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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여 오라

이성아 장편소설|제9회 제주4·3평화문학상 수상작
이성아 지음
은행나무

2022년 01월 07일 출간

국내도서 : 2021년 11월 2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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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25.82MB)
ISBN 979116737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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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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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굴복하지 않는,
밤과 맞장을 뜨면서 이겨내는 위대한 영혼들의 서사!

제9회 제주4·3평화문학상 수상작
이성아 장편소설 《밤이여 오라》

역사적 진실을 밝히고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평화와 인권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제주4·3평화문학상이 제9회를 맞아 3년 만에 장편소설 부문 수상작으로 이성아 장편소설 《밤이여 오라》를 선정했다. 수상작인 《밤이여 오라》는 국가폭력에 연루된 개인의 비극적 이야기와 그 폭력의 트라우마를 이겨내려는 인물들의 분투를 지성과 사유의 힘이 느껴지는 세련된 문장으로 그려내고 있다. 내전과 인종청소의 고통스러운 시간을 통과해온 발칸반도와 한국 현대사의 참혹한 사건인 제주4·3을 동시에 공명시키며 여전히 끝나지 않은 국가폭력에 대한 역사적 질문을 좀 더 폭넓은 문학적 시선으로 옮겨놓았다.
제주 4·3에서 시작해 발칸에 이르기까지, 한국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유사하게 반복되어온 국가폭력은 ‘정의’라는 이름으로 혹은 ‘애국’이라는 명분으로 자행되어왔으며 아직 끝나지 않은 현재진행형의 문제라고 소설은 말하고 있다. 또한 우리는 이 소설을 통해, “각자 감당해온 아픈 시간 앞에서 외면해왔던”(소설가 정지아) 희생자의 고통에 대해 감각하게 된다. 전쟁 트라우마로 뿔뿔이 흩어져야만 했던 가족, 한곳에 머무르지 못하고 정처 없이 떠도는 젊은 사람들, 자신이 보는 앞에서 총살 당한 아내를 평생 잊지 못하는 남편, 한순간에 평범한 유학생에서 간첩단사건의 일원으로 둔갑된…… 작가가 그려내는 이 희생자들의 이야기를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시대의 비극을 외면해왔고 등한시했던 현재 그들의 처절한 생의 모습과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작가는 국가폭력을 분노와 탄식만으로 결론 짓지 않는다. 치유와 화해의 시각으로, 참극의 슬픔이 이해와 연대로 바탕 될 때야 비로소 우리는 그 폭력을 온전히 멈추게 될 수 있게 된다고, 국가폭력의 희생과 피해에 대해 답하고 있다.
차례

프롤로그-하얀 성전 7

길 위의 연인들-자그레브 13
어제 도착한 세상-마르부르크 47
하얀 요새의 도시-베오그라드 71
그들은 모른다-서울 87
배회하는 유령들-비셰그라드 117
국경검문소-몬테네그로 137
빈방-서울 145
팬텀 코멘더-보이보디나 159
잃어버린 고향-부코바르 172
스위트 컴즈 레이터-자그레브 180

에필로그-지금, 여기 195

작가의 말 207

?쩜?무기보다 효과만점이지. 집이고 뭐고 다 버리고 도망가버리니까. 게다가 그들이 우월하다고 믿는 씨도 뿌릴 수 있잖아. 그토록 우월감에 넘치는 민족이라니. 그게 바로 나야.”” - 본문 131쪽

또다시 국경이었다. 강을 마주하고 세르비아와 크로아티아가 땅을 나눴다. 마르코와 함께 북토크에 참석하기 위해 세르비아의 보이보디나, 부코바르를 차례로 여행하고 있었다. 브코바르는 마르코의 고향이었다. 그곳에는 학살이 있었다. 2천여 명이 사살되었고 8백여 명이 실종되었다. 마르코의 가족 또한 그 참극을 겪었다. 몰살당했을 수도 있었다. 마르코뿐 아니라 부코바르에는 마르코와 같은 수많은 마르코들이 그곳을 빠져나오거나 여태 그곳에서 현재의 삶을 살아내고 있었다. 말해주지 않고 설명해주지 않으면 그런 참극이 일어났으리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장소였다. 높이 치솟은 추모비와 그 너머 반파된 건물이 증거가 되었다. 거리 곳곳에는 총알 자국들 또한 그대로 남아 있었다. 주민들을 한곳에 몰아넣고 집단학살한 창고는 기념관이 되었다.

“취조실에서부터 시작된 이명증세와 악몽은 출소 후에도 이어졌다. 악몽은 종종 환각을 불러왔다. 발작처럼 착란에 빠지기도 했다. 착란 속에서 나는 마르부르크에 있었다. 나는 기표를 기다리고 있었다. 텅 빈 우체통을 들여다보면 거기 오도카니 앉아 있는 내가 보였고, 길거리에 세워진 자전거를 내 것인 양 타고 달렸다. 수많은 내가 여기저기에서 기표를 기다렸다. 내가 너무 많아서 기표가 길을 잃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조바심쳤다. 때로는 맹렬하게 도망치고 있었다. 나는 쫓기고 있었고 숨을 곳을 찾았다. 마침내 숨었다고 생각한 곳이 갑자기 광장처럼 탁 트이는가 하면 감옥처럼 사방이 막히기도 했다.” -본문 147쪽

제주4·3에서 발칸에 이르기까지
여전히 끝나지 않은 고통의 신음이 세심하게 공명한다

그 어느 때보다 평화롭고 풍요로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세계 곳곳에서는 여전히 폭력이 발생하고 있다. 정의와 국가라는 명분 아래 자행되어왔고, 그 폭력의 피해와 희생은 고스란히 무고한 시민들이 받아내었다. 소설 속 크로아티아의 마르코, 서울의 변이숙 같은 인물들이 어디 그들뿐이겠는가. 소설은 우리가 등한시해온, 외면해왔던 피해자들을 기억하라고, 국가폭력에 대해 인식하고 사고하는 방법을 달리 하라고 주문한다. 탄식하고 분노하는 일과 함께

작가정보

저자(글) 이성아

저자 : 이성아
1998년 단편소설 〈미오의 나라〉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가마우지는 왜 바다로 갔을까》로 2014년 세계문학상 우수상, 단편소설 〈그림자 그리기〉로 2018년 이태준문학상, 장편소설 《밤이여 오라》로 2021년 제주4ㆍ3평화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태풍은 어디쯤 오고 있을까요》 《절정》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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