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고백
2017년 06월 07일 출간
국내도서 : 2017년 01월 1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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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61308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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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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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1.
에필로그 2.
작가 후기
제일 존경하는 선배 연출자와 함께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무척이나 설레고 가슴 떨렸다. 비록 그전 PD가 있을 때보다 일은 두 배로 많아졌지만, 그래도 배울 게 많은 서후와 일을 할 수 있어서 그저 좋았다.
지금, 눈을 떠 그의 어깨에 기대 잠들어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기 전까진.
그렇게 존경해 마지않는 선배 앞에서 술에 취해 필름이 끊기다니. 접시 물이 눈앞에 있다면 딱 코 박고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
“제가 무슨 실수라도…….”
차라리 기억이라도 나면 좋을 텐데 아무 기억도 나지 않으니 더 미칠 지경이었다. 정신이 없는 그 상황 속에서도 뚜렷하게 기억나는 건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던 그의 검은 눈뿐이었다. 그때도 한심하단 눈으로 본 게 분명할 텐데 이런 추태까지 부리다니.
“실수? 특별히 실수한 일은 없었어.”
그의 덤덤한 대답에 재인은 그제야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 들었다.
“아주 잘한 일은 하나 있었지만.”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는데, 왜인지 모르지만 평상시보다 살짝 상기된 목소리로 그가 입을 열었다.
“남자친구와 헤어졌다면서?”
“네?”
좁은 계단, 뒷걸음질 장소가 턱없이 부족했지만, 재인은 너무 놀라 뒷걸음질 치려다 몸을 휘청이고 말았다.
“조심.”
그가 자연스럽게 팔을 뻗어 그녀의 허리를 휘어 감았다. 얼결에 그에게 안긴 재인은 화들짝 놀라며 자세를 바로 세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리에 놓인 그의 손은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저기 소, 손 좀.”
“아, 미안.”
미안하다고 말하고 있었지만, 그의 태연한 얼굴은 전혀 미안해하는 눈치가 아니었다. 하긴 뒤로 넘어져서 머리가 깨질 뻔한 그녀를 구해 준 게 그니까 미안해할 이유는 없었다. 예상하지 못한 스킨십에 재인은 상당히 당황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그나저나 현호와 헤어진 걸 어떻게 서후가 알고 있는 걸까? 분명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이별인……!
‘잘 가라, 이 나쁜 자식!’
‘죽자 사자 따라다닐 땐 언제고 양다리를 걸쳐?’
‘부숴 버릴 거야, 이현호!’
그 순간 포크로 테이블을 찍으며 울부짖던 자신의 모습이 그녀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이건 자신이 만들어 낸 환상? 그랬으면 참 좋았겠지만……. 아무래도 남자 친구와 헤어진 것을 서후가 아는 걸 보니 환상은 아닌 듯했다.
“죄송…….”
“잘한 일이라니까.”
무의식중에 입을 열어 사과를 건네는 말을 끊은 그가 나른한 한숨을 내쉬었다.
“딱 미치기 직전이었으니까.”
여전히 서후의 말은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가 외계어를 쓰는 것도, 미치도록 어려운 말을 쓰는 것도 아니었건만 왜 저런 말을 하는지 하나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차피 더 이상 참기 힘들어서 말하려고 한 김에 아주 잘됐어.”
그녀를 내려다보는 잘생긴 그의 얼굴에 아주 매력적인 미소가 번졌다.
“좋아해, 유재인.”
그리고 아주 믿기지 않는 말이 그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잔을 가득 채운 술을 들이켜자 쓴 술이 목구멍을 타고 내려간다.
탁!
“나쁜 자식! 만난 지 1년 되는 날에 준다는 선물이 이별이야?”
K방송국 라디오 조연출 유재인. 소주보다 쓴 실연의 아픔을 삼키다.
단숨에 비우고 내려놓은 술잔에 다시 술이 채워졌다.
저를 빤히 쳐다보며 잔에 술을 따르고 있는 사람은
재인과 같은 프로그램의 메인 PD이자 라디오국의 천재라 불리는 최서후.
흔들림 없는 그의 곧은 시선에 이상하게 긴장이 되었다.
“제가 무슨 실수라도…….”
맡는 프로그램마다 청취율 1위를 만들어 놓는 그는
“실수? 특별히 실수한 일은 없었어.”
재인에게 존경해 마지않는 선배님이었고,
“아주 잘한 일은 하나 있지만.”
최근엔 미모의 여배우에게까지 고백을 받은 대단한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입을 열었다.
“좋아해, 유재인.”
존경하는 선배님의 당황스러운 고백.
그런데 이 이상한 기분은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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