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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마스크

설재인 장편소설
설재인 지음
아작

2021년 06월 14일 출간

종이책 : 2021년 06월 1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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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15.44MB)
ISBN 9791166686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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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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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몰랐다. 그 시험이 절대로 끝나지 않을 줄은.”
떠오르는 MZ 세대의 기수 설재인 작가의, 폭풍 같은 하이퍼리얼리즘 재난 소설

떠오르는 MZ 세대의 기수, 설재인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 《붉은 마스크》는 외고에서 수학 교사로 근무하다 사표를 낸 후 3년간 두 권의 소설집과 장편, 에세이집까지 출간하며 폭풍처럼 작품을 쏟아내고 있는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온 국민이 숨을 죽여야만 하는 수능일에 한반도를 강타한 원인 모를 전염병, 이제 세상은 붉은 마스크를 쓴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뉘어 멸망을 향해 끝나지 않을 전쟁을 치르게 되는데... 작가는 장르적 문법에 따르는 대신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현실에 주목해 코로나가 강타한 교육 현장과 소수자에 대한 차별이 만연한 한국 사회의 민낯을 아프게 후벼 파고, 악착같이 드러낸다.

“변신과 함께 우리 마음을 파고드는 핏빛 내시경, 아프고 아름답다!”
- 김창규, 소설가

“한 손으로 들 수 있는 종말 그 자체, 근래에 읽은 재난 소설 중 가장 재미있었다.”
- 천선란, 소설가
1부 ㆍ 머리_7
2부 ㆍ 가슴_55
3부 ㆍ 배_177
4부 ㆍ 아가미_275

작가의 말_313

ㅏ?수 없는 공백과 절실한 기대감을 남겨두었다. 낯선 상황, 예를 들어 무시할 수 없는 이형 세력이 갑자기 등장하는 작품 안에는 보통 두 개의 단계가 존재한다. 작품 속 세상의 참모습과 변화의 의미를 독자가 완전히 파악하는 단계, 그리고 (독자 대신 움직이는) 인물이 행동하는 단계가 그것이다. 《붉은 마스크》는 전자를 훌륭하게 조형하는 데에 성공했으나, 독자가 후자를 기대하는 시점에서 그 1막을 마무리하고 있다. 변신과 이형 이야기에서 새 존재들이 긴 시간 동안 이성적이고 온화하다는 점은 불길한 징조다. 그들은 역습하거나 여운을 남기고 사멸하곤 한다. 그러나 《붉은 마스크》는 장르 클리셰를 첫 권에서 무리하게 완수하려 욕심을 부리지 않고, 오히려 그런 전례를 피하고 기대에 따른 허기를 성급하게 채우려는 독자의 요구를 다른 방법으로 잠재운다. 첫째는 그 어떤 전환도 제시하지 않고 더욱 현실적으로, 무력함을 순순히 인정하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인물들이다. 독자는 그들의 압도적인 내적 어두움을 통해 이야기를 좇다가 첫 권의 마지막에 도달하면서 허무감과 맞닥뜨려 당황하게 된다. 그때 작가의 숨겨두었던 두 번째 이야기가 비로소 본 모습을 드러낸다. 작가는 당혹스러움에서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한 독자에게, 소설 중반부터 징조를 보였던 미스터리의 해답을 던져준다. 그 해답은 첫 권에서 공들여 숨겨둔 행동과 격변이 후속편에서 본격적으로 펼쳐질 거란 바람을 한껏 부풀린다.
서평은 상상으로 마무리할 수 없고, 《붉은 마스크》의 세계는 개성적인 서막을 이제 막 열어 둔 참이다. 하지만 첫 권에서 드러난 작가의 성실함과 집중력을 근거로 삼아 추측하건대 다음 이야기는 얼핏 상반된 것처럼 보이는 두 가지, 즉 바닥에 다다른 절망과 적극적인 투쟁이 본격적으로 뒤섞여 끓어오를 것으로 보인다. 장르물의 완성도가 그 장르에 특화된 장치를 활용하는 기술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붉은 마스크》의 다음 편에서는 이른바 ‘마법 같은 현실’의 매력이 주도권을 쥐고 학교로 상징되는 현실의 아픔이 다음 단계로 승화할 거라는 기대할 수 있겠다.
《붉은 마스크》의 설재인 작가는 ‘가능성’이란 단어와 아무 관계가 없다. 그는 이미 일정 수준 이상 완성되어 있는 작가다. 팬데믹이 우리 생활을 강제로 이끌었던 지난 2년간 누구나 쉽게 상상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작

작가정보

저자(글) 설재인

저자 : 설재인
1989년생. 입시에 목매단 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다가, 요구받는 일이 결국 매일 수백 개의 어린 마음에 불안의 씨앗을 심는 행위라는 사실을 깨닫고 그만두었다. 하루 3시간 체육관에 머물 때를 제외하고는 방에 틀어박혀 하염없이 이야기를 쓰고 읽는다. 코어 근육이 든든해 싸구려 의자에서도 끄떡없이 버티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소설집 《내가 만든 여자들》, 《사뭇 강펀치》, 장편소설 《세 모양의 마음》, 에세이 《어퍼컷 좀 날려도 되겠습니까》를 썼다.

작가의 말

이것은 혹시 아주 느린 멸종이 아닐까

나를 낙천적인 사람이라 오해하는 지인들이 종종 있지만 나의 여유와 웃음은 극도의 두려움에서 온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기대를 버리도록, 가장 최악의 경우만을 상상하도록 훈련받아 왔기 때문이다. 실망하거나 절망하고 싶지 않던 마음에서 시작된 자기방어였다. 항상 실패할 것이라고, 산산조각날 것이라고 예상하며 산다.
팬데믹이 시작되었을 때 나는 생각했다. 이것은 혹시 아주 느린 멸종이 아닐까. 초기에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들이 물어뜯길 때 나는 생각했다. 정말로 멸종의 냄새가 나는데. 사람들이 모두 마스크를 쓰고 손세정제를 사용하는 지금도 나는 생각한다. 이미 멸종한 지구상의 수많은 개체들도, 자기들이 결국엔 멸종할 것을 모르고 나름의 수단을 사용해 스스로를 지키려 노력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나는, 나를 공포에 질리게 만든 바로 이 순간이 더 무서워지는 이야길 쓰자고 결정했다.
다음에 선택해야 할 것은 무대였는데, 그건 퍽 쉬웠다. 수능시험장을 무대로 설정한 이유는, 가볍게 말하자면 “수능날 세상이 멸망하면 수험생들은 진짜 불쌍하지 않냐?”라는 교사 시절의 우스갯소리 때문이었고. 무겁게 털어놓자면, 교사라는 이전의 직업이 내게 남긴 상흔, 그리고 이전의 직업을 꾸역꾸역 수행하던 내가 타인에게 남겼을 상흔이 아직도 치유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게 무대가 설정되자 소설은 어쩐지, 저절로 소통과 교육을 논하는 이야기로 변해버리고 말았다.
?
이 소설은 결코 기분을 좋게 해주는 이야기가 아니다. 나 또한 나의 인물들에게 이토록 잔인하게 굴었던 적이 없었다. 이토록 의도를 분명히 하고 쓴 이야기가 없었기 때문은 아닐까. 나는 이 소설을 소통이라는 이름의 번듯한 이상 아래 자행되는 비논리와 부조리, 그리고 거기서 파생되는 허무함을 보이기 위해 썼다. 분명 선한 의도와 목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결과는 자주 그 의도대로 도출되지 못할까. 타성에 젖어 걸었던 길만을 걷고, 지위를 이용해 기계적으로 나쁜 방식의 소통만을 하는 사람들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또한, 서로 다른 세대는 서로를 괴물로 인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고. 자신이 행한 잘못들을 애써 부정하고 스스로 잊으려 하는 불완전한 사람들이 교육이라는 명목 하에 다시금 어린 누군가를 지독한 불행에 빠뜨리기도 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세상이 굴러간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그 모든 비극을 묻어놓은 채 산다. 각자 엉뚱한 이야기를 하고 숱한 거짓말을 늘어놓는데도 어느 순간 모두 티끌 같은 일이 된다. 이들도 아마 점차 이토록 끔찍한 일들이 있었다는 걸 잊고 익숙해질 테다.
멸종하는 그 순간까지도 모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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