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 지라르와 함께한 영화산책: 올드보이

한원희 지음

하움출판사 2022년 04월 15일 출간 종이책 : 2022년 04월 05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시인은 시를 통해 세상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소설가는 소설 작품으로 독자들에게 대화를 걸며, 건축가는 건축으로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고, 화가는 애써 그린 그림으로 세상에 화두를 던집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영화감독은 영화를 통해 관객들에게 대화를 건넵니다. 그렇다면 영화의 미장센 속에는 영화감독이 세상에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진실이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미학적 화법은 난해할 때가 많습니다. 사실, 누구나 한번쯤 영화를 감상하다가 어떤 낯설고 당황스러운 장면과 마주해 본 경험이 있을 겁니다. 그 이유는 아마도 우리가 영화의 미장센에 담긴 미학적 의미를 제대로 해석할 수 없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처럼 영화는 누구나 접할 수 있는 매우 대중적인 언어 매체이면서도, 동시에 영화감독의 사적이며 은밀한 속삭임이 내재된 미학 언어임에 틀림없습니다.

〈올드보이〉는 프로이트(Sigmund Freud)와 니체(Friedrich Nietzsch)라는 저명한 두 사상가의 철학적 기호들로 촘촘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 영화의 숨은 의미를 파악하려면 프로이트와 니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필자는 먼저 책의 1부를 할애하여, 이 영화를 프로이트와 니체의 철학으로 해독하였습니다. 그리고 책의 2부에서는 본격적으로 르네 지라르(Rene Girard)라는 사상가의 철학을 빌려 비평을 마무리했습니다.

본 비평은 지난 100년의 주류적 세계관이었던 프로이트, 니체의 유산과 포스트모더니즘뿐만 아니라, 보다 전위적인 르네 지라르의 사상을 모두 한자리에 모아서 일찍이 없었던 새로운 비평의 가능성을 타진해 볼 것입니다. 실제로 이 책은 국내에서 지라르의 철학을 영화 해석에 접목하려는 최초의 시도입니다. 필자가 이런 무모한 도전에 나설 수 있는 것은 전적으로 독자 여러분들의 따뜻한 응원과 지지를 믿기 때문입니다. 이제 독자 여러분들의 시간입니다. 그럼 즐거운 영화 산책이 되길 바랍니다.

-들어가는 글 中

목차

1부 〈올드보이〉는 과연 복수극을 다루고 있는가?
1. 〈올드보이〉, 복수 너머의 시선으로 바라보기
2. 역사적 시간을 다루는 영화 〈올드보이〉
3. 복수와 모방 욕망
4. 세 가지 주조색이 펼치는 향연
5. 빨간색 - 열정, 사랑, 분노, 복수 그리고 광기와 폭력
6. 보라색 - 존엄과 권위 그리고 거룩한 금기
7. 초록색 - 변하지 않는 세계와 불변의 진리 그리고 기독교
8. 보라색과 초록색으로 표현된 금기와 기독교 윤리
9. 현대 문명과 기독교
10. 문명의 표준과 기독교의 흑역사
11. 숨은 또 하나의 주조색, 그 하얀색 계몽의 빛
12. 〈올드보이〉에 숨겨진 기독교의 흔적들
13. 금기와 마녀사냥
14. 마녀사냥과 집단 폭력 그리고 개미 환각
15. 기독교 윤리와 마녀사냥
16. 오이디푸스의 권위자 프로이트
17. 망치를 든 철학자 니체
18. 디오니소스의 철학과 우상의 타파
19. 니체의 메타포와 〈올드보이〉
20. 프로이트와 니체의 랑데부
21. 프로이트와 니체 그리고 신의 죽음
22. 프로이트와 니체가 남긴 화려한 유산
23. 포스트모더니즘과 형이상학 비판
24. 포스트모더니즘과 윤리학 비판
25. 포스트모더니즘과 자유의지 비판
26. 포스트모던의 찬란한 여명과 기독교 문명의 종식

2부 신화 속 오이디푸스와 디오니소스 그리고 성서의 그리스도
27. 그리스 비극과 도덕적 흠결
28. 그리스 비극의 하마르티아와 카타르시스
29. 비극의 희생염소(Scapegoat)와 질서의 회복
30. 마녀사냥과 신들의 이중성
31. 사회적 약자들과 신들의 정체
32. 만신전의 신들과 희생염소 그리고 문명의 건설
33. 망각과 전체주의의 평화
34. 마녀사냥의 법칙과 인지불능
35. 디오니소스의 축제와 홀로코스트
36. 다양성의 신들이 은폐한 전체주의
37. 오이디푸스와 디오니소스 그리고 〈슬퍼하는 사람〉
38. 희생양(Agnus Dei)의 코리스 하마르티아와 그리스도
39. 하마르티아가 이끄는 망각과 코리스 하마르티아가 남긴 죄의식
40. 만신전에 울려 퍼진 망각의 찬미와 마녀사냥의 지속
41. 선명한 죄책감의 기억과 마녀사냥의 종식
42. 그리스도의 빈 무덤과 만신전의 폐지
43. 망각에서 탄생한 무덤의 문명과 기억에서 시작된 광장의 문명
44. 위험한 기억의 종교와 희생자 감수성
45. 사회적 약자들의 공식 문서와 성경
46. 은폐와 지속 그리고 폭로와 종식이라는 낭만적 역설
47. 희생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어린양
48. 디오니소스와 오이디푸스의 재검토
49. 〈올드보이〉의 철학적 기호들
50. 프로이트와 니체의 저녁놀 그리고 르네 지라르의 아침놀

출판사 서평

일반적으로, 〈올드보이〉는 〈복수는 나의 것〉 〈친절한 금자씨〉와 함께 박찬욱 감독의 복수 영화 시리즈 중의 하나로 간주되거나, 아주 잘 만들어진 한 편의 미스터리 스릴러로 평가되곤 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오이디푸스 신화와 연결한 신화적 해석도 종종 시도되어 왔다.

그러나 저자는 〈올드보이〉에 대하여, 오이디푸스 신화와 연관 지은 신화적 해석에 그치지 않고 한 단계 더 철학적인 깊이를 가미한다. 그래서 이 영화를 프로이트의 오이디푸스 이해와 니체의 디오니소스 해석에 근거하여 풀어 주고 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철학자들이 만들어낸 포스트모더니즘의 반기독교적 영향에 대해 철학자이자 문화인류학자인 르네 지라르의 철학적, 신학적 이해를 중심으로 비판한다.

그러므로 이 책은 〈올드보이〉라는 영화가 시청자들에게 제공하는 다양한 심리적, 정서적 감흥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책은 〈올드보이〉를 통해 상징적으로 암시되고 있는 반기독교적인 사상들에 대해 경종을 울려 주며, 참기독교인이 추구해야 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일깨워 주는 현대판 예언서이다. 그래서 〈올드보이〉가 제공하는 심층적인 감흥을 다시 맛보기를 원하는 독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아울러, 올바른 기독교적인 가치관을 제시하거나 실천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이 책을 필독하도록 권하고자 한다.

작가정보

저자(글) 한원희

저자 : 한원희
고교 시절 저자는 공부보다 축구를 좋아했던 열정적인 청년이었다. 하지만 대입에 실패하며 체육인의 꿈은 좌절되고 말았다. 그런데 그 실패 덕분에 오히려 그는 뒤늦게 공부의 참 재미를 알게 되었으며, 결국 24번의 낙방 끝에 서울대에 합격하는 인생 역전을 이루어내기도 했다.
그의 이야기는 20년 전, 어느 작은 출판사를 통해 《꼴찌깨기》라는 짧은 에세이로 남겨졌다.
학부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저자는 전공 공부만큼이나 영화의 세계에 깊이 매료되었다.
그에게 있어서 영화는 치열한 대학 생활 속의 휴식이었고, 더 넓은 세계를 보여주는 자극제였으며, 나아가 새로운 영감의 원천이었다.
국비유학에 선발된 저자는 바쁜 유학 생활 중에도 대부분의 여가를 영화 감상에 투자했다. 수많은 명작, 영화들을 집중적으로 감상했던 것도 이때였으며, 언젠가 자신의 이름을 내건 영화 비평을 써보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도 이때였다.
그러던 어느 날, 저자는 매우 우연한 계기로 신학을 공부하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저자는 르네 지라르(Rene Girard)라는 위대한 철학자이자 문화인류학자와 운명적으로 조우하게 된다.
비록 이미 2015년에 타개했던 르네 지라르와는 그 어떤 일면식조차 없었으나, 저자는 지라르를 자신의 지적 멘토로 삼으며 성장하게 된다.
이윽고 저자는 지라르를 대표하는 ‘모방 욕망’, ‘희생양’, ‘십자가의 해석학’과 같은 이론들을 활용하여, 마침내 자신의 오랜 소원이었던 영화 비평 책을 출판하게 된다. 이 책은 르네 지라르의 지적 유산과 저자의 영화적 안목이 만나는 그 첫 번째 무대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