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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버씨의 죽음

갈아넣고 쥐어짜고 태우는 일터는 어떻게 사회적 살인의 장소가 되는가
김영선 지음
오월의봄

2022년 05월 04일 출간

종이책 : 2022년 01월 0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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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34.05MB)
ISBN 9791168730106
쪽수 3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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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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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다, 너무 힘들다”고 외치는 우리 시대의 존버씨
누가, 무엇이 존버씨를 죽음으로 내몰았나?
《존버씨의 죽음》은 존버씨의 과로죽음과 사회적 살인의 장소가 된 우리 일터의 현실을 추적한다. 사회학자 김영선은 오랫동안 과로에 얽혀 있는 일상 이야기를 소재 삼아 우리네 삶의 시간성을 연구해왔다. 전작 《과로 사회》(2013)에서 한국 사회를 ‘과로 사회’로 규정하고, 장시간 노동의 일상 풍경을 파헤쳐 많은 주목을 받았다. 《누가 김부장을 죽였나》(2018)에서는 과로가 유발하는 신체적, 정신적, 관계적, 사회적 질병을 ‘시간마름병’이라고 진단하며, 과로가 우리의 몸과 마음, 삶과 미래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했다.

《존버씨의 죽음》에서는 본격적으로 과로죽음(과로사·과로자살) 문제를 다룬다. 과로죽음의 ‘과로’를 조명해 과로죽음이 과로+성과체제가 불러일으킨 필연적인 죽음이며, 사회적 타살임을 분명히 밝힌다(과로+성과체제란 과로체제가 그대로 유지되는 가운데 경쟁적인 성과체제가 덧대진 상황을 강조하기 위해 저자가 만든 개념이다). 즉 존버씨의 과로죽음은 단순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 문제가 교차하면서 발생하는 사건임을 명확히 규명한다. 이 과로죽음이 반복해 발생하는데도, 왜 과로죽음에서 ‘과로’는 누락되는지 그 원인을 살펴본다. 갈아넣고, 쥐어짜고, 태우는 일터가 어떻게 사회적 살인의 장소가 되는가를 밝힌다. 궁극적으로 이 책은 과로+성과체제가 야기하는 사회적 살인을 규명하고 그동안 개념조차 없었던 과로죽음에 이름을 부여하는 작업이다. “우리는 혹시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죽기 위해서 일하는 건 아닐까?”라고 고민하는 우리 시대 존버씨의 삶을 반추해보며, 과로와 죽음의 거리를 멀어 보이게 하는 자본주의적 담론/장치에 어떻게 균열을 낼지 고민하는 책이다.
들어가는 글: 과로와 죽음의 거리
오늘도 버텨야 하는 삶 | 언어 없는 사건, 개념 없는 현상 | 견고한 과로+ 성과체제

1장. 살아가는 혹은 죽어가는 삶

1. 존버씨의 죽음
왜 존버씨의 죽음을 봐야 하는가? | 과로죽음의 반복, 켜켜이 쌓인 폭력의 증거 | 신자유주의 시대의 과로죽음 | 더는 이렇게 취급당하지 않겠다

2. 번아웃과 일터 은어
번아웃증후군, 만성적인 직장 스트레스 | 고통이 각인된 일터 은어들 | 핏빛 자본주의 세상

3. 괴롭힘은 갈수록 심해진다
~하라, ~하라, 더 ~하라 | ‘효율’이라는 이름, 위험의 외주화

2장. 특별한 또는 특별하지 않은 죽음

1. 업무상 정신질환을 어떻게 볼 것인가?
새로운 착취 양상 | 정신질환 유발하는 실적 쥐어짜기 시스템

2. 성과 장치는 죽음조차 개별화한다
투견장에서 미소 짓는 건 투견주일 뿐 | 또 다른 투견장, 실적이 곧 인격인 세계 | 성과주의 담론이 유도하는 것

3. 성과주의와 금융 노동자의 자살 사건
밥값 스트레스 | “미치도록 단 커피 주세요” | 우울증 블랙홀 | 실적-위법-자살의 연관고리 | 욕값도 월급에 포함

4. 한 경마장에서 일어난 죽음의 행렬
누구도 살아남기 힘들다 | 죽음이 말하는 것 | ‘선진경마’라 이름 붙은 실험의 도구 | 이런 일은 또 반복될지 모른다

5. 부품으로 전락한 개발자들
연이은 사망 사고 | ‘언제나’ 크런치 모드 | 혁신적인 프로세스, 낡은 조직문화 | 착취하기 좋은 구조 | 소작농화

6. 최악의 살인기업 특별상, 우정사업본부
또 죽어간다 | 살인적인 장시간 노동 | 비밀스러운 알고리즘 vs 현장 노동자의 온도 차이 | 현장 목소리에 기초한 대안 찾기

7. 왜 힘든데도 일을 계속하는가?
개인적인 것? 문화적인 것? 자발적인 것? | “회사를 중심으로 삶을 조직하라” | “끊임없이 경쟁하고, 목표를 스스로 설정하라”

8. 그만두지 못함의 사회학
“그렇게 힘들면, 그냥 그만두면 될 거 아냐?” | 그럼에도 그만두지 못한 이유 | 우리의 일상 화법도 바꿔야 한다 | 우리에게도 자살 감정이 꽤 퍼져 있다

9. 4차 산업혁명 발 과로위험
시간권리 박탈 | 당신은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10. 알고리즘 노예가 되다
휴식권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 | 노동자를 통제하는 새로운 기술

3장. 재난, 불평등, 권리

1. 코로나19와 불평등
파국적 불안 | 박탈되는 | 과로하는 | 무력화된

2. ‘최전선 영웅’의 죽음
사건: 공무원 과로사 | 질문: 노동인권은 재난과 양립할 수 없는가? | 장치: 복무규정과 봉사자 이데올로기 | 예외적 사례? 구조에서 비롯된 사건!

3. 이주노동, 좌우간 외출 금지
소, 돼지, 딸기랑만 지낸다 | 해고 위협, 엄습하다 | 무권리, 여전하다

4. 재난 노동자의 목소리는 없었다
위험 업무를 거부할 권리 | 개별 죽음을 가로지르는 공통분모 | 직업정신 vs 노동인권 | 재난 이후의 목소리들 | 사람·권리 중심의 재난 대응이란?

4장. 승인과 불승인 사이

1. 산재는 어떻게 승인되는가?
정신적 이상 상태 | 정신적 이상 상태의 내용과 특징 | 자살 전 일어난 사건 | 과거 치료력에도 불구하고 승인된 사례

2. 산재는 어떻게 불승인되는가?
개인 취약성: 환경 요인+성향 요인 | 개인 취약성: 과거 치료력 | 경력, 적응, 통상적인 수준이란 이유로 불승인 | 유사 사건에 대한 판정 내용 비교 | 기타 불승인 사례

5장. 현재의 시간, 시간의 미래

1. 어쩌다 과노동
노동시간이 다시 길어지고 있다 | 어쩌다 이런 시대로 들어섰을까? | 어떻게 저지할 수 있을까?

2. 아래로부터의 목소리는 왜 사라지는가?
노동시간 정책 | 과로사회 탈출을 선언했지만… | 자본의 백래시 | 현실은 여전히 지옥

3. 우리는 어떤 시간의 미래를 원하는가?
시간을 민주화하는 과정 | 자본의 역공에 대항하기 | 과로+성과체계 낯설게 보기 | 불가피성의 논리 걷어차기 | 감수성 길러내기 | 시간을 정치화하기

마치며: 왜 죽음에서 과로는 누락되는가?
부록: 산재 판정의 승인

사건은 발생했는데 뭐라 이름 붙일 언어가 없는 경우가 있다. 바로 과로사·과로자살 이야기다. 과로+성과체제가 유발하는 과로죽음이 늘어나고 있다. 쥐어짜고 태우는 식의 성과 장치가 유발하는 정신질환과 과로자살은 더 그렇다. 이 책은 과로죽음의 ‘과로’를 조명해 과로죽음이 과로+성과체제의 필연적인 죽음임을 밝히고 과로와 죽음의 거리를 멀어 보이게 하는 자본주의적 담론/장치에 균열을 내고자 한다. -7쪽

비극의 피해자는 또 한 번 좌절을 경험하게 되고 비참을 유발하는 폭력의 지점은 면죄부를 받는다. 일터의 착취와 폭력은 재생산되고 남은 노동자들은 각자도생하는 길만이 유일한 길임을 재차 확인하게 된다. 과로죽음이 개인적인 비극으로 처리되는 그런 일터/사회에서의 생존법은 각자도생을 선택하는 것으로 편향될 수밖에 없다. 존엄과 관용을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9쪽

그렇지만 과로죽음으로 추정됨에도 ‘과로’가 사장되어버리는 경우가 사실은 더 많다. 다시 과로와 죽음을 거리로 표현해보면, 그 거리는 꽤 먼 것도 분명한 현실이다. 죽음과 업무와의 연관성이 없다는 담론, 프레임, 이데올로기, 언어가 강력하게 작동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언어가 어디에서 출발하고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24쪽

마지막으로 과로죽음이 어이없게도 반복 발생하는 일터가 많다는 사실이다. 이런 죽음의 장소를 면밀히 관찰해 과로죽음의 반복성에 대해 분석한다. 그 반복성은 특수한 현상인지, 과로+성과체제의 보편적인 현상인지를 질문해본다. 이 책은 특수성의 반복됨 그 자체가 과로+성과체제의 집합적인 비극이라는 가설을 검증하는 작업이다. -27쪽

믿기지 않을지 모르지만 과로죽음은 매일같이 발생한다. 어떤 곳에서는 반복되는 양상을 띤다. 사건 간 간격이 매우 짧은 걸 보면, ‘잦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사망 사건의 반복됨은 몇 개의 기사로도 확인된다. 사건의 빈도는 사망 사고조차 사회적 관심을 끌지 못하는 진부한 뉴스처럼 되어버린 시대라고 할 정도로 다반사다. -28쪽

과로죽음을 예외나 우연으로 치부하는 일련의 담론에 균열을 낼 필요가 있다. 과로죽음에서 ‘과로’를 보이지 않게 하는 논리도 문제제기의 대상이다. 과로죽음을 과로위험이 켜켜이 쌓여 발생한 체계적인 폭력의 증거로 드러내야 한다. 동시에 과로자살은 과로+성과체제의 폭력성에 대해 ‘더는 이렇게 취급당하지 않겠다’는 분노와 저항의 비극적인 흔적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이는 우리가 주목해야 할 지점이 ‘어디에서’ 시작되어야 하고 존버씨의 목소리에 담긴 고통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되새기기 위함이다. -31쪽

실적 쥐어짜기식 성과주의가 팽배한 작금의 맥락에서는 심지어 과로사/과로자살조차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되기 십상이다. -62쪽

자살은 개인의 극단적인 선택이지만 사회·조직의 모순을 함축하는 집단적인 비극이다. 노동자 자살은 일터에서 노동자가 어떻게 취급받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거울이다. 자살이 인간적 존엄이 불가능한 절망 상태를 보여주는 행위임을 감안할 때, 노동자 자살은 분명 존엄과 권리를 기대하기 어려운 일터의 집단적 비상 상태를 나타내는 증거다. -70쪽

만성적인 장시간 노동에 잦아진 크런치 모드, 무리한 일정, 갑작스런 지시, 이벤트의 상시화, 위험의 전가, 부품화, 언제든지 대체될 수 있다는 불안감, 유사-하청화 또는 소작농화까지 온라인에서 모바일로의 플랫폼 변화와 함께 야기된 새로운 위험 요소가 교차하면서 게임 노동자에게 가해지는 스트레스의 결은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 -117쪽

망자 존버씨의 죽는 게 나을 만큼, ‘나를 버릴 만큼’ 힘들었던 상황은 빈번한 야근, 새벽 퇴근, 강압적인 업무 지시, 가혹한 성과 압박, 장시간 노동을 방조하는 고질적인 제도(포괄임금제 등), 빡빡한 인력 운용, 과중한 업무량, 직장 내 괴롭힘, 시도 때도 없는 이벤트 호출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148쪽

그런데 어딜 가봐야 똑같다는 자조의 감정은 그만둠을 포기토록 한다. 또한 그만두고 싶어도 불안정한 노동 현실에서 또 한 번 깊은 좌절감만 겪는다. 그만둬도 갈 데

“죽고 싶다, 너무 힘들다”고 외치는 우리 시대의 존버씨
누가, 무엇이 존버씨를 죽음으로 내몰았나?

불안감+쥐어짜임+타들어감+짓눌림+무력감+고립감
왜 우리 일터는 사회적 살인의 장소가 되었나?

존버씨는 누구인가?
과로+성과체제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바로 존버씨!
왜 우리 시대 존버씨는 ‘살아가는’ 삶이 아닌 ‘죽어가는’ 삶을 사는가?

존버씨의 죽음,
과로+성과체제가 불러일으킨 사회적 살인

“카드사에서 차세대 시스템을 개발하던 중 IT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택배 기사 임모씨가 뇌출혈로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서울시청 공무원이 투신자살했다.” “집배 노동자가 목을 매 자살했다.” “경마장 기수가 자신의 차량에 불을 피워 자살했다.” ……
어제까지 버젓이 일터에서 일하던 사람이 갑자기 죽었다는 소식이 매일같이 전해지고 있다. 그들은 왜 죽었을까? 왜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까? 분명 업무와 관련된 죽음인데, 그들의 죽음은 왜 제대로 규명되지 않는 것일까? 왜 우리의 일터는 사회적 살인의 장소가 되었을까?
우리 시대 존버씨가 죽어가고 있다. 오늘도 버티고 또 버텨야 하는 삶을 살아가야 하는 존버씨. 존버씨는 노동의 고통과 비참에 시달리는 김알바, 김인턴, 김사원, 김대리, 김과장과 다르지 않은 이름이다. 갈아넣고 쥐어짜고 태우는 과로+성과체제에서 존버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 과로위험과 성과 압박에 노출되어 있는 우리 모두가 바로 존버씨다. “과노동에 존버하다 스러져간 망자만이 존버씨가 아니다. 오늘을 존버하는 남겨진 나와 우리 또한 존버씨다.”(7쪽)
이 책 《존버씨의 죽음》은 존버씨의 과로죽음과 사회적 살인의 장소가 된 우리 일터의 현실을 추적한다. 사회학자 김영선은 오랫동안 과로에 얽혀 있는 일상 이야기를 소재 삼아 우리네 삶의 시간성을 연구해왔다. 전작 《과로 사회》(2013)에서 한국 사회를 ‘과로 사회’로 규정하고, 장시간 노동의 일상 풍경을 파헤쳐 많은 주목을 받았다. 《누가 김부장을 죽였나》(2018)에서는 과로가 유발하는 신체적, 정신적, 관계적, 사회적 질병을 ‘시간마름병’이라고 진단하며, 과로가 우리의 몸과 마음, 삶과 미래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했다.
이 책 《존버씨의 죽음》에서는 본격적으로 과로죽음(과로사·과로자살) 문제를 다룬다. 과로죽음의 ‘과로’를 조명해 과로죽음이 과로+성과체제가 불러일으킨 필연적인 죽음이며, 사회적 타살임을 분명히 밝힌다(과로+성과체제란 과로체제가 그대로 유지되는 가운데 경쟁적인 성과체제가 덧대진 상황을 강조하기 위해 저자가 만든 개념이다). 즉 존버씨의 과로죽음은 단순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 문제가 교차하면서 발생하는 사건임을 명확히 규명한다. 이 과로죽음이 반복해 발생하는데도, 왜 과로죽음에서 ‘과로’는 누락되는지 그 원인을 살펴본다. 갈아넣고, 쥐어짜고, 태우는 일터가 어떻게 사회적 살인의 장소가 되는가를 밝힌다. 궁극적으로 이 책은 과로+성과체제가 야기하는 사회적 살인을 규명하고 그동안 개념조차 없었던 과로죽음에 이름을 부여하는 작업이다. “우리는 혹시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죽기 위해서 일하는 건 아닐까?”라고 고민하는 우리 시대 존버씨의 삶을 반추해보며, 과로와 죽음의 거리를 멀어 보이게 하는 자본주의적 담론/장치에 어떻게 균열을 낼지 고민하는 책이다.

존버씨의 목소리,
왜 ‘살아가는 삶’이 아닌 ‘죽어가는 삶’을 사는가?

1장은 왜 존버씨의 시간을 다뤄야 하는지를 이야기한다. 견디고 버틸 것을 요구하는 노동의 세계에서 우리 존버씨는 어떤 삶을 살아가는가? 노동시간이 세계 최고에 달하는 작금의 과로체제에서 무엇이 존버씨를 죽음으로 내모는가? 왜 우리의 일터는 사회적 살인의 장소가 되어가고 있는가? 왜 우리는 나다운 삶, 인간다운 삶을 살지 못하는가? ‘살아가는’ 삶이 아닌 ‘죽어가는’ 삶을 살고 있는가? 이런 질문에 답하기 위해 과로죽음에 얽힌 존버씨의 목소리를 읽는다.
2장은 금융 노동자, IT 노동자, 경마기수, 집배원 등의 과로죽음 사건을 다룬다. 그들을 죽음으로 내몬 고통의 시스템을 샅샅이 해부한다. 사회적 살인의 장소가 된 우리 시대 일터의 현실을 분석한다. 특히 각 업계에서 쓰이는 은어들(크런치 모드, 콜수, 밥값, 욕값, 분급, 경쟁성 상금, 실시간 UPH, 순증, 겸배)을 통해 각종 경쟁적인 성과 장치와 자살 감정 간의 상관성을 탐색한다. 프로세스는 혁신적이지만, 조직문화는 여전히 낡았고 그 때문에 노동자들이 겪을 수밖에 없는 갖은 어려움도 드러낸다. 왜 과로죽음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지를 추적한다. 특히 과로죽음이 반복돼 나타나는 우정사업본부와 부산경남경마공원의 실태를 집중 분석한다. “반복된 자살은 여러 면에서 기이하다. 우선, 한 곳에서의 자살률이 너무 높다는 점이다. 일반 인구의 자살 십만인율과 비교해도 그렇고 일반 기업의 자살률에 비해서도 상당한 정도다. ‘여가선용’의 장소가 아니라 ‘죽음의 장소’라 일컬을 만하다.”(89쪽) 그리고 과로죽음 사건이 반복됨에도 그것이 사회적으로 방조되고 무관심 상태에 놓여 있다는 점에서 과로죽음은 과로+성과체제가 체계적으로 생산하는 부정의의 산물임을 밝힌다.
3장은 재난 상황에서 발생하는 과로죽음을 다룬다. 재난이 발생하면 최전선으로 뛰어가야 하는 재난 노동자들이 있다. ‘비상 상황’은 이들을 사명감, 책임감, 직업정신으로 포장해 동원한다. 그들에게는 위험 업무를 거부할 권리가 없다. 희생, 헌신 등 재난 이후 출몰하는 수많은 마법의 언어가 어떻게 과로죽음과 연결되는지를 분석한다. 과로위험을 특정 집단에 전가하는 방식은 불평등을 심화하는 재난 대응책임을 지적하고, 재난 대응의 첫걸음은 인권 관점에서 이뤄져야 함을 강조한다. “재난을 ‘예기치 못한 것’으로 여기고 ‘희생과 사명감’을 동원하는 방식의 대응은 적절치 못하다. ‘언제라도 맞닥뜨릴 수’ 있고 또한 ‘예측할 수 없는 재난’이 ‘반복’될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기본 원칙이 요청된다.”(214쪽)
업무 관련한 자살이 산재 인정을 받으려면 자살이 정신 이상 상태에서 발생한 것임을 밝혀야 하고 그 정신 이상 상태가 업무와 관련되었음을 밝혀야 한다. 4장은 산재 판정의 승인 케이스와 불승인 케이스를 대상으로 승인 또는 불승인의 근거로 표현되는 언어를 비교한다. 판정 사례를 보면 승인/불승인의 경계가 그리 명확하지 않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통상적인’이란 표현이 대표적이다. 자의적으로 보이는 경우도 발견된다. 우울증은 다른 모든 요인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처럼 작용해 불승인의 근거로 설명되는 경우도 잦다. 이는 과로사·과로자살에 대한 공통의 사회적 언어가 부재한 데서 빚어지는 문제적 양상이 아닌가 싶다.
5장은 현재의 시간구조를 반추하고 건강한 시간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살펴본다. 세계의 흐름은 노동시간의 단축 경향이 아니라 오히려 과노동이 맹위를 떨치고 있음을 밝힌다. 이는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독일, 프랑스, 일본도 마찬가지다. 구속력이 약한 노동기준법 등 법제도 요인 이외에 세계화, 정보통신혁명, 소비자본주의, 노동의 규제완화가 과노동을 야기하는 원인임을 밝힌다. 노동시간 개선책,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과 관련해 왜 아래로부터의 목소리는 늘 반영되지 않는지도 탐색한다. 과로+성과체제에 어떻게 대응할지 그 대안도 고민해본다. “한국의 노동시간은 EU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길다. 하지만 과로에 대한 한국인의 주관적 인식은 EU 국가에 비해 상당히 낮다. 일에 투여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많음에도 이를 문제로 인지하지 못하는 무감각 상태에 이른 것이다. 낯설게 바라보고 거리 두기 해야 할 대상은 과로+성과체제 그 자체다.”(267쪽)

노동 VS 자본,
과로죽음이란 무엇인가?

과로죽음은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로 신체적,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다 돌연사(과로사)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행위(과로자살)를 말한다. 그렇지만 과로죽음에 대한 실태 파악은 전무한 상태이고, 사회적 사실을 담아내는 개념이나 법제도가 부재한 실정이다. 아직까지 과로죽음은 “언어 없는 사건, 개념 없는 현상”일 뿐이다. 이 책은 이런 과로죽음에 개념과 언어를 부여하는 작업이다.
“과로죽음을 어떻게 진단할 것인가에 대한 논쟁은 치열하지만 개념과

작가정보

저자(글) 김영선

시간 연구자로 주요 관심사는 자본주의와 연동된 시간의 문화/정치다. 과로에 얽혀 있는 일상 이야기를 소재 삼아 우리네 삶의 시간성을 연구해왔다. 고려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노동과 여가문화를 강의한다. 지금은 한국연구재단 학술연구교수 사업으로 과로자살/정신질환을 보고 있다. 《정상 인간》 《과로 사회》 《누가 김부장을 죽였나》 《잃어버린 10일》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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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존버씨의 죽음
    갈아넣고 쥐어짜고 태우는 일터는 어떻게 사회적 살인의 장소가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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