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텍스트 읽기
2016년 12월 08일 출간
국내도서 : 2016년 09월 26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10.14MB)
- ISBN 9791186846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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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1. 연출의 기술 15
2. 숨은 의미 찾기 43
3. 들리지 않는 선율 77
4. 어조와 호흡 105
5. 장면 만들기 혹은 소란 피우기 133
6. 얼굴의 상실 165
옮긴이 후기 201
저자가 이야기하는 책들 207
?” (본문 34~35쪽)
단어와 문장에서 보여주는 것 말고, 그 사이, 그 아래, 그 너머, 그 이후의 것들이 우리의 감정을 흔든다. 이것이 서브텍스트이고, 또 서브텍스트가 하는 일이다.
같은 맥락에서 서브텍스트는 결정적인 말 한마디보다, 결정적인 말 한마디가 나올 찰나에 침묵하는 그 고요에 자리한다. 평소에는 그렇게 말도 잘하고 시끌벅적한 주인공이 왜 정작 그의 언변이 필요한 때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가가 중요하다. 역설적이게도, 말해진 것보다 말해지지 않는 것이 더 많은 말을 한다. 또한 말해도 듣지 않는다는 것이 들려주는 바가 더 많다.
“언젠가 한번은 남자친구와 헤어진 여자와 대화를 한 적이 있었다. 그녀는 끈덕지게 남자친구의 잘못들을 내게 말했다. 근본적인 잘못을 상세히 말한 뒤 그 다음에는 기꺼이 눈감아 줄 수 있는 정도의 부차적인 잘못을 말했고, 이에 나는 공감의 ‘소리’를 제공했다. 그러자 그녀는 근본적인 것과 부차적인 그의 잘못들을, 마치 내가 그녀의 지루한 설명을 전혀 듣지 않았던 것처럼 처음부터 다시 이야기했다. 그러고 나서 나는 내가 목격하고 있는 것이 무심함보다 더 복잡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녀는 너무 고통스러운 나머지 자신이 무엇을 말하는지를 듣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자신의 대화를 관찰할 수 없는 상태로 그녀는 자신이 무슨 말을 했었는지 기억할 수 없었다. 그녀의 생각은 고막을 찢는 듯 큰소리로 들려서 아마 그러지 않을 때도 생각이 큰 소리로 말하고 있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는 동안 그녀의 말은 어떤 까닭인지 그녀 자신에게 들리지 않았던 것이다.” (본문 103~104쪽)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서로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데, 더 놀라운 건, 자기 자신이 하는 말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같은 말을 반복하고, 그 말이 어떤 의도와 의미를 지녔는지는 이미 중요하지 않게 된다. 이것은 현대에 오면서 두드러지는 인간 삶의 현상이고 문학에서도 마찬가지로 반영되어 있다. 19세기, 20세기 소설에서 인물들은 상대방의 말을 오해는 할망정 듣지 않는 일은 없는데, 지금은 왜 그럴까. 현대인들은 자신들의 삶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광고들 속에서 귀를 막고 관심을 끊고 듣지 않는 훈련을 자기도 모르게 하게 된 건 아닐까.
동시대의 작가라면, 무조건 서로가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또 이해에 가닿도록 하는 것뿐만 아니라
작가정보
저자(글) 찰스 백스터
저자 : 찰스 백스터
저자 찰스 백스터(Charles Baxter)는 『그리폰』(Gryphon), 『믿는 사람들』(Believers), 『솔과 팻지』(Saul and Patsy) 등 십여 권의 소설과 단편집을 냈고, 2016년에 출간한 『당신이 해줬으면 하는 게 있어』(There's Something I Want You to Do) 는 단편소설 어워드인 〈스토리 프라이즈〉의 최종 후보에 오른 바 있다. 또, 같은 제목의 영화로도 만들어진 『피스트 오브 러브』(Feast of Love) 는 2000년 내셔널 북 어워드의 최종 후보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책 『서브텍스트 읽기』가 포함된 문학/비평 시리즈 〈The Art of Series〉의 기획?편집자이고, 현재 미네소타 대학에서 문예창작을 가르치고 있다.
역자 : 김영지
역자 김영지는 UCLA에서 인류학을 전공, 철학을 부전공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 등 직장 생활도 오래했다. 번역가가 되면 읽고 싶은 책도 마음껏 읽고, 다양한 책도 소개하고, 무엇보다도 자유롭게 살 수 있을 줄 알고 바른 번역 아카데미를 졸업한 뒤 번역을 하고 있다. 『노스페이스의 지퍼는 왜 길어졌을까?』를 번역했다.
번역 김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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