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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티시아 인간의 종말

이반 자블론카 지음 | 김윤진 옮김
알마

2017년 09월 27일 출간

종이책 : 2017년 08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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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5.86MB)
ISBN 979115992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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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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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티시아는 어디에나 있다.
역사학자이자 작가인 이반 자블론카가 2011년 프랑스를 뒤흔들었던 ‘레티시아 사건’을 소재로 오랜 시간에 걸쳐 치밀하게 진행한 조사와 인터뷰를 바탕으로 써내려간 르포 문학 『레티시아』. 본격문학에 속하는 장르가 아님에도 메디치상, 르몽드 문학상 등 문학작품에 수여되는 굵직한 상을 연거푸 거머쥐며 새로운 문학의 가능성을 알린 이 작품은 가정폭력, 여성혐오, 성폭력, 토막살인, 그리고 정치기만까지 인간의 종말을 보여주는 ‘레티시아 사건’을 역사학, 인류학, 지리학, 정치학 등 사회과학 분야의 모든 학문을 동원하는 한편 여러 장르의 경계와 극단을 넘나드는 실험적인 작업을 통해 폭로한다.

위탁가정에 맡겨져 착실히 미래를 준비하다 별안간 실종된 열여덟 살 소녀, 레티시아. 새벽에 그녀의 쌍둥이 언니인 제시카 페레가 그녀들이 사는 위탁가정 가택에서 50미터 떨어진 곳에 쓰러져 있는 레티시아의 스쿠터를 발견한다. 그녀를 찾기 위해 수사기관이 대대적인 수색 작업을 펼치지만 시신조차 발견되지 않는다. 시신 없는 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토니 멜롱은 범행을 부인하며 기행을 벌이고, 프랑스 대통령 니콜라 사르코지는 사건의 책임을 사법부에 전가한다. 정치적 제스처임이 명백한 이 행동에 분노한 8,000명의 사법관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역사상 유례가 없는 사법부의 대규모 파업이 일어난다.

두 달 뒤 토막 난 시신이 발견되고, 수사는 급물살을 탄다. 그 과정에서 이상적인 보호자로만 여겨졌던 위탁가정 아버지인 질 파트롱이 위탁아동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일삼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프랑스 사회는 또 한 번 큰 충격에 빠지는데……. 2011년 1월 18일, 미래를 위해 차근차근 꿈을 실현시키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던 소녀 레티시아, 그리고 파괴적으로 삶을 소비하며 스스로를 유지하고 지탱했던 남자 토니 멜롱은 해변에서 만난다. 이 불가능해 보이는 조합은 어떻게 가능했던 것일까? 왜 레티시아는 그 남자에게 그토록 무력했던 것일까?

저자는 이 책에서 끔찍한 살인 사건의 비극적인 피해자이자 사법관들의 파업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불러일으킨 사건의 주인공으로만 레티시아를 내버려두지 않는다. 레티시아가 폭력 속에서 쇠약해져가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그녀가 자기 삶의 마지막 날을 살인자에게 오롯이 바치게 된 까닭을 설명하는 한편, 레티시아를 찾고 범죄를 밝혀내려는 범죄수사의 과정 또한 독자들에게 보여주어 한 인간으로서의 그녀의 가치와 존엄성을 회복시킨다. 이를 통해 남성이 만든 폭력과 기만의 세계를 폭로하고, 동시에 이것이 모든 여성에게 일어날 수 있는 비극임을 경고한다.
들어가며

1. 제시카
2. 부재의 장면
3. 커터 칼의 모성애
4. 르 카스포
5. 궁지에 몰린 아빠
6. 매우 ‘희박한 가능성’
7. 말 없는 유년 시절
8. 납치 살해
9. 법정에 선 두 소녀
10. 특별한 날
11. ‘경사진 지붕이 있는’ 집
12. 친척들과 가까운 사람들
13. 데생
14. 사회면 기사의 탄생
15. 위탁가정
16. 진흙탕 속에
17. 파트롱 씨
18. ‘성범죄 누범자’
19. “나는 당신 아내가 아니야”
20. 파트롱과 사르코지의 축
21. 마슈쿨 고등학교
22. 인간 존재로서의 범죄자
23. 대서양 연안의 장소들
24. 푸른 구멍
25. 레티시아의 초상화
26. ‘처벌’과 ‘잘못’
27. 페이스북에서의 레티시아
28. 범죄 포퓰리즘
29. 아름다운 여름
30. 봉기
31. “넘나 므흣한 태양”
32. 생생한 얼굴
3. 우울한 레티시아
34. “낚시는 잘하셨나?”
35. 연말 파티
36. 전문가들의 시대
37. 유서
38. 톱을 든 사내
39. 마지막 날들
40. 이후의 삶
41. 1월 18일, 오전
42. 브리오르 연못
43. 1월 18일, 오후
44. 장례식
45. 1월 18일, 저녁
46. 거래의 결말
47. “그녀는 ‘그만해’라고 했습니다.”
48. ‘사건 서류’와 ‘창녀들’
49. 오래전부터의 균열들
50. 여성 살해
51. 밤의 침묵
52. 불의의 영역들
53. 다음 날
54. 사건사고 기사, 민주적 사건
55. 정의
56. 레티시아, 그녀는 나다
57. 레티시아와 함께한 우리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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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 페레는 자기 딸들의 생모를 어느 정도까지 망가뜨렸을까? 실비 라르셰는 일종의 심리적 죽음을 맞았다. 다른 여성들은 말 그대로 죽음을 맞기도 했다. 프랑스에서는 교살되거나 총에 맞아 죽은 가정주부들, 밤낮을 가리지 않는 수십 통의 욕설 문자메시지의 표적이 되었다가 끝내 맞아 죽은 전처들, 성관계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칼에 찔려 죽은 여성들이 해마다 100명 이상이나 나온다. (36~37쪽)

그는 조서에 서명하기를 거부했다. 사실 멜롱이 갑의 위치에 있었다. 구속 첫날, 수사관들은 그에게 63가지의 질문을 했다. 그는 침묵을 지켰지만 수사관들의 수법을 알아챘다. 그는 시간을 끌면서 심사숙고했고, 그런 다음에 진술을 했다. 둘째 날, 48개의 새로운 질문이 던져졌지만 구속 수사에 익숙한 그는 자신이 할 이야기를 세세히 가다듬을 뿐이었다. 레티시아가 발견되지 않는 한, 그의 진술―위험한 도로에서의 사고―은 있을 수 있는 일이었고 확인할 수 없는 일이었다. 자백이 없으면 시신도 없다. 아직 아무것도 증명되지 않았다. (71쪽)

수사관들은 차츰차츰 소녀의 삶에서 껄끄러운 부분들을 찾아냈다. 위탁가정의 양부인 파트롱 씨는 그녀를 광적으로 감시했다. 2010년 11월부터 실종되기까지 세 달 동안 그녀는 변했다. 그녀는 우울해했고, 평소보다 더 내부로 침잠했으며, 가까운 친구들에게 파트롱 씨 집을 떠나고 싶다고 말했다. (95쪽)

미디어가 없었다면, 전국 방방곡곡으로 전해진 충격적인 전파가 없었다면 레티시아 페레는 존재하지 못할 것이다. 그녀를 알지 못했던 수천만의 사람들이 그녀가 실종되는 순간 그녀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텔레비전, 라디오, 언론, 인터넷은 부재하기에 현존하고 죽었기에 살아 있는 모순적인 인물을 만들어냈다. (108쪽)

게다가 레티시아의 경우는 스토리텔링이 기가 막히게 용이했다. ‘괴물’의 손아귀에 떨어진 ‘천사’, ‘미치광이’에 의해 살해된 ‘순결한 소녀’, 기분 나쁜 커플로 묶인 두 인물의―아직도 그리고 여전히―관계도에서 희생자와 살인자는 죽음 속 단짝이 된다. 소녀의 실종과 발견되지 않는 시신을 둘러싼 서스펜스, 사건의 재빠른 정치화, 비탄에 빠진 가족들…. 이만하면 소비될 준비가 된 이야기다. (129쪽)

포르닉 헌병대 회의실에 ‘피시(PC) 수사대’가 설치되었다. 그곳에서 수사 책임자, 범죄 분석가, 과학수사대의 작전참모, 그리고 거의 매일같이 나오는 앙제의 조사반장까지 만날 수 있었다. 네 사람 모두가 전일제로 근무하는 70명의 남녀 직원들로 구성된 ‘레티시아 수사반’을 이끌었다. 현장 수색에 동원된 200명의 기동헌병대원들은 말할 나위도 없다. 2011년에 수사반은 수사관 인원이 25명 이하로 내려간 적이 없다. 헌병대의 인력으로 볼 때 25명은 많은 수다. 하나의 수사반을 4개월 동안 유지했다는 것은 업적이나 다름없다. (140쪽)

사건사고는 범죄자를 상정한다. 끔찍한 사건사고는 괴물을 요구한다. 괴물은 갇혀야 한다. 이러한 단순주의적 분석은 우리 사회의 바탕이 되는 움직임을 드러낸다. 따라서 모든 범죄, 모든 사고, 모든 질병에 대한 사회적 분노를 쏟아부을 수 있는 책임자를 지정할 필요가 생긴다. 죄인의 낙인은 희생자의 고귀함과 쌍을 이룬다. 죄인이 비열할수록 희생자는 그만큼 더 순결해진다. 이러한 해석은 선한 사람들과 못된 사람들로 양분된 사회가 도래하게끔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런데 이러한 선택을 하면서 대통령은 프랑스 국민을 오류로 몰아넣는다. 왜냐하면 대다수의 성폭행이 가족 내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158~159쪽)

“이것은 모든 여성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비극이다.”
집요한 시선으로 진실을 파헤치는 르포 문학의 정수
2016년 메디치상, 르몽드 문학상 수상작

야생 습지들이 훼손되고, 꽃밭이 사람들의 발에 짓밟혔다.
냇물의 흐름이 차단되고 우물이 다 열리고 갈대가 쓰러졌지만,
헛수고였다. 아무것도 없었고, 소녀는 그 어느 곳에도 없었다.

역사학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충격적인 살인 사건. 집요한 추적으로 사건 너머를 탐구한 걸작 범죄 논픽션
2016년 메디치상과 르몽드 문학상 수상에 빛나는 논픽션 《레티시아-인간의 종말》이 알마에서 출간됐다. 《레티시아-인간의 종말》은 역사학자이자 작가인 이반 자블론카가 2011년 프랑스를 뒤흔들었던 이른바 ‘레티시아 사건’을 소재로 하여 오랜 시간에 걸쳐 치밀하게 진행한 조사와 인터뷰를 바탕으로 완성해낸 르포 문학이다.
위탁가정에 맡겨져 착실히 미래를 준비하다 별안간 실종된 열여덟 살 소녀, 레티시아. 그녀를 찾기 위해 수사기관이 대대적인 수색 작업을 펼쳤음에도 소녀는 시신조차 발견되지 않는다. 시신 없는 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남자는 범행을 부인하며 기행을 벌이고, 프랑스 대통령 니콜라 사르코지는 사건의 책임을 사법부에 전가하면서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자 든다. 이에 역사상 유례가 없는 사법관들의 대규모 파업 사태가 발생한다. 두 달 뒤 토막 난 시신이 발견되자 수사는 급물살을 탄다. 그 과정에서 이상적인 보호자로만 여겨졌던 위탁가정 아버지가 위탁아동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일삼았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마침내 드러난 추악한 진실에 프랑스 전역은 다시 한 번 충격에 빠진다.
범죄의 폭력성이나 시신의 훼손, 시신의 발견에서 장례식까지 세 달이나 걸린 점, 그리고 국가적인 사건으로의 변모 등 모든 면에서 예외적인 이 사건을 책으로 쓰기 위해 저자는 역사학, 인류학, 지리학, 정치학 등 사회과학 분야의 모든 학문을 동원하는 한편 여러 장르의 경계와 극단을 넘나드는 실험적인 작업을 시도한다.
그렇게 탄생한 《레티시아-인간의 종말》은 본격문학에 속하는 장르가 아님에도 메디치상, 르몽드 문학상 등 문학작품에 수여되는 굵직한 상을 연거푸 거머쥐며 새로운 문학의 가능성을 알렸다. 이로써 《레티시아-인간의 종말》은 트루먼 카포티의 《인 콜드 블러드》, 그리고 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저작들로 대표되는 위대한 논픽션의 대열에 합류하게 되었다.

가정폭력, 여성혐오, 성폭력, 토막살인, 그리고 정치기만. 인간의 종말을 보여주는 레티시아 사건을 폭로하다
2011년 1월, 18세의 호텔 레스토랑 직원인 레티시아 페레가 실종된다. 새벽에 그녀의 쌍둥이 언니인 제시카 페레가 그녀들이 사는 위탁가정 가택에서 50미터 떨어진 곳에 쓰러져 있는 레티시아의 스쿠터를 발견한다. 곧 레티시아를 찾기 위한 대대적인 수색이 펼쳐진다. 며칠 후 헌병대가 용의자 토니 멜롱을 체포하지만, 여러 조각으로 토막 난 레티시아의 시신을 발견하기까지는 12주의 시간이 더 소요된다. 이 사건은 프랑스 전역을 뒤흔든다. 당시 대통령이었던 니콜라 사르코지는 용의자에 대한 보호관찰을 확실히 하지 못했다며 판사들을 질책한다. 정치적 제스처임이 명백한 이 행동에 분노하여 8,000명의 사법관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다. 역사상 유례가 없는 사법부의 대규모 파업이다.
유족과 시민들은 레티시아의 죽음을 애도하는 침묵의 ‘백색 행진’을 이어간다. 토니 멜롱에게 살해당하기 전, 레티시아는 위탁가정에 맡겨진 소녀의 억압된 삶을 벗어나 성인으로서의 자유로운 삶으로 첫걸음을 내딛고 있었다. 그녀의 유년기는 폭력으로 점철돼 있다. 알코올중독자인 아버지는 어머니를 구타하고 성폭행했다. 어머니는 끝내 정신병자가 되었다. 레티시아는 쌍둥이 언니 제시카와 함께 위탁가정에 맡겨져 평온한 삶을 보내는 듯이 보였다. 그러나 레티시아의 죽음 이후 친부모를 대신하여 전면에 나섰던 위탁가정 양부 질 파트롱이 오랫동안 제시카를 성추행해온 파렴치한 남자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프랑스 사회는 또 한 번 큰 충격에 빠진다.
레티시아 살해범인 토니 멜롱 또한 암울한 과거를 지니고 있다. 그의 어머니는 친아버지에게 강간당했다. 그 결과 절반은 토니의 형인 첫째 아들이 태어난다. 이후 그녀는 결혼해 세 아이를 낳는데, 그중 한 명이 레티시아를 살해한 토니 멜롱이다. 그의 아버지도 알코올중독에 폭력적이었다. 부모는 헤어지지만 어머니의 새로운 동반자에게 토니는 구타당한다. 그는 범죄의 세계에 빠져들어 15세 때부터 감옥을 드나들며 수차례의 전과를 가진 누범자가 된다.
2011년 1월 18일, 레티시아와 토니 멜롱이 해변에서 만난다. 미래를 위해 차근차근 꿈을 실현시키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던, 모두가 사랑했던 소녀, 레티시아. 그리고 파괴적으로 삶을 소비하며 스스로를 유지하고 지탱했던, 모두가 두려워했던 남자, 토니 멜롱. 이 불가능해 보이는 조합은 어떻게 가능했던 것일까? 왜 레티시아는 그 남자에게 그토록 무력했던 것일까?
저자 이반 자블론카는 끔찍한 살인 사건의 비극적인 피해자이자 사법관들의 파업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불러일으킨 사건의 주인공으로만 레티시아를 내버려두지 않는다. 그는 집요한 조사와 레티시아의 주변 인물에 대한 철저한 탐문을 통해 폭력으로 점철되었던 그녀의 삶을 밝혀냄으로써 남성이 만든 폭력과 기만의 세계를 폭로하고, 동시에 이것이 모든 여성에게 일어날 수 있는 비극임을 경고한다.

살자, 저항하자, 사랑하자. 그리고 우리의 시간이 다 소진되면 기억하자, 레티시아라는 이름을
이 책의 모든 내용은 사실이다. 역사학자인 저자 이반 자블론카가 레티시아 사건에 대해 세밀한 박피술(剝皮術)을 시도하기로 결심한 것은 피해자인 레티시아의 명예를 되찾아주기 위해서다. 저자는 사건의 피해자가 마치 폭행당하고 구타당하고 살해되고 토막 나기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말해지는 상황에서 그녀에게 그녀 자신을 찾아주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자유를 되돌려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며, “나는 격노케 한 것은 침묵과 무관심과 진부함, 그리고 18세의 어린 소녀 레티시아가 마치 살해당하기 위해 살아온 것처럼 구경거리나 해체된 꼭두각시가 되어버렸다는 사실이었다”고 말한다.
소녀에게 삶을 되찾아주기 위해 저자가 선택한 방식은 이중나선형의 구조다. 레티시아의 삶과 범죄의 수사라는 두 축의 이야기가 서로를 감싼 채 도는 식이다. 《레티시아-인간의 종말》은 레티시아가 폭력 속에서 쇠약해져가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그녀가 자기 삶의 마지막 날을 살인자에게 오롯이 바치게 된 까닭을 설명하는 한편, 레티시아를 찾고 범죄를 밝혀내려는 범죄수사의 과정 또한 독자들에게 보여주어 한 인간으로서의 그녀의 가치와 존엄성을 회복시킨다.
그러나 저자는 이 책을 오직 레티시아 한 사람만을 위해 쓴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강요받은 부당한 침묵을 지키는 여성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그가 말한, 망각과 무관심에 대해 우리가 가져야 할 분노일 테다. 《레티시아-인간의 종말》은 이를 위한 사회의 경각(警覺)을 요구하는 탐사보도 혹은 연구 보고서이자, 슬프고도 아름다운 한 편의 장대한 시이며, 그리고 비극을 담은 추리소설이다.
여성혐오는 더 이상 여성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 점을 항상 곱씹고 상기하는 데 레티시아의 이름이 있을 것이다. 레티시아, 그녀는 우리다. 레티시아는 어디에나 있다.

살자, 저항하자, 사랑하자, 그리고 우리의 시간이 다 소진되면 기억하자. 레티시아가 제일 먼저 내려왔다는 것을, 그리고 물밑 진흙이 18세의 아름다움을 더럽혔다는 것을. 우리의 죽음은 그보다 덜 씁쓸하고 덜 무서우리라. (483쪽)

●레티시아 사건 일지
2011년 1월 19일 :
프랑스 낭트 인근의 포르닉에 사는 18세 소녀 ‘레티시아’ 실종.
1월 20일: 레티시아 납치 및 감금 용의자 토니 멜롱, 헌병대에 체포.
1월 24일: 대대적인 수색에도 시신을 찾지 못함. 생나제르 다리 위에서 백색 행진.
1월 25일: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생나제르 조선소 방문 연설에서 사법부 비판.
1월 27일: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에게 사법부의 직무유기를 밝혀낼 것을 요구.
1월 29일: 레티

작가정보

저자 이반 자블론카는 역사학자이며 작가. 대표 저서로 프랑스 쇠이유Seuil 출판사에서 출간한 《내가 갖지 못했던 조부모의 역사Histoire des grands-parents que je n’ai pas eus》(2012)와 《역사는 동시대의 문학이다L’histoire est une litt?rature contemporaine》(2014)가 있다.
문학, 역사, 사회과학의 경계선을 탐색한 《레티시아-인간의 종말》로 2016년 메디치상Pric Medicis과 르몽드 문학상Prix litteraire Le Monde을 수상했다.

역자 김윤진은 불문학 박사. 현재 한국문학번역원에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는 《불문학 텍스트의 한국어 번역 연구》가 있으며, 역서로는 《조서》 《잃어버린 젊음의 카페에서》 《감정교육》 《인간의 대지》 등이 있다. 서울대, 이화여대통번역대학원, 한국외대통번역대학원에서 강사로 일했다.

작가의 말

내가 아는 모든 범죄 이야기는 희생자를 대가로 하여 살인범에게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살인범은 이야기를 들려주며, 후회하거나 자랑하기 위해 존재한다. 재판에 있어서 살인자는 주인공까지는 아니더라도 초점의 대상이다. 나는 반대로 죽음으로부터 모든 남녀, 즉 인간을 해방시키고 싶다. 그들의 생명과 인간성까지 앗아간 범죄로부터 그들을 꺼내주고 싶다. 이는 ‘희생자’로서 그들을 기념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것은 그들을 다시금 종말로 되돌려 보내는 것이 될 테니 말이다. 나는 그저 그들 존재 속으로 그들을 복원시키고자 한다. 즉 그들을 위해 증언하고자 한다.
내 책에는 단 한 명의 주인공, 레티시아가 있을 것이다. 우리가 그녀에게 갖는 관심은 마치 은총으로의 복귀처럼, 그녀의 본모습과 존엄성과 자유를 그녀에게 되돌려줄 것이다.
_서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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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레티시아 인간의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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