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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인간

책과 독서에 관한 25가지 이야기
차이자위안 지음 | 김영문 옮김
알마

2016년 06월 09일 출간

종이책 : 2015년 09월 09일 출간

(개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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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93.73MB)
ISBN 9791159921506
쪽수 3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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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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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책을 소중한 보물로 생각하라!”
책은 도대체 무엇인가? 우리는 날마다 책과 만나면서 책의 내용에 관심을 쏟지만 책 자체에는 크게 관심을 갖지 않는다. 중국의 젊은 ‘책 이야기꾼’이자 스스로를 ‘진실한 독서인’이라고 표현하는 차이자위안은 자신의 저서 『독서인간』에서 자신이 읽은 책의 내용보다 문화적·정신적·물질적 존재로서의 ‘책 자체’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간명하면서도 풍성하게 소개한다.

작게는 책의 형태, 책 냄새, 책갈피, 띠지 같은 소품에서부터 크게는 서가, 서점, 도서관 같은 책의 거처에 이르기까지 동서고금을 넘나들며 책 이야기를 들려준다. 나아가 책 읽기, 책 빌리기, 책 수집, 책 도둑질, 금서, 책장사, 책벌레에 얽힌 이야기에다 책과 영화, 책과 치료, 책과 광고 등 책 주변 풍경까지 버무려 모두 25꼭지의 책과 관련된 거의 모든 일화를 펼쳐낸다.
저자는 매혹적이고 아름다운 책 이야기 속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그 속에는 집단으로서 인류가 오랜 세월 동안 책과 더불어 일구어온 문화사가, 또 한 개인으로서 인간들이 책과 함께 빚어온 정신의 성장사가 끝없이 펼쳐진다. 풍성한 책 이야기를 담아낸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쯤이면 책을 더욱 사랑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한국어판에 부쳐
글을 시작하며: 끝나지 않는 잔치는 없다

1부 책의 향기

책의 아름다움: 책도 예술품처럼 감상할 수 있다
책의 냄새: 한 줄기 책 향기가 온갖 향기를 압도한다
띠지: 가느다란 띠지에 마법의 힘이 담겨 있다
책갈피: 직접 만든 책갈피로 애틋한 마음 전하고
장서인: 붉은 인장 한 점 한 점에 마음을 찍는다
장서표: 종이 위의 보석, 책 위의 나비
책의 형태: 책을 빚는 손길의 신비로움은 끝이 없고
모변본: 타고난 모습 그대로 아름다움을 뽐낸다
책벌레: 평생 한 마리 책벌레로 살고 싶다

2부 책의 거처

서가: 한 사람을 이해하려면 그의 서가를 봐야 한다
서재: 책 향기 짙은 정신의 영토
서점: 현자들이 이곳에서 낚시를 한다
도서관: 천국은 도서관 같은 곳일 것이다

3부 책과의 인연

서치: 책에 우아하게 미치다
서적상: 책과 사람의 사랑을 이어주다
독서: 지극하도다, 천하의 즐거움이여!
책 빌리기: 책을 빌려주는 것도 바보, 돌려주는 것도 바보
장서: 황금을 뿌려 책을 모으다
책도둑: 책도둑은 고상한 도둑이 아니다
금서: 눈 오는 밤 문을 닫고 금서를 읽는다

4부 책을 둘러싼 풍경

책과 영화: 풍랑을 피해 정박한 백일몽 속 항구
책과 여인: 책 속에 옥 같은 여인이 있다
책과 커피: 사색과 관조의 동반자
책과 치료: 이 글이 내 병을 치료했다
책과 광고: 가장 방탕하고 요염하고 비밀스러운 꿈을 만나본 적이 없나요

옮긴이의 글

1부 책의 향기

나름대로 생각을 가진 북디자이너들은 장정 자체에서 우러나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여 독자가 자신의 디자인 작품에 참여하도록 이끈다. 이에 따라 독자는 북디자인의 미적 쾌감을 창조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뤼징런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나 역시 북디자인의 독자 유도 기능을 강조한다. 독자를 영원토록 낮은 수준의 미적 층위에 머물게 할 수는 없다. 가장 아름다운 책은 내용과 형식이 통일을 이루고 심미와 기능이 통일을 이룬 책이다. 책은 고정된 장식물이 아니다. 독자는 독서 과정에서 책과 소통하며 서로 작용을 주고받는다.”_28~29쪽

책 냄새를 포착하기 위해 아니 프랑수아는 후각에만 기대는 데 그치지 않고, 자기 마음이 이끄는 대로 따르는 경우가 더 많다. 그녀에게 책 냄새에 대한 감수성은 이미 냄새 자체를 초월하고 있다. 그것은 아름다움과 사랑과 이미 가버린 시절과 따뜻했던 과거에 대한 회고로 변하여, 일종의 심미 체험과 인생에 대한 향유가 된다.
후각은 지난 기억을 불러일으켜 생애의 지난날을 돌아보게 하고 독특한 삶의 체험을 할 수 있게 한다. 이 때문에 오늘날에도 적지 않은 북디자이너들이 책을 제작할 때 이 점을 충분히 활용하여 북디자인의 경계를 확장하고 있다._43쪽

띠지를 여성의 벨트에 비유하여 둘 사이에 비슷한 점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첫째, 둘 다 유행을 탄다. 둘째, 본체를 꾸며주는 역할을 한다. 유행에 반드시 품위가 있을 필요는 없다. 그러나 만약 띠지가 형편없다면 주인의 매력은 떨어질 것이다. 또 주객이 전도되어 손님이 주인보다 더 화려하다면 전체의 조화가 깨져 자연히 주인의 품위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아름다움이야 더 말할 것도 없다._55쪽

루쉰 선생은 작고 정교한 책갈피를 직접 만들어 거기에 “독서는 삼도가 중요하니, 그것은 심도, 안도, 구도다讀書三到心到眼到口到”라는 열 글자를 해서체로 작게 정성 들여 써 넣었다고 한다. 그는 어떤 책을 한 번 읽을 때마다 책갈피의 글자 하나가 가려지도록 책갈피를 끼워놓았다. 그렇게 여러 번 읽으면서 책을 암송하여 기억력을 강화했고, 마지막에 책갈피의 열 글자가 모두 가려지면 책 전체를 외울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이 작은 에피소드를 통해서도 책갈피의 기능을 분명하게 알 수 있다._58쪽

명나라 때 장서가이자 학자인 왕세정(王世貞, 1526~1590)은 자신의 서적을 세 등급으로 나눴다. 가장 좋은 송나라 선본善本에는 ‘伯雅(백아, 맏이)’라는 장서인을 찍었고 그다음은 ‘仲雅(중아, 가운데)’와 ‘季雅(계아, 막내)’라는 장서인을 사용했다. 이건 정말 책을 형제처럼 간주한다는 뜻이다. 그는 일찍이 자신의 장원莊園 한 곳을 몽땅 내주고 송각본宋刻本 《양한서兩漢書》 한 부와 바꾸기도 했다. 이 책에는 물론 ‘伯雅’란 장서인을 찍었다. 청나라 장서가 오건(吳騫, 1733~1813)은 자신의 장서인에다 다음과 같이 비교적 긴 문구를 새겼다. “寒無衣, 饑無食, 至於書不可一失. 此昔人治學之名言, 是拜經樓藏書之雅則(추운데 옷이 없고 배고픈데 밥이 없더라도, 책은 한 권도 잃어서는 안 된다. 이것은 옛사람이 학문에 종사하던 명언이요, 이곳 배경루에서 책을 소장하는 우아한 법칙이다).”_68쪽

사랑이 예술의 ‘영원한 주제’인 것처럼 에로티시즘과 관련된 장서표도 장서표 예술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19세기 말 이래로 서구에서는 에로틱 장서표 제작이 엄청난 붐을 이루어 아주 빛나는 성과를 냈다. 1972년 런던에서 출판된 《판각 장서표: 유럽의 장서표 1950~1970Engraved Bookplates: European Exlibris 1950~70》의 저자 중 한 사람인 마크 서버린(Mark F. Severin, 1906~1987)의 통계에 따르면, 1970년 나체 여성과 에로틱에 관련된 장서표 제작이 서구 전체 장서표의 30%를 차지했고 이후 증가 추세가 이어지면서 35%에 달하기도 했다고 한다. 2000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제28회 세계장서표전시회에서도 ‘에로티시즘’이 전시 주제의 하나로 선정되었다._77쪽

“세상의 모든 것은 한 권의 아름다운 책에
도달하기 위해 존재한다.”
- 스테판 말라르메

책의 우주를 자유롭게 활보하는 한 장서가의 매혹적인 모험

기획 의도

한 진실한 독서인이 깊은 사랑으로 세운 무지개다리
책은 영혼이 있는 사물이다. 거기엔 저자의 정신세계가 드러나 있고 독자의 정신생활이 투영되어 있다. 우리는 책과 만나고 사랑을 나누고 함께 나이 들어가는 가운데, 세상과 소통하고 추억을 만들고 정신의 성장을 이룬다. 이 책 《독서인간》에서 저자는 이처럼 광대하고 신비로운 책의 우주, 독서 인생의 내밀한 비밀을 들려준다. 책의 모양, 색깔, 냄새, 체온에서부터 책의 친구, 애인, 집, 여정, 그리고 책의 사상, 감정, 꿈, 운명까지 책과 관련한 모든 것이 여기에 담겨 있다.
《독서인간》은 망망한 우주 가운데서 책이라는 존재와의 흔치 않은 단 한 번의 만남이 빚어내는 그 매혹적이고 아름다운 정신의 모험 속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저자의 책 이야기는 재미있고 간명하면서도 풍성하다. 작게는 책의 형태, 책 냄새, 책갈피, 띠지, 장서인, 장서표 같은 소품에서부터 크게는 서가, 서재, 서점, 도서관 같은 책의 거처에 이르기까지 동서고금을 넘나든다. 더 나아가 책 읽기, 책 빌리기, 책 수집, 책 도둑질, 금서, 책장사, 책벌레에 얽힌 이야기에다 책과 영화, 책과 여인, 책과 커피, 책과 치료, 책과 광고 등 책을 둘러싼 풍경까지 버무려 모두 25꼭지의 이야기를 통해 책과 관련된 거의 모든 일화를 존조리 들려준다.
저자는 이 책이 책과 사람을 이어주는 “작은 실험”이라고 말한다. 그렇기에 이 책은 “한 진실한 독서인이 깊은 사랑으로 세운 무지개다리”다. 이 다리를 건너가면 우리는 책의 미학, 책의 우주, 책의 꿈, 책의 운명과 맞닥뜨린다. 거기에는 집단으로서 인류가 장구한 세월 동안 책과 함께 일구어온 문화사가, 또는 한 개인으로서 인간들이 책과 더불어 빚어온 정신의 성장사가 끝도 없이 펼쳐진다. 때로는 연인처럼, 때로는 중독성 강한 약물처럼 우리를 매혹하는 이 풍성한 책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는 우리 자신의 책 이야기를 해보고 싶은 유혹과 자극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 책을 더욱 사랑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한 줄기 책 향기가 온갖 향기를 압도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이 읽은 책의 내용보다 문화적, 정신적, 물질적 존재로서의 ‘책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런 점에서, 책의 입장에서 보자면 이 책은 일종의 ‘책의 자서전’ 또는 ‘책의 회고록’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이 책 1부에서는 책의 물성이 지닌 아름다움과 매력에 대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다. ‘독서의 즐거움’은 책의 내용만이 아니라 책 표지, 면지, 책날개, 판형, 삽화, 지질 같은 책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들이 하나로 어우러졌을 때 한층 배가된다. 한 권의 책과 만날 때 우리는 하나의 생명을 가진 유기체, 하나의 예술작품으로서 책과 만날 수 있다. 결국 모든 독서인들에게 “가장 아름다운 책은 내용과 형식이 통일을 이루고 심미와 기능이 통일을 이룬 책이다. 책은 고정된 장식물이 아니다. 독자는 독서 과정에서 책과 소통하며 서로 작용을 주고받는다.” 책에서 풍겨나는 특유의 냄새, 책의 내용을 알리고 가치를 선전하는 띠지, 독서의 진도를 표시하는 책갈피, 책의 소유를 나타내는 장서인과 장서표, 심지어 책을 갉아먹고 사는 책벌레까지 독서의 즐거움을 완성하는 일에 동참한다.
20세기 들어 책의 미를 추구하는 독립된 북디자인 이론이 서구에서 처음 출현했다. 1920년대 프랑스에서는 예술가들 사이에 책 만들기 열풍이 불어 당시 예술계에서는 “책을 만들지 않으면 대가로 일컬어질 수 없다”라는 말이 유행하기까지 했다. 그런 풍조 속에서 피카소는 발자크의 소설집을 디자인했고 미로는 엘뤼아르의 시집을 디자인했다. 대문호 루쉰은 중국 북디자인의 개척자이기도 했는데, 그가 디자인한 책 《외침?喊》의 표지는 고전적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나아가 오늘날 북디자이너들은 장정 자체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독자가 거기에 함께 참여하도록 이끌어 북디자인의 미적 쾌감을 창조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한다. 그럼으로써 독서의 즐거움이란 피동적인 수용이 아니라 주체적인 참여에 있음을 일깨워준다.
한편 시인 네루다는 책에서 곡식의 향기, 바다의 냄새를 맡아냈다. 쇠이유출판사 편집자 아니 프랑수아는 책 냄새에서 아름다움과 사랑과 이미 가버린 시절과 따뜻했던 과거에 대한 회고를 발견해낸다. 이때 책 향기는 단순히 화학 성분 냄새가 아니라 문화적 의미까지 포함한다. 저자는 묻는다. “벗이여! 그대는 손에 들고 있는 책을 펼쳤을 때 어떤 냄새를 맡는가?” 띠지는 또 어떨까? 중국의 한 잡지에서는 가수 레너드 코언의 소설 《아름다운 패자》 중국어판을 “가장 완성도 높은 책”으로 선정했다. 그 이유 가운데 하나가 이 띠지 문구였다. “그는 한 편의 시를 써서 소설로 위장했다.” 동서고금의 독서인들은 또한 책을 파먹고 사는 책벌레를 묘사하는 데 열중했다. 책벌레에 대한 독서인의 감정은 아주 복잡해서 그것이 사랑인지 미움인지 간단히 말하기는 어렵지만, 저자는 시인 류사허가 한 말을 인용해 이렇게 설명한다. “책 사이에서 부침하고, 문자 사이에서 태어나 죽는 책벌레의 삶이 바로 우리 독서인의 모습의 투영이 아닌가?”
책의 미학이 극도로 구현되는 오늘날에는 책의 존재 형태에도 경계가 사라진다. 가느다란 실을 책의 내용으로 삼아 청각적 즐거움을 추구하고, 책장 대신 거울을 끼워넣어 나와 세계를 시각적으로 성찰하게 하고, 토끼털을 이어 붙여 만든 책으로 촉각을 통해 생명에 대한 반성을 유도한다. 나아가 실제로 “먹을 수 있는 책”을 제작해 미각으로까지 독서의 영역을 확장시킨다.
이 모든 이야기가 가닿는 지점은 바로 이곳이다. “정신적 향유 공간과 물질적 향유 공간 두 곳에서 이중의 기쁨을 얻는 것, 이것이 바로 서적이 창조하는 아름다움이다.”

현자들이 이곳에서 낚시를 한다
2부에서는 책이 보관, 향유, 유통, 보존되는 공간인 서가, 서재, 서점, 도서관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책의 거처’들 가운데 서가와 서재가 대단히 사적이고 은밀한 공간이라면, 서점과 도서관은 다분히 공적이고 열린 공간이다.
서가는 사실 가장 눈에 띄지 않는 가구 가운데 하나다. 그런데 시인 보들레르는 이렇게 노래했다. “내 요람은 서가에 기대어 있었다, / 그 어둠침침한 바벨탑엔 소설, 과학, 우화시가, / 모든 것이, 라틴의 재와 그리스의 먼지가, / 온통 뒤섞여 있었다. 내 키는 이절판 책만 했다.” 이처럼 한 어린아이의 기억 속에 깊은 흔적을 남긴 서가는 평생 책과 함께 살아갈 위대한 시인의 운명을 예고했다. “한 사람을 이해하려면 반드시 그의 ‘서가’를 봐야 한다“거나 “서가는 그 주인을 비춰주는 거울이다”라는 말에서 보듯, 정신생활의 상징으로서 서가에는 한 사람 또는 한 시대의 정신세계가 어김없이 반영되어 있다. 그렇다면 가장 좋은 서가는 도대체 어떤 것일까? “가장 좋은 서가는 실은 텅 빈 서가다. 거기엔 새 책을 꽂을 수 있는 더 많은 공간이 있기 때문이다.”
독서인들이 오래도록 꿈꿔온 바람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이상적인 서재를 갖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고대 중국에서 서재는 심신을 닦고 성품을 기르는 곳으로 여겨졌다. 이에 따라 서재 이름에 문화적, 정서적 의미가 덧붙어 시대가 발전하면서 풍성한 의미를 갖춘 문화 기호, ‘정신의 정원’이 되었다. 서재에는 심오한 뜻이 담긴 이름을 붙였는데 대부분 독서나 학문과 관련된 명칭이었다. 물론 루쉰처럼 세상을 조롱하거나 천박한 풍습에 저항하는 의미를 표현한 개성적인 이름을 붙이는 경우도 있었다. “루쉰은 이른바 ‘정인군자’들에게 ‘학비(學匪, 학계의 비적)’로 멸시당하자 스스로 ‘녹림대도(綠林大盜, 강호의 큰 도적)’라고 하면서 그들에게 반격을 가했고, 마침내 자신의 서재 이름을 ‘녹림서옥綠林書屋’이라고 불렀다.” 고대 중국 독서인들은 또한 서재 건축을 예술로 간주하여 서재를 “책 향기 짙은 정신의 영토”로 만들고자 했다. 그 결과 서재는 감성 가득한 문화적 종합체로 인식되었다. 그에 반해 이성을 지향하는 서구인들은 서재를 ‘자신을 성찰하는 집’으로 인식했다. 몽테뉴의 말이다. “나는 여기 내 왕국 안에 있다. 나는 이곳에서 절대군주가 되고자 한다. 이 한 구석을 모든 사회, 부부, 자녀, 시민 관계로부터 격리시키고자 한다.” 버지니아 울프는 또 이렇게 말한다. “이곳은 나만의 방이다. 고독이 용솟음치고 지혜가 해방된다. 이곳은 나만의 방이다. 이 공간은 순수하고 안정적이고 독재적이다.”
전 세계적으로 서점의 위상은 추락하고 있고 영향력도 상실해가고 있다. 유망하던 서점들이 줄줄이 도산하거나 인터넷 서점으로 전환했다. 이런 와중에도 여전히 세월의 풍파를 견디며 꿋꿋이 자신의 문화적 소명을 다하고 있는 서점들이 존재한다. “현자들이 이곳에서 낚시를 한다”라는 간판을 내걸고 수많은 문화예술인들의 산실이 되어온 뉴욕의 고담북마트(안타깝게도 경영난을 이기지 못해 2007년 문을 닫았다), 1930~1940년대 모더니즘의 총본산 격이자 누워서 책을 볼 수 있는 침대를 갖춘 파리의 셰익스피어서점, 1950년대 비트 세대 문화운동의 중심이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파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어야 한다고 인정하는 책만 판다”는 원칙을 고수하는 샌프란시스코의 도시의빛서점 들이 그 예다. 이런 서점들은 실제 크기는 작지만 독자의 마음속에서는 거대한 정신의 빌딩으로 자리 잡고 있다.
도서

작가정보

저자(글) 차이자위안

저자 차이자위안蔡家園은 1974년 후베이성湖北省 우한武漢에서 태어났다. 학생 시절에 초재작문경시대회楚才作文競賽 1등상, 화하작문경시대회華夏作文競賽 2등상, 후베이성 신세기인재기금 장려상을 수상하여 우한 지역 대학생 중 ‘학생기자 10걸’로 평가받았다. 작가이자 평론가로 활동하면서 잡지 《금고전기今古傳奇》 주간, 《신전기 주간新傳奇週刊》 사장 겸임 주간, 사상과 인문을 다루는 대형 잡지 《천하天下》 부주간을 역임했다. 그가 편집한 잡지는 제4회 국가간행물상 100종 중점 간행물, 제1회 후베이 출판정부상, 후베이 10대 유명간행물상을 수상했다. 현재 중국문예평론가협회 회원이며 후베이성 문련문학예술원文聯文學藝術院 부원장, 《문예신관찰文藝新觀察》 상임 부주간, 후베이성 문예이론가협회 비서장이다. 책과 관련한 저서 《독서인간書之書》 《살아 있는 색깔과 향기: 문학경전 삽화고活色生香: 文學經典??考》 《도서관에 데이트하러 간다去圖書館約會》는 ‘서향書香 3부곡’으로 불리며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청년문학靑年文學》 《장강문예長江文藝》 《쓰촨문학四川文學》 《당대소설當代小說》 《문예보文藝報》 《문학보文學報》를 비롯한 간행물에 여러 편의 소설, 수필, 문예평론을 발표해왔으며, 그 밖에 장편소설 《한편으로 비명을 지르며 한편으로 비상한다一路尖叫一路飛》를 출간했다.

역자 김영문은 경북 영양에서 태어나 어려서 한문을 익혔다. 서울대학교 중문과 대학원에서 석사·박사학위를 받고, 학진 Post-Doc. 과정에 선발되어 베이징대학교에서 유학했다.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에서 《중한사전》을 교열했으며,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에서 한국 최초로 《문선역주》(공역) 완역본을 출간했다. 또 최근 반세기 만에 《동주열국지》 완역본을 출간하여 동양 고전 번역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 경북대학교·대구대학교·서울대학교 들에서 오랫동안 강의했다. 현재 인문학 연구서재 청청재靑靑齋 주인으로 중국 고전 번역 및 강의와 저술 활동을 병행하면서, 함께 어울려 사는 사회에서 지식인이 견지해야 할 올곧은 지성을 탐구하고 있다. 대표 저역서로 《노신의 문학과 사상》(공저) 《루쉰과 저우쭈어런》(공역, 문광부 추천도서) 《루쉰 시를 쓰다》(역주, 학술원 추천도서) 《내 사랑 샤에게》(번역) 《문선역주》(전10권, 공역) 《내 정신의 자서전》(번역) 《독재의 유혹》(번역) 《동주열국지》(전6권, 번역)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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