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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항에 사는 소년

강리오 장편소설
소원라이트나우 4
강리오 지음
소원나무

2020년 05월 06일 출간

종이책 : 2019년 12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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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0.95MB)
ISBN 9791170440215
쪽수 2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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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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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항에 사는 소년》은 부모에게서 학대를 당하는 세 명의 청소년을 비추고 있다. 복합적 학대에 시달리는 영유, 심리적 학대를 겪는 현재, 신체적 학대에서 벗어나려 가출한 배달 형. 이 셋은 우연한 계기로 만나 서로의 상처에 공감하면서 묵묵하게 서로를 보듬는다. ‘아동 학대’라는 무거운 주제를 섬세한 감정 표현과 묵직한 서사로 풀어내면서 청소년이 어른의 소유가 아닌 온전한 삶의 주체임을 이야기한다.

[줄거리]
열네 살 소년 영유는 학교도 가지 않고 하루 종일 집에만 있다. 집 밖으로 나갔다 엄마에게 들켜 발가벗긴 채로 내쫓긴 적이 있기 때문이다. 영유가 집에서 하는 일이라곤 엄마가 집으로 돌아오기 전, 설거지나 청소를 하는 것이 전부다. 3년 전, 사채업자에게 쫓겨 작은 빌라로 이사 온 다음부터 엄마는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술을 마셨고, 어느 순간 영유를 밀어 넘어뜨리거나 사소한 트집을 잡아 때리기 시작했다. 며칠씩 밥을 주지 않는 일도 잦았고, 옷이 없어 겨울에도 반팔로 지내는 날이 많았다. 집 근처 중국집에서 일하는 ‘배달 형’과 이야기를 나누고, 형이 가져온 군만두는 먹는 일이 영유에겐 유일한 즐거움이었다.
그런 영유 앞에 동갑내기 친구 ‘현재’가 나타난다.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현재를 영유가 우연히 구해 주면서 시작된 관계는 함께 그네를 타고 서로의 상처를 공유하면서 점점 깊어진다. 현재 역시 엄마에게서 오랫동안 정서적 학대를 당했기 때문이다. 어느 날 현재는 영유에게 미니 바이킹을 타러 가자고 제안한다. 어항 속에 갇힌 물고기처럼 내내 집 안을 맴돌았던 영유는 집을 벗어나 오롯이 나로서 살아갈 수 있을까?
1. 그네 …… 9p
2. 군만두 …… 18p
3. 또래 …… 28p
4. 총알 …… 41p
5. 돌멩이 …… 48p
6. 고지서 …… 57p
7. 핫도그 …… 70p
8. 미니 …… 80p
9. 문신 …… 89p
10. 소매 …… 104p
11. 처음 …… 115p
12. 와이셔츠 …… 128p
13. 안경 …… 141p
14. 열쇠 …… 151p
15. 화장실 …… 158p
16. 물방울 …… 170p
17. 미성년자 …… 179p
18. 집 …… 191p
19. 테이프 …… 201p
20. 스핀 …… 212p
21. 바이킹 …… 221p
??? 작가 메시지 …… 232p

나는 한 달에 한두 번, 분리수거하는 날에만 그네를 탈 수 있었다.
- 〈그네〉 13쪽에서

문이 열리면 엄마는 접시를 던질 것이다.
그게 내 머리로 날아오거나 스핀의 어항에 맞을 수도 있었다.
- 〈안경〉 151쪽에서

내겐 선택권이 없었다. 집 밖으로 나가면 죽는 줄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를 만나고 나서 그 선택권이 내게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냥 문을 열고 나가면 그만이었다.
- 〈화장실〉 171쪽에서

빌어먹을 조사가 아직 안 끝났고,
영유는 자신을 두들겨 팬 부모에게 보호라는 걸 받아야 하는 미성년자니까.
- 〈미성년자〉 190쪽에서

열네 살 영유가 마주한 가족이란 이름의 폭력,
그 속에서 써 내려간 상처와 치유의 기록들!
주인공 ‘영유’는 한 달에 한두 번, 분리수거하는 날에만 집 밖으로 나갈 수 있다. 사채업자에게 사는 곳을 들킬 위험이 있어 학교에도 다니지 않는다. 영유의 하나뿐인 가족인 엄마는 심각한 알코올중독에 빠져 틈만 나면 영유를 손찌검한다. 영유는 ‘늘 우리 집에서 보이지 않는 쇠사슬을 차고 있다’고 말한다. 그런 영유의 유일한 즐거움은 집 앞 놀이터에서 그네를 타는 것이다. 그네를 타고 하늘 높이 날아오를 때마다 집에서 벗어나는 해방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영유에게 집은 따뜻하고 안전한 공간이 아니라 도망쳐야 할 위험한 공간이다. 엄마의 학대에 못 이겨 결국 가출한 영유는 집에서 살았던 3년보다 밖에서 지냈던 이틀을 더욱 편안하게 느낀다. 집보다는 바깥이, 엄마보다는 낯선 사람이 오히려 영유에게 안정을 주는 것이다.
아동 학대 가해자 중 80퍼센트가 부모로, 아동 학대 피해자에게 있어서 집과 가족은 든든한 울타리가 아닌 감옥과 다름없다. 영유의 동갑내기 친구 ‘현재’와 영유를 보살펴 주는 ‘배달 형’ 역시 부모의 학대로 괴로워한다. 이 셋은 우연한 계기로 만나 서로의 상처에 묵묵히 공감하면서 최선을 다해 서로를 돌본다. 미니 바이킹을 함께 타거나 군만두를 가져다주는 등 서로가 서로에게 건네는 소박한 위로 덕분에 그들은 가족이란 이름의 폭력 앞에서도 좌절하지 않는다. 《어항에 사는 소년》은 세 명의 청소년을 조명하며, ‘아동 학대’라는 묵직한 사회문제를 올곧게 바라볼 수 있는 용기를 준다.

“우리 재밌는 거 타러 갈래?”
같은 상처를 공유하는 두 소년 이야기
영유의 친구 ‘현재’는 따뜻하고 먹을 것도 많은, 넓고 높은 아파트에 산다. 영유는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먹고, 학교도 다니는 현재를 부러워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현재 얼굴은 늘 어둡다. 같은 학교 친구들에게 오랫동안 괴롭힘을 당했기 때문이다. 돈을 뺏기고 두드려 맞아 소매 끝이 피로 얼룩지는 날도 많았다. 그러나 현재 엄마는 현재에게 오로지 ‘공부’만 들먹였다. 공부를 잘하는 형과 끊임없이 비교하고, 성적이 떨어질까 친구도 못 사귀게 했다.
흔히 아동 학대 하면 ‘신체적 폭력’만 생각한다. 하지만 현재 엄마가 현재에게 쏟아 냈던 모욕적인 말이나 협박 역시 아동 학대에 포함된다. 동갑이라는 사실 말고는 어떠한 공통점도 없던 영유와 현재가 친구가 될 수 있었던 이유도 서로에게서 학대라는 상처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어항에 사는 소년》은 독자로 하여금 아동 학대의 의미를 재정의하도록 한다. 독자는 책장을 넘길 때마다 엄마가 내뱉은 폭력적인 문장 앞에서 움츠러든 현재와 냉장고 코드조차 뽑혀 버린 집에서 며칠 동안 한 끼도 못 먹은 영유를 발견한다. 폭력 속에 덩그러니 방치된 아이들의 목소리를 마주하는 동안 학대의 범위가 물리적 폭력에만 국한된 것이 아님을 깨닫는다.

“미성년자가 밖에 돌아다니면 얼마나 위험한 줄 알아?”
잘못된 제도를 향한 청소년들의 간절한 외침!
엄마 몰래 집을 빠져나왔을 때마다 영유는 경찰관 누나를 마주친다. 경찰은 상처투성이인 영유 얼굴을 미심쩍은 눈빛으로 보면서도 결국엔 영유를 집으로 돌려보낸다. 불량배에게 맞아 의식을 잃고 병원에 입원했을 때도 경찰은 집으로 가겠다는 영유의 말을 따라 영유를 집으로 데려다준다. 집으로 돌아온 영유를 기다린 건 영유와 함께 죽으리라 결심한 엄마뿐이었다.
가족에게서 학대받은 아이를 가족에게 다시 돌려보내는 일은 현실에서도 흔하게 일어난다. 아빠의 폭력에서 벗어나려 가출한 배달 형을 보며 경찰이 “미성년자가 밖에 돌아다니면 얼마나 위험한 줄 알아?” 하고 내뱉은 훈계가 사실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어항에 사는 소년》은 치밀한 자료 조사를 바탕으로, 아동 학대에 대응하는 사회적 제도가 얼마나 모순적인지 폭로한다. 아이가 부모에게 학대를 당하더라도 가정으로 돌려보내는 것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현실이 작품에 잘 녹아 있기 때문이다. 경찰에게 붙들려 집으로 돌아간 배달 형이 아빠의 계속되는 폭력으로 인해 심각한 화상을 입고 지울 수 없는 흉터를 가진 것 역시 재범률이 높은 아동 학대의 현실을 치열하게 묘사한 부분이다. “영유는 자신을 두들겨 팬 부모에게 보호라는 걸 받아야 하는 미성년자니까.”라는 배달 형의 외침 속에서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는 어항 속에서만 사는 물고기가 아니다!
학대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로서 살아가기를
영유는 어항 속에 사는 작은 물고기 ‘스핀’을 자신의 목숨처럼 소중히 여긴다. 하지만 스핀은 자꾸만 어항에서 튀어나와 영유를 심란하게 한다. 영유는 좁은 어항을 벗어나려 하는 스핀을 보며 자신과 닮았다고 느낀다.

“그동안 나는 어항 속 스핀처럼 집 안을 맴돌며 분리수거를 하는 날을 기다렸다.” -본문에서

물고기 스핀은 영유뿐만 아니라 현재와 배달 형의 모습도 투영한다. 이들은 모두 힘껏 몸부림쳐 부모의 잘못을 비판하고 자립하려 한다. 하지만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어디에서든 목소리가 지워진 채 어른의 결정에 따라 움직이길 강요받는다. 《어항에 사는 소년》에 등장하는 어른들은 아이를 화풀이 대상으로 삼거나 자신이 원하는 대로 움직여야 할 로봇처럼 생각한다. 그러나 세 명의 청소년은 어른의 소유가 아닌 온전한 삶의 주체로, 모두 존중받아야 하는 존재이다. 엄마로부터 모든 선택권을 박탈당한 영유가 현재를 만나 집 밖으로 나가겠다고 선택한 순간, 독자는 청소년에게 삶을 영위하는 능력이 충분하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작품은 청소년이 삶의 주체임을 인정받았을 때 비로소 학대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로 살아갈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작가정보

저자(글) 강리오

어려서부터 이야기를 짓고 만화를 그리며 홀로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대학교에서 언론홍보학과 문예창작을 복수 전공 했다. ‘언젠가 동화나 소설을 써야지.’라고 막연하게 마음먹었는데 그날이 생각보다 빨리 왔다. 지금은 글을 쓰고 아이들을 가르치며 재미난 이야기를 궁리한다. 《어항에 사는 소년》이 첫 청소년 소설이다.

작가의 말

쌀쌀한 어느 날, 세 살배기 여자아이가 엄마에게 맞아 갈비뼈가 부러진 채 죽었습니다. 또 다른 다섯 살 남자아이는 숨통이 끊어질 때까지 새아버지에게 맞았습니다. 모두 2019년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고통은 연령별로 오지 않습니다. 어른은 세상의 어두운 면을 아이에게 숨기려고 합니다. 아이는 미성숙하니까, 보호받아야 하는 나이라서, 그런 거 볼 시간에 공부해야 한다고 아이의 눈과 귀를 가립니다. 그러는 동안 우리나라의 아동 학대 건수는 점점 늘어났습니다. 어떤 아이는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표현할 줄 모릅니다. 심지어 자신이 학대를 당하는지도 모르고 아픔을 삼킵니다. 사회의 외면 속에서 끔찍한 일을 겪는 아이들은 홀로 허우적대고 있습니다. 현실은 손바닥으로 가려지지 않습니다. 어둠에 가려진 일일수록 우리는 그것을 드러내고 마주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가 그런 용기를 가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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