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한 다문화 이야기
2019년 08월 08일 출간
국내도서 : 2018년 11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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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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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봄, 불법체류자들에게 충격적인 뉴스가 보도되었다. 불법체류 신분인 부모가 외국인근로자 자녀의 학습권을 위해 개교한 특별학급 자녀의 하교 시간에 마중 가던 중 숨어있던 단속반에게 걸려 가족들과 생이별을 하게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이 기사를 접한 학교도, 학교에 자녀를 보내던 불법체류 가족들도 모두 불안과 공포에 떨었다. 그리고 많은 부모들과 다문화 관련 단체가 이들 가족의 안타까운 상황에 분노하였다. 동정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다행히 그 부모는 가족의 품으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다. 그런데, 10년이 지난 지금 이 사건이 그때 당시 ‘만들어진 쇼’였다고 말한다면 믿어지는가? 누가, 도대체 왜, 무슨 목적으로 이 땅에 자녀를 두고 자신은 불법체류로 추방될 각오를 하며 이런 일을 벌였던 것일까?
1장 다문화, 아직 알아가는 중입니다
수학여행 안 가요·013 / 우유·018 / 어느 인도·022 / 몽골입니다·024 / 위험한 곳을 알아요·026 / 사춘기인가!·029 / 아이고, 국수와 국시·033 / 화답·036 / 우스운 한국 학교·038 / 노력하면 기회가 온다·044 / 피부색이 아니에요·048 / 중학교 힘들어요·051 / 공부하고 싶어요·054 / 그럼, 고등학교는 쉬운 곳이에요?·057 / 해마다 가을엔·063 / 컴퓨터와 선생님·068 / 두고 왔어요·070 / 필요한 지원·072 / 세대 차이·074 / 내 큰 탓이로소이다·077 / 아이에게 통역시키지 마세요·080 / 현장체험학습·083 / 소문난 한국 학교·086 / 서러운 고려인, ‘까레이스키’란 이름으로 살아내다·088 / 한민족 청소년·091 / 자라 고추·093 / 원룸에서 배우는 성·095 / 사랑이 필요해요·098 / 제가 착하니까 말씀드려요·101 / 애 낳고 살고 싶어요·103 / 이 남자와 살래요·105 / 부모들의 비자 갱신·109 / 아빠는 아직 바꾸지 않았어요·114 / 가족에 대하여·116 / 다양한 가족이란·119 / 찬다 삼촌·123 / 걱정 마·125 / 바다 건너 불어온 향기·127 / 흙을 섞어 먹어도 배고파요·130 / 교과서를 덮어버리고 싶은 순간·133
2장 학교 밖 다문화, 미래는 있는 걸까?
다양한 목적: 입양·139 / 짧은 게 좋아·143 / 케이크 만들기·146 / 같아도 조금씩 다 다르다·149 / 5학년부터는 상담 중·152 / 할랄푸드와 대체 식단·155 / 거부할 수 없는 결혼·158 / 테러리스트·161 / 우리의 시각·163 / 학교 가는 길·166 / 한국말로 하지 마라·169 / 걱정하지 마세요·172 / 수요가 있으니 공급을 한다고?·175 / 어디까지가 폭력? 어디까지가 장난?·179 / 누구의 아이들?·184 / 담요로 가려·188 / 돌려보내야 해요·191 / 범죄율이 높지 않아요·197 / 좋은 부모 덕분에·200 / 10년이 지나고·205 / 대한민국 다문화, 불붙다·207 / 다문화산업·210 / 노동착취·214 / 학교에 가고 싶어? / 이미 다니고 있어!·217 / 이런 아버지 없어요·220 / 떼를 쓰면 되는 나라·224 / 비중립적인 방송프로그램·229 / 장서 갈등의 시작·233 / 시골에서 터져 나오는 볼멘소리·235 / 독도는 어느 나라 땅인가?·238 / 대한민국이 위험하면·241 / 침몰·243 / 공감이 필요해·245 / 어디까지 존중?·249 / 뭣이 중요할까?·252 / 울며 넘는 향수병·256 / 지랄병 가슴병·260 / 점점 다양해지는 유형: 지원받지 못하는 아이들·267 / 정말 경계에 있는 걸까?·273 / 우산으로 맞다·279 / 집 나가면 고생이지만·282 / 미래는 있는 걸까?·286
통곡하는 마음으로, 변화를 기대하며…
이전까지 ‘다문화’라고 하면 농촌 총각과 동남아시아 처녀의 결혼을 주축으로 하는 농촌형 다문화를 떠올렸다. 하지만 관심을 갖고 주위를 둘러보면 이미 도시에도 다문화 가정이 많이 자리 잡고, 우리 생활권 안으로 들어와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이미 우리 사회에는 ‘다문화’가 새로운 관점과 양상을 보이며 자리 잡았다. 『우리가 몰랐던 까칠한 다문화 이야기』은 지난 10여 년간 도시형 다문화의 대표 지역의 초등학교에서 다문화 특별학급 담당교사였던 저자가 아이들과 생활하여 경험한 일들을 빠짐없이 담았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우리가 어렴풋이 알고, 짐작할 수 있는 이야기보단 상상도 못했던 불편하고 외면하고 싶은 ‘진짜’ 다문화 이야기에 놀라고 당황스러울 수 있다.
1장은 다문화 특별학급 교사로 매일 처음 겪는 상황에서 아이들과 함께 헤매며 한 뼘씩 더 성장했던 에피소드를 담았다. 다른 문화 환경에서 자라 서로 다른 생활양식을 지녔고, 한국어로 말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태반인 상황에서 수업을 진행하며 겪은 에피소드들은 무척 재미있다. 다양한 사건?사고를 통해 교사와 아이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2장은 학교에서 다문화 가정의 아이를 교육하는 교사에게 도움이 될 만한 현실적인 사례를 담았다. 밤새 마작판에서 심부름을 해야 하고, 빈집에 모여 술을 마시고, 다방에서 티켓을 파는 아이 들의 이야기는 물론 관광비자로 들어와 불법체류자가 된 다문화 가정의 부모가 아이를 통해 비자를 바꾸기 위해 불법행위를 요구하는 사례나 학기 중에 결혼을 한 학생에 대한 학교의 고민, 고국으로 돌아가며 잠시 휴학했던 중학생 아이가 1년만에 대학생이 되어 나타난 일 등 지금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도시형 다문화 에피소드와 교사의 고민과 대처법을 진솔하게 담았다.
자신이 가르치는 아이들이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잘 적응하고 자라길 바랐던 평범하고 소박한 교사였던 저자는 한 사람의 힘으로 해결해줄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하며 때로는 화가 나고, 좌절하고, 속상하고, 슬프기도 하지만 무기력함을 느끼기도 했다. 그렇지만 현실을 외면하기보단 솔직하고 담담하게 적어 내려가며 현실을 알리고자 한다. 변화한 교육 환경에서 다문화 아이를 가르치는 수많은 동료 교사와 관련 기관에서 종사하는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대할 때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길 바라며, 또 이 글을 통해 앞으로의 10년이 지금과는 다른 모습으로 변화하길 소망한다.
[책속으로 이어서]
이리나가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했다. 가고 싶던 특성화고등학교가 있었는데 면접에서 떨어진 것에 자존심이 상했단다. 1년을 쉬겠다고 해서 부모도 허락했는데 내가 뭐라고 할 수도 없고, 인문계 학교에 보내봤자 수업내용을 알아듣지 못하니 시간 낭비하며 스트레스 받기는 마찬가지라 긴 말 하지 않았다. (…)
이리나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초등학교에 다닐 때에도 주말이면 같은 나라에서 온 아는 오빠들과 서울에 가서 전단지를 돌리고 일당을 벌었다. 돈 버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제는 학교를 다니지 않으니 이리나의 생활계획표가 온통 아르바이트 세상이 됐다. 그런데 문제는 아르바이트의 종류였다.
이리나는 노래방 도우미를 하게 되었다. 모두가 말려도 일당이 높아서 좋다고 했다. 건전한 아르바이트를 하자고 권해도 부모 말을 안 들어서 이리나를 잠시 러시아에 계신 할머니 댁에 가게 했다. 그런데 이게 오히려 사달이 되었다. 러시아에 있던 이리나의 친구들은 이미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결혼했거나 동거 중이었고, 벌써 둘째를 출산한 친구도 여럿 있었다. 한국으로 돌아온 이리나는 다시 노래방에 나갔다.
늦가을이 되어 특성화고 신입생 모집이 시작되었다. 어떻게든 고등학교를 보내자고 의기투합한 사람들과 자리를 마련했는데 이리나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후로 어느 나라 화폐인지 모르겠는 돈다발들, 서른 후반으로 보이는 남자의 무릎에 앉아 노는 애정 행각 가득한 사진이 내 휴대폰에 둥둥 떠다녔다. 얼마 후 이리나가 선언을 했다. 결혼하겠다고. 노래방에서 만난 남자라고 했다.
― 본문 <이 남자와 살래요> 중에서
이놈의 동네는 어떤 위험한 상황에서도 신고하지 않는다. 판돈을 잃는 노름꾼들이 제 돈을 찾으려고 주먹다짐에 칼부림을 벌여도 신고를 하지 않는다. 은성이 어머니에게 너무 위험하고 은성이 교육에도 좋지 않으니 웬만하면 노름하지 마시고 노름판도 다른 곳으로 내보내라고 했더니 내게 분 은성이만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지거리로 밤새 혼이 났다.
들꽃동 이 동네는 코리아드림이 실현되는 희망의 공간이다. 마치 우리가 아메리카드림America Dream을 꿈꾸며 태평양을 건넜던 수십 년 전을 보는 듯하다.
작가정보
저자 : 손소연
한국교원대학교 제1대학 초등교육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교육방법을 전공했습니다. 2006년 3월부터 2017년 2월까지 외국인근로자 자녀 특별학급과 다문화 자녀 특별학급에서 담임교사로 근무하고 현재 소금꽃 피는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KBS 라디오 <우리는 한국인입니다>에서 활동하였고 저서로는 『살아있는 다문화 교육 이야기』(즐거운학교), 『다문화 친구들, 울끈불끈 사춘기가 되다』(팜파스)가 있으며, <새롭게 만나는 다문화 교육> 직무연수로 선생님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아침에 눈뜨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하루를 시작하기에 함께 하는 사람들과 내일이 아닌 지금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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