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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모자를 쓴 남자

알마 인코그니타
알마

2018년 12월 14일 출간

종이책 : 2018년 06월 20일 출간

(개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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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3.31MB)
ISBN 9791159922381
쪽수 1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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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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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된 화상을 둘러싼 하드보일드 추리물
일기도 아니고 에세이도 아니고 소설도 아닌 이야기
이 원고에서 가장 강렬하고 또렷해야 할 부분은 공백으로 남아 있다.
빨간 모자를 쓴 남자. 제목이 그 공백을 가리킨다.
공백을 응시하는 것은 남은 이들의 몫일 것이다. - 신해욱 시인
빨간 모자를 쓴 남자
해설: 빨간 모자에 담긴 것_신해욱

고통은 나에게 엄청난 힘을 주었다, 이 고통은 나를 거물로, 거인으로 만들어주었다, 고통을 참아내는 나의 참을성이 대단해서가 아니라 고통은 나의 생각 하나하나에서 나를 성장시키는, 나 자신을 알게 하는 도구가 되었다. (42쪽)

레나가 나에게 말했다, “하지만 세상이 이 노트, 이 길, 이 사무실 같이, 보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은 가당치 않은 일이에요, 그렇다면 지겨워 죽을 지경일 거예요, 분명히 다른 것이 있어요, 감춰진 규칙과 법들이, 지하의 시스템이나 천상의 시스템이 있는 거예요, 그렇지 않다면 이 삶은 전혀 흥미롭지 않을 거예요.” (68쪽)

나는 여행으로 몹시 지쳐 있었다, 그러나 야니가 파리에서 슬라이드로 보여준 새로운 시리즈의 그림들을 당장 보고 싶었던 나는 곧장 그곳으로 갔다. 비 때문에 자물쇠가 잘 열리지 않았다. 나는 이 세상에서 문을 여는 일에 가장 재주가 없는 사람이다. 그렇지만 아틀리에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 몹시 안달이 났기 때문에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물쇠를 여는 데 성공했다. 나는 새로운 그림들이 흉측하다고 생각했다, 야니가 나를 저버렸다고 생각했기 때문인가, 그래서 내가 그를 원망했기 때문인가? 나는 아틀리에 안을 이리저리 서성였다. 나는 야니를 사랑했다, 그것은 에로틱한 끌림이 아니었다, 나는 나의 작업 능력보다 훨씬 더 뛰어나 보이는 그의 작업 능력과도 연결된, 자신에 대한 그의 집착에 매료되었다. 그것은 극단적인 사례였다, 자기의 일을 해치우는 사람, 자기에게 미친 사람, 자기의 작업을 위해 자신을 괴롭히는 이 천재 같은 호인을 통해서, 나는 나 자신을 관찰했다. (75쪽)

야니는 인기 있는 ‘신진 화가’였다, - 이런 종류의 표현에는 많은 따옴표가 필요하다 - 내가 병들고 십중팔구는 불치 선고를 받은 것이라 해도 나 역시 유행하는 ‘신진 작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야니만큼 부자는 아니었다, 나는 센트럴파크에 아파트를 가지고 있지 않았고, 마레 지역에 800제곱미터 크기의 아틀리에와 사냥 쉼터도 소유하고 있지 않았다. 나에게는 비서 역할을 겸해주는 부인도 없었고, 내 사업을 담당하는 형도 없었으며, 나에게 속한 농노들도 없었고, 나를 도와 작품 구상이나 초안을 준비하고 나는 거기에 서술적인 몇몇 세부사항을 덧붙이기만 하면 되는, 그런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보조 작가도 없었으며, 관광으로 훼손된 이 섬에 다시 번식시키려고 애쓰는 희귀 동물들, 즉 야생 당나귀, 공작새, 흑돼지도 없었다. 몇 개의 가짜 그림들을 제외하면, 실제로, 나는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았다. (75~76쪽)

나는 네그라가 가장 좋아하는 동반자였다, 가족 중에서 가장 일찍 일어나 밤의 고독으로부터 네그라를 해방시켜주는 사람이 바로 나였다, 네그라는 집 안으로 들어올 수 없었다, 그 암캐는 빵 굽는 화덕에서 잠을 잤고 개집을 무시했다. 나는 네그라처럼 영지 안에서 나의 자리를 차지했고 나만의 습관을 가지게 되었다, 아침에는 집을 따라 길게 이어진 갈색의 젖은 돌난간 위에서, 폭풍우의 잿빛 구름과 바다를 바라보며 있었다. 햇빛이 빛나기 시작할 때면, 네그라는 나의 발치에 길게 누웠고 등을 땅에 대고 몸을 돌려 젖꼭지를 문지르게 했다. 오후의 끝자락이면 나는 주인이 없는 아틀리에 앞에 앉아 있었다, 침묵하는 높은 산들과 빛의 부재로 아무런 표시도 보이지 않는 해시계탑과 당나귀들이 꽃을 뜯어먹는 캐롭나무 숲 사이로 나는 이리저리 시선이 닿는 대로 몽상에 잠겼다. 나는 거기서, 무엇이든 불시에 나타나기를, 일어나지 않는 무엇인가를 몇 시간이고 기다렸다. 그것은 지루함이 아니었다. 마치 산의 정기를 지닌 무엇인가를 받아내듯이 나는 산들을 향해 심호흡을 했다. 나는 행복했다. (83~84쪽)

글쓰기를 통해 여러 일들을 복원하려는 시도는 때로 저항에 부딪히기 마련이다. 나는 야니 앞에서 포즈를 취했던 시간들에 대해 세 번이나 쓰려고 시도했고, 그 여러 달 동안에 세 번 다 종이를 즉시 찢어버리고 싶었다. 나의 시도는 그 순간의 성대함을 배반하고, 보편화했다. 나는 진정한 불가사의, 그러니까 파악할 수 없는 어떤 것, 즉 회화 속으로 도주하는 육신, 화폭 위로 점차 드러나는 영혼 같은 것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 있었다. (118쪽)

세자르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젊은 시나리오 작가,
당대 최고의 지성들을 찍은 사진가이자 [르몽드] 최초의 사진 칼럼니스트,
에이즈로 죽어가는 자신의 삶을 치밀한 언어로 담아낸 소설가,
에르베 기베르가 죽기 직전까지 기록한 마지막 소설

《유령 이미지》를 통해 충격과 해학, 발칙함과 더러움, 대상을 향한 집요함과 위태로움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에르베 기베르의 세계를 선보였던 알마 출판사가 36세로 타계한 그의 짧고 강렬했던 삶의 내밀한 표정들이 생생하게 담겨 있는 에르베 기베르의 자전적 소설 《빨간 모자를 쓴 남자》를 펴냈다. 세자르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젊은 시나리오 작가이자 7년간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에서 활약한 최초의 사진 칼럼니스트. 오드리 헵번과 이자벨 아자니 같은 배우부터 오손 웰스, 페터 한트케, 미셸 푸코에 이르기까지 그 시대 최고의 지성들을 찍은 사진가, 그리고 푸코의 연인. 《빨간 모자를 쓴 남자》는 쇠락하는 단 하나의 육신에 다채로운 영혼을 지니고 있던 에르베 기베르가 죽기 직전까지 집필한 그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연작 소설 중 마지막 이야기다.

에르베 기베르의 자전적 소설 3부작, 가장 마지막 이야기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프랑스와 코르푸, 스위스, 모스크바, 우아가두구를 오가며 독자들에게 특별한 모험을 선사하는 에르베 기베르의 《빨간 모자를 쓴 남자》는 ‘문학을 매개로, 미지의 세계를 향해 떠나는 특별한 모험’이라는 취지 아래 기획된 알마 인코그니타 시리즈의 여섯 번째 책으로, 그의 사후에야 출간된 《내 삶을 구하지 못한 친구에게》《연민의 기록》과 함께 3부작을 이루며 에이즈로 투병하던 에르베 기베르의 고통과 환희를 넘나드는 삶의 마지막 행적들을 낱낱이 펼쳐 보인다.

실재와 허구의 모호한 경계,
진실과 거짓이 뒤섞인 이야기에서 마침내 드러나는 삶의 진실

《빨간 모자를 쓴 남자》는 표면상으로는 에르베 기베르가 임박한 자신의 죽음을 위탁하기 위해 화가 야니를 찾아가는 이야기와 실종된 화상 비고를 추적하기 위해 그의 누이 레나 곁을 맴도는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사실상 그들을 둘러싼 위작과 진품의 문제에 깊이 천착한다. 오로지 그 문제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살고 있는 것처럼 에르베 기베르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비고를 추적하고 화가 야니를 위시한 작품들의 진위 여부를 파악하는 일에 매달리는데, 이는 곧 자신에게서 끝이 날 삶의 의미를 추적하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이 가짜이고 무엇이 진짜인지, 무엇이 거짓말이고 무엇이 사실인지, 무엇을 믿고 무엇을 가려야 하는지, 에르베 기베르는 《빨간 모자를 쓴 남자》를 통해 끊임없이 설명하고, 되도록 지나간 모든 것을 기억하려 하고, 그중에 아주 사소한 것도 빠뜨리지 않으려고 한다. 그가 쓴 하나의 문장은 우리가 찾아야 할 단서들을 수많은 단어들로 수렴하고, 마침표 대신 쉼표로 이어지는 독특한 구조의 문장들은 우리가 가까스로 모은 단서들을 제각기 다른 진실을 향해 던져버린다. 손에 잡히지 않는 단서들, 끊임없이 반복되는 시행착오들, 매순간 발목을 잡고 복잡하게 얽혀드는 사건들은 갑작스레 방향을 잃고 헤매는 우리 삶의 모습을 예민하게 포착한다. 그리하여 에르베 기베르는 안개 속에서 느닷없이 실체를 드러내는 괴물 같은 삶의 진실을 우리 앞에 던져놓고 또다시 앞서 나가길 멈추지 않는다.

“나는 거기서, 무엇이든 불시에 나타나기를,
일어나지 않는 무엇인가를 몇 시간이고 기다렸다.”

《빨간 모자를 쓴 남자》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 있는 에르베 기베르를 따라 진실을 추적하는 미지의 여행을 이어가다 보면 갑작스레 맞닥뜨리는 삶의 아름다운 광경들에 무너지듯 가슴이 내려앉는 순간이 온다. 쇠약한 것은 그의 육체일 뿐 그의 정신은 자기 앞에 펼쳐지는 세상에 깊이 조응한다.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 삶의 고통스러운 문제들은 한없이 빠져들었다가 한순간에 돌아서는 사랑의 찰나에, 우연히 마주친 길과 날씨와 자연이 선사하는 행복에 앞에서 잠자코 물러나 숨을 죽인다. 눈앞에 다가온 죽음을 가장 가까이서 본 사람, 에르베 기베르. 그의 병색으로 인해 지척에서 지켜본 모두가 그에게 죽음이 임박했음을 알았겠지만, 에르베 기베르 자신처럼 죽음을 마주보고 응시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에르베 기베르는 에이즈로 투병하며 죽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카메라로 촬영하고 그가 있는 어디서든 종이를 앞에 두고 글을 쓴다. 그가 마주하고 있었던 것은 뷰파인더처럼 투명하게 열려 있는 죽음이자 종이처럼 얇고 텅 빈 죽음의 맨얼굴이었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에르베 기베르는 누구보다도 드러내 보일 것이 많은 작가였다. 에르베 기베르의 소설은 불확실한 것들과 모호한 것들이 뒤섞여 언뜻 보면 도무지 형태를 가〈판수 없는 추상처럼 보인다. 에르베 기베르는 자신이 쓰는 문장으로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전부 움켜쥐려고 하면서 동시에 아무것도 붙잡지 않는다. 자신의 안과 밖을 낱낱이 기록한 뒤 정작 그 모든 이야기와 자신은 작별한다. 이는 자신의 삶이 곧 끝나리라는 단 하나의 진실과 마주한 사람이 지닐 수 있는 가장 결연한 태도일 것이다.
사진가 에르베 기베르가 아닌 소설가 에르베 기베르는 바로 그 결연한 태도로 빼곡한 문장들을 종이에 영사한다. 또한 에르베 기베르의 문장은 자신의 초상을 그리는 붓이자 자신을 둘러싼 세상을 모조리 담으려는 무한대의 화폭이다. 한평생 예술가로 살았던 그의 일생에 걸쳐 연마된 예민하고 자유롭고 고통스러운 삶의 감각들은 욕망의 가장 어두운 곳을 비추고, 거짓을 드러내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숨겨진 진실을 찾아 극적으로 밀고 나가는 일에 주저함이 없다. 실존하는 인물과 허구의 인물이 뒤섞이고, 가짜와 진짜가 혼재하며, 진실 앞에서 탐구하는 정신과 비겁한 도주가 공존하는 이 복잡하고 기이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어느새 곁에 다가와 밑도 끝도 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내는 에르베 기베르의 솔직한 얼굴을 눈앞에 마주하게 될 것이다.

일기도 아니고 에세이도 아니고 소설도 아닌 이야기

시인 신해욱은 《빨간 모자를 쓴 남자》에 대해 “일기도 아니고 에세이도 아니고 소설도 아닌 이야기”라 말한다. 그리하여 ‘1990년 가을과 겨울을 기록한 일기’이자 ‘실종된 화상을 둘러싼 하드보일드 추리물’이며 ‘한 젊은 화가의 얄궂은 운명에 대한 블랙코미디’로 세분하면서 면밀한 언어로 해석해낸 그의 해설은 자신의 행색을 감추고자 오히려 선연한 빨간 모자를 쓴 에르베 기베르의 기묘한 행적을 침착하게 뒤따르며 현명한 안내자가 되어준다. 에르베 기베르가 들려주는 이야기에서 거짓을 말하는 사람은 누구인지, 진실을 감추는 사람은 누구인지, 그리하여 다다르게 될 그 모든 사건의 전말은 무엇인지, 그것을 알아차리는 것은 이제 고스란히 우리의 몫으로 남겨졌다.

이 원고는 일기도 아니고 에세이도 아니며 소설도 아니다. 부분적으로 일기를 닮았지만 일기의 형식으로 수렴되려 하지 않는다. 경험과 사유가 단단히 깍지를 끼고 있지만 성찰적 에세이의 자리에 머물지 않는다. 이야기의 싹이 여기저기 돋아 있지만 그 싹은 서사의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데에는 관심이 없다. 특기할 만한 사건이 나오지만 그 사건은 튼튼한 뼈대가 되려 하지 않으며, 흥미로운 인물이 나오지만 그 인물은 전면에 나서 입체성을 과시하지 않는다. 장르가 애매모호함을 넘어 이 원고는 어떤 종류의 균질성으로부터도 멀어지려는 것처럼 보인다.
에르베 기베르는 다만 삶과 그림의 접경에서 비틀거리며 불규칙 바운드의 글을 이어간다. 이미지에서 이미지로, 이미지의 맥락으로, 맥락의 맥락으로, 맥락 속의 욕망으로, 욕망에 닿은 이미지로, 그의 삶에 접속된, 그림에 관한 모든 것이 호출된다. 에르베 기베르 자신을 포함하여 현실을 살아가는 인물이 실명으로 혹은 이니셜로 나오고 허구화된 인물이 이들과 나란히 선다. 이 모든 것들의 뒤섞임과 엉킴으로 인해 이 원고에는 윤곽이 없다. 윤곽이 없는 형상. 윤곽이 없는 움직임. 윤곽이 없는 이야기. 에르베 기베르는 “회화 속으로 도주하는 육신, 화폭 위로 점차 드러나는 영혼 같은 것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 있었다”고 쓴다.
- ‘해설’에서

‘알마 인코그니타(Alma Incognita)’ 시리즈
문학을 매개로 미지의 세계를 향해 특별한 모험을 떠납니다.

오카다 도시키, 《우리에게 허락된 특별한 시간의 끝》
에르베 기베르, 《유령 이미지》
오카다 도시키, 《비교적 낙관적인 케이스》
우밍이, 《햇빛 어른거리는 길 위의 코끼리》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사탄탱고》
에르베 기베르, 《빨간 모자를 쓴 남자》
* 계속 출간됩니다.

[책속으로 추가]

그는 말한다, “나는 네 영혼을 가졌어.” 이 순간은 두 시선 사이에서, 즉 그림을 그리면서 응시한 시선과 그려지면서 응시한 시선 사이에 일어난 경이로운 집중력에서 비롯된 사랑이었다. 그것은 에로틱한 활동을 가소롭게 만들 수 있는 육체적 활동이었으며, 말할 필요도 없이, 에로틱한 활동을 표현하지 않고도 에로틱한 것을 포함하는 육체적 활동이었다. 그렇지만 그 모든 일들이 완전히 다르게 이야기되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야기는 열 페이지에 달할 수도, 또한 이제껏 내가 해내지 못한 것이지만, 명석한 몇 줄에 그 모든 이야기를 다 담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 일화를 이처럼 고착시키는 것이 바로 글쓰기의 우연이고 절망이다, 내가 그것을 찢어버리고 다시 시작할 때까지, 언제까지나, 항상 똑같이, 미칠 지경까지, 침묵까지. (119~120쪽)

나는 그 청년을 아주

작가정보

저자 에르베 기베르 Herv? Guibert (1955~1991)
작가이자 사진가와 기자로 활동한 에르베 기베르는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유년기는 파리에서 보내고 라로셸에서 청소년기를 보내며 극단 활동을 했다. 1973년에 다시 파리로 돌아온 그는 영화 학교에 지원해 탈락하지만 여러 잡지에 영화 칼럼을 발표한다. 이후 그는 사진과 언론 분야로 관심 영역을 넓히고 1978년부터 약 7년간 일간지 [르몽드]에서 사진 및 영화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기도 한다. 파트리스 셰로와 함께 공동 집필한 영화 시나리오 [상처받은 남자L’homme bless?]로 1984년 세자르 영화제에서 최우수 각본상을 수상한다. 1987년에 에르베 기베르는 젊은 예술가 지원 협회의 후원으로 로마에 있는 프랑스 아카데미 메디치 빌라에 2년간 체류한다. 1989년에 발표한 소설 《익명L’incognito》은 메디치 빌라에서의 체류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동성애자였던 에르베 기베르는 1990년에 발표한 소설 《내 삶을 구하지 못한 친구에게A l’ami qui ne m’a pas sauv? la vie》를 통해서 자신이 에이즈 환자임을 밝힌다. 이 소설은 《연민의 기록Le protocole compassionnel》 《빨간 모자를 쓴 남자》와 함께 3부작을 이루며, 에이즈의 진행 과정에 따른 그의 일상과 신체 변화를 묘사하면서 자신의 투병 생활을 보여준다. 에이즈에 걸려 변화하는 자신의 신체를 촬영한 [수치 또는 파렴치La pudeur ou l’impudeur]는 그의 사망 몇 주 전에 완성되었고, 그가 사망한 후, 1992년 1월 30일에 TV에 방영되었다. 그의 친구 티에리 주노, 미셸 푸코, 뱅상은 그의 삶과 작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소설, 사진에 관한 시론, 사진집 등 다양한 형태를 띠는 그의 작품에서 자전적 요소들은 핵심적이라 할 수 있다.
에르베 기베르는 장 주네, 롤랑 바르트, 베르나르 마리 콜테스, 토마스 베른하르트 등에게 영향을 받았으며 그의 작품으로는 《내 삶을 구하지 못한 친구에게》 《선전용 죽음La Mort propagande》 《쉬잔과 루이즈Suzanne et Louise》 《개들Les Chiens》 《나의 부모님Mes parents》 《두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Voyage avec deux enfants》 《뱅상에게 미쳐서Fou de Vincent》 《익명》 《연민의 기록》 《빨간 모자를 쓴 남자》 《천국Le Paradis》 등이 있다.

저자 신해욱(해설)
시인. 시집 《간결한 배치》 《생물성》 《syzygy》, 산문집 《비성년열전》 《일인용 책》 등을 썼다.

역자 안보옥
가톨릭대학교와 프랑스 파리 제3대학에서 프랑스 문학을 전공했다. 현재 가톨릭대학교 프랑스어문화학과에 재직하고 있다. 가스통 바슐라르의 《불의 시학의 단편들》, 장 아누이의 《안티고네》, 안 에베르의 《카무라스카》, 장 지로두의 《옹딘》, 에르베 기베르의 《유령 이미지》 등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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