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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몸을 살다

아서 프랭크 지음 | 메이 옮김
봄날의책

2017년 09월 21일 출간

종이책 : 2017년 07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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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3.94MB)
ISBN 979118637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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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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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몸을 살다』 는 《몸의 증언》의 저자 아서 프랭크(Arthur Frank)가 자신의 질병 경험(특히 암)에 대해 쓴 개인적인 에세이다. 사회학 교수로 젊고 건강했던(건강해 보였던) 저자는 39세에 심장마비를 겪고 그 다음 해에는 고환암 진단을 받았다가 수술과 화학요법을 통해 회복한다. 이런 경험이 책을 쓰는 계기가 되었지만 『 아픈 몸을 살다』 를 질병 수기라는 말로 전부 설명하기엔 부족한데, 이 책은 우리가 보통 질병 수기라는 장르의 글에서 나올 것이라 기대하는 내용들, 즉 질병(고환암)의 증상- 시도해본 치료법- 치료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과 고통- 치료 성공과 일상으로의 복귀- 다른 암환자들을 위한 조언으로 이어지는 이야기 이상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질병 경험에 대한 ‘서술’을 넘어 질병 경험에 대한 ‘사유’로, 저자 자신이 질병을 경험하면서 배운 것들을 짚어가며 인간의 삶에서 질병의 의미를 묻고 재의미화하는 것으로 나아간다.
위험한 기회, 질병
길 위에서 쓰러지다
그저 지나가는 사고로 여긴 심장마비
암이 찾아오다
한밤의 통증 사이로 엿본 아름다움
잃어버린 것들을 애도하기
돌봄은 아픈 사람의 고유함을 아는 것
의학의 식민지가 된 몸에서 경이를 발견하다
아픈 사람에게 강요되는 긍정적인 겉모습
화학요법 그리고 질병 안에서 발견한 모험
질병은 싸워야 하는 대상이 아니다
암과 낙인
질병을 부정하는 사람들, 인정하는 사람들
위로하는 사람들, 비난하는 사람들
질병에 가치를 부여하기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기
회복 의례
덤으로 얻은 삶

개정판 후기
도움 받은 문헌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암을 앓고 난 후에는 예전에 있던 곳으로 전혀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변화의 기회를 그냥 흘려보내기엔 너무도 비싼 값을 치렀기 때문이다. 너무도 많은 고통을 보았고, 특히 젊은 사람이나 건강한 사람은 갖기 어려울 수도 있는 어떤 관점에서 고통을 보았다. 삶이라는 게임을 이전과 같은 조건으로 계속할 수는 없었다. 예전의 나를 회복하기보다는 앞으로 될 수 있는 다른 나를 발견하고 싶었다. 그리고 글쓰기는 이 다른 나를 찾아가는 과정의 일부다.(9쪽)

아프다는 것은 그저 다른 방식의 삶이고, 질병을 전부 살아냈을 즈음에 우리는 다르게 살게 된다.(10쪽)

아픈 사람들은 할 말이 많지만, 그럼에도 이들이 어떤 희망과 공포를 품고 있는지 듣게 되는 경우는 드물다. 통증 속에 있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아픈 사람이 자신의 고난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그리고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우리는 거의 들어본 적이 없다.(12-13쪽)

어느 날 몸이 고장 났다. 공포와 절망 속에서 질문할 수밖에 없었다.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우리가 아플 때 묻게 되는 질문이다.(21쪽)

질환을 논할 때 ‘객관적’인 이야기는 언제나 의학의 이야기다. 환자는 질환 용어를 사용해서 자신을 표현하는 법을 재빨리 배우지만, 의학의 언어로 자신을 표현하면서 아픈 사람은 자기 자신을 잃는다. 내가 경험하는 내 몸은 다른 누군가가 측정하는 그 몸으로 환원되지 않기 때문이다.(28쪽)

벼랑 끝을 걷고 있음을 아는 일은 그저 공포에 찬 경험만은 아니다. 그것은 또렷하게 보게 되는 경험이기도 하다.(34쪽)

통증 ‘속에서’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표현하는 용어는 없다. 통증을 표현할 수 없기에 아픈 사람은 자신에게 할 말이 없다고 믿게 된다. 입을 다물게 되면서 아픈 사람은 통증 속에 고립되며, 고립은 통증을 악화시킨다. 자신이 병에 걸렸음을 알게 될 때 올라오는 메스꺼움처럼, 통증 속에 있기 때문에 더해지는 통증도 있다.(52쪽)

표현할 수 없는 통증 속에서 아픈 사람은 고립되며, 입을 다물면서 추방되었다고 느낀다. 어떤 형태로 표현되든 일단 표현된 말은 다른 사람을 향한다. 곁에 아무도 없을 때라도 그렇다.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다른 사람 앞에서 말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표현함으로써 아픈 사람은 다시 사람들 사이로 돌아온다.(59-60쪽)

심각한 질병은 여행자를 인간 경험의 가장자리로 데려간다. 한 발짝만 더 내디뎌도 아픈 사람은 돌아오지 못할 수 있다. 나는 이 여행이 인정받길 원한다.(90쪽)


인간의 고통은 고통을 함께 나눌 때 견딜 만해진다. 누군가가 우리의 고통을 인정한다는 사실을 알 때 우리는 고통을 보낼 수 있다. 고통을 알아봐주면 고통은 줄어든다. 이 힘은 설명될 수 없지만 인간의 본성 같다.(161-162쪽)

여전히 나는 다른 사람들의 질환과 고통에 두려움을 느낀다. 다시 그들처럼 될까 봐 두려울 뿐 아니라, 하던 일을 멈추고 아픈 사람을 돌봐야 할까 봐 두렵다. 고통도 무섭지만 속도를 늦추는 것도 무섭다. 고통을 두려워하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느려질까 봐 두려워하는 것은 광기다.(188쪽)

질병의 궁극적인 가치는, 질병이 살아 있다는 것의 가치를 가르쳐준다는 점에 있다. 바로 이 이유 때문에 아픈 사람들은 동정받아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가치 있게 여겨져야 하는 존재가 된다. 멀고 먼 별에서, 우리는 한 번 깜빡이고는 사라지는 빛처럼 보일 것이다. 빛이 사라지는 순간에 우리는 빛이 계속 타오르게 하는 일 자체가 중요함을 깨닫는다. 죽음은 삶의 적(敵)이 아니다. 죽음이 있기에 우리는 삶의 가치를 다시 확인한다. 또 질병을 계기로, 삶을 당연시하며 상실했던 균형감각을 되찾는다. 무엇이 가치 있는지, 균형 잡힌 삶이 어떤 것인지 배우기 위해 우리는 질병을 존중해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죽음을 존중해야 한다.(190-191쪽)

암 병동의 침상에서 세상을 보는 일은 우주에서 세상을 보는 일과도 같다. 세상은 자그마하지만 이미 온전하다. 아프다는 것은, 다시 말해 인간이기에 겪는 고통을 나도 겪는다는 것은, 그 온전한 전체 안에서 자기 자리가 어디인지 아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과 내가 연결되어 있음을 아는 것이다.(191쪽)

아픈 사람들의 책임이 낫는 일이 아니라면 그들의 진정한 책임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자신의 고통을 목격하고 경험을 표현하는 것,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아픈 사람의 경험에서 배울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물론 다른 사람들은 반드시 배우고자 해야 한다. 아픈 사람들은 표현하고 다른 사람들은 보고 듣는 것, 이는 사회 안에서 양측 모두의 책임이다.(195쪽)

우연 위에 놓인 이 세계에서 삶은 부서지기 쉬운 한 조각의 행운 같은 것이다. 삶은 그 자체로 귀하다.(202쪽)

아프다는 것이 어떤 일인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유려한 문장으로 밝힌 책!
“아서 프랭크는 뼛속까지 파고드는 솔직함을 보여주면서 우리를 자신의 경험 안으로 안내한다. 그는 질병 경험을 에두르지 않고 직면하면서 통과하는 일에 어떤 가치가 있는지 보여준다.”

*
『 아픈 몸을 살다』 는 『 몸의 증언』 의 저자 아서 프랭크(Arthur Frank)가 자신의 질병 경험(특히 암)에 대해 쓴 개인적인 에세이다. 사회학 교수로 젊고 건강했던(건강해 보였던) 저자는 39세에 심장마비를 겪고 그 다음 해에는 고환암 진단을 받았다가 수술과 화학요법을 통해 회복한다. 이런 경험이 책을 쓰는 계기가 되었지만 『 아픈 몸을 살다』 를 질병 수기라는 말로 전부 설명하기엔 부족한데, 이 책은 우리가 보통 질병 수기라는 장르의 글에서 나올 것이라 기대하는 내용들, 즉 질병(고환암)의 증상- 시도해본 치료법- 치료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과 고통- 치료 성공과 일상으로의 복귀- 다른 암환자들을 위한 조언으로 이어지는 이야기 이상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질병 경험에 대한 ‘서술’을 넘어 질병 경험에 대한 ‘사유’로, 저자 자신이 질병을 경험하면서 배운 것들을 짚어가며 인간의 삶에서 질병의 의미를 묻고 재의미화하는 것으로 나아간다.

*
아서 프랭크가 명료하게 인식하고 있듯이, 한 개인에게 있어 질병은 의료용어들로 설명할 수 있는 무엇이 아니라 “삶의 모든 측면을 건드”리는 것이기 때문에 이 책에서 저자가 질병을 통과하며 겪고, 관찰하고, 화제로 삼는 내용들도 다양하다. 어느 날 갑자기 맞닥뜨린 삶의 위기, 언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통증, 수술과 화학요법, 돌봄, 의료시스템 안에서 환자의 위치, 환자에게 요구되는 긍정적인 태도, 암과 오명, 주변 사람들의 태도(부정, 인정, 비난), 경이로서의 몸, 이야기의 힘,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가 중요한 이유…. 하지만 이 모든 화제들을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저자의 통찰은, 질병은 우리를 삶의 경계로 데려가며 그곳에서 우리는 삶을, 자기 자신을 어느 때보다 또렷하고 투명하게 마주보게 된다. 죽음 가까이 가는 이 여행은 물론 위험하지만 또한 모험이고, 경이를 발견하고 배우는 과정이며, 변화와 다른 삶의 가능성들과 맞닿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질병은 “위험한 기회”라는 것이다.

*
아서 프랭크의 질병 이야기에서 질병과 환자의 의미와 위치는 근본적으로 다른 맥락에 놓인다. 질병은 그저 불행한 일, 피해야 하는 일, 빨리 벗어나야 하는 일, 시간과 자원의 낭비가 아니라 새롭게 되는 기회, 다른 삶으로 건너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환자는 치료와 돌봄과 지원이 필요한 사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이 보지 못한 것을 본 목격자이며 새로운 이야기를 가져올 수 있는 사람이다. 이 책 자체가 아픈 사람이 가지고 돌아온 새로운 이야기의 한 사례다. 질병을 보는, 질병을 이야기하는, 혹은 질병을 ‘사는’ 이런 다른 관점을 제시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의미다.

*
아서 프랭크의 이 에세이는 질병이 가져오는 상실과 고통을 인정하면서도 그저 피해자의 이야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또한 모든 어려움을 용감하게 극복해낸 흔한 질병 서사의 영웅 이야기도 아니다. 위험과 기회, 고통과 축복, 위기와 새로 얻은 삶 등 모순되는 요소들을 또렷한 비전을 가지고 함께 엮어 말하기 때문에 영적 차원의 울림도 크지만 ‘신이 주신 질병으로 삶이 변화되었다’ 식의 간증과도 거리가 멀다. 세속적이고 평이한 용어들로 질병으로 인해 얻을 수 있었던 깊이를 드러냈다는 점이 이 책의 커다란 미덕이다. 또 다른 장점으로는 사유의 무게가 만만치 않으면서도 쉽게 읽힌다는 것이다. “중병은 그 여행자들을 인간 경험의 가장자리로 데려간다. 한 발짝만 더 나아가도 그렇게 아픈 사람은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 나는 이 여행이 인정받기를 원한다”, “몸을 통제하려하기보다는 몸의 경이를 인식하길 권한다”, “내가 삶과 바로 얼굴을 마주하고 있었다는 것, 그것은 축복이었다”처럼 경구와도 같고 논증보다는 직관의 결과인 ‘심오한’ 말들이 자주 나오지만 저자의 경험을 우리가 함께 되짚어가며 듣는 이야기이기에 허공에 붕 떠 있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개인적인 목소리로 자신이 마주쳤던 것들을 복기하기 때문에 독자들도 쉽게 그 경험 안으로 들어갈 수 있고, 자신의 경험을 말하지만 언제나 거기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 사유를 만들기에 꽉 찬 깨달음의 기쁨을 함께 느끼면서 읽을 수 있다.

*
이 책은 지금의 한국 사회에서도 의미가 무척 크다. 우리 사회에는 건강하고 젊고 ‘정상적’인 몸에 대한 내외부의 집착과 압력이 가득하며, 동시에 아픈 몸에 대한 공포와 회피와 비난 역시 존재한다. 또한 속도와 성과, 생산성을 중요시하는 산업화 시대의 습속에다 자기계癰颯척育스스로 채찍질하기가 더해진 삶의 방식이 규범이거나 바람직한 것으로 여겨지면서 개인들의 몸이 짊어지는 하중이 과도하다. 이런 상황에서 아프게 된다는 것은 환자와 주변 사람들이 다층의, 다중적인 위기를 겪게 됨을 의미한다. 직간접적으로 질병을 경험하는 사람들과 만성질환을 안고 아픈 채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숫자는 늘어나고 있지만 의학적 어려움 훨씬 이상인, 여러 종류와 층위의 어려움 속에 있는 이들에게 힘을 줄 수 있는 말은 아주 드물다. 치료와 섭생 이야기, 종교적 간증 이외의 질병에 관한 이야기들(질병 수기 포함)이 상대적으로 극소수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노년, 질병, 장애, 죽음과 같은 주제들에 대한 모임, 강연, 연구물, 책들이 조금씩 등장하고 있는 것은, ‘다른’ 이야기를 필요로 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으며 취약한 필멸(必滅)의 몸을 가지고 살 수밖에 없는 인간의 조건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징후가 아닐까 한다. 『 아픈 몸을 살다』 는 이런 필요와 요구에 부응해 질병의 의미를 전환시킬 수 있는 이야기, 아픈 사람들에게 목소리를 줄 수 있는 이야기, 고통에 대한 다른 시각을 줄 수 있는 이야기, 그럼으로써 고통과 함께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이야기를 제공할 것이다.

[책속으로]
삶이 다시 시작됐다. 물론 나는 삶이 멈춘 적이 없음을 알고 있었다. 바흐를 듣던 밤들, 샤갈의 그림 위에 비치던 오후 햇빛, 캐시와 함께한 희망과 공포의 순간들, 상실과 절망, 이 모든 것 또한 삶이었다. 삶은 암을 앓는 동안에도 결코 멈춘 적이 없다. 단지 더 강렬했을 뿐이다.(208쪽)

강물 위에 빛나는 햇빛을 소중히 할 수 있을 때, 그래서 그 빛이 거기 계속 비칠 것을 상상하고 믿을 수 있을 때, 나는 이 세계 너머에 속하는 평화를 느끼며 더는 죽음이 두렵지 않다. 내가 사라진 후에도 사랑하는 사람들의 얼굴에 떠 있을 미소를 상상할 수 있을 때, 여기 있어서 행복하다. 하지만 반드시 여기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기쁨은 집착하지 않는 데 있다.(224쪽)

[추천사]
아픈 몸을 살아낸다는 것, 그리고 어느 정도의 치료가 이루어진 다음에도 계속해서 아픈 몸으로 산다는 것은 삶을 이루는 근본적인 평등과 불평등에 관한 지각을 갖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모두는 의지와 상관없이 질병을 갖게 되고 또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그러나 질병을 어떻게 경험하는가는 어떤 사회적 동의와 의료체계 하에서 어떤 치료와 돌봄을 받는가에 따라 심각할 정도로 상이하게 갈라진다.
이러한 평등과 불평등에 관한 지각은 스스로 아파보지 않으면, 아프면서 삶을 가로지르는 가능과 불가능의 경계에 섬뜩할 정도로 가까이 근접해보지 않으면 갖기 힘들다. 아서 프랭크의 책은 이 지각에 관한 놀라운 통찰로 우리를 이끈다. 의미심장한 '사건'의 소용돌이 한가운데로 휘말려 들어갔던 '목격자'로서의 경험을 그는 섬세한 관찰과 분석적이면서도 감동적인 이야기로 풀어낸다. 환자로서 겪는 충격과 고통 그리고 치료의 과정을 자기로부터의 소외나 식민화된 타자성이 아니라, '이미 온전한' 자기임(being self)으로 경험하는 것은 바로 그 모든 것의 목격자가 됨으로써 가능하다. 그리고 목격자는 자신이 목격한 것을 진정성 있게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함으로써 윤리적 책임에 복속한다. 이제 다른 사람들은 마찬가지의 진정성을 갖고 그 이야기를 새겨듣는 청자의 책임을 기꺼이 받아 안아야 한다. 이야기를 매개로 주고받는 이 책임 속에서 우리는 질병이나 장애, 죽음이 누군가의 불행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공유하는 단 하나의 진실임을 깨닫고 그 진실이 촉구하는 삶의 의미를 질문하는 한편, 그 진실에 합당한 사회적 공적 환경을 만들 수 있다. 만들어야 한다. 아서 프랭크가 자신의 아팠던/아픈 몸의 경험에 관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며, 공감하며, 우리가 도달하게 되는 통찰이 바로 이것이다. 질병도 장애도 늙음도 죽음도 온전히 존중받지 못한 채 타자가 되는 이 시대에 얼마나 소중한 통찰인지!
- 김영옥(생애문화연구소 옥희살롱 대표)

거의 모든 페이지에 밑줄을 그었다. 책 전체가 고통스러우면서도 소중하고, 미묘한 동시에 더할 나위 없이 선명한 통찰들로 가득하다. 아픈 경험이 바로 그렇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은 모두 병에 걸린다. 어떤 병은 괜찮지만 다른 병은 숨겨야 한다. "암적 존재"라는 표현이 은유로 사용되는 사회에서 암 환자들은 살아간다. "암에 걸리기 쉬운 성격"이라는 표현으로 비난받기도 하고, “다른 건 신경 쓰지 말고 어서 낫기만 하라"는 주문 앞에서 삶이 암으로 축소되기도 한다. 질병에 대한 사회적 낙인과 의료적 태도의 경직성은 근본적으로 '병에 걸리지 않는 사람'을 표준으로 설정하는 사회에서 비롯된다. 그런 사회에서 우리는 강박

작가정보

저자(글) 아서 프랭크

저자 아서 프랭크 Arthur W. Frank, 1946~는 예일 대학에서 의료사회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1975년부터 캐나다 캘거리 대학에서 사회학을 가르쳤다. 질병 서사 연구, 사회서사학, 의료사회학, 의료윤리학 분야에서 중요한 저작들을 남겼다. 현재는 캘거리 대학 명예교수로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활발히 강연하고 저술을 계속하고 있다.
자신의 심장마비와 암 경험을 사유한 [아픈 몸을 살다(At the Will of the Body: Reflections on Illness)](1991)로 1996년 미국암생존자협회(NCCS)의 나탈리 데이비스 스핑안(Natalie Davis Spingarn) 작가상을 수상했다. 그로부터 4년 후에 출간한 [몸의 증언: 상처 입은 스토리텔러를 통해 생각하는 질병의 윤리학(The Wounded Storyteller: Body, Illness, and Ethics)](1995)은 질병 당사자가 말하는 질병 서사들을 분석하면서 질병 이야기의 의미와 윤리성을 짚었다. 이 책은 질병 서사 논의에서 거의 빠짐없이 인용되는 연구이며 한국어로도 번역되었다. 의료 현장의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의료윤리를 논한 [관대함의 부활: 질병, 의료 그리고 어떻게 살 것인가(The Renewal of Generosity: Illness, Medicine, and How to Live)](2004)는 2008년 캐나다왕립학회가 생명윤리학 분야에 수여하는 애비안 린치 메달(Abbyann Lynch Medal)을 받았다. [이야기를 숨 쉬게 하기: 사회-서사학(Letting Stories Breath: A Socio-narratology)](2010)은 기존 작업에서 다룬 질병과 의료의 이야기에서 이야기 일반으로 논의의 폭을 확장한다. 이야기가 지닌 힘에 주목하는 이 연구는 이야기가 사람들과 그들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탐색하고, 이야기를 분석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http://www.arthurwfrank.org

번역 메이

역자 메이는 이화여대 대학원에서 여성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30대에 만성통증으로 삶의 위기와 단절을 겪었고, 질병을 통과하며 고통과 다른 관계를 맺게 된 것을 소중한 성취로 여긴다. 살을 빚어내는 말의 능력에 두려움을 느끼지만 그만큼이나 말을 만드는 작업에 매혹과 책임도 느낀다. 특히 개별 몸의 고통을 사람들 사이로 끌어내는 일의 (불)가능성에 천착해 질병과 고통에 관한 텍스트를 읽고 생산하는 일에 관심이 있다. 역서로 [고통받는 몸](근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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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받는사람 휴대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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