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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섬니악 시티

뉴욕, 올리버 색스 그리고 나
빌 헤이스 지음 | 이민아 옮김
알마

2022년 12월 29일 출간

국내도서 : 2017년 09월 06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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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15.80MB)
ISBN 979115992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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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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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섬니악 시티』는 올리버 색스의 연인 빌 헤이스가 올리버 색스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사랑을 가꿔나가던 시기, 암 선고와 마지막 며칠까지의 과정을 솔직하면서 생동감 있게 그려낸 책이다. 총명하고 다정하고 겸손하고 잘생겼고 느닷없이 소년 같은 뜨거운 열정을 폭발하는 올리버 색스에게 끌린 빌 헤이스의 이야기를 통해 따뜻하고 사랑스러우며 손 뻗으면 닿을 것 같은 올리버 색스를 만날 수 있다.
한국어판 서문
헌시 / 김현

PART Ⅰ 불면의 도시
불면의 도시
잠 : 상실
까마귀
O와 나
뉴요커 되기
지하철에서 만난 사람들
마이클 잭슨이 죽은 여름
지하철의 낚시꾼
별 위에 쓴 시
이사 가는 남자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사람들

PART Ⅱ 죽지 않는 삶에 대하여
땡큐맨
두 번 만난 택시
우는 남자
죽지 않는 삶에 대하여
타자기에 대하여
스케이트보드 공원에서
길을 알았던 여자
슈퍼모델 태우기
담뱃가게에서 배운 것
나무의 한 해
아버지날

PART Ⅲ 뉴욕이 우리 마음을 아프게 할 때
일로나와 함께한 오후
그의 이름은 라힘
자기만의 모네
하지만…
내게 없는 모든 것
연필깎이


후기
감사의 말

올리버가 세상을 떠난 2015년 8월로부터 두 해가 지난 지금, 그가 했던 많은 말, 그가 사용했던 많은 낱말에 나는 여전히 웃고 여전히 감동받는다. 가령 말기암 진단을 받고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날 밤, 그가 책상에서 고개를 들고 했던 말, 그때는 밑도 끝도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 말을 나는 영원히 잊지 못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지적으로, 창조적으로, 비판적으로, 생각할 거리를 담아 지금 이 시기 이 세계를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글로 쓰는 것이지.”
이 말을 들으면서 나는 전율했고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였다. 하지만 어쩌다가 내가 그 자리에 있었을 뿐, 나 한 사람만을 위한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어디에 사는 누구에게든지 들려주고픈 말이었으리라. 낱말과 글을, 글쓰기와 읽기를 그리고 책을, 올리버 색스가 사랑했던 만큼 사랑하는 모든 이에게.
(한국어판 서문)

그가 내게 편지를 한 통 보내왔다. 우리는 그렇게 만났다. 그는 《해부학자》의 교정본을 읽고 마음에 들어 했다. (“원래는 추천사를 쓸 생각”이었지만 “몰입하는 바람에 잊고 말았죠”?재치 있는 인정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아직 샌프란시스코에 살 때였다?2008년 초였다. 아직까지는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편지를 쓰던 시절(그렇게 오래전은 아니지만), 편지를 받으면 차분히 자리 잡고 앉아 답장을 쓰던 시절이었다.
“친애하는 헤이스 씨….”
“친애하는 색스 박사님….”
이렇게 O와 나의 서신 교환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한 달 뒤 뉴욕에 가게 되었는데, 올리버의 초대를 받아 방문했다. 우리는 그의 진료실 건너편 카페에서 점심을 먹었다. 홍합과 감자튀김, 벨기에산 흑맥주 예닐곱 순배. 우리는 자리를 떠날 줄 모르고 오후가 지나도록 이야기를 이어갔다. 우리에게는 글쓰기 이외에도 다른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에게도 평생 따라다닌 불면증이 있었다. (45~46쪽)

내가 포도주를 한 병 가져가서 O의 옥상으로 올라갔다.
내가 뉴욕에 온 지 한 달 기념일.
“잔을 가져올까요?” O가 허둥대며 물었다.
“아뇨, 그러실 필요 없어요.”
우리는 돌아가며 병나발을 불었다. (59쪽)

O가 마이클 잭슨이 누군지 전혀 알지 못했던 일이 기억난다. “마이클 잭슨이 뭐죠?” 뉴스가 뜬 다음 날 O가 묻는데 ‘누구’가 아니라 ‘무엇’이었다. 어떻게 그 뛰어난 가수가 한 사람의 인간에서 외계생물체 같은 존재로 변질되어갔던가를 생각해보면, 아주 이상한 동시에 그 이상 적절한 표현도 없을 듯했다. (63쪽)
나는 O가 누군가와 사귀어본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게이라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힌 적도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그럴 이유가 없었다. 그의 말로는, 삼십오 년 동안 섹스를 하지 않았다나. 처음에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다. 사람이 오로지 일밖에 모르고, 읽고 쓰고 사고하는, 그렇게 수도승처럼 산다는 것은 경탄이 나오는 동시에 상상이 되지 않는 얘기였다. 두말할 여지없이, 그는 내가 아는 가장 특이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깨달았다. 내가 그냥 O와 사랑에 빠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 이상의 무언가, 이제껏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무언가였다. 나는 그를 온마음으로 사모했다. (64쪽)

O의 일흔여섯 살 생일.
아주 긴 키스가 끝났다. 나는 혀로 그의 입과 입술을 샅샅이 탐색했다. 그의 두 눈은 여전히 감겨 있었지만 어쩔 줄 모르는 놀라움이 얼굴 가득했다. “이런 게 키스인가요? 아니면 당신이 발명한 건가요?”
나는 웃음을 터뜨렸고, 무장해제되었다. 내가 특허 낸 거라고 하니, 비밀을 지키겠다고 맹세했다.
O가 살며시 웃는다.
“내가 여기서 더 꼭 안으면 당신 뇌에서 일어나는 일을 들을 수 있어요.” 내가 그에게 말했다. (66쪽)

내가 실수로 방울토마토 상자를 바닥에 떨어뜨렸을 때 O의 반응 :
“예뻐라! 다시 해봐요!”
그래서 다시 한다.
O : “빌리 친구들이 얼굴 좀 보자고 아우성일 것 같은데.”
나 : “글쎄요. 모르겠네요. 여기가 내가 있고 싶은 곳인걸요. 당신하고요.”
O

작가정보

저자(글) 빌 헤이스

저자 빌 헤이스는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 태어났고 스포켄에서 자랐다. 산타 클래라 대학교에서 글쓰기를 배웠고, 현재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주로 에이즈 정책, 불면증 그리고 다이앤 아버스 등에 대한 기사와 칼럼을 썼다. 저술로는 불면증에 고통받아온 개인적인 기억과 잠과 불면증에 대한 과학적, 의학적 연구를 한데 엮은 《불면증과의 동침: 어느 불면증 환자의 기억》, 피를 주제로 한 《5리터: 피의 역사 혹은 피의 개인사》, 그레이 해부학의 역사와 진실을 추적하는 《해부학자: 그레이 해부학의 숨겨진 미스터리》 등이 있다. 그의 책과 글은 여러 언론과 평론가들에 의해 새로운 과학 글쓰기의 전범을 보여주는 책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논픽션 부문 구겐하임 기금 수상자(2013~14)이며, 이 책의 집필은 로마의 미국학술원 입주 초청 연구원 자격으로 이루어졌다. [뉴욕타임스]의 단골 기고 작가이고, [뉴욕 리뷰 오브 북스] [살롱] [버지니아 퀴털리 리뷰] 등 다수 매체에 에세이가 실렸다. [배너티 페어] [뉴욕타임스] [뉴요커]의 많은 기사에 그의 사진이 사용되었다.

역자 이민아는 이화여대 중문학과를 졸업했고 책을 번역한다. 올리버 색스의 저작 《깨어남》 《색맹의 섬》 《마음의 눈》 《온더무브》를 번역했고, 《채링크로스 84번지》 《해석에 반대한다》 《맹신자들》 《즉흥연기》 《프라이드》 등 많은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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