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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키퍼스 와이프

다이앤 애커먼 지음 | 강혜정 옮김
나무옆의자

2017년 10월 12일 출간

종이책 : 2017년 09월 29일 출간

(개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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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4.32MB)
ISBN 9791161570174
쪽수 4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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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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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만의 반대편에서 인간의 고결함을 증명한 부부의 이야기!
제시카 차스테인 주연의 영화 《주키퍼스 와이프》의 원작으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인종정책에 맞서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300명이 넘는 유대인을 숨겨준 바르샤바동물원장 얀 자빈스키와 그의 아내 안토니나의 실화를 다룬 다이앤 애커먼의 논픽션이다. 폴란드에서 처음으로 동물들에게 야생에서와 같은 환경을 만들어준 동물원 '바르샤바동물원'을 운영했던 얀과 안토니나 자빈스키 부부.

그러나 1939년 9월 1일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면서 안토니나는 당국의 명령에 따라 어린 아들을 데리고 동물원을 떠나 피난을 가야 했고, 얀은 징집되었다. 9월 27일 폴란드가 독일에 항복하면서 안토니나는 동물원으로 돌아왔지만 부부가 거주하던 빌라를 제외한 동물원의 모든 시설은 점령정부 관할로 넘어갔다. 얀은 런던에 본부를 둔 폴란드 망명정부가 이끄는 폴란드군의 국내 비밀 부대인 국내군 소위로 지하운동 세포조직을 이끌었다.

얀은 독일군 장교이자 베를린동물원장인 루츠 헤크에게 동물원 건물을 활용해 돼지농장을 해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해 허락을 받아냈다. 돼지를 길러 독일군을 먹일 고기를 생산한다는 명분이었지만 실은 돼지에게 먹일 음식물 찌꺼기 수거를 빙자하여 게토의 친구들을 도울 요량이었다. 부부는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더 많은 유대인을 돕기로 결심했고 돼지농장이 본격화된 1940년 여름, 지하운동 조직에서 보내는 ‘손님’들이 동물원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들이 ‘손님’이라 부르는 이들은 나치에 항거하는 지하운동 조직원과 유대인 도망자였다.

저자 다이앤 애커먼은 안토니나의 회고록과 여러 역사 자료를 토대로 동물원장의 아내로서 가족과 동물, 유대인 ‘손님’들을 돌봤던 안토니아의 당시 삶, 점령기간 동안 안토니나를 비롯해 빌라에 숨어 산 사람들의 일상과 얀이 가담한 레지스탕스 활동, 점점 더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가는 게토 유대인들의 상황을 생생하게 써내려간다. 목마른 유대인에게 물 한 잔 건네는 것만으로도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시대에, 대담한 용기와 자기희생으로 위기에 처한 이들을 품어준 안토니나와 얀의 이야기는 경탄과 감동을 자아낸다.
저자의 말
주키퍼스 와이프
주석
참고문헌

안토니나는 종종 이렇게 재미 삼아 자기를 비우고 동물의 감각에 자신의 감각을 일치시키면서, 애정 어린 호기심으로 동물들을 대하고 돌보았다. 주파수를 맞춰주는 이런 태도에는 동물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무언가가 있었다. 날뛰는 동물들을 달래고 진정시키는 안토니나의 신기한 능력은 동물원 사육사들은 물론 그녀의 남편까지도 감탄할 정도였다. 얀은 엄밀히 말하자면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면서도 그녀의 능력이 이상야릇하고 신비하다고 인정했다. 얀은 열렬한 과학 신봉자였지만 동물을 다루는 문제에서는 안토니나에게 거의 주술적인 공감 능력이라 할 만한 “형이상학적인 파동”이 있다고 믿었다. (26쪽)

폴란드의 수도가 불타는 와중에도, 일부 동물들은 기적적으로 살아남았고 이중 다수가 동물원을 탈출해 다리 건너 구시가지로 들어갔다. 동물원이 텅 비고 동물들이 바르샤바 거리를 활보하는 동안, 창가에 서서 밖을 내다볼 만큼 용기 있는 자, 혹은 집을 잃고 밖을 떠돌 만큼 불운한 자는 성서에나 나올 법한 기이한 광경이 눈앞에 펼쳐지는 것을 보았다. 바다표범이 비스와 강둑을 따라 어기적어기적 걷는가 하면, 뒷골목을 배회하는 낙타와 라마는 포석 때문에 자꾸 발굽이 미끄러져 애를 먹었다. 타조와 영양이 포식자인 여우?늑대와 나란히 종종걸음을 치고, 개미핥기는 벽돌 위를 황급히 달리면서 ‘해치, 해치’ 소리를 질렀다. 털이나 가죽만 얼핏 보이는 물체들이 공장과 주택을 지나 재빨리 달아나고, 귀리· 메밀· 아마를 키우는 외딴 경작지를 향해 질주하고, 개천으로 황급히 뛰어들고, 계단통이나 창고에 숨는 모습도 여기저기서 목격되었다. 진흙탕에 빠진 채로 하마?수달?비버가 살아남았다. 곰?유럽들소?프셰발스키말?낙타?얼룩말?스라소니?공작을 비롯한 여러 조류?원숭이?파충류도 용케 살아남았다. (73쪽)

국내군은 런던에 본부를 둔 폴란드 망명정부가 통솔하는 폴란드군의 국내 비밀 부대로 세포조직, 무기저장고, 수류탄 제조공장, 학교, 안전가옥, 연락책, 무기?폭약?무선수신기를 만들 실험실까지 갖춘 강력한 조직이었다. 국내군 소위였던 얀은 동물원을 제3제국이 손대지 않고 그대로 두고 싶어할 무엇으로 위장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 독일에는 먹여야 할 군대가 있었고 독일군은 돼지고기라면 사족을 못 썼으므로, 얀은 루츠 헤크에게 쓰러져가는 동물원 건물들을 활용해 대형 돼지농장을 해보면 어떻겠냐는 이야기를 꺼냈다. 폴란드같이 황량한 기후에서 돼지를 기르려면 제대로 된 건물과 부지가 있어야 할 테고, 예전 동물원 직원들에게 다소의 수입도 안겨줄 터였다. 바르샤바 유대역사연구소에서 얀이 증언한 바에 따르면, 돼지에게 먹일 음식물 찌꺼기 수거를 빙자하여 게토의 “친구들에게 돈?베이컨?버터를 가져다주고, 이런저런 메시지도 전해줄” 요량이었다. (114~115쪽)

1940년 여름. 지하운동조직에서 보내는 ‘손님들’을 기다리는 자빈스키 부부는 전화나 편지는 물론 작은 속삭임에도 바짝 긴장하곤 했다. 잠시 몸을 숨겼다가 이동하는 유대인은 유목민이지 빌라의 정착민은 아니었다. 그들은 잠시 휴식을 취하며 재충전한 다음, 최종 목적지인 어딘가로 떠났다. 외모가 아리아인처럼 보이고 독일어를 구사하는 유대인은 위조신분증을 받아 순조롭게 이동했다. 이동이 원활치 않은 사람들은 동물원 우리와 빌라에서 몇 년을 보내기도 했다. 빈 동물 우리에서 동시에 최대 50명 정도 지낸 적도 있었다. 반다 엥글레르트를 비롯한 여러 ‘손님’이 부부의 오랜 지인이자 친구였고, 안토니나는 이들을 ‘준가족’으로 여겼다. 이들을 감춰주는 것이 위험한 일임에는 분명했다. 하지만 생명체를 감추는 적절한 위장전술을 고안해내는 데 동물원 사육사보다 능한 자가 있겠는가? (142쪽)

고통을 초월하여 온전한 정신을 유지하는 방편으로 랍비 샤피라가 아름다움?신성함?자연에 대한 명상을 권했다면, 안토니나는 빌라를 사향쥐?수탉?산토끼?개?독수리?햄스터?고양이?새끼여우 같은 천진난만한 생명들로 채웠다. 이들이 빌라 사람들을 평범하면서도 진기한 변함없는 자연의 세계로 데려다주었다. 서로 다른 종들의 요구와 리듬이 어울린 빌라의 독특한 생태계와 일상에 집중하다 보면 마음의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동물원 주변에는 여전히 나무와 새와 정원이 있었고, 향긋한 린넨 꽃들이 향낭처럼 주렁주렁 달린 고운 풍경이 펼쳐졌다. 날이 저물면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이 하루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러한 감각의 어우러짐은 나치의 소름끼치는 만행을 경험한뒤 몸과 마음이 피폐해진 손님들에게 더욱 절실한 것이 되었다. (208~209쪽)

은밀함, 신의 섭리, 그리고 무엇보다 밤이면 누워서 잠에 곯아떨어져도 좋다는 믿음처럼. 잠재의식 속에서 사람을 안심시키는 것들. 게토는 실로 많은 사람들에게서 그 미묘한 일상의 신비주의 의식들을 빼앗아버렸다. 마우리치는 자신의 책과 자신을 실재하는 사람으로 만들어준 증명서들 가까이에서 잠들었다. 천진난만한 햄스터와 함께. 무엇보다 사랑하는 막달레나와 같은 지붕 아래서. 사랑하는 사람이 죽지 않았으며, 편안히 머물 공간이 있고, 자신의 심장이 아직 따뜻하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비로소 희망을 느꼈을 것이라고 안토니나는 생각했다. 어쩌면 “게토에 살면서 잃어버린 기쁨과 환희의 순간, 감정”까지 되살아났으리라고. (262쪽)

히틀러는 봉기 소식을 듣고 히믈러에게 가장 무자비한 군대를 보내 모든 폴란드인을 죽이고, 도시를 구역별로 산산이 부순 다음 폭파하고 불을 지르고, 복구가 불가능하게 불도저로 밀어버리라고 지시했다. 유럽의 다른 점령지에 대한 경고로 본때를 보여주라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하인리히 히믈러는 범죄자?경찰?전쟁포로로 구성된 친위대에서 가장 잔인한 부대들을 선별했다. 봉기 5일째 되는 날, 나중에 ‘검은 토요일’이라고 부르게 되는 이날, 전투로 단련된 비정한 친위대와 독일 군인들이 폭풍우처럼 들이닥쳐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3천 명을 학살했다. (351쪽)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인종정책에 맞서
유대인 300여 명의 목숨을 구한 바르샤바동물원장 부부의 감동 실화
『감각의 박물학』 저자 다이앤 애커먼 화제의 베스트셀러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인종정책에 맞서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300명이 넘는 유대인을 숨겨준 바르샤바동물원장 얀 자빈스키와 그의 아내 안토니나의 실화를 다룬 다이앤 애커먼의 걸작 논픽션. 시인이자 에세이스트이며 박물학자인 애커먼은 안토니나의 회고록과 여러 역사 자료를 토대로 동물원장의 아내로서 가족과 동물, 유대인 ‘손님’들을 돌봤던 안토니아의 당시 삶을 생생하게 재현했다. 유대인에게 고의로 은신처를 제공하는 일은 말할 것도 없고 목마른 유대인에게 물 한 잔 건네는 것만으로도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시대에, 대담한 용기와 자기희생으로 위기에 처한 이들을 품어준 안토니나와 얀의 이야기는 실로 경탄과 감동을 자아낸다.
애커먼은 자빈스키 부부의 이야기 한편으로 인종적 순수성과 우생학을 신봉하는 나치의 이데올로기가 특정 민족을 지구상에서 말살하려는 광기로 표출되는 과정 또한 분명하게 담아냈다. 전쟁 기간 내내 다양한 사람들과 더불어 포유류·파충류·곤충·조류 등 여러 동물들과 한 지붕 아래 산 안토니나는 자문한다. “동물들은 겨우 몇 달 만에 포식 본능을 억누를 수 있는데, 인간은 수세기 동안 교화 과정을 거침에도 급속히, 어떤 야수보다도 잔인해질 수 있다니 어째서일까?”
『주키퍼스 와이프』는 출간 당시 “특별한 영웅의 놀랍고도 감동적인 삶의 초상을 탁월하게 그려낸”(커커스 리뷰) ”위대한 소설과도 같은 실제 이야기“(재레드 다이아몬드)라며 유수 언론과 명사들의 격찬을 받으며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아마존 베스트북에 올랐으며, 매년 최고의 생태주의 작품에 수여하는 오리온 북 어워드를 수상했다. 2017년에는 제시카 차스테인 주연,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되어 10월 12일 국내 개봉한다.

상처 입은 동물원에서 일으킨 기적
제시카 차스테인 주연, 영화 〈주키퍼스 와이프〉 원작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아마존 베스트북, 오리온 북 어워드 수상

유럽을 휩쓴 사악한 광풍, 나치의 폴란드 침공

얀과 안토니나 자빈스키 부부는 폴란드인으로 기독교도였으며, 동물들을 보살피는 동물원 사육사였다. 그들이 운영하는 바르샤바동물원은 폴란드에서 처음으로 동물들에게 야생에서와 같은 환경을 만들어준 동물원으로, 바르샤바 시민에게 빼놓을 수 없는 놀이, 휴식, 교육, 문화 공간이었다. 안토니나는 애정 어린 호기심으로 동물들을 돌봤고, 동물과 교감하면서 그들의 마음을 읽는 데 신비한 능력을 발휘했다. 다종다양한 동물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소리와 냄새가 있는 곳, 늘 활기 넘치고 방문객이 끊이지 않는 ‘동물공화국’도 ‘유럽을 휩쓰는 사악한 광풍’을 비켜갈 수 없었다.
1939년 9월 1일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했다. 공습과 폭격으로 동물원 담장이 무너지고 동물들이 다치거나 죽어나갔다. 탈출할 가능성이 있는 맹수들은 사살되었다. 안토니나는 당국의 명령에 따라 어린 아들을 데리고 동물원을 떠나 피난을 가야 했고, 얀은 징집되었다.
9월 27일 폴란드가 독일에 항복하면서 안토니나는 동물원으로 돌아왔지만 부부가 거주하던 빌라를 제외한 동물원의 모든 시설은 점령정부 관할로 넘어갔다. 얀은 런던에 본부를 둔 폴란드 망명정부가 이끄는 폴란드군의 국내 비밀 부대인 국내군 소위로 지하운동 세포조직을 이끌었다. 식민지 총독 한스 프랑크는 “지정된 구역을 떠나는 유대인은 누구든 처형될 것이며, 유대인에게 고의로 은신처를 제공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라는 포고문을 내렸다. 히틀러는 한스 프랑크에게 폴란드의 모든 것을 파괴해도 좋다고 허락했으며, 급기야 바르샤바의 모든 유대인이 게토로 강제 이주를 당했다. 유대인 집단 거주지역인 게토는 역사를 통틀어 유럽 전역에서 융성했지만 바르샤바의 게토는 그와는 전혀 다른 “계획적인 죽음의 공간”이었다.
얀은 독일군 장교이자 베를린동물원장인 루츠 헤크에게 동물원 건물을 활용해 돼지농장을 해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해 허락을 받아냈다. 돼지를 길러 독일군을 먹일 고기를 생산한다는 명분이었지만 실은 돼지에게 먹일 음식물 찌꺼기 수거를 빙자하여 게토의 “친구들에게 돈과 음식을 가져다주고, 이런저런 메시지도 전해줄” 요량이었다. 얀과 안토니나의 입장에서 나치의 인종주의는 상식적으로 설명 불가능하고 악마적인 것이었으며, 온 마음에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것이었다. 부부는 이미 게토에 있는 친구들을 돕고 있었지만,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더 많은 유대인을 돕기로 결심했다. 돼지농장이 본격화된 1940년 여름, 지하운동 조직에서 보내는 ‘손님’들이 동물원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미친 별 아래 집, “자빈스키 부부의 집은 노아의 방주였습니다.”

그들이 ‘손님’이라 부르는 이들은 나치에 항거하는 지하운동 조직원과 유대인 도망자였다. 특히 유대인 중 상당수는 얀이 바르샤바 게토에서 직접 빼내온 사람들이었다. 얄궂게도 전쟁으로 텅 비어버린 동물원 우리가 가혹한 운명에 처한 사람들에게 소중한 은신처가 되어주었다. 손님들은 어느 동물 우리에 숨었느냐에 따라 다른 암호명이 붙었다. 표범 우리에 숨은 사람은 ‘표범’이라고 불리는 식이었다. 동물 우리뿐 아니라 자빈스키 부부와 가족이 생활하는 빌라에서 숨어 지낸 이들도 많았다. 부부의 어린 아들은 집 안에서 기르는 별난 동물들을 돌보면서 위험을 감수하며 손님들에게 음식을 날랐다. 숨어 지내는 사람들은 멀쩡한 이름 대신 동물 이름으로 불리고 애완동물은 사람 이름으로 불리는 상황이니, 동물원의 암호명이 ‘미친 별 아래 집’이 된 것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사실 동물원은 도망자들을 숨겨주기에 좋은 조건이 아니었다. 빌라는 큰길에서 가까운 데다 유리창이 워낙 크고 길어서 안쪽이 쉽게 노출되었다. 비스와 강을 따라 남북으로 뻗은 철로가 동물원 울타리 바로 너머에 있었고 북쪽은 군사지역으로 독일군이 삼엄하게 경비를 섰다. 동물원 중앙에는 폴란드 군대에서 압수한 무기를 넣어두는 창고도 있었다. 산책을 하려는 군인들도 수시로 드나들었는데, 그나마 근무를 마치고 휴식을 취하는 마음으로 찾아온다는 점이 다행이었다. 부부는 내부가 드러나는 빌라의 약점을 역이용해 ‘공개적일수록 혐의가 줄어든다’는 원칙에 따라 모든 것을 노출하고 많은 사람이 오가게 하는 전략을 썼다.
처음에 동물원은 임시 은신처를 제공하는 용도였다. 지하운동조직에서 관리하는 최종 목적지로 가기 전에 머무르는 중간 기착지 정도였고, 얀과 안토니나도 친구와 지인 위주로 숨겨주었다. 하지만 나중에는 지하운동조직의 도움을 받으면서 협력의 폭이 훨씬 넓어졌고, 무시무시한 위험까지 감수하게 되었다. 매일이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긴장과 불안의 연속이었고, 가족과 손님의 생명을 지켜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에 안토니나와 얀은 모든 일상을 꼼꼼하게 확인했다. 부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청산칼리를 늘 몸에 지니고 다녔다. 손님 역시 자신의 실수로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일종의 편집증을 키우며 엄격한 규칙에 따라 생활했다.
그런 절체절명의 시간 속에서도 빌라는 손님들에게 안온한 공간이었다. 동물원 생활은 널찍한 공간에서 즐기는 평화로운 전원생활이라 할 수 있었다. 넓디넓은 녹색 풍경을 바라보며 잠시나마 전쟁을 잊고 교외에서 휴가를 보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질 수 있었으므로 게토에서 도망친 손님들은 빌라를 작은 에덴동산으로 생각했다. 또 빌라에서 함께 생활하는 사향쥐?수탉?토끼?개?햄스터?고양이?새끼여우 같은 천진난만한 생명들은 사람들을 진기한 자연의 세계로 데려다주었다. 서로 다른 종들의 요구와 리듬이 어울린 빌라의 독특한 생태계와 일상에 집중하다 보면 마음의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날이 저물면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이 하루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러한 감각의 어우러짐은 나치의 소름끼치는 만행에 몸과 마음이 피폐해진 손님들에게 더욱 절실한 것이 되었다.
1945년 1월 독일군이 철수하고 소련의 붉은 군대가 바르샤바에 진입할 때까지 자빈스키 부부의 빌라와 동물원에 숨어든 유대인은 300여 명에 달했다. 이곳에 머물렀던 한 유대인은 전쟁이 끝난 뒤 이렇게 말했다. “자빈스키 부부의 집은 노아의 방주였습니다.”

지구상의 모든 유전자를 통제하려는 가장 엄청난 범죄

애커먼은 점령기간 동안 안토니나를 비롯해 빌라에 숨어 산 사람들의 일상과 얀이 가담한 레지스탕스 활동, 점점 더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가는 게토 유대인들의 상황을 생생하게 써내려간다. 또한 그 속에서 특유의 섬세한 통찰력으로 온정과 야만성이라는 인간의 상반된 속성이 자연을 매개로 표출되는 과정을 탐구하고, 나치즘의 근저에 자리 잡은 참으로 탐욕스러우면서도 위험하기 짝이 없는 집착을 파헤친다. 사람이 감히 지구 전체의 유전자를 통제하려고 할 때 나타나는, 자연을 한없이 숭배하면서 동시에 파괴하는 양극단의 모습을.
나치는 유전적 혼합은 본연의 강인함을 잃게 만들고 인간이라는 종족을 퇴화시킨다고 주장하며 인종적 순수성을 강조했으며, 아리아인을 초월적인 종족이라 찬미한 게르만 신비주의에 기초해 모든 열등한 종족을 시급히 없애야 한다고 믿었다. 그들에게 인종정책이란 ‘퇴화하는’ 인자들을 제거함으로써 몰락을 미연에 방지하는, “과학적인 원리에 따라 신중하게 수립된” 프로젝트를 의미했다.
나치의 혈통주의는 지구상에서 멸종된 동물의 혈통을 복원하려는 집착으로도 나타났으며, 아이러니하게도 희귀식물과 멸종위기동물을 보호하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점령국의 토종 동식물을 절멸시킴으로써 지구생태계마저 변경하려 한 시도나 한 민족의 유전자를 지구상에서 없애버리려 한 행위는 동일한 생물학적 목표 아래 자행된 일이며 그 결과는 역사상 유례없는 대량살상이었다.
이런 맥락에서 프랑스의 생물학자 르콩트 뒤 노위는 『인간의 존엄성』(1944)에서 “독일의 범죄는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엄청난 범죄다. 역사라는 범위를 넘어 진화라는 범위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라고 규정했다.

얀과 안토니나는 이토록 엄청난 범죄가 일어나던 시기 야만의 반대편에서 인간의 고결함을 증명했다. 얀은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누군가의 목숨이 위험하면 당연히 구해야지요. 사람이든 동물이든.” 자빈스키 부부뿐 아니라 홀로코스트 당시 유대인을 도운 사람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우리는 그것이 옳은 일이니까 했을 뿐입니다.”

● 추천사
애커먼의 이전 저술을 능가하는 재미있고 감동적이며 무섭도록 강렬한 책. 위대한 소설과도 같은 실제 이야기. _재레드 다이아몬드(『총, 균, 쇠』의 저자, 퓰리처상 수상자)

홀로코스트에 관한 매력적인 이야기란 그로테스크한 모순어법으로 들릴지 모른다. 그러나 애커먼은 그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 책은 인간적인 공감과 그 정반대의 감정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진짜 이야기다. _워싱턴포스트

날카로운 직관, 해박한 지식, 시적 열광으로 가득하다. 영역과 경계를 뛰어넘은 최고의 책.
_로스앤젤레스타임스

시인이자 박물학자인 애커먼은 자신의 명민한 재능을 전쟁과 연민에 관한 매혹적인 실화에 쏟아부었다. 그리하여 특별한 영웅의 놀랍고도 감동적인 삶의 초상을 탁월하게 그려냈다. _커커스 리뷰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드는 가슴 먹먹한 이야기. _뉴욕타임스

우리가 몰랐던 용기 있는 행동에 대한 이야기이며, 인간과 동물 모두에게 적용되는 고결함에 대한 기록이다. _USA 투데이

한마디로 경이롭다. 애커먼의 풍부한 학식과 장인적인 솜씨는 특히 수많은 동물들에 대해 쓸 때 최고의 진가를 발휘한다. _시애틀타임스

최고의 이야기와 최고의 작가가 만났다. 모든 감성과 신경을 자극한다.
_조너선 사프란 포어(『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의 저자)

홀로코스트 문학에 더해진 또 하나의 기념비. _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북 트레일러

작가정보

저자 다이앤 애커먼(Diane Ackerman)은 박물학자, 시인, 에세이스트. 1948년 미국 일리노이 주 위키건에서 태어나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한 뒤 코넬 대학에서 미술 석사학위와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코넬 대학, 컬럼비아대학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내셔널지오그래픽』 『뉴요커』 『뉴욕타임스』 『스미스소니언』 『퍼레이드』 등에 자연과 인간 본성에 관한 섬세하고 통찰력 높은 글을 기고해왔다. 『주키퍼스 와이프』로 매년 최고의 생태주의 작품에 주어지는 오리온 북 어워드를 수상했고, 그밖에도 미국시인협회에서 수여하는 라반 시문학상, 존 버로스 자연문학상, 헨리 데이비드 소로 상, 내셔널 아웃도어 도서상을 받았다. 2016년 미국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으로 선정되었다. 저서로 『감각의 박물학』 『새벽의 인문학』 『천 개의 사랑』 『뇌의 문화지도』 『나는 작은 우주를 가꾼다』 『내가 만난 희귀동물』 『사랑의 백 가지 이름』 등이 있다.

역자 강혜정은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1만 시간의 재발견』 『오로지 일본의 맛』 『반지성주의』 『폼페이, 사라진 로마 도시의 화려한 일상』 『원더박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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