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치에세이

최후자 지음

도서출판 문학바탕 2021년 07월 13일 출간 종이책 : 2021년 07월 01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작가정보

저자(글) 최후자

작가의 말

기적입니다.
제가 사람들 앞에서 연설을 하다니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킹스 스피치’가 생각납니다.
왕이 되어 권력과 명예 모든 것을 다 가진 영국 조지 6세에게 가장 두려운 것은 마이크였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새로운 지도자를 간절히 원하는 영국 국민들에게 말 더듬는 콤플렉스와 두려움을 극복해가는 조지 6세의 감동적인 이야깁니다.

제가 연설하기 위해 단상에 섰을 때 공포와 두려움은 조지 6세보다 훨씬 심각했습니다. 매번 연설을 하기 전에 저의 트라우마와 싸우며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지금까지 회사 직원들을 교육하거나 지인들 앞에서는 아무 거리낌 없이 카리스마가 있다는 말도 많이 들었는데 신기하게도 연설할 때는 모기소리를 내고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아이가 되어 주목받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연설을 거듭할수록 마음속에 용기와 자신감으로 채워지는 걸 느꼈습니다.

이 책은 1997년부터 2020년, 4년 동안 모 대학교 여성최고위경영자과정의 총동문 연합회장을 맡으면서 크고 작은 자리에서 했던 연설 내용입니다.
저처럼 남 앞에서 연설을 하는 일이 두려운 사람들, 연설을 하거나 인사말을 할 때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용기와 안내가 되어주면 좋겠습니다.

40년간 공황장애를 앓다보니 제주도도 한번 가보지 못하다 몇 년 전에 드디어 베이징행 비행기를 처음 타봤습니다.
칭화대학교에서 개최하는 국제브랜드 심포지움에 대한민국 인삼업계 대표로 초청받아 어쩔 수 없이 가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폐쇄공포증과 함께 죽을 것만 같은 두려움은 이 병을 앓지 않은 사람들은 모릅니다. 저에겐 생과 사가 왔다 갔다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걸어서 세계 속으로’, ‘세계테마기행’ 등 TV로만 여행 프로그램을 보면서 나도 저 곳에 가고 싶은데 생각할 뿐이었습니다.
베이징 비행 ‘홍역’을 앓고 나서 한번 터진 물꼬는 강이 되고 바다가 되듯이 여행은 내 삶에 다가와 수많은 길을 만들어 주고 결국 유럽은 물론 사하라사막과 아프리카, 중남미 땅끝 마을 우수아이아까지 그 축복과 주단 같은 길을 의미있게 걸었습니다.

난데없이 코로나로 모두가 고통을 받고 있는 요즘입니다.
추운 겨울 고통 속에서 피어나는 매화처럼 아름답고 향기롭게 세상의 새로운 울림이 되는 날이 돌아오듯이 백신이 개발되고 있고 코로나도 곧 끝나리라 생각됩니다.

살다보면 나도 모르게 신음이 터져 나오는 아픔과 안타까움, 그리고 마음을 어둡게 만드는 사건들이 참 많이 있습니다.
우리 인생은 끊임없이 가슴앓이를 하면서 가야 하는 길인 것 같습니다.
그 가슴앓이는 사람 때문에 또 예기치 않은 사건이 원인이기도 합니다. 어떤 누구에게도 말 못할 아픔 때문에 밤을 지새우기도 합니다. 언젠가 그런 아픔으로 막막하게 나 혼자 서 있는 것처럼 삶의 멍에가 너무나 크게 느껴지고 저린 가슴을 어찌하지 못할 때 누군가가 시집 한권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시집을 한 줄 한 줄 읽다가 내 마음을 훔쳐보며 말을 걸어오는 것 같아 ‘어머 어머…’ 하며 나도 모르게 눈물을 적시고 말았습니다.

사업을 하며 바쁘단 핑계로 또 폐쇄공포증 때문에 수십 년을 들어가 보지 못하고 그냥 지나만 다녔던 광화문 교보문고를 가게 해주고, 지금까지 책을 손에서 놓지 않게 해주고 영화 ‘킹스 스피치’의 언어치료사 라이오넬 로그처럼 음악적인 방법으로 내 목소리의 볼륨을 켜주고, 또 다른 세상을 걷게 해준 김귀욱 작가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합니다.

이 연설문이 책으로 나올 때까지 많은 독려를 해준 여성 CEO 회원들, 특히 엄마가 걸어 온 삶을 늘 자랑스럽게 얘기해주고 존재함으로서 지치고 힘들어 쓰러져있을 때에도 다시 일어나 핸들을 잡고 세상 풍파에 싸울 수 있는 활력이 되어주는 사랑하는 딸 셋 화성, 지혜, 윤정 그리고 아들 충건이,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준 가족 그리고 오직 ‘정직’이란 슬로건으로 인삼회사 26년을 함께 걸어 온 사랑과 은혜의 ‘SG’ 회사 식구들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연설문을 한데 모아 한권의 책으로 엮어준 문학바탕 곽혜란 대표와 김명희 편집장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코로나 시대에 삶의 전선에서 악전고투하고 있는 대한민국 모든 여성 CEO들에게 사랑과 존경의 마음으로 응원하면서 이 책을 헌정하고 싶습니다.

2021년 3월 봄햇살 좋은 오후
최 후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