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뢰딩거의 아이들
2021년 08월 10일 출간
국내도서 : 2021년 07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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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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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편 넘는 SF 장편소설 응모작 중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대상 선정!
선천성 근위축증으로 평생을 휠체어에 앉아 세상을 바라본 작가가
존재하면서도 존재하지 않는, 소외된 존재들을 위해 세상에 던지는 질문!
“그런데 왜 유령이어야 하죠?”
선천성 근위축증으로 초등학교 시절부터 휠체어를 타고 학교를 다녀야 했던 최의택 작가는 고등학교 때 큰 수술을 받고 후유증으로 학교를 중퇴해야 했다. 그리고 종일 누워 앞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보다가, 글을 쓰기 시작했다. 학교에 다닐 때도 싫어했던 국어 시간이지만, 할 수 있는 일이 그것밖에 없었기 때문에, 하루에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서너 시간을 꼬박 글 쓰는 데 매달려 1년을 꼬박 써서 습작 장편을 완성했다.
그렇게 시작한 글쓰기가 10년이 되었고, 스티븐 킹과 정유정을 좋아하던 최의택 작가는 2019년 정보라의 글을 읽고 SF를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2021년 제1회 문윤성 SF 문학상에서 100편이 넘는 응모작 가운데 대상을 수상하며 마침내 세상에 나섰다. 대상 수상작인 《슈뢰딩거의 아이들》은 존재하면서도 존재하지 않는 취급을 받는 소수자들을 위해 쓴, 그리고 소수자의 목소리를 최의택 작가가 옮겨 쓴 “지금, 여기, 우리”들의 이야기다.
《슈뢰딩거의 아이들》은 제1회 문윤성 SF 문학상 심사를 맡았던 김초엽 작가, 민규동 영화감독, 이다혜 기자로부터 “다양한 정체성을 지니면서도 정체성만으로 환원되지 않는 입체적인 인물 조형이 매우 인상적이며, 기술을 통한 격리와 배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설득력 있게 전달했다”는 평을 받으며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대상을 수상했다.
2050년대 근미래 대한민국, 세계 최초의 완전몰입형 가상현실 중고등학교 ‘학당’이 문을 열고 이제 학생들은 모두 자신만의 ‘아바타’의 모습으로 실제 학교와 똑같은 모습의 ‘학당’에 등교한다. 그런데 학생들 사이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유령 같은 모습이 종종 목격되고, 그 유령의 정체는 ‘학당’의 두 번째 입학식 날 놀라운 사건과 함께 밝혀지게 되지만, 작가가 ‘청소년 범죄소설’이라고도 부른 ‘우리들’의 이야기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슈뢰딩거의 아이들》은 지금 우리의 현실을 달리 바라보게 만드는 성공적 SF!”
- 김초엽, 소설가
“섬세하게 세공된 소설의 맛과 SF가 그려주는 새로운 세계의 묘한 멋, 모두 만족”
- 민규동, 영화감독
“기술이 발전해도 해결되지 않는 소수자 배제라는 이슈와 그에 맞서려는 학생들의 이야기”
- 이다혜, 〈씨네21〉 기자
1부???학당에는 유령이 있대요
1 홍문관에 있는 무엇?21
2 소설과 비소설 서가 경계에서?33
3 인던 속 인던?44
4 입학식의 랑데부?56
5 비스마트 안경을 쓴 아이?66
2부???동아리 활동은 재밌어, 정말
6 시동이라고 불러주세요?83
7 파격 승진?100
8 태생적 오류?110
9 지난 여름에 있었던 일?120
10 그림으로 전하는?129
3부???일탈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니까
11 간악한 계략?143
12 다음의 각도를 측정하시오(4.5)?154
13 플라스틱 판타스틱 오케스트라?165
14 자기아즘 해킹하기?175
15 #학당에서_출재됐다?184
4부???지옥에서 살아남기
16 상황을 동기화 중입니다?199
17 제2동아리방으로?211
18 echo “지금, 여기, 우리”?224
19 다섯 명의 히로빈?236
에필로그?247
? 작품 해설?259
? 작가의 말?265
현실의 문제를 다루는 소설만의 방식
한국 최초의 장편 SF 《완전사회》를 쓴 문윤성 작가를 기리는 ‘문윤성 SF 문학상’ 공모전, 그 첫 회에 무려 100편이 넘는 장편 소설이 투고되었다. 특정한 경향성을 이야기하기 힘들 정도로 다채로운 작품이 접수되었고, 특히 본심에 오른 작품들은 각각의 개성과 다양성이 두드러졌다. 심사위원들이 본심에 올린 작품들을 살피면서 가장 중요하게 보았던 것은 이 작품들이 동시대의 독자들에게 얼마나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가, 기술적으로 완성도가 있고 서사가 잘 짜였는가, 그리고 이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우리가 지금 이 시대에 나눌 만한 의미 있는 이야기인가 하는 것이었다. 현대 SF가 다루는 이야기는 소재와 서사, 주제 등 그 범위가 놀라울 정도로 확장되어가는 추세다. 따라서 작품을 폭넓은 의미에서 SF로 읽을 수 있다면 이 작품이 ‘더’ 장르적인지를 판별하기보다는 작품이 지닌 이야기로서의 매력을 중점적으로 살폈다.
본심작들은 각각 고유한 개성을 가진 좋은 작품들이었지만, 대상작으로 선정하기에는 한두 가지의 치명적인 단점이 눈에 띄어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그러나 심사위원 모두가 “아, 이 작품은 당선이 되어도 정말 아쉬움 없이 좋겠다.” 하고 동의하는 작품이 있었는데, 그 작품이 바로 《슈뢰딩거의 아이들》이다.
《슈뢰딩거의 아이들》은 ‘학당’이라는 가상현실 교육 시스템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10대 인물들의 성장 이야기를 다룬 경쾌한 소설이다. 이 소설의 재미를 짧은 한두 줄로 소개하기는 어려운데, 그것은 이 소설의 특징이 언뜻 흔해 보이는 소재와 배경 설정을 채택하면서 동시에 독자의 이 설정에 대한 기대, 혹은 편견을 깨뜨리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작품의 초반부를 읽기 시작했을 때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게임, 가상현실, 학원물, 미스터리한 사건을 다루는 동아리 등은 서브컬처에서 이미 흔히 다루어져 온, 인기 있는 클리셰이기 때문에 과연 그것을 넘어서는 이야기를 보여줄 수 있을지 의구심을 품으며 읽어나갔다. 그러나 그 의구심은 초반부를 지나며 금세 사라지고 말았다. 《슈뢰딩거의 아이들》은 보편적인 소재들을 새롭게 조합하여, 기존 이야기들에서 좀처럼 다루어지지 않았던 인물들을 이야기 중심에 데려오는 방식으로 독자의 기대와 편견을 비껴나간다.
이 작품에서 가장 돋보이는 점은 입체적인 인물 조형이다. 다양한 정체성을 지닌 인물들이 단지 그 정체성만으로 환원되지 않고, 뚜렷한 개성과 매력을 드러내며 살아있는 듯 움직인다. 특히 인물의 장애와 질병이 대상화되거나 낭만화되지 않으면서도, 인물의 삶과 내러티브, 정체성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혼입되어 있다. 근래 다양성을 추구하는 여러 이야기 매체에 남는 아쉬움이 바로 인물의 장애와 질병을 다루는 방식이었는데, 많은 창작자와 함께 읽고 고민하고 싶을 정도로 인상적인 캐릭터 조형이었다. 인물들의 고민과 내적 결핍과 세계와의 갈등을 충분히 섬세하면서도 때로는 과감하게 드러내는 그 방식 덕분에, 이 소설을 읽고 나면 소설 속 인물들의 안부가 궁금해진다. 정말로 한때 노아와 수리 선배와 함께 동아리를 했던 것처럼, 하랑 누나와 아주 가깝게 지냈던 것처럼 생생한 느낌이 남는다. 이야기는 끝나도 이 세계 속의 인물들은 어딘가에서 계속 살아가고 있을 것 같은 그 생동감이, 《슈뢰딩거의 아이들》을 대상작으로 선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
《슈뢰딩거의 아이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떤 독자는 분명히 아직 실현되지 않은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의 어떤 부분들이 우리의 현실과 분명하게 겹쳐진다는 점을 느낄 것이다. 이를테면 장애인 통합교육과 탈시설 같은 사안들이 그렇다. 그런데 이 작품의 장점 중 하나는 특정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소재를 동원하는 대신 이야기 자체의 매력이라는 중심을 지킨다는 점이다. 게임, 가상현실, 학원 미스터리와 같은 장르적 소재들이 개성 있는 인물들과 결합하여 흥미로운 서사를 구성하면서, 동시에 소설 바깥 현실의 가려진 문제들을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에 소설이 잡혀 먹히는 대신, 그 자체로 잘 짜인 매력적인 이야기가 우리 세계를 비스듬히 비추는 거울처럼 작동하고 있다. 덕분에 이 소설은 소설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현실의 문제들을 다룬다. 그 방식은 선명하거나 직설적이지는 않지만, 이야기가 오갈 수 있는 세계의 폭만큼이나 포용적이다.
마지막으로 이 소설의 아름다운 결말을 읽으며 또 한 번 감탄했다. 이 소설은 게임의 승리자들을 가장 외로운 위치에 서게 하고, 그럼으로써 그 외로운 이들이 경험하는 어떤 현상을 증언하게 만드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소설의 주제의식이나 메시지를 단지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것
작가정보
저자 : 최의택
스티븐 킹과 정유정의 영향 아래 스릴러를 쓰며 글쓰기를 연마했고, 2019년에 정보라를 접하고 본격적으로 SF를 쓰기 시작했다. SF가 선사하는 특유의 경이감을 두려움으로 착각해 너무나 늦게 그 진면목을 깨달았고, 그래서 더 열정적으로 SF 세계를 탐험 중이다. 국내의 현대 SF를 시작으로 그 범위를 해외로, 과거로 확장해 가면서 조금씩, 천천히 자기만의 색깔을 맞춰 가고 있다. 신체적인 장애로 그 속도는 매우 더디고 제한적이지만, 할 수 있는 것이 글을 쓰는 일밖에 없는 작가는 무엇보다 존재가 지닌 약점을 다루는 데 거침이 없다. 그리고 SF는 그런 약점을 다루기에 잔혹하리만큼 완벽한 장르라고 생각한다.
‘브릿G’와 ‘환상문학웹진 거울’에 단편소설을 공개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오다, 2021년 제1회 문윤성 SF 문학상 대상을 받으며 마침내 세상에 나섰다. 『슈뢰딩거의 아이들』(응모 당시 작품명: 지금, 여기, 우리, 에코)은 “다양한 정체성을 지니면서도 정체성만으로 환원되지 않는 입체적인 인물 조형이 매우 인상적이며, 기술을 통한 격리와 배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설득력 있게 전달했다”는 평을 받으며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대상을 수상했다. 2019년 제21회 민들레문학상에서 〈편지를 쓴다는 것은, 어쩌면〉으로 대상을 받았고, 〈저의 아내는 좀비입니다〉로 예술세계 소설 부문 신인상을 받은 바 있다.
작가의 말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는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
《슈뢰딩거의 아이들》은 어딘가 독특한 면모를 가지고 있는, 그래서 소외감을 느끼거나 실제로 소외된 아이들이 모여 세상에 대고 외치는 이야기를 옮긴 소설이다. 이번 문윤성 SF 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나는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어쩌면 그들의 외침을 전달하는 나 또한 그간 비슷한 외침을 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하고.
십여 년 전, 장애로 인한 체력적인 문제로 학교를 그만둔 이후, 나는 사실상 세상으로부터 유리된 채 살아왔다. 어느 정도는 스스로의 선택이었고,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 해도 다른 선택을 할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마냥 모른 척할 수만은 없는 무언가가 내 안에서 꿈틀거리고 있었고, 그것이 나로 하여금 글을 쓰게 하고 지금 여기에 나를 있게 한 것일지 모른다.
본격적으로 SF를 의식하며 글을 쓰고 책을 읽기 이전부터 나는 마인드 업로딩이나 가상현실 같은 미래 기술에 관심이 있었다. 사람의 뇌 활동을 스캔해 고유의 전기적 패턴을 복제한 전자 의식과 그 새로운 인격체들이 살아 숨 쉬는 전자적 세계는 내게 있어 유토피아 같은 곳이었다. 그 세계를 설계할 누군가가 지나치게 리얼리즘을 추구하지만 않는다면 아마도 그곳에는 신체적 손상으로 인한 사회적 불편함이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즉, 그곳은 장애가 없는 세계일 것이다.
미국의 한 미래학자는 그러한 세상이 올 때까지 살아남기 위해 매일같이 수백 알의 약을 복용하고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건강 상태를 확인한다. 그의 의식은, 복제의 완성도는 차치하고, 꽤나 높은 확률로 그 신세계에 입성할 수 있을 것 같다. 그에 반해 나는 매우 높은 확률로 그러지 못할 텐데, 그래서인지 그 신세계의 실루엣이 나에게는 무척이나 매혹적으로 다가오지 싶다.
그 실루엣을 배경으로 막연하지만 분명한 설정 하나를 적어두었던 것이 있다. 가상 현실에서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는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 그때는 그냥 떠오르는 대로 슈뢰딩거의 고양이에서 이름을 따와 가제를 붙이고는 또 다른 아이디어가 마치 처음부터 짝이었다는 듯 달라붙기를 기다리며 잊어버렸다. 그러다 막상 튀어나온 나머지 조각의 정체를 마주하고 나는 내심 놀랐다.
그 ‘아이들’의 정체성이 다름 아닌 장애인이라니. 슈뢰딩거의 아이들이 유령처럼 떠도는 쓸쓸한 존재임은 어느 정도 자연적인, 개연적인 설정이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직접적이고 노골적으로 내 앞에 나타나 날 마주하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어쩌면 못 한 게 아니라 안 한 것일지도. 아닌 게 아니라 그 나타남이 조금만 일렀어도 나는 못 본 체했을지 모른다. 왜냐하면 당장 거울 속 장애인, 나를, 나는 이제야 겨우 힐끔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나의 역량을 의심하며 나는 내 앞에 나타난 아이의 말에, 이야기에 귀기울였다. 그리고 옮겨 적었다. 그 아이, 하랑이와의 소통은 당연하게도 쉽지 않았다. 나는 거의 모든 면에서 부족해서 꽤 자주 하랑이의 말을 잘못 알아들었고, 몇 번은 부끄럽지만 하랑이를 배제하기도 했다. 그것을 뒤늦게 깨닫고 실제로 얼굴을 붉히며 나는 사과하는 마음을 시현이를 통해 표현했다. “적절한 사과를 했는지, 사과를 한 것은 맞는지”는 모르겠다. 그걸 내가 평가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다만, 몇몇 분들(심사위원)은 그것을 나쁘게 보시지는 않은 것 같아서 한숨 돌릴 따름이다. 나와 하랑이, 그리고 그 밖의 아이들과의 소통이 여러분에게도 나빠 보이지는 않기를 바라본다.
‘제1회 문윤성 SF 문학상’을 이끌고 내가 합류할 수 있는 지금 여기까지 와주신 전자신문의 김용주 기자님, 나와 아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반응해주신 김초엽 작가님을 비롯한 심사위원님들, 융통성 없고 소통에 서툰 나를 데리고 차분하게 지도해주신 아작 출판사의 최재천 편집장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또한, 이런 부족함 많고 모르는 것 투성이인 나를 무턱대고 내맡기고만 그린북 에이전시의 김시형 실장님과 임채원 매니저님께도 앞으로 잘 부탁드린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
와 닿지 않을 정도로 커다란 상에, 나의 주변 사람들(가족, 친척)이 너무나 좋아해줘서 감사할 따름이다. 한동안 부모님이 당신들의 지인에게 들은 축하를 내게 전해줬는데, 그것을 들으면서 나는 내가 놓친 또 하나를 뒤늦게 깨닫게 되었다. 부모님의 친구들은 나를 축하하는 동시에 부모님을 축하했다. 그것은 단순히 자식의 경사에 대한 축하가 아닌, 자식의 경사가 가능한 토대를 마련한 부모님의 노고에 대한 응원과 격려였다.
내가 글을 쓰는 일을 가능케 하는 거의 모든 것은 부모님의 지원과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고, 사실 그것은 글 쓰는 일에만 국한된 것도 아니다. 혼자서는 정말이지 그 어떤 행동도 불가능한 내가 마침내 무언가를 하고 있다.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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