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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둘이었던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요?

이름이 같은 시인과 작가의 일상과 대화
임지은 , 임지은 지음
언유주얼

2022년 04월 01일 출간

국내도서 : 2022년 03월 0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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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5.78MB)
ISBN 9791163642039
쪽수 2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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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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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임지은과 작가 임지은의 에세이집. 이 책을 소개하기 위해선 몇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때는 바야흐로 언유주얼에서 작가 임지은에게 《언유주얼》 4호에 실릴 원고를 청탁한 2019년이다. 모든 일은 매우 순조로웠다. 단, 편집자가 실수로 작가 임지은이 아닌 시인 임지은에게 교정지를 보내기 전까지는......

전화위복이라고 했던가. 시인 임지은은 메일이 주인을 찾아가길 바란다는 유쾌한 답장을 보내오고, 의도치 않게 두 임지은을 엮어 버린 편집부는 재미있는 일을 벌인다. 시인에게 운문 하나 작가에게 산문 하나를 받아 《언유주얼》 5호에 나란히 수록한 것이다. 좀 더 가 보고 싶어진 우리는 두 명의 임지은에게 책을 같이 써 보자 제안하고, 곧 수락을 받는다.

‘살면서 수많은 지은이를 만나 봤지만 임지은을 만난 것은 처음이라 이번엔 궁금한’ 시인 임지은과 ‘이런 시를 쓰는 동명이인이 있다는 걸 알고, 그만 관심이 생겨 버린’ 작가 임지은의 만남이 언유주얼의 주선 아래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들어가는 글
1부 첫 만남
두 임지은이 주고받은 열 편의 편지
-잘 지내고 계시죠?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만 관심이 생겨 버린 거지요.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하나도 모르고 있었다는 느낌에 아찔했던 적이 있으신가요?
-무언가를 미루는 성격이실까, 궁금해집니다.
-쓸데없이 용감한 편입니다. 마치 창피함을 모르는 사람처럼요.
-걱정해 주신 게 민망하게도 명절엔 별일 없었습니다.
-소소하지만 꼭 이루고 싶은 것들이 있으신가요?
-아무래도 우리가 핀란드에서 만날 확률은 무척 자그마하겠습니다.
-우리 둘이었던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요?
-얼마간의 적응 기간이 필요하겠지요.
2부 자기소개
시인 임지은의 자기소개
-주기율표도 재즈 보컬도 아닌
-눈이 나쁜 대신에
-하얗고 무거운 시간
-지나친 안정은 깰 것
-오늘도, 커피숍
-영감과 만나는 방법
-가장 나다운 등산
-횡단보도에서 만난 힙합
시인 임지은에게 작가 임지은이 보내는 편지
-착각하지 않을 도리가 없습니다.
작가 임지은의 자기소개
-99%를 압도하는 1%
-읽기가 이끄는 대로
-쓰기가 데려가는 곳으로
-버리고 싶지 않은 것
-사랑의 모습
-최소한이라도 지킨 다음 최대한을 쥐어짜 보려고
-평평한 돈, 평평해지는 마음
-프랑스산 수분을 탐낸 결과
작가 임지은에게 시인 임지은이 보내는 편지
-연결되어 있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3부 더 많은 이야기
시인 임지은의 더 많은 이야기
-도미노 현상
-종이, 유리, 캔 아니면 플라스틱
-하얀 장우산 같은 친구
-톰 크루즈도 못할 미션 임파서블
-아빠가 남긴 선물
-집밥의 반복
-전방위적 프러포즈
-우연은 운명이 되고
시인 임지은에게 작가 임지은이 보내는 편지
-뿔뿔이 흩어질지라도, 이 파도는 남겠습니다.
작가 임지은의 더 많은 이야기
-산책과 자몽
-미처 몰랐던 너의 무수한 이면
-크고 작은 임무
-고기 없이 살기
-순하리 원정대
-없었던 것, 그래서 모르는 것
-반쪽짜리 진실
-다시 쓰이는 기억
작가 임지은에게 시인 임지은이 보내는 편지
-작가님도 임지은을 사랑하시죠?
나가는 글
지은이에게 두 임지은이 보내는 편지
-지은이에게1
-지은이에게2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그 사람이 너무 궁금해진다. 이름은 어찌 보면 그냥 글자일 뿐인데 같은 이름으로 불린다는 이유로 같은 취향, 같은 생각, 같은 운명을 지니지는 않았을지. p.7
같은 이름을 볼 때마다 그냥 무언가를 확인하고 싶어진다. (중략) 이상한 말이지만 임지은이 겪는 부당함이나 임지은이 겪는 언어 따위가 궁금하다. p.7
말하자면 저는 유쾌하면서 서늘한 척 하느라, 되고 싶은 사람인 척 하느라, 누군가로부터 감탄 당하고 싶은 마음으로 사느라 너무너무 힘이 듭니다. ‘척’이란 숨겨진 목표 같은 것이고 목표란 제가 거기 도달하지 못했다는 의미며 제게 쓰기란 영영 그런 일인 것만 같아 자주 울고 싶어집니다. p.25
작가님은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하나도 모르고 있었다는 느낌에 아찔했던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가끔 그런 기분에 휩싸이고는 하는데, 그럴 땐 머릿속 회로들이 뒤죽박죽 엉켜 버려서 일단 자고 봅니다. 적당히 쾌적한 이불 속에 들어가면 저도 모르게 아, 좋다고 말하게 되거든요. p.28
쓸데없이 용감한 편입니다. 마치 창피함을 모르는 사람처럼요. 못 해서 후회하는 일은 없도록 후회하더라도 해 놓고 후회하는 편이예요. 그래서 생긴 상처가 많지만, 시간이라는 연고를 바르면 되니까요. 괜찮습니다. p. 37
여행을 좋아하지 않지만 바깥은 좋아하거든요. 바깥에선 나를 잘 잃어버릴 수 있으니까요. 나무, 보도블록, 간판, 사람들, 무단 투기된 쓰레기에까지 시선을 주다 보면, 나는 없어지고 내가 본 것들만 남아서 내가 됩니다. 그건 어쩐지 본래의 나보다 근사하고 그러니 거꾸로 말할 수도 있겠군요. 바깥에선 나를 잘 발견할 수 있다고요. 익숙한 나를 버릴 수 없으니 새로운 나를 찾는 것이 저에겐 매일매일의 소망이 됩니다. p. 44
나는 시의 결말을 정해 두고 쓰지 않는다. 만약 너무 마음에 드는 결말이 떠올랐다면 그 결말을 시의 시작으로 두고, 다시 출발한다. 그러다 보면 전혀 다른 결말에 도착한다. 나는 이 길의 끝에 뭐가 있는지 모르고 모르기 때문에 끝까지 가 보고 싶어진다. 그것이 시라는 장르가 누릴 수 있는 최대치의 자유로움일지도 모르겠다. p. 91
할머니는 자신의 기준을 지키면서도 타인을 사랑할 수 있다는 걸 나에게 알려 준 최초의 여성이었다. 나는 다정하지만 퍽 무른 엄마에게선 배울 수 없는 미덕을 죄 할머니에게서 체득했다. 가령 몸싸움이 난다면, 엄마는 내가 누굴 때리기보다는 차라리 한 대 맞아 주고 끝내길 바라는 쪽이었다. 반면 할머니는 누가 널 때리려 들거든 너도 가만두지 말고 콱 패버리라고 말할 게 틀림없었다. p. 129
그렇게 하루가 텅 빈 채 거듭 증발할 때, 나도 연인도 가만히 있기보다는 인생을 크게 다르게 만들어 주지는 않는 일들에 몰두하며 마음을 회복한다. 어떤 성과도 과정도 막막하던 상황 속에서 비교적 손댈 수 있는 걸 손대면서. 매일매일 고만고만한 임무들을 하나둘 부여해 가면서. p. 216
이를테면 우리는 동시에 뒤돌아보는 사람들이겠지요. 인파로 그득한 거리에서 누군가 임지은! 하고 부른다면, 각기 다른 수많은 이들 중 같은 곳을 향해 고개를 돌리는 사람들이 바로 우리일 테니까요. 그 목소리가 찾던 임지은은 고유한 임지은 한 명뿐이겠지만 그 고유한 임지은의 이름은 또 우리가 공유한 이름이기도 하니까ㆍㆍㆍㆍㆍㆍ p. 261

작가정보

저자(글) 임지은

시인 임지은은 대전에서 태어나, 2015년 『문학과 사회』 신인문학상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무구함과 소보로』와 『때때로 캥거루』가 있다. 이것이 시집에 적힌 제 프로필입니다. 이제 그 길에 다다를 수 있었던 여정과 매일매일 쓰고 있는 오늘을 말해 보겠습니다.

저자(글) 임지은

작가. 199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깨끗하게 비운 식기와 산책을 좋아하고 냉소와 냉장고 속 반찬이 상하는 걸 싫어한다. 최근엔 선택에 가속도가 붙는 것을 주의하려고 노력 중이다. 수필집 『연중무휴의 사랑』을 썼고 『언니에게 보내는 행운의 편지』에 공저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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