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시간의 연대기
2021년 07월 30일 출간
국내도서 : 2021년 07월 0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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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64051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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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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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팬데믹 시대의 증상들
1장 왜 철학자에게 작물 수확에 관한 글을 쓰라고 하는가
2장 코로나바이러스, 지구온난화, 착취: 동일한 투쟁
3장 동상 파괴는 왜 급진적이지 않은가
4장 아버지…… 혹은 그보다 못한
5장 사회적 거리두기 시대의 섹스
6장 돼지와 인간의 (시원찮은) 멋진 신세계
7장 접촉 금지의 미래는 필요없다
8장 천국에서의 죽음
2부 급진적 정치학의 미래
9장 그레타와 버니는 어디에 있나?
10장 맞아요, 붉은 알약…… 그런데 어떤 것?
11장 수행하기 어려운 단순한 것들
12장 전시 공산주의
13장 민주주의의 한계
14장 현재의 정세: 우리의 선택
(결론 아닌) 결론 알지 않으려는 의지
부록 권력, 허상, 그리고 외설에 관한 네 가지 성찰
옮긴이 해설 팬데믹을 다시 사유하자
?하지 않고 죽을 것인가의 선택에 놓인 필수 영역의 노동자들 등 바이러스의 창궐과 함께 표면화된 이러한 문제들은 단순히 의료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전 지구적인 자본주의 동력과 분리할 수 없는 팬데믹의 본질을 드러낸다. 팬데믹은 작물 수확처럼 철학과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이는 문제조차 인간의 실존과 직결된 “속속들이 정치적인” 문제로 만들어버렸다는 것이 지젝의 진단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팬데믹에 맞서 ‘포스트코로나’를 상상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일단 디지털의 힘을 빌려 ‘비접촉 사회’ 혹은 ‘비대면 사회’로 나아가자는 정치권의 새로운 뉴딜 정책은 그 답이 될 수 없다. 이런 식으로 출구를 모색하는 것은 마치 ‘거리두기’가 팬데믹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고, 우리에게 과거에 ‘사회적 관계’라는 것이 있었던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만든다. 비슷한 맥락에서 인간 존재들을 집단적인 ‘네트워크로 연결된 두뇌’에 접속시켜 언어를 거치지 않고도 소통할 수 있게 만들겠다는 일론 머스크의 프로젝트의 허구성 역시 드러난다. 지젝은 우리의 삶뿐 아니라 정신까지 디지털화하려는 팬데믹 시대의 열망은 자본주의 이후를 사고할 수 없는 우리의 무능함을 드러낼 뿐이라 말한다.
바이러스만 통제할 수 있다면 과거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는 믿음도, 인간이 육체를 벗어나 정신화된 혹은 디지털화된 형태로 존재할 수 있으리라는 포스트휴먼의 미래도 결국 우리의 전망이 될 수 없다. 지젝이 제시하는 포스트코로나 정치학은 오늘의 위기가 수십 년 전부터 지속해온 문제의 발현이라는 것을 깨닫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그의 핵심 전망이기도 한 ‘전시 공산주의’는 따라서 바이러스에 맞선 인류의 전쟁이 아니라 인간 중심의 착취 체제에 맞선 인류 공통의 싸움이다. 우리가 되찾으려는 ‘일상’이 차별과 착취가 온존하는 끔찍한 현실이 되기를 바라지 않는다면, 우리는 먼저 모든 것이 달라진 듯 보이지만 결코 달라지지 않는 차별의 시스템에 문제 제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20세기에 우리는 세계를 너무 빠르게 바꾸려 했다
이제 그 변화를 새롭게 따져볼 시간이다
‘뉴노멀’과 ‘비대면 사회’를 넘어서는 포스트코로나에 대한 급진적 제언!
“낡은 세계는 끝이 났지만
‘비접촉’의 미래가 우리의 유일한 선택은 아니며,
세계의 또 다른 종말은 가능하다.”_본문 중에서
‘알지 않
작가정보
저자 : 슬라보예 지젝
1949~
우리 시대 가장 논쟁적인 철학자이자 가장 중요한 사상가로 꼽히는 인물. 슬로베니아 류블랴나에서 태어나 류블랴나대학교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파리8대학교에서 정신분석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컬럼비아대학교, 프린스턴대학교, 파리8대학교, 런던대학교 등에서 강의와 연구를 진행했다. 현재 슬로베니아 류블랴나대학교 사회학연구소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급진적 정치이론, 정신분석학, 현대철학 분야에서의 독창적인 통찰을 바탕으로 인문학, 사회과학, 예술, 대중문화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전방위적 사유를 전개하는 독보적인 철학자다. 스스로 ‘정통 라캉주의적 스탈린주의자’, ‘마르크스주의자’ 등으로 부르며, ‘저항’과 ‘혁명’, ‘공산주의’ 논의에 끊임없이 불을 지피고 있다.
『이데올로기의 숭고한 대상』, 『신을 불쾌하게 만드는 생각들』, 『새로운 계급투쟁』, 『실재의 사막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까다로운 주체』, 『폭력이란 무엇인가』, 『처음에는 비극으로, 다음에는 희극으로』, 『천하대혼돈』 등 다수의 저작을 펴냈다. 실천하는 이론가로서 그의 면모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상황에서도 어김없이 발휘되어, 전작 『팬데믹 패닉』은 〈가디언〉으로부터 “지젝은 이 책으로 역사적 위업을 달성했다”라는 극찬을 받은 바 있다. 『잃어버린 시간의 연대기』에서 지젝은 초기의 혼란 이후 봉쇄와 해제가 반복되며 팬데믹에 대한 피로감이 깊어지던 지난 1년을 더 첨예한 시선으로 돌아본다. 한국어판에는 서문을 포함하여 특별히 네 편의 원고를 단독 수록했다.
역자 : 강우성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 미국 뉴욕 주립대학교에서 미국문학과 해체론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문학, 비평이론, 비교문학, 영화를 연구하고 가르친다. 비평이론의 정치성과 주체의 문제에 깊은 관심이 있다. 저서로는 『불안은 우리를 삶으로 이끈다』, 『미술은 철학의 눈이다』(공저), 『포스트휴머니즘의 쟁점들』(공저)이 있다. 『어리석음』, 『이론 이후 삶』, 『팬데믹 패닉』, 『천하대혼돈』, 『치료받을 권리』를 우리말로 옮겼으며, 「해체론과 문학의 문제」, 「폭력과 법의 피안」, 「미지의 글쓰기」, 「잠재성의 심연」 등의 논문을 썼다.
번역 강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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