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믿는다
2016년 12월 28일 출간
종이책 : 2016년 07월 25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20.25MB)
- ISBN 9791185502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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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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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바르셀로나와 말라가, 스페인
바르셀로나: 태양과 가까운 곳, 바르셀로나 / 봄 향기 / 유쾌한 여행 친구 / 우리의 기도
말라가: 낮잠이 있는 삶 / 지중해처럼 / 플레이리스트 / 만족하는 삶 / 우리들의 단골집 / 난 바람 넌 바다
바르셀로나: 그리운 한국 음식 / 바르셀로나에서 자유를 / 완벽한 여행은 없다 / ‘괜찮아’라는 마법의 말
2 캘리포니아, 미국
새너제이: 01 / 02 / 03
애너하임: 04 / 05
몬터레이: 06 / 07 / 08 / 09
새너제이: 10 / 11
샌프란시스코: 12
3 하와이, 미국
한국 가평: 우리의 일 몬도를 찾아서
코나: 하늘이 점점 내게 다가왔다 / ‘매직’ 샌드 비치
힐로: 길을 잘못 들다
코나: 소울, 사랑에 눈뜨다 / 소녀가 좋아
나알레후: 세상에서 제일 큰 무대
사우스 코나: 존의 가게
코나: 또 만나, 코나
호놀룰루: 여행의 마법 / 우리는 모두 다른 / 하와이안처럼 우쿨렐레를 / 그렇게 너는 자라는구나 / 영어 수다 / 몸을 쓰는 즐거움 /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무것인
4 간사이, 일본
한국 가평: 그해 여름, 우리는
오사카: 내가 가고 싶었던 곳 / 호그와트 꼬마 안내자 / 맛으로 기억하는 여행
고베: 그 풍경 속에 우리도, 고베의 밤 / 유년의 향수
교토: 기모노를 입고 / 잃어버린 모자를 찾아서 / 되찾은 단 하나의 소원 / 우리가 탄 열차
고베: 세상에 있는 공짜
에필로그
아이와 완벽한 여행은 완벽한 남자와 결혼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다. 얼굴도 잘생기고 키도 크고 성격도 좋고 가정적이면서 요리도 잘하고 그러고 나서 치우는 것까지 능숙하며 그 사람이 나를 미치게 사랑해준다고 해도, 그의 뒤엔 ‘시월드’가 있는, 그래서 결코 완벽할 수 없는 종이 남자니까.
-
이 나라 저 나라를 다녀도 아이는 한마디를 하지 않았다. 낯을 심하게 가리는 성향이고, 또 여행은 여행일 뿐 학습이 아니라고 생각해 굳이 입을 떼라고 강요하지 않았다. 그래도 내심 다른 나라에 나온 김에 적극적으로 말을 해보면 좋을 텐데 하며 아쉬웠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그때 보았다. 남의 나라, 외국인 앞에서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우리 딸이 영어로 입을 떼는 광경을. 우리 앞에서 돌아설 뻔한 신데렐라에게 애처로운 눈빛을 보내 겨우 사진을 찍었는데, 신데렐라가 사진을 다 찍고 손을 흔들자 소울이는 다급하게 입을 열고 말했다. “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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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본 적 없는 아빠의 지인들이 나를 에워싸고, 참 좋은 분이셨다며 아빠 덕분에 우리가 많이 즐거웠다고 인사를 했다. 이 사람 저 사람 몰려와 절을 하며 정신을 빼놓고, 향을 피우고, 염을 하며 곡을 하는 일은 없었다. 간간이 흐느끼는 소리가 들릴 뿐 누구도 슬픈 분위기를 조장하지 않았다. 가족 친지들이 모두 모였다면 또 달랐을까? 미사를 드리면서도 얌전히 고개만 숙이고 있을 뿐 동요하지 않았던 소울이가, 햇살 환한 마당에 나와 성모님 앞에 서자 울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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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을 좋아하는데 웬디한테 뿌려주면 제인을 못 데려가게 되니까 그게 두려웠던 거겠지. 엄마, 내가 웬디였다면 정말 후회했을 거야. 도대체 왜 피터를 믿고 사랑했는지.” 막장 드라마가 되어버린 《피터 팬》에 대한 전혀 다른 해석도 재밌었지만, 아이가 어느새 자라 사랑을 이야기하고 이별을, 그 이별에 대한 아픔의 감정을 안다는 사실이 더 놀라웠다.
-
밥벌이의 중심에서 제외된다는 이유로 보호받지 못하는 아내의 ‘일’. 우선순위에 두었다간 죄책감이라는 옷을 입어버리고 마는 엄마의 ‘일’. 명절이면 모든 걸 멈추는 게 당연한 며느리의 ‘일’. 그러나 내게는 너무 소중한 ‘일’. 교토의 조용한 료칸에서 단 며칠이라도 이 ‘일’을 온전히 어루만지고 싶었다. 언제쯤 이게 가능해질까? 밥벌이의 중심이 되면? 아이가 다 자라면? 이대로 나이를 먹으면? 그러면 그때까지 일이 나를 기다려줄까?
-
여행을 믿는다. 어떤 교육보다 여행이 주는 교훈이 크다고 생각한다. 여행을 통해 지금까지 많은 것을 배웠다. 사람들은 다 비슷비슷하게 살지만, 또 각자의 다름을 가지고 있다는 것. 그것을 인정하면 더 넓은 세계가 내 안으로 들어온다는 것. 평소에 깨닫지 못했던 보편적인 진리들이 여행을 통해 하나씩 내 삶 속으로 들어와 조금씩 성장시켜준다. 이번에도 역시 여행에 기대보기로 했다. 새로운 계절을 앞두고 우리 둘 다 성장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하면서.
“이런 중요한 얘기를
방 안에서 할 수는 없는 일이지!”
일상을 여행처럼 살고 여행을 일상처럼 떠나는
엄마와 딸이 마주한 가슴 설레는 순간들
《여행을 믿는다》는 글 쓰는 엄마 이재영이 책 읽기 좋아하는 딸 소울과 함께 길 위에서 만난 소중한 순간들을 수다 떨듯 풀어낸 여행기다. 어떤 교육보다 여행이 주는 교훈이 더 크다고 믿는 엄마가 어린 딸에게 바라는 것은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것도, 창의력 넘치는 기발한 생각을 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나와 다른 사람들을 인정하고, 그들과 다른 자신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지난 책 《예쁘다고 말해줄걸 그랬어》에서 맛깔 나는 이야기로 육아와 살림에 지친 엄마들의 여행을 응원했던 저자는 이번에는 좀더 먼 곳으로 떠나 아이와의 여행은 완벽할 수는 없으며,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엄마가 가고 싶은 곳으로 떠나도 된다고 엄마들을 격려한다.
특히 이 책에서는 각각 다른 이야기를 담은 네 번의 여정을 만날 수 있는데, 이 여정 속에서 어느새 훌쩍 자라 사랑과 이별의 아픔을 이야기하고, 가고 싶은 곳이 생겼다고 말하는 아이를 보다보면 여행이 아이와 엄마를 얼마나 성장시키고 단단하게 만드는지 깊게 공감하게 된다. 무엇보다 투병 중인 아버지를 만나러 간 〈캘리포니아〉에서 저자가 거침없이 털어놓은 아버지와의 관계, 그리고 그의 마지막을 마주한 자식이자 엄마인 자신과 이 과정을 함께한 아이의 모습은 가슴에 깊은 여운을 남긴다.
‘어떻게 해야 좋은 엄마가 될 수 있는가’를 벗어나 ‘엄마이자 한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낯선 여행지 풍경 속에서 아이와 이야기하고 걸으며 성찰한 이 책 《여행을 믿는다》는 특유의 유쾌함과 깊이로 진한 감동을 전할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 이재영은 딸 소울이가 네 살 되던 해 첫 책을 내고 아이와 함께 여행하며 여행기를 쓰고 있는 에세이스트. 여행 경비 마련을 위해 여전히 삯글을 쓰고 있는 글노동자이자, 얼마 전 가평 시골에 작은 책방을 낸 책방 언니다.
여행으로 일상을 환기하고 여행이 일상을 치유한다는 믿음으로 여행을 무한 신뢰한다. 엄마들이 여행자의 눈으로 매 순간 여행처럼 살아갈 수 있기를 희망하며 계속해서 엄마와 아이 모두 행복한 여행을 소개하려고 한다.
이전에 《아이와 함께하는 서울 나들이》 《예쁘다고 말해줄걸 그랬어》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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