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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어른거리는 길 위의 코끼리

알마 인코그니타
우밍이 지음 | 허유영 옮김
알마

2018년 06월 14일 출간

종이책 : 2018년 04월 03일 출간

(개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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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3.42MB)
ISBN 9791159921575
쪽수 2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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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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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최초로 2018 맨부커상 후보에 오른 작가 우밍이
그의 첫 한국어판 소설집
《햇빛 어른거리는 길 위의 코끼리》는 대만을 대표하는 작가 우밍이의 첫 한국어판 소설집으로 상가를 삶의 터전으로 하는 인간 군상들을 통해 생명력 가득한 80년대 타이베이의 모습을 재조명하는 작품이다. 책에는 타이베이의 랜드마크로 불리다 1992년 사라진 상가 건물 ‘중화상창’을 배경으로 한 열 편의 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저자 우밍이는 2018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에 후보로 선정되었는데 후보 13명 중 아시아 작가는 한강과 우밍이 단 둘뿐이다. 우밍이는 대만 작가 최초로 맨부커상 후보에 올랐으며 이를 계기로 자신이 세계적인 작가임을 입증했다. 그의 책은 이미 9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어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한국에서 우밍이의 작품은 에세이 한 권이 번역되어 나왔을 뿐, 소설은 정식 출간된 바 없었다. 《햇빛 어른거리는 길 위의 코끼리》를 통해 그의 소설이 처음 한국어로 번역돼 독자들과 만난다. 잔잔하고 따뜻한 필치와 몽환적 상상력으로 탄생시킨 열 편의 이야기는 청춘 시절의 빛과 어둠을 담담히 그려내고 있다. 중화상창에 살았던 아이들은 과거를 회상하며 자신의 상처와 아픔을 비밀스럽게 털어놓고 그 성장통을 돌아보며 새로운 삶의 희망을 발견한다.

한마디로 마법 같은 책이다. 우리는 그의 선량하고 너그러운 눈을 통해 그 시대와 그 시절의 생활상을 회고하고 타인과 우리 자신을 너그럽게 용서하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_커위펀(작가, 대만국립정치대학 신문학과 부교수)
육교 위의 마술사
99층
돌사자는 그 일들을 기억할까?
햇빛 어른거리는 길 위의 코끼리
조니 리버스
금붕어

탕씨 아저씨의 양복점
물처럼 흐르는 빛
자귀나무 아래의 마술사
추천의 글

중화상창中華商場은 총 여덟 동이었고 각각의 동은 충忠, 효孝, 인仁, 애愛, 신信, 의義, 화和, 평平이라고 이름 붙여졌다. 우리 집은 애동과 신동 사이에 있었다. 애동과 신동 사이에도 육교가 있었고, 애동과 인동 사이에도 육교가 있었다. 나는 애동과 신동 사이에 있는 육교를 좋아했다. 그 육교가 더 길었기 때문이다. 육교의 다른 쪽 끝이 번화가인 시먼딩西門町과 연결되어 있어 육교 위에 온갖 물건을 파는 노점상들이 모여 있었다. 아이스크림, 아동복, 샤오빙燒?, 와코루 속옷, 금붕어, 거북이, 자라, 심지어 ‘바다스님’이라는 이름의 파란 게를 파는 노점상도 있었다. _10쪽, <육교 위의 마술사>

맞은편 남자는 분필로 바닥에 둥근 반원을 그려놓고는 그 안에 검은 깔개를 펼치고 물건들을 하나씩 늘어놓았다. 처음에는 그가 무얼 팔러 왔는지 알 수가 없었다. 포커, 쇠고리, 이상하게 생긴 공책 등등…. 누나에게 들으니 그 남자가 파는 것이 마술 도구라고 했다. 맙소사, 마술 도구를 판다고? 내 좌판의 맞은편에 마술 도구를 파는 사람이 있다니! “아냐. 난 마술사야.” 남자는 이렇게 자신을 소개했다. 그 물건들을 어디서 떼어 오느냐고 묻자 그는 “내 마술은 전부 진짜야”라고 말했다. 그가 제 짝이 아닌 듯 각기 다른 곳을 향하고 있는, 도마뱀을 닮은 눈으로 나를 힐긋 쳐다보자 저절로 뒷덜미가 선득해졌다. _12쪽, <육교 위의 마술사>

“그 전날 밤에는 옥상에 숨어 있었는데 내가 혼자 있는 걸 보고 마술사가 다가와서 말을 걸었어. 왜 그랬는
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집 얘기를 그 사람한테 다 털어놨어. 그랬더니 그 사람이 그러더라. 정말로 아무도 찾지 못하게 숨어버리고 싶으면 그 변소 칸에 가서 99층 버튼을 누르라고.” _51~52쪽, <99층>

나는 그녀의 눈, 옆모습은 물론 그녀 몸의 다른 곳에도 매료되었다.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야 그것이 나의 첫사랑이었음을 깨달았다. 나는 페이페이 방의 열쇠는 복제하지 않았다. 설령 열쇠를 복제하기만 하고 그 열쇠로 몰래 문을 열고 들어가는 짓은 절대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건 나쁜 짓이었다. 페이페이 방의 열쇠는 오직 그녀만이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_79~80쪽, <돌사자는 그 일들을 기억할까?>

내 눈에 띄었다는 걸 알고 급하게 떠나버린 남자의 뒷모습이 우리 아빠를 무척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어. 아니, 그때 나는 그가 아빠라는 걸 확신했어. 어릴 적 아빠는 엄마와 싸울 때마다 한마디도 하지 않고 매몰차게 몸을 돌려 나가버렸지. 그러다가 우리 둘만 남아 서로 대화를 하지 않게 된 후로 아빠는 나만 보면 불가사의할 만큼 단호하게 몸을 돌려 자리를 피했어. 그래서 얼굴을 보지 않고 뒷모습만으로도 아빠를 알아볼 수 있었지. 가끔은 얼굴을 보지 않을 때 상대의 슬픔을 더 분명하게 느낄 수가 있어. 사람의 뒷모습은 앞모습보다 더 슬프고, 사람의 걸음은 눈빛보다 더 슬픈 법이지. 적어도 나는 그렇게 믿고 있어. _100쪽. <햇빛 어른거리는 길 위의 코끼리>

이상하게도 그 후 얼마 동안 코끼리 분장을 할 때마다 만약 내 생활에 다시 개입한다면 거부하고 싶은 먼 기억
속 사람들이 자꾸만 내 앞에 나타났어. 초등학교에 다닐 때 주산 대회에서 내게 큰 상처를 주었던 수학 선생님, 고등학교 때 몰래 짝사랑했던 여대생, 초등학교 때 육교에 있던 그 추레한 행색의 마술사…. 내가 그렇게 많은 일들을 기억하고 있는줄은 나도 몰랐어. 잘라도 계속 또 자라는 머리카락처럼 자질구레한 일들을 말이야. 넌 그게 다 어디에 숨겨져 있었는지 생각도 못할 거야. _100~101쪽, <햇빛 어른거리는 길 위의 코끼리>

한번은 아허우가 양복점 앞에서 기타를 치고 있는데 안경점 안에 있던 샤오란 누나가 밖으로 나와 치러우에 앉았다. 그녀의 시선은 안경점 안쪽을 향하고 있었지만 몇 초마다 한 번씩 아허우가 있는 쪽을 흘끔거렸다. 나는 별안간 밀려난 기분이 들었다. 열한 살짜리 소년은 열아홉 살 남자와 경쟁할 수 없었다. 굴욕감이 나를 덮쳤다. 결코 해결될 수 없는 굴욕감이었다. 적어도 그 나이의 나는 그걸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 _117쪽, <조니 리버스>

탕씨 아저씨의 양복점에는 다양한 색깔의 양복천이 있었지. 옷감 두루마리를 줄지어 세워놓았는데 각 옷감마다 작은 비닐 상표가 붙어 있었어. 제조사에 따라 디자인과 영어 글씨가 모두 달랐는데 우리 동 애들은 누가 더 희귀하고 근사한 상표를 모으는지 경쟁을 했어. 학교에 다녀오다가 탕씨 아저씨의 양복점 안을 휘 한 바퀴 돌며 아저씨에게 새 상표가 있느냐고 물었지. 하지만 새로 풀린 옷감이 없는 날에는 새로운 상표도 없었어. 흔치 않은 상표일수록 점수가 높았어. _190쪽, <탕씨 아저씨의 양복점>

아카가 귀국했을 때 중화상창은 이미 철거되고 없었어요. 중화상창의 마지막을 사진으로 남기지 못한 걸 아쉬워했죠. 시간이 흐르면서 많은 기억들이 재가 되어 연기처럼 날아가버렸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몇 년 동안 자료를 수집하더니 10년 전부터 중화상창의 미니어처를 제작하기 시작했어요. 그때 이미 아카의 폐는 화학 페인트를 너무 많이 흡입한탓에 병변이 시작되고 있었어요. 얼마 후 그의 아버지가 돌아가셨죠.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부담이 사라지자 아카는 모든 수입을 자신에게 쓸 수 있게 됐고 그때부터 벽돌, 기와, 점포 하나하나까지 직접 손으로 만들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총 여덟 동 중 네 동 반밖에 만들지 못하고 작년에 세상을 떠났어요. _210~211쪽, <물처럼 흐르는 빛>

마술사가 옥상을 떠나던 날, 이른 새벽에 배가 아파서 일어나 변소에 똥을 누러 갔다. 변소 앞에 거의 다 왔을 때 갑자기 이상한 냄새가 코를 훅 덮쳤다. 그게 어떤 냄새였는지 지금도 정확하게 표현할 수가 없다. 단, 그때까지 한 번도 맡아보지 못한 냄새인 건 분명했다. (...)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마술사가 변소에서 걸어 나왔다. 그는 동시에 서로 다른 방향을 볼 수 있는 두 눈으로 나를 응시했다. 웃고 있는 듯 무표정한 듯 알 수 없는 표정이었다. _238~239쪽, <자귀나무 아래의 마술사>

대만 작가 최초로 2018 맨부커상 후보에 오른 우밍이. 그의 작품 세계를 대표하는 소설집

대만을 대표하는 작가 우밍이의 대표작 《햇빛 어른거리는 길 위의 코끼리》가 알마에서 출간됐다. 우밍이는 2018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후보에 오른 작가로, 함께 선정된 13명의 소설가 가운데 아시아 작가는 우밍이와 한강 단둘뿐이다. 우밍이는 대만 작가 최초로 맨부커상 수상 후보에 오름으로써 대만을 넘어 세계적인 작가임을 입증했다.
《햇빛 어른거리는 길 위의 코끼리》는 상가를 삶의 터전으로 하는 인간 군상들을 통해 생명력 가득한 80년대 타이베이의 모습을 재조명하는 작품이다. 책에는 타이베이의 랜드마크로 불리다 1992년에 철거된 상가 건물 ‘중화상창’을 배경으로 잔잔하고 따뜻한 필치와 몽환적 상상력으로 탄생시킨 열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몇 세대가 공유하고 있는 중화상창에 대한 기억을 작가가 섬세한 필치로 소환한 각 이야기는 소시민이 겪었던 시대와 당시의 사회상을 회상하고 그들의 애환을 들려준다.
독자들은 《햇빛 어른거리는 길 위의 코끼리》를 읽으며 과거의 아픔과 상처를 비밀스럽게 털어놓고 그 성장통을 돌아보는 각 이야기의 화자들을 통해 새로운 삶의 희망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삶의 터전에서 전해지는 진한 생명력

《햇빛 어른거리는 길 위의 코끼리》 속 인물들의 삶의 터전인 상가 건물 중화상창은 타이베이의 랜드마크였으며 당시 그 주변은 타이베이 최대의 번화가였다. 그러나 책에서 번화가의 화려함이나 어두운 이면은 찾아볼 수 없다.
저자는 중화상창을 삶의 터전으로 해석한다. 《햇빛 어른거리는 길 위의 코끼리》 속 중화상창에는 온갖 물건을 파는 노점상들이 모여 있을 만큼 경제 활동이 활발하다. 그곳에서는 이웃 간의 정도 느낄 수 있다. 상가 사람들은 가출한 아들을 찾아다니는 부모를 대신해 가게를 봐주기도 하고, 딸의 죽음으로 절망감에 빠져 있는 아버지를 집 밖으로 불러내려 애쓰기도 한다. 상가에서는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화재로 가족을 잃은 아이가 이모네 집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새와 고양이의 생명을 내 목숨처럼 생각하기도 한다. 이렇듯 충실하게 묘사된 다양한 삶의 모습을 따라가다 보면 80년대 타이베이 번화가의 생활상이 눈 앞에 펼쳐지고, 중화상창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추억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경험을 하게 된다. 또한 소설 속 인물들의 생활반경은 철저히 상가 안에 한정되어 있는데 이러한 장치를 통해 저자는 더욱 밀도 있게 상가 사람들의 모습을 포착해내고 독자들은 충실하게 복원된 생활상을 보며 진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작가 커위펀은 “우밍이는 시간을 소환하고 물건에 생명을 부여해 감정의 조각들을 이어 붙임으로써 생명력이 넘치는 인물들을 탄생시켰다. 또한 그들에게 미묘한 기복과 농밀한 감정을 부여했다”고 평가했다.

사라진 타이베이의 랜드마크 ‘중화상창(中華商場)’

소설의 배경인 중화상창은 1961년에 지어진 대만 타이베이의 상가 건물로, 우리나라의 세운상가를 연상시키는 장소다. 각 동은 충忠, 효孝, 인仁, 애愛, 신信, 의義, 화和, 평平으로 이름 붙여졌다. 3층짜리 상가 여덟 동 사이를 다리로 연결해 차도를 건너지 않아도 각 동을 오갈 수가 있었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던 중화상창을 중심으로 타이베이 최대의 번화가가 형성되었다. 그러나 도시 재개발, 지하철 건설 등으로 인해 1992년에 철거되었다.
중화상창은 30년 동안 타이베이를 지키며 사람들과 한 세대를 함께했다. 최신 유행 음악과 전자제품이 곰팡내 나는 헌책방, 구둣방과 공존했던 이 공간은 이름만으로 타이베이에 대한 진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옛 열차들은 타이베이에 진입하기 전, 구도심을 지나 중화상창 뒤편으로 달렸다. 중화상창은 타지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이 제일 먼저 접하는 타이베이의 일상이기도 했다.
소설 내에서 중화상창에 대한 회상은 사라진 공간에 대한 그리움이나 과거에 대한 아련함에 그치지 않는다. 중화상창은 오히려 유년 시절의 가난한 삶과 사랑의 실패, 죽음으로 인한 상실감이 아로새겨진 공간이다. 그러나 작품 속 인물들은 현재를 살아가기 위해 끊임없이 과거를 돌아보며 상처와 상실이라는 흉터를 어루만진다.
수많은 추억을 간직한 채 사라져 네 글자로만 남은 중화상창은 이제 그 속에 담긴 희로애락을 하나하나 들려준다. 독자들은 이 아홉 편의 성장 스토리 속 주인공과 함께 마치 햇빛이 어른거리는 길을 걷는 듯한 따스한 여정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코끼리 옷 속에서 마주하는 과거의 나

표제작이기도 한 단편 《햇빛 어른거리는 길 위의 코끼리》는 코끼리 인형을 입고 아동복 매장 앞에서 아이들에게 풍선을 나눠주는 일을 하는 ‘나’의 이야기다. 코끼리 옷을 입은 나는 흡사 술래잡기를 하며 숨어서 술래를 기다릴 때 아래쪽 틈새로 조금 보이는 세상을 보는 것과 같은 시야를 갖게 된다. 아이들은 보이지만 어른은 하반신밖에 보이지 않게 된 것이다. 나는 코끼리 옷 때문에 사람의 모습을 잃은 자신의 모습이 꼭 투명 인간 같다는 생각을 하고, 투명 인간이 되는 주문을 함께 외우던 형과의 추억을 떠올린다. 그러던 어느 날 길 건너편에서 코끼리 옷을 입은 나를 지켜보다 황급히 떠난 남자가 아버지임을 확신한 뒤로는 코끼리 분장을 할 때마다, 거부하고 싶었던 먼 기억 속 사람들과 마주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육교에서 마술 도구를 팔던 마술사가 그중 한 명이다. 마술사는 내게서 풍선을 받아 들고는 곧 하늘로 날려버린다. 나는 마술사의 행동을 보고 마술사가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나는 곧, 죽은 형과의 마지막 추억을 떠올린다. 마술사의 마술 공연에 형과 함께 참여했던 일을.
《햇빛 어른거리는 길 위의 코끼리》에서 마술사는, 각 단편에서 인물들의 삶의 변곡점에 자리한다. 어릴 적 가출한 내게 오래도록 숨을 곳을 알려주기도 하고(〈99층〉), 손님들의 열쇠를 몰래 복제해놓고 있던 내 앞에서 열쇠를 복제하는 마술을 선보이기도 하며(〈돌사자는 그 일들을 기억할까?〉), 죽음으로 막을 내리는 연애의 큐피드 역할을 하던 내 편지를 이유 없이 빼앗았다가 바로 돌려주기도 한다(〈조니 리버스〉). 그러나 마술사는 인물들의 삶에 적극적으로 끼어들지는 않는다. 단지 작품 속 화자인 아이들을 지켜보거나 의미심장한 말을 던질 뿐이다. 그런데 명확한 의미를 알 수 없었던 마술사의 행동들은 유년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강력한 매개가 되고, 이를 통해 인물들은 유년의 상처, 상실의 아픔, 숨겨왔던 비밀을 담담히 털어놓는다. 인물들은 독백과도 같은 고백을 통해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삶의 전기를 맞게 된다. 이렇듯 《햇빛 어른거리는 길 위의 코끼리》에서 마술사는 단순한 과거 회상을 현재의 삶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미래지향적 작업으로 이끄는 존재다.

작가정보

저자(글) 우밍이

1971년 대만 타오위안桃園에서 태어났다. 지은 책으로 소설집 《오늘은 휴일》 《호랑이 할아버지》, 장편소설 《잠의 항해》 《복안인》 《자전거도둑》, 에세이집 《나비탐미기》 《집이 물가에서 그렇게 가깝다》 등이 있다. 그의 작품은 9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어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현재 대만 국립 둥화東華 대학 중국문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만 4대 일간지인 <차이나타임스>가 개최하는 북어워즈를 여섯 번 수상했고, 타이베이문학상 최우수산문상, 프랑스 문학상인 ‘Prix du livre insulaire’ 소설 부문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자전거도둑》으로 2018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후보에 올랐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과와 동 대학 통번역대학원 한중과를 졸업하고,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쉽게 쓰는 나의 중국어 일기장》이 있고, 옮긴 책으로 《나비탐미기》 《검은 강》 《삼체: 2부 암흑의 숲》 《가오자린의 인생은 끝나지 않았다》 《안녕하세요. 저는 소설가의 개이고 여기까지 타이핑하는 데 세 시간 걸렸습니다》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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