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사춘기
2022년 09월 02일 출간
국내도서 : 2021년 02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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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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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시기는 다르지만, 어린이가 ‘문을 닫는’ 때가 찾아온다. 방문을 닫기도 하고, 말문을 닫는 행동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어른들은 으레 사춘기라 그렇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한다. 그 쉬운 단정은 자칫 어린이라는 존재, 어린이의 마음을 단순하고 납작하게 정의한다. 하지만 어린이에게 닫을 문이 생겼다는 것은 자기만의 세계가 생겼다는 의미다. 닫아건 문의 안쪽, 언뜻 고요해 보이는 그 마음속에는 수많은 말과 감정들이 가득하다. 『바람의 사춘기』는 한국아동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 수상 작가인 박혜선 시인이 오랜만에 내놓는 동시집이다. 박혜선 시인은 십여 년간 전국의 어린이들이 보내온 동시를 읽고, 함께 읽을 작품을 골라 어린이신문에 싣는 일을 해 왔다. 그런 그가 보여 주는 ‘사춘기’ 언저리의 시적 화자는 종일 마음에 바람이 부는 듯한 감정 변화를 고스란히 느끼면서도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스스로를 탓하기도 위로하기도 한다. 또한 어른들이 구획한 일상 속에서도 오롯이 세상을 바라보고 함께 사는 존재들을 생각한다.
『바람의 사춘기』에는 수년간 어린이들을 바라보고 이야기 나누며 체득한 이해와 존중의 태도, 가르치지 않으면서도 위로하고 싶은 마음으로 고르고 고른 시어가 담겨 있다. 이 책은 어린이 독자들에게 같은 경험을 가진 누군가의 마음이 담긴 시에 공감하고, 그 시를 통해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문학적 경험을 선사한다. 또한 ‘공감’이 얼마나 큰 위로와 동력이 될 수 있는지를 깨닫게 한다.
우리가 나누는 말과 말 사이에는 수많은 감정이 있다. 어린이들의 말에도 마찬가지다. 어린이들은 말과 말 사이에 수많은 생각과 마음을 넣어 본다. 기뻐하기도 하고, 실망하기도 하고, 슬퍼하기도 한다. 동화작가이자 동시인인 박혜선의 새 동시집은 행간을 짐작하고 예민해지는 사춘기 어린이를 시적 화자로 한 작품들이다. 온종일 바람을 맞는 듯한 시기인 ‘사춘기’ 독자들은 시에 담긴 심상에 공감하며 위로받고, 시의 행간을 음미하는 ‘시 읽는 맛’을 느끼게 될 것이다.
바람의 사춘기
습관|훔치고 싶다|언니에게 화를 내는 방법|전문가|야!|집에만 있으니|나에게 사과하기|관계자 외 출입금지|지구를 위해|저 자리|비밀 저금통|묻기 대장|바람의 사춘기|탈출구가 필요해|책상 서랍|나는 세탁소에 간다
2부 태양이 진다
신발장|첫눈 내린다|그림자|1교시 수업이 시작된다|첫 여행|창원 철물|완전 유명한 동네 되었다|함께|태양이 진다|자동문 약 올리기|땅속 지도|의자|꽃 피는 고물상|학원 광고|나쁜 버릇|아이들
3부 돼지의 궁금증
세상의 쓴맛|전깃줄|돼지의 궁금증|기쁘게 나아가시길|식물|쌀눈|이유|지지 않는 꽃|거위는 죽어서|진화|귀의 문|분천 분교|손님|표지판|햇빛 농사|어떤 무덤|집으로 돌아가는 길
작가의 말
옅낼沮?있지 않으며, 오히려 어린이의 시선이야말로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야 할 가치에 가까이 있다. 어린이는 커다란 마트에 밀려난 동네 철물점 간판이 내려지는 순간을 지켜보고(「창원 철물」), 자동문에 밀려 떠난 경비 아저씨의 부재를 실감하며(「자동문 약 올리기」), 옷 속 라벨의 거위털 함유 표시에서 살아 있는 거위를 떠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거위는 죽어서」). 또한 『바람의 사춘기』는 그러한 어린이의 시선을 뉴스에서 흘러나오는 핵실험장 폐쇄 뉴스에(「완전 유명한 동네 되었다」), 질곡한 역사에 의해 한국과 일본, 러시아 이름으로 불리고도 아직 고향에 돌아오지 못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어떤 무덤」), 동시대인으로서 마땅히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누나의 노란 리본에 가 닿게 한다.(「함께」) 시인은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하거나, 보고도 지나쳐 버리기 쉬운 존재들을 응시함으로써 어린이들에게 더 넓게, 더 깊이 바라보는 법을 알려 주고 있다. 또한 이 책은 동시대 어린이의 눈에 비친 세상을 담백하게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어른 독자들에게 우리가 무엇을 놓치며 살아가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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