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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나무가 되지요

문태준 시인의 받아들여서 새로워지는 것들
문태준 지음
마음의숲

2019년 07월 17일 출간

종이책 : 2019년 06월 07일 출간

(개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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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21.76MB)
ISBN 9791162850343
쪽수 3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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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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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잡한 삶 한가운데 불어오는 한줄기 시원한 바람 같은 문장들!
한국 대표 서정 시인 문태준이 10년 만에 선보이는 두 번째 산문집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나무가 되지요』. 동서문학상, 노작문학상, 유심작품상, 미당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서정시학작품상, 애지문학상, 2018년 목월문학상에 이어 2019년 정지용문학상을 수상한 저자가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느릿하고 고집스러운 집념으로 세심히 보듬어 키워낸 글들을 만나볼 수 있다.

빠른 보폭으로 직선의 길을 걷는 삶보다 느린 걸음으로 에둘러 가는 삶의 속도를 이야기했던 저자는 이번 책을 통해서는 자신의 내면을 새로운 풍경, 새로운 감각으로 채우는 일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에는 ‘삶’이라는 풍경을 구성하는 다양한 면면들이 저마다의 향기를 품은 채 책의 면 위에 놓여 있다. 저자의 깊은 속내를 한층 풍부하고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순도 높은 단상들이 다섯 갈래의 주제 안에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어제의 통증과 신열을 오늘의 새로운 탄생으로 받아들이는 일, 일상의 자질구레함 속에서 작지만 단단한 깨달음을 발견하는 일, 자신의 마음자리를 돌아보는 일, 자연과 생명, 혹은 존재와 존재 간의 관계 의미를 성찰하는 일 등 시인 특유의 지극한 시선, 삶의 정수에 닿아 있는 순도 높은 문장들로 가득 채워진 101개의 단상을 엮었다.
느릿하고 고집스러운 집념으로 세심히 보듬어 키워낸 저자의 글 속에는 자신에게 오는 모든 일들을 그저 묵묵히 받아들이는 한 그루 나무 같은 저자의 삶의 자세가 담겨 있다. 섣불리 질문에 대한 답을 하지도, 우리를 특정한 방향으로 끌고 가려 하지도 않는 여백 가득한 한 권의 책을 읽어가는 동안 자연스레 자신의 존재와 삶에 대한 근원적 질문들과 마주하며 삶이 고통의 바다임을 받아들이고 한 송이의 꽃을 우아하게 피워내기 위해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가야 하는지, 그 답을 직접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1부 꽃은 맑게 준비되어 우아함을 내밀었다
유자와 한 알의 시ㆍ15
끝까지 가본다는 것ㆍ18
달은 홀로 가면서 끝까지 깨끗하네ㆍ20
저 저녁연기는 ㆍ24
막버스와 정류장ㆍ25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나무가 되지요ㆍ33
7월의 자두 8월의 포도ㆍ38
괜찮아ㆍ 힘들지ㆍㆍ40
막 피어나려는 꽃송이처럼ㆍ42
향기로운 꽃의 파도를 물결치며 바람의 배가 지나가듯이ㆍ44
모든 사물에게 형제이고 자매여라ㆍ46
사랑의 탄생ㆍ51
아침은 꼭 같은 개수의 과일을 나눠주네ㆍ54
바람과 물의 은혜를 받은 보트처럼ㆍ55
언제나 새로운 길ㆍ56
우리는 아름다움의 고용인ㆍ58
우주의 헌법은 사랑ㆍ59
새로운 습관과 100일ㆍ63
오직 한 생각ㆍ66
박목월 시인의 편지ㆍ68
돌마다 산, 새마다 하늘ㆍ70
애인의 눈에는 세상이 모두 애인ㆍ72
과일처럼 내 인생을 감미롭게ㆍ73

2부 웃음으로 서로 바라볼 뿐
걱정이 없는 시간ㆍ79
땅과 같이 기도하라ㆍ81
탄생에는 신열과 통증이 따른다는 말ㆍ82
바다가 잠잠해지기를 기다리는 어부처럼ㆍ83
고통의 시간은 강물처럼 흘러갔다ㆍ85
유쾌하고 낙천적인 가젤처럼ㆍ86
지나가는 그림자를 벗고 단순하게ㆍ89
걸명소ㆍ90
차의 여향을 노래하다ㆍ94
세한삼우ㆍ96
추사의 일로향실ㆍ100
소동파의 여산진면목ㆍ104
내 고향은 고슴도치가 출몰하는 곳 ㆍ106
고독이 자라나는 시간ㆍ109
두 개의 고독ㆍ111
저녁의 시간을 맞으며ㆍ113

3부 또 다른 내일이 온다
내 속의 거인을 깨워라ㆍ119
나는 항상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한다ㆍ123
걸어가는 사람ㆍ125
자연으로 더 부드럽게 돌아가다ㆍ130
댓돌 위에 벗어놓은 두 짝의 흰 고무신ㆍ135
책은 이 마음을 지켜준다ㆍ140
놓친 인연ㆍ143
모든 사물들 속에는 노래가 잠들어 있네ㆍ144
김수남의 바다ㆍ149
빛나는 소리들ㆍ154
밤새 말들이 달아나도 시를 써요ㆍ157
인류는 한 뿌리에서 나온 영혼ㆍ162
달까지 올라가는 긴 사다리ㆍ167
낙하와 잔향ㆍ169
장회 여울에 배를 띄워놓고ㆍ171
국경 너머로의 여행ㆍ172
사랑은 사랑을 기다렸고 나는 외로워 울었지ㆍ174
노랗고 울퉁불퉁한 모과ㆍ178

4부 나는 문득 그대의 얼굴을 만난다
소의 배 속에서 살았다ㆍ185
마음은 산같이 자라네ㆍ189
행복과 고통은 떨어져 있지 않다ㆍ192
어머니에게도 어머니가 있으셔서ㆍ193
산뜻한 동심ㆍ197
땅과 같은 벗ㆍ200
뒤집어놓은 항아리ㆍ202
지혜는 시간과 더불어 온다ㆍ204
내가 재벌이라면ㆍ206
두 줄의 현에서 하나의 달콤한 음을 만들어내는 바이올린처럼ㆍ208
우리는 웃으며 이야기하자ㆍ210
당신은 나의 안쪽에 가득하네ㆍ211
위대한 자연과 작은 자연ㆍ213
씨앗이 자라는 속도를 넘으면 공포만이 자랄 뿐ㆍ215
이규보가 나눈 돌과의 문답ㆍ217
매미가 울어서 여름이 뜨겁다ㆍ219
마음이 죽은 것보다 더 큰 슬픔은 없다ㆍ221
여름날과 별 가득한 수박ㆍ224
여름의 명물은 바람ㆍ225
여름날의 플라타너스처럼ㆍ226
여럿의 꽃들이 꽃다발을 이루듯이ㆍ228
계절이 바뀔 때ㆍ230
시를 낙엽 위에 쓰네ㆍ235
가을산의 둘레ㆍ237
고원과 황락ㆍ240
조용하고 슬픈 자세ㆍ243

5부 가만히 내 마음 옆에 서서
묵은 순 자리에 새순 돋듯이ㆍ251
흘러간 물은 돌아오지 않고, 꽃은 오래 피어 있기 어렵네ㆍ257
눈 속에 붉은 복사꽃이 펄펄 날린다ㆍ260
입석처럼 세워둔 작은 다짐들ㆍ262
모래 만다라ㆍ265
마음아, 천천히 천천히 가자ㆍ267
자비와 차분함과 통찰력ㆍ271
일 없음이 오히려 할 일ㆍ273
객지로의 여행ㆍ274
베풂의 이익ㆍ276
마음은 어떻게 쉬는가ㆍ278
마음을 고요하게 하라ㆍ282
일터에서 떨어진 곳에서 식사를 하라ㆍ283
수행자의 식단ㆍ285
성철 스님의 식사법ㆍ289
금강산 마하연ㆍ292
이와 같고 저와 같다ㆍ295
발밑에 있는 옛길을 모르고 헤매었네ㆍ298

■시는 열매 맺는 자리가 각각 다른 듯하다. 얼마 전 유자를 따는 부부를 보았는데, 서로 다른 높이에 서로 다른 빛깔과 굵기로 매달린 유자처럼 한 편 한 편의 시는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유자마다 단맛의 정도가 다르고, 껍질의 두께가 다르다.
다만 유자와도 같은 시가 있어 그 시들이 바구니에 담겨지더라도 개중에 한두 개의 시는 나무의 가지 제일 끝에 매달려 거둬들여지지 않고 남겨져도 좋겠다. 그러면 그 남겨진 시는 햇살과 바람의 일부가 되거나, 새의 일부가 되거나, 별과 허공의 일부가 되거나, 벌레의 일부가 되거나, 툭 떨어지거나, 그곳에 시가 매달려 있었다는 기억이 사라질 때에 함께 사라질 것이다.
- 1부 꽃은 맑게 준비되어 우아함을 내밀었다 <유자와 한 알의 시> 중에서(15~17p)

■ ‘일관(一貫)’이라는 말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다는 뜻이다. 처음과 끝을 꿰뚫어 하나로 꿴다는 뜻이다. 하나의 생각, 하나의 의지, 하나의 원리로 꿴다는 뜻이다. 이렇게 뜻을 새겨본다면 이 말은 수심(修心)의 차원에 있기도 하다. 일심(一心)을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마치 수행자들이 잠깐이라도 쉬거나 그만두는 일이 없이 다니고, 머물고, 앉고, 눕고 하는 일상의 움직임 속에서도 심지어 꿈속에서도 번뇌나 장애와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므로 어떤 일의 진행이 종결되도록 그 끝까지 가보는 일은 마음을 닦는 일이기도 하다. 흔들리지 않는 일이기도 하다. 마음을 정려하게 잘 단속하는 일이기도 하다. 스스로를 믿어 스스로를 안심시키는 일이기도 하다. 자신(自信)하는 일이기도 하다.
- 1부 꽃은 맑게 준비되어 우아함을 내밀었다 <끝까지 가본다는 것> 중에서 (18~19p)

■ 시인 김용택 선생님의 인터뷰 내용을 읽은 적이 있는데 선생님은 눈 오는 날 마루에 걸터앉아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무는 눈이 오면 그냥 받아들여요. 눈이 쌓인 나무가 되는 거죠.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나무가 되지요. 새가 앉으면 새가 앉은 나무가 되는 거죠. 새를 받아들여서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내는 거죠.”
- 1부 꽃은 맑게 준비되어 우아함을 내밀었다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나무가 되지요> 중에서(35p)

■ 바깥 세상과 만날 때에 생겨나는 우리 내면의 속뜻을 주의깊게 읽어야 한다. 속뜻을 읽으려면 내 생각을 낮춰야 한다. 그리고 바깥 세상과의 만남과 접촉을 내가 일방적으로 종료하지 않고 그 끝을 가만히 기다려야 한다. 이러할 때 우리 내면은 그 스스로의 여린 떨림을 느끼게 되고 이내 감격하게 된다. 내 속의 거인이 깨어나는 순간이다.
- 3부 또 다른 내일이 온다 <내 속의 거인을 깨워라> 중에서(120~122p)

■ 말쑥하고 반드러운 모과보다는 그 생김새가 울퉁불퉁한 모과를 더 선호한다. 면이 고르지 않고 들쑥날쑥한, 울퉁불퉁한 모과를 찬탄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에게 모과는 여리고 부드러운 것의 매력을 알게 한다. 백색의 겨울에 이 그윽한 노란빛은 보는 이의 마음을 은근하게 끌어당긴다.
- 3부 또 다른 내일이 온다 <노랗고 울퉁불퉁한 모과> 중에서(180p)

■ 설령 마음을 주고받는 일로 인해 고통을 받더라도 우리는 다른 사람과의 연락과 교환을 중단하지 않는다. 우리는 사랑을 함으로써 받게 될 고통 때문에 사랑을 포기하지도 않는다.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 한 우리의 마음은 산처럼 커질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 4부 나는 문득 그대의 얼굴을 만난다 <마음은 산같이 자라네> 중에서(189~191p)

■ 나무의 성품은 고요하고 견고하고 동요가 없다. 육중한 바위처럼. 무너지지 않는 산처럼. 그런 마음으로 그런 자세로 평생을 산다. “조용하고 슬픈 자세”란 이것을 두고 한 말일 것이다. 세속과 세사는 소란하기 그지없지만 나무는 그것에 상관하지 않는다. 그래서 외롭다. 그러나 외로운 가운데서도 나무는 조용하다. 외로운 시간을 나무는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이 나무의 미덕이다.
- 4부 나는 문득 그대의 얼굴을 만난다 <조용하고 슬픈 자세> 중에서(243~244p)

■ 흔들리지 않는 마음은 어떤 것인가. 입과 코와 눈과 귀가 바깥에 나가서 구걸해 얻어오는 것에 크게 휘둘리지 않는 것이다. 입과 코와 눈과 귀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우리를 데려가려 한다. 튀는 럭비공처럼. 물론 이 감각 기관들이 얻어오는 것들은 탐나는 것들이다. 달콤하고 자극적인 것들이다. 그러나 그것은 소금물과 같다. 마실수록 갈증을 유발하는.
그러나 마음이 동요하지 않으면 높은 파도를 뚫고 큰 바다로 나아가는 기선(汽船)처럼 살아갈 수 있다.
- 5부 가만히 내 마음 옆에 서서 <마음을 고요하게 하라> 중에서(282p)

“ 2018년 목월문학상, 2019년 정지용문학상 수상
한국의 대표적인 서정 시인 문태준의 10년 만의 신작 산문집!
깊고도 지극한 시선, 삶의 정수에 닿아 있는 순도 높은 문장들”

▶ 한국 대표 서정 시인 문태준의 10년 만의 신작 산문집
동서문학상, 노작문학상, 유심작품상, 미당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서정시학작품상, 애지문학상, 2018년 목월문학상에 이어 2019년 정지용문학상을 수상한 한국 대표 서정 시인 문태준이 10년 만에 선보이는 두 번째 산문집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나무가 되지요》가 출간됐다.
10년이라는 세월은 무언가가 새로이 변화하거나, 혹은 더욱 깊어지기 좋은 시간이다. 문태준 시인은 변하기보단 더 깊어지는 쪽을 택했다. 시인의 마음밭에 천천히 자라난 내밀한 언어들을 세심히 보살펴 키워낸 글들을 묶은 이번 산문집에는 깊게 영근 시인의 시선과 언어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문태준의 글에는 ‘단도직입’이 없다. 이는 직선보다는 곡선을, 모나지 않은 둥근 마음으로 그 모든 것을 품고 살아가고자 하는 그의 우직한 삶이 글을 통해 자연스럽게 스며 나오기 때문일 것이다.

생각과 문장에는 어떤 면面이 있다. 그리운 사람의 하얀 얼굴이 언뜻 생겨나는 것처럼. 활동하는 생각을 받아쓴 문장을 이 책의 면에 펼쳐놓는다. 만났던 사람과 불쑥 일어난 일, 매일 시집에서 읽은 한 편의 시, 너라는 거실에서 주고받았던 언어, 격렬함과 슬픔, 두 개의 고독, 서랍에서 꺼낸 옛 시간, 붉은 석류 같은 행복, 악보와 스틸 사진, 미래의 목록 등이 이 책의 면에 올라 있다. 이 면의 펼침이 세상이라는 탁자에 생화처럼, 유리잔처럼 놓이기를 바란다.

_<작가의 말> 중에서

그의 말대로 이 책에는 ‘삶’이라는 풍경을 구성하는 다양한 면면들이 저마다의 향기를 품은 채 책의 면 위에 놓여 있다. 그의 깊은 속내를 한층 풍부하고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순도 높은 단상들은 다섯 갈래의 주제 안에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느림보 마음》 출간 이후 문태준 시인은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마음밭에 다시 천천히 자라난 내밀한 언어들을 세심히 보듬어 키워냈다. 빠른 보폭으로 직선의 길을 걷는 삶보다 느린 걸음으로 에둘러 가는 삶의 속도를 이야기했던 그는 두 번째 산문집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나무가 되지요》을 통해서는 자신의 내면을 새로운 풍경, 새로운 감각으로 채우는 일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제의 통증과 신열을 오늘의 새로운 탄생으로 받아들이는 일, 일상의 자질구레함 속에서 작지만 단단한 깨달음을 발견하는 일, 자신의 마음자리를 돌아보는 일, 자연과 생명, 혹은 존재와 존재 간의 관계 의미를 성찰하는 일 등 시인 특유의 지극한 시선, 삶의 정수에 닿아 있는 순도 높은 문장들로 가득 채워진 101개의 단상을 엮었다.

▶ 어제의 통증이 오늘의 새로운 탄생이 되기까지
시인 김용택 선생님의 인터뷰 내용을 읽은 적이 있는데 선생님은 눈 오는 날 마루에 걸터앉아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무는 눈이 오면 그냥 받아들여요. 눈이 쌓인 나무가 되는 거죠.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나무가 되지요. 새가 앉으면 새가 앉은 나무가 되는 거죠. 새를 받아들여서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내는 거죠.” (..) 내 내면에 다른 존재의 공간을 만드는 연습을 하다 보면 나를 에워싸고 있는 것에 대해 알게 될 것이다. 나를 구성하고 있는 배음背音, 나의 기다림, 조용함, 쓸쓸함, 즐거움 같은 것을 잘 이해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다른 것이 되어보는 경험은 내가 나를 다시 들여다보는 경험이 된다.

_<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나무가 되지요> 본문 중에서

눈을 맞으면 재빠르게 털어낸다. 비가 오면 조금이라도 젖을세라 얼른 우산을 편다. 우리는 고통이나 시련, 역경 같은 달갑지 않은 자극에 대해 지극히 방어적으로 반응한다. 그러나 문태준 시인은 삶의 시련이나 역경을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연습을 한다면, 곧 그 내면에는 새로운 풍경들이 채워질 것이라고 말한다.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나무가 되지요》라는 책 제목에도 담겨 있듯이, 자신에게 오는 모든 일들을 그저 묵묵히 받아들이는 한 그루 나무 같은 삶의 자세는 시인이 살고자 하는 삶 자체이자 시인이 내딛는 길 위에 놓인 커다란 이정표이다. 또한 그것은 이 책의 크고 작은 깨달음들을 아우르는 하나의 굵직한 뿌리와도 같다.

▶ 삶의 정수에 닿아 있는 순도 높은 단상들
이번 산문집에서는 그의 깊은 속내를 한층 풍부하고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순도 높은 단상들이 다섯 갈래의 주제 안에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1부 ‘꽃은 맑게 준비되어 우아함을 내밀었다’에서 그는 맑고 높은 마음을 지니며 살아가는 일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내면을 따스하고 맑은 빛으로 채웠던 유년 시절의 이야기, 한 가지 일에만 유심히 마음을 쏟으며 살아가는 법, 우리의 삶에 막 피어나려는 꽃송이와 같은 생기가 필요한 이유 등 한 송이의 꽃을 우아하게 피워내기 위해 우리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2부 ‘웃음으로 서로 바라볼 뿐’에서는 봄의 탄생을 고대하며 겨울의 혹독함을 견뎌내는 삶의 자세에 대해 말한다. 저자는 때로 모질고 어려운 시련이 찾아오더라도 이에 저항하거나 피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받아들이는 굳센 마음이 내일을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될 거라고 강조한다. 삶이 고통의 바다임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그 마음이 긍정과 환희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3부 ‘또 다른 내일이 온다’는 우리의 내면을 새로운 감각으로 채우는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시인은 온 삶을 바쳐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낸 예술가들의 작품과 이들의 마음 안을 가득 채운 독특한 상상력과 호기심, 그리고 열정에 주목한다. 시인은 이를 통해 우리가 늘 새로운 시각과 감각을 지닌 채 살아간다면 똑같이 느껴지던 하루하루는 곧 내일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 채워질 수 있을 거라고 이야기한다.

4부 ‘나는 문득 그대의 얼굴을 만난다’에는 존재와 존재가 서로 부대끼고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일에 대해 성찰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서로에게 파동을 주고받는다. 즉 존재란 서로 배타적인 관계가 아닌 상대적인 것이므로 우리는 “보복과 거친 질타와 배제” 없는 “우호적이고 평화적인 관계”를 맺을 줄 알아야 하며, “우리들 사이의 유기적 관계에 대해 늘 사유”함으로써 이상적인 차원의 자아에 이르러야 한다고 시인은 강조한다.

5부 ‘가만히 내 마음 옆에 서서’에는 인간 마음의 본질에 관한 단상들을 묶었다. 번다한 삶 속에서 우리가 스스로를 어떻게 신뢰하며 살아가야 하는지, 수시로 찾아오는 역경이나 시련이라는 손님을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마음의 힘을 기를 수 있는지에 대한 글이다. 시인은 평소 가까이하던 책이나 불교의 가르침을 통해 얻은 깨달음들, 삶과 마음에 깊은 여운을 주었던 인물들에 대한 회고 등을 곁들여 이야기를 풀어낸다. 내면에 깃든 온유한 사랑의 본성을 항시 기억하면서 살아가려는 시인의 묵묵하고도 꾸준한 노력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 번잡한 삶 한가운데 불어오는 한줄기 시원한 바람
마음의 영역에서 조바심과 걱정과 화를 밀어내고 엉뚱함과 설렘과 호기심과 질문과 신선함의 꽃을 피워보면 어떨까 싶다. 한줄기 시원한 바람처럼 가벼이 삶의 시간 속을 불어가면 좋겠다.

_<향기로운 꽃의 파도를 물결치며 바람의 배가 지나가듯이> 본문 중에서

산문집 곳곳에는 시인이 남긴 여백들로 가득하다. 섣불리 질문에 대한 답을 하지도, 독자들을 특정한 방향으로 끌고 가려 하지도 않는다. 굳게 닫은 철문이 아닌 느슨히 열어둔 옛집의 사립문처럼, 각 꼭지의 글들은 저마다의 결론을 내린 채 닫혀 있는 것이 아닌 그저 가만히 열려 있을 뿐이다. 그렇기에 독자들은 이 여백 가득한 한 권의 책을 읽어가는 동안 자연스레 자신의 존재와 삶에 대한 근원적 질문들과 마주하게 된다.
느릿하고 고집스러운 집념으로 세심히 보듬어 키워낸 그의 글들은 그 자체로 아늑하고 고요한 수행자의 처소와 같다. 번잡한 삶 한가운데 불어오는 한줄기 시원한 바람 같은 문장들 속에 머물며 독자들은 어느새 자신의 마음 안쪽을 가득 채운 밀도 높은 평온함을 느끼는 동시에 새로운 풍경들이 활짝 피어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문태준

1970년 경북 김천에서 태어났다. 고려대학교 국문과와 동국대학교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다. 1994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시 〈처서處暑〉 외 9편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존재와 관계의 본질을 성찰하는 작품들을 선보여왔다.
시집으로 《수런거리는 뒤란》 《맨발》 《가재미》 《그늘의 발달》 《먼 곳》 《우리들의 마지막 얼굴》 《내가 사모하는 일에 무슨 끝이 있나요》 등이 있다. 동서문학상, 노작문학상, 유심작품상, 미당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서정시학작품상, 애지문학상, 목월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느림보 마음》 출간 이후 문태준 시인은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마음밭에 다시 천천히 자라난 내밀한 언어들을 세심히 보듬어 키워냈다. 그가 써내려간 글들은 아늑하고 고요하다. 산문집을 읽어가는 동안 독자들은 번잡한 삶 한가운데로 불어오는 한줄기 시원한 바람 같은 문장들 속에 머물며 어느덧 새로운 풍경들로 가득찬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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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나무가 되지요
    문태준 시인의 받아들여서 새로워지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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