르다 싶으면 ‘보통’의 선에 다다르기 위해 안달복달 다그치는 게 상식인 양 착각하고 살아갑니다. 기다려준다고요? ‘빨리빨리’ 하지 않으면 뒤처지고, 뒤처지지 않더라도 불안감에 숨조차 쉬기 힘이 듭니다. 그런데 느긋하게 기다리라고요?
잘 성장한 얀얀이 우리에게 말없이 자신의 모습으로 말하는 것 같습니다. 느긋하게 기다리라고. 기다림 속에 사랑을 담은 따뜻한 눈빛과 이해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관계를 섬세하게 다듬고 싶은 곰씨들에게
곰씨의 의자
노인경 글/그림, 문학동네

저는 태어날 때부터 혼자서 책 읽고 혼자서 산책하는 외로움을 즐기도록 태어난 것 같습니다. 그리 생각할 만큼 ‘한들한들 혼자’인 것에 익숙하고 그 지점을 기쁘게 받아들이고 있으니까요.
매일 매일 느릿느릿 혼자 걷는 산책길에 저의 모든 것이 담겨 있습니다. 좀 전에 읽었던 책을 떠올리기도 하고, 아이 때문에 속상했던 마음을 바람에 날려 버리기도 하고, 며칠 뒤에 있을 강의 준비를 하기도 합니다. 바로 조금 전까지도 글이라고 끼적거리다가 끙끙대던 대목이 벌레 먹어 구멍이 숭숭 난 나뭇잎 때문에 마법처럼 술술 풀리기도 하고요.
막 산책을 나가려는데 같은 동네에 사는 한 지인에게서 문자가 왔습니다. 오랜만에 함께 산책하자는 내용이었지요.
그녀는 김이 피어오르는 커피를 건네며 언제나처럼 활짝 웃었습니다. 기분 좋게 커피를 홀짝이며 수다와 함께하는 산책이 시작되었습니다. 매일 만나도 끝없이 이어지는 게 여자들의 수다인데 오랜만에 만났으니 하고 싶은 이야기가 얼마나

작가정보

저자(글) 제님

그림책에 빠진 그녀의 까베세오(cabeceo)
그림책에 빠져 10년 동안 그림책을 손에서 놓지 않은 그녀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즐긴 것뿐이었죠. 아이와 도서관을 다니면서 사랑스러운 내용과 아름다운 그림으로 가득 찬 그림책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아이에게 읽어주다가 그림책만으로도 아이를 기를 수 있겠다 생각을 하고 그림책 육아를 시작했죠. 그러다가 그림책으로 아이와 사랑을 나누는 과정을 담아 낸 책 두 권을 썼고요.
아이는 지금 중학교 2학년이 되었습니다.
그림책을 찾는 나이는 이미 지났습니다. 그녀도 그림책 세상으로부터 졸업을 해야 할 때가 되었지만, 그녀는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이미 사랑에 빠져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녀에게 그림책은 생활이 되었습니다. 가끔 사춘기를 지나고 있는 아이에게 그림책 읽어주기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착한 마음씨의 아이는 강하게 거부하지는 않지만, 엄마가 읽어주는 동안 스마트 폰을 보고 있기 일쑤입니다. 그래도 그녀는 믿고 있습니다. 언젠가 이처럼 따뜻한 시간을 기억할 거라고. 그래서 마음이 아픈 상황이 닥쳤을 때 위로와 힘을 주게 될 거라고.
그녀는 그림책은 아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림책으로 인해 변한 자신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림책을 통해 상대방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는 마음을 배웠다고 합니다. 그림책은 아이에게 거울 같은 역할을 하는데, 그 효과가 아이 뿐만 아니라, 어른들한테도 유효하다는 말이지요. 그래서 그녀는 모든 사람들과 그림책의 경험을 나누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녀가 당신의 눈을 바라보며 까베세오(cabeceo, 함께 춤을 추자고 권하는 몸짓을 칭하는 탱고 용어)를 한다면, 당신에게 꼭 맞는, 당신과 함께 읽고 싶은 그림책을 찾았다는 뜻입니다.

저자 제님(다정한 그림책 큐레이터 제님씨 | blog.naver.com/noirejn)은 한적한 오솔길이나 과꽃 피어있는 골목을 사부작사부작 걷는 것을 좋아합니다. 소소하고 하찮아 보이는 것에 마음이 가고 그것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내려고 합니다. 저절로 피고 지는 모든 풀꽃과 나무들, 햇살과 바람과 가을 풀벌레 소리를 좋아하고, 말라비틀어진 들꽃대궁과 가을 열매들, 그림책과 도서관을 사랑합니다. 전북 고창에서 태어나고 이화여대에서 불어교육과 영어교육을 공부했습니다. 지금은 그림책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그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며, 그림책으로 소박하지만 마음이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림책이 좋아서』(2013, 헤르츠나인), 『포근하게 그림책처럼』(2016, 헤르츠나인).

그림/만화 Knysh Ksenya

이 상품의 총서

Klover리뷰 (0)

Klover리뷰 안내
Klover(Kyobo-lover)는 교보를 애용해 주시는 고객님들이 남겨주신 평점과 감상을 바탕으로,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는 교보문고의 리뷰 서비스입니다.
1. 리워드 안내
구매 후 90일 이내에 평점 작성 시 e교환권 100원을 적립해 드립니다.
  •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 리워드는 1,000원 이상 eBook, 오디오북, 동영상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리뷰 작성 시 익일 제공됩니다.
  •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 sam 이용권 구매 상품 / 선물받은 eBook은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2. 운영 원칙 안내
Klover리뷰를 통한 리뷰를 작성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유로운 의사 표현의 공간인 만큼 타인에 대한 배려를 부탁합니다. 일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불편을 끼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아래에 해당하는 Klover 리뷰는 별도의 통보 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 도서나 타인에 대해 근거 없이 비방을 하거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리뷰
  • 도서와 무관한 내용의 리뷰
  • 인신공격이나 욕설, 비속어, 혐오 발언이 개재된 리뷰
  • 의성어나 의태어 등 내용의 의미가 없는 리뷰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문장수집

문장수집 안내
문장수집은 고객님들이 직접 선정한 책의 좋은 문장을 보여 주는 교보문고의 새로운 서비스 입니다. 교보eBook 앱에서 도서 열람 후 문장 하이라이트 하시면 직접 타이핑 하실 필요 없이 보다 편하게 남길 수 있습니다. 마음을 두드린 문장들을 기록하고 좋은 글귀들은 ‘좋아요’ 하여 모아보세요. 도서 문장과 무관한 내용 등록 시 별도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리워드 안내
  • 구매 후 90일 이내에 문장 수집 등록 시 e교환권 100원을 적립해 드립니다.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리워드는 1,000원 이상 eBook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문장수집 등록 시 제공됩니다.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sam 이용권 구매 상품/오디오북·동영상 상품/주문취소/환불 시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구매 후 문장수집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교보eBook 첫 방문을 환영 합니다!

    신규가입 혜택 지급이 완료 되었습니다.

    바로 사용 가능한 교보e캐시 1,000원 (유효기간 7일)
    지금 바로 교보eBook의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해 보세요!

    교보e캐시 1,000원
    TOP
    신간 알림 안내
    그림책 탱고 웹툰 신간 알림이 신청되었습니다.
    신간 알림 안내
    그림책 탱고 웹툰 신간 알림이 취소되었습니다.
    리뷰작성
    • 구매 후 90일 이내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최초1회)
    • 리워드 제외 상품 : 마이 > 라이브러리 > Klover리뷰 > 리워드 안내 참고
    • 콘텐츠 다운로드 또는 바로보기 완료 후 리뷰 작성 시 익일 제공
    감성 태그

    가장 와 닿는 하나의 키워드를 선택해주세요.

    사진 첨부(선택) 0 / 5

    총 5MB 이하로 jpg,jpeg,png 파일만 업로드 가능합니다.

    신고/차단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신고 내용은 이용약관 및 정책에 의해 처리됩니다.

    허위 신고일 경우, 신고자의 서비스 활동이 제한될 수
    있으니 유의하시어 신중하게 신고해주세요.


    이 글을 작성한 작성자의 모든 글은 블라인드 처리 됩니다.

    문장수집 작성

    구매 후 90일 이내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eBook 문장수집은 웹에서 직접 타이핑 가능하나, 모바일 앱에서 도서를 열람하여 문장을 드래그하시면 직접 타이핑 하실 필요 없이 보다 편하게 남길 수 있습니다.

    P.
    그림책 탱고
    저자 모두보기
    저자(글)
    그림/만화
    낭독자 모두보기
    sam 이용권 선택
    님이 보유하신 이용권입니다.
    차감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sam 이용권 선택
    님이 보유하신 이용권입니다.
    차감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sam 이용권 선택
    님이 보유하신 프리미엄 이용권입니다.
    선물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결제완료
    e캐시 원 결제 계속 하시겠습니까?
    교보 e캐시 간편 결제
    sam 열람권 선물하기
    • 보유 권수 / 선물할 권수
      0권 / 1
    • 받는사람 이름
      받는사람 휴대전화
    • 구매한 이용권의 대한 잔여권수를 선물할 수 있습니다.
    • 열람권은 1인당 1권씩 선물 가능합니다.
    • 선물한 열람권이 ‘미등록’ 상태일 경우에만 ‘열람권 선물내역’화면에서 선물취소 가능합니다.
    • 선물한 열람권의 등록유효기간은 14일 입니다.
      (상대방이 기한내에 등록하지 않을 경우 소멸됩니다.)
    • 무제한 이용권일 경우 열람권 선물이 불가합니다.
    이 상품의 총서 전체보기
    네이버 책을 통해서 교보eBook 첫 구매 시
    교보e캐시 지급해 드립니다.
    교보e캐시 1,000원
    • 첫 구매 후 3일 이내 다운로드 시 익일 자동 지급
    • 한 ID당 최초 1회 지급 / sam 이용권 제외
    • 네이버 책을 통해 교보eBook 구매 이력이 없는 회원 대상
    • 교보e캐시 1,000원 지급 (유효기간 지급일로부터 7일)
    구글북액션을 통해서 교보eBook
    첫 구매 시 교보e캐시 지급해 드립니다.
    교보e캐시 1,000원
    • 첫 구매 후 3일 이내 다운로드 시 익일 자동 지급
    • 한 ID당 최초 1회 지급 / sam 이용권 제외
    • 구글북액션을 통해 교보eBook 구매 이력이 없는 회원 대상
    • 교보e캐시 1,000원 지급 (유효기간 지급일로부터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