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 위 미술관
2017년 08월 21일 출간
국내도서 : 2017년 08월 1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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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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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의 대관식》은 전체적으로는 역사적 사실을 있는 그대로 담아냈지만 당시 41세였던 조세핀 황후가 20대 초반의 아름다운 여인으로 묘사된 부분, 공간과 인물들의 배치를 통해 나폴레옹의 키를 180여 센티미터로 늘려놓은 점, 1850년 전에 죽은 로마의 명장 카이사르를 등장시킨 것, 당시 불참했던 여러 인사를 그림에 소환해놓은 것 등 자세히 들여다보면 ‘역사 왜곡의 결정판’ 같은 작품이 아닐 수 없다.
프랑스 7월혁명을 소재로 한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은 생명의 기운 없이 널브러져 있는 시민군들의 모습에서 상처뿐인 승리가 느껴지기도 하고 반대로 여신의 역동적인 몸짓에서 혁명의 가치가 느껴지기도 하는데, 당시 혁명 상황에 대한 저자의 모순된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듯하다. 이처럼 저자의 독특하고 생생한 설명이 담긴 18개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명화 해석에 대한 자신감을 키워갈 수 있다.
제1장 권력
01 권력자를 위해 그림을 왜곡하다
[1804년 12월 2일,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거행된 나폴레옹 1세와 황후 조세핀의 대관식]
02 자유의 여신은 왜 가슴을 노출하고 있을까?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03 왕이 빠진 왕의 초상화?
[우의적인 루이 15세의 초상]
04 아름다움 때문에 눈물이 나고, 아름다움 때문에 죽임을 당하고
[헬리오가발루스 황제의 장미]
05 여동생은 어째서 언니의 가슴을 만지고 있을까?
[가브리엘 데스트레와 그녀의 여동생 빌라르 공작부인의 초상]
제2장 사랑
01 처음 본 느낌 그대로?
[피그말리온과 갈라테이아]
02 꿈속의 연인을 붙잡을 수 있을까?
[위대한 자위 행위자]
03 상남자의 저돌적 애정표현, 받아들일 수 있을까?
[빗장]
04 실연의 아픔이 예술에 끼치는 영향은?
[몽마]
제3장 태도
01 여인은 수수께끼, 당신은 여인이라는 수수께끼의 답을 알고 있는가?
[오이디푸스와 스핑크스]
02 과자와 와인이 주는 삶의 철학
[디저트 : 과자가 있는 정물]
03 시를 쓸 수 없는 방랑 시인의 여정
[안개 바다 위의 방랑자]
04 유능한 천재, 그 한계는 어디인가?
[대사들]
제4장 대도시
01 도시가 번화해질수록 고독해지는 도시인의 삶
[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02 아기의 친아빠가 옆집 남자라는 증거들
[탄생의 축하]
03 하늘의 여신을 땅 위로 끌어내리다
[다나에 공주의 모습을 한 마드무아젤 랑게의 초상]
04 겸손한 척 럭셔리한 삶을 자랑하는 기술
[아침식사]
05 조명 빛 아래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이유
[폴리 베르제르의 술집]
그 외에도 이 작품에는 정치적 혹은 권력 지향적인 다비드의 태도를 보여주는 요소들이 더 있다. 먼저, 작품 정중앙에 가톨릭 사제가 높이 치켜든 십자가를 보자. 이 십자가는 신의 권능을 상징한다. 나폴레옹은 이 십자가의 방향으로 황제의 관을 높이 들고 교황을 등진 채 서 있고, 오히려 교황 비오 7세가 나폴레옹보다 십자가에서 더 멀고 낮은 곳에 위치해 있다. 십자가와 나폴레옹, 비오 7세의 순서로 높이와 거리에 차등을 준 배치가 과연 어떤 정치적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일까? -p. 28~29
나폴레옹과 비오 7세, 카프라라 추기경 사이로 형형한 눈빛의 남자가 보인다. 짧게 자른 머리카락에 곧게 뻗은 코, 일자로 굳게 다문 입술 등 전형적인 군인의 얼굴이다. 바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고대 로마의 장군 카이사르의 조각상에서 본 이목구비 그대로다.
그렇다면 대체 무슨 이유로 고대 로마의 명장 카이사르가 나폴레옹의 대관식을 지켜보고 있는 것일까? 사실 카이사르가 이 그림에 소환된 진짜 이유는 그의 위대한 명성에 비해 사소하기 짝이 없다. 앞에서 나폴레옹이 자기 손으로 황제의 관을 쓰는 모습 대신 조세핀 황후에게 관을 씌우는 장면으로 그림을 바꾼 이야기를 했는데, 다비드는 그로 인해 생긴 공백과 흔적을 어떻게 지울까 고민하다가 누군가를 그려넣어 해결하기로 했던 것이다. 그 누군가로 카이사르를 선택하다니, 이런 대담한 발상이 또 있을까 싶다. -p. 34~35
마지막으로 하나만 덧붙이자면, 자유의 여신 왼쪽에 실크 모자를 쓰고 비교적 좋은 옷을 입고(모자와 옷 모두 약탈품이 아닌 자기 것으로 보인다) 총검을 두 손으로 단단히 쥐고 있는 젊은 신사가 있다. 평론가들은 그 신사를 두고 들라크루아 본인이 맞다 아니다 하며 열띤 논쟁을 벌였는데, 그가 들라크루아면 어떻고 아니면 또 어떤가? 우리가 기억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그날 누군가는 자신이 지키고자 하는 바를 위해 목숨까지 걸었다는 사실 아니겠는가. -p. 76
저의 이름은 들라크루아입니다. 사실 개인적인 성향은 보수적인데 혁명을 지지하는 작품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미술을 포함한 음악과 문학, 희곡 등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을 사랑합니다. 제 화풍의 특징은 현란한 색채 표현과 극단적 명암 대비입니다. 그래서 이국적인 풍광과 인간의 감정을 보다 드라마틱하게 표현할 수 있는 낭만주의 회화의 실력자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비극적인 사건의 감정을 극대화하는 것에 특히 뛰어납니다. 사람들은 나를 안정되고 무난한 삶을 영위한 부르주아로 여기지만 정작 내 내면의 고독은 이해하지 못하죠. 보수적인 사람이지만 혁명을 지지한 모순의 화가, 제 이름은 들라크루아입니다. -p. 80, 화가의 자소서 중
당시 스물다섯 살이던 살바도르 달리와 서른다섯 살이던 갈라는 첫눈에 서로에게 정신없이 빠져들고 만다. 살바도르 달리 쪽이 갈라보다 더 적극적이었다. 친구의 아내이자 열 살 연상의 여인이었건만 갈라에 대한 달리의 사랑은 맹목적이다 못해 본능에 가까웠다. 두 사람의 감정은 누가 봐도 눈치 책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한다. 갈라의 남편인 폴 엘뤼아르조차 두 사람을 보며 사태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음을 받아들이고 조용히 물러나기로 결심한다. 엘뤼아르는 그 해 여름휴가가 끝나자 홀로 파리로 돌아간다. -p. 183
제 이름은 살바도르 달리입니다. 제 작품에서는 모든 것을 마음대로 붙였다 떼고, 왜곡과 변형도 무한 가능하죠. 절대 변하지 않는 형태는 제 콧수염뿐입니다. 사랑하는 아내는 제 유일한 뮤즈이자 저를 돌봐주는 매니저이기도 해요. 말랑한 치즈를 먹으며 아내를 기다리던 초조한 시간을 녹아내리는 듯 물렁한 시계 그림으로 표현하는 기발한 발상으로 현실을 왜곡하는 몽상의 화가. 제 이름은 살바도르 달리입니다. -p. 195, 화가의 자소서 중
화가 프라고나르는 이 작품에 [빗장]이라는 제목을 붙여, 친절하게도 관람자가 그림을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관건이 바로 저 빗장에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빗장을 잠금으로써 두 사람이 있는 이 방은 아무도 방해할 수 없는 고립된 세상이 된다. 문이
명화 감상은 관찰과 의문에서 시작된다!
손바닥 들여다보듯 쉽게 읽어내는 명화 감상법!
‘여기에 왜 사과가 그려져 있지?’ ‘등장인물들의 표정이 왜 이리 의뭉스러울까?’ ‘그림에 사람은 많은데 왜 이렇게 조용한 느낌이 들지?’ ‘이 여자는 왜 수면용 모자를 쓰고 있을까?’
《손바닥 위 미술관》은 마치 탐정이 사건의 단서를 찾아내듯 그림 구석구석을 살피면서 명화를 해석하는 눈을 열어주는 책이다. 명화라고 하면 거리감을 느끼기 쉽지만, 이 책의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스스로도 놀랄 만큼 명화의 세계에 빠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에 소개된 총 18개의 작품을 감상하고 나면, 다른 그림들도 이 책의 방식처럼 직접 해석하고픈 마음이 절로 든다. 또한 ‘좀 더 알아보기’, ‘함께 보면 좋을 추천작’, ‘화가의 자소서’ 같은 기발한 코너를 마련해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고 화가의 입장에서도 생각해볼 여지를 두었다.
명화를 해석하고 읽어내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 책의 저자는 일단 어떤 작품이든 그림을 관찰하는 습관부터 들일 것을 추천한다. 이론적 접근도 물론 좋은 방법이지만, 우선은 명화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을 먼저 가지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작품의 세부적인 부분과 인물 표정 등을 하나하나 포착해 ‘왜?’라는 의문을 유도하고 꼼꼼한 설명을 통해 ‘그림을 읽는 쉽고 흥미로운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18개 명화 작품에 대한 흥미롭고 생생한 해설!
[나폴레옹의 대관식]을 보면, 전체적으로는 역사적 사실을 있는 그대로 담아냈지만 그림 곳곳에 화가의 보정 기술이 덧입혀져 권력자의 입맛에 영합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당시 41세였던 조세핀 황후가 20대 초반의 아름다운 여인으로 묘사된 부분, 공간과 인물들의 배치를 통해 나폴레옹의 키를 180여 센티미터로 늘려놓은 점, 1850년 전에 죽은 로마의 명장 카이사르를 등장시킨 것, 당시 불참했던 여러 인사를 그림에 소환해놓은 것 등 권력자에게 잘 보이기 위한 여러 장치들이 그림 곳곳에 활개를 치고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역사 왜곡의 결정판’ 같은 작품이 아닐 수 없다.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은 프랑스 7월혁명을 소재로 한 유명 작품이지만, 저자의 말대로 그림을 보자마자 ‘웬 뜬금없는 노출?’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작품을 뜯어보면 그 노출이 오히려 여신을 완성시키고 있다는 것과 당시의 급박한 상황을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생명의 기운 없이 널브러져 있는 시민군들의 모습에서 ‘상처뿐인 승리’가 느껴지기도 하고, 반대로 여신의 역동적인 몸짓에서 ‘혁명의 가치’가 느껴지기도 한다. 당시 혁명 상황에 대한 저자의 모순된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듯하다.
이렇게 저자의 독특하고 생생한 설명을 통해 18개의 작품을 감상하고 나면, 다른 그림들도 얼마든 읽어낼 수 있을 듯한 자신감이 생긴다. 또한 저자의 시선을 따라 단서를 찾고 의문을 풀어가다 보면 절로 그림에 대한 호기심도 생긴다. 이런 호기심과 자신감이 바로 명화 감상의 출발점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동요우요우
저자 동요우요우董悠悠는 서양 미술 탐정, 중국 인터넷 知乎에서 ‘왜곡된 예술사’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는 미술 전문 칼럼니스트. 중국 상하이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다가, 프랑스의 명문 엑스 마르세유 대학으로 유학하여 미술사와 고고학을 전공했다. 영어와 프랑스어에 능통하고, 고대 그리스어와 라틴어에도 관심이 많아 공부 중이다. 프랑스 아를의 ‘고대 극장 복원 프로젝트’에 문화재 복원팀 소속 인력으로 참여했다. 문학과 예술을 사랑하며,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를 종잡을 수 없는 성격이다. 세계의 주요 예술 현장이라면 어느 곳이건 불쑥 출몰하는 경향이 있으며, 요새는 미술 작품을 대중에 알기 쉽게 설명하는 예술 전도사가 되어 글 쓰는 일에 전념 중이다.
https://zhuanlan.zhihu.com/histart 에서 연재 중이다.
번역 남은성
역자 남은성은 이화여자대학교 중문과를 졸업하고, 중국 수도사범대학교 대외한어과에 재학 중이다.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 및 중국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역사가 기억하는 세계100대 명화》, 《맥을 잡아주는 세계사11: 일본사》, 《지하철로 즐기는 세계여행 오사카ㆍ고베 SUBWAY TRAVEL 05》, 《지하철로 즐기는 세계여행 싱가포르》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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