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 권력과 싸우다
2018년 07월 04일 출간
국내도서 : 2018년 02월 2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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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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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는 권력을 해부하고 전시한 저항 작가였다!
프란츠 카프카는 현대문학의 방향성을 새롭게 제시한 소설가로 불리며, 20세기 이후 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만큼 카프카에 대한 다양한 해설과 비평이 존재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비평가들은 카프카를 그저 불안과 고독에 가득 차, 절망만을 부르짖는 소설가로 평가한다. 아니, 그렇지 않은 해설도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카프카를 대체로 ‘불안’과 ‘고독’을 키워드 삼아 설명한다. 그런 비평은 카프카를 ‘실존주의’ 작가로만 평가하고, 그의 문학적 고뇌를 내면에서부터 비롯된 불안에만 의한 것으로 한계 짓는다. 그러나 카프카는 자기 스스로의 고독에 심취해 내면적 독백만을 되풀이한 작가가 아니다. 그는 근대 관료주의 체제의 위계권력, 근대법의 비인간성과 꿰뚫어보고, 근대 산업주의사회의 권력을 세세하게 해부하려 했다. 「변신」의 주인공 ‘그레고르 잠자’는 기업과 가족에 의해 기능적인 측면으로만 평가당하고, 『소송』에는 거대한 법체계에 의해 종용당하기만 할 뿐 법적 체제에 직접 발 담그지 못하는 약자의 모습이 형상화되어 있다. 이처럼 카프카의 소설에 나타나는 환상적인 요소들은 그저 몽상이나 망상이 아니라, 부당한 정치사회적 권력을 가시화한 것이다.
카프카는 새롭게 사유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카프카의 일대기로 돌아가 그의 반권위주의적 행보를 되짚어보고, 그의 작품을 정치사회적 연관선상에서 재발견해내는 데 있다. 그러기 위해 이 책은 정신분석, 마르크스주의, 실존주의가 카프카 작품을 어떻게 설명하는지 기존 비평을 살펴본 뒤, 그 해석들이 과연 ‘진짜 카프카’의 모습을 규명하고 있는가에 대해 논의한다. 그리고 사회적으로 실재하는 권력을 비판한 카프카의 모습을 독자 앞에 드러낸다.
여는 글
변명 | 카프카의 대표작? | 나의 『변신』의 변신 | 내 친구 카프카 | 카프카를 완전히 거꾸로 다시 읽기 | 친구가 어려운가? | 미남 카프카? 수많은 카프카 영화 | 카프카 연극 | 한국에서 카프카는 ‘불안과 고독’이다 | kafkaesk? kafkasch? | "이것도 문학이냐?" “이런 개새끼를 내가 읽다니!” | 카프카는 기괴하고 난해한가? | 동서양의 가교 카프카? | 카프카를 마르크스주의자로 본다? | 현미경 또는 미니멀리즘 카프카 | 『소설 카프카』 | 카프카 전기들 | 불안 때문에? | 카프카 삶에 대한 새로운 인식 | 카프카의 사상? | 해석의 다의성? | 카프카의 새로운 전기들 | 카프카 삶의 특징과 구분 | 용어와 연대 및 인용의 문제점
1장 어두운 성장
프라하의 장사거리 카프카 | 시간이 멈춘 곳 | 유태인 | 족보 | 의무교육 | 부모 | 출생 | 유년 시절의 아버지 | 초등학교 | 어린 시절의 에피소드
2장 고통의 십대
세기말 | 반유태주의 | 유태인의 교양주의 | 빈, 프로이트, 유태인 사회주의 | 김나지움 입학 | 김나지움의 분위기 | 김나지움 교육에 대한 평가 | 카프카의 김나지움 시절 | 소년 카프카의 공격성 | 정신적 스승들 | 유태주의에 대한 입장 | 아나키즘과 사회주의 | 최초의 창작 | 성에 대한 관심과 어머니 공격 | 졸업시험 | 첫 해외여행
3장 갈등의 대학
법학부 시절 | 폴락 | 브로트 | 새로운 친구들 | 오스트리아 정치, 문화, 법 | 빈의 그리스 르네상스 | 프라하의 문화 | 카페의 카프카 | 법학 공부 전기의 고통 | 법학공부 후기와 졸업 | 대학시절의 변화 | 세기말의 프라하 문학과 카프카의 문체 | 소수적인 문학 | 카프카의 독서 편력 | 초기 작품들
4장 안정된 직장
직장 찾기 | 「시골의 결혼 준비」 | 미술에 대한 관심 | 1907년 여름 | ‘일반보험회사’ | 산업재해보험공단 | 카프카의 직장 생활 | 직장 밖 생활 | 육체에 대한 혐오와 숭배 | 파리와 베를린 여행
5장 지독한 사랑
1911-1914년 | 창작에의 자신감 | 크라우스와 투홀스키 | 유태 재인식 | 정치에의 관심 | 독서와 집필 | 바이마르 여행 | 펠리체 | 「선고」의 줄거리와 종래의 견해 | 「선고」에 대한 나의 견해 | 「화부」 | 『실종자』 | 「변신」 | 「변신」에 대한 해석 | 다시 펠리체 | 사랑의 방황 | 세상사에의 관심 | 브로흐 | 왜 결혼을 거부했는가? | 펠리체의 편지
6장 참혹한 전쟁
제1차대전 | 『소송』 | 『소송』에 대한 나의 해석 | 「법 앞에서」 | 전쟁의 파국 | 「유형지에서」 | 창작의 중단 | 창작의 재개 | 정치소설 |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
7장 새로운 혁명
1917년 | 취라우 | 다시 프라하 | 전후와 사랑 | 『아버지께 드리는 편지』 | 밀레나 | 밀레나에게 보낸 편지 | 1920년대의 사회관 | 1920년의 단편들 | 1921년 | 「돌연한 출발」 | 「어느 단식 광대」 | 『성』 | 『성』에 대한 해석 | 마지막 단편들 | 다시 팔레스타인 | 도라 디어만트 | 최후의 작품「요제피네, 여가수 또는 서씨족」 | 죽음
닫는 글
카프카에 대한 평가 | 카프카와 법 | 국가권력 비판으로서의 『성』과 『소송』과 새로운 세계 | 밀레나의 편지
유대인들은 언제 거리에서 맞아 죽을지 몰랐기 때문이다. 유대인 6백만 명을 죽인 히틀러의 선구자들은 수천 년간 수없이 많이 유럽의 거리를 활보했다. 6백 만 명이 죽은 강제수용소가 세워지기 전에도 유대인들의 삶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런 절박한 상황에서 유대인들은 고뇌하며 글을 썼다. 그래서 그들의 삶이나 생각, 글쓰기는 극단적이었다. 현대의 세 천재라 불리는 마르크스, 프로이트, 아인슈타인을 생각해보라. 나는 그 셋에 카프카를 더한다. 어쩌면 카프카는 그 셋을 합친 것보다 더한 고뇌를 글쓰기로 풀어냈다고 할 수 있다.
세 명의 천재는 전부 독일사회에서 살아간 유대인이었다. 그러나 카프 는 소수 독일인이 지배하고 다수가 체코인인 상황에서, 극소수의 유대 인으로 살았기에 그 셋보다 더욱 절박했다. 게다가 카프카는 유대인도 권력자로 싫어했다. 이처럼 그 누구보다도 강력한 권력의 지배를 받았기 에 카프카는 철저히 권력을 거부했다. 내가 이 책의 이름을 ‘카프카, 권력과 싸우다’라고 부름은 그런 까닭이다.
-p5
카프카는 1883년 7월 3일 프라하에서 태어났다. 당시 황제 프란츠 요젭을 따라 이름이 지어졌다. 유대인인 헤르만이 아들의 이름을 유대인 식 으로 짓지 않고 당시 식민정부의 독일인 황제의 이름을 땄다는 것은 그 가 이미 유대인이기를 포기하고 독일인으로 살겠다고 결심했음을 뜻한다. 당시 유대인 대부분이 그랬다.
카프카가 태어난 집은 지금 그 일부만 남아 있고 그 벽에 카프카의 부조가 붙어 있다는 것은 앞에서도 말했다. 그러나 그 건물은 카프카가 태어난 뒤 부근의 다른 건물들과 함께 20년 뒤 허물어졌다. 범죄의 소굴인 빈민가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런 형편은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앞서 설명했다.
카프카가 빈민가에서 태어났다는 것이 그의 삶이나 작품에 영향을 끼쳤다고 보는 견해가 일반적이나, 나는 그렇지는 않았다고 본다. 헤르만은 그 빈민가를 하루빨리 벗어나고자 했고, 그 뒤 네 번이나 이사한 뒤 1889 년 구시가 광장의 16세기에 세워진 건물 ‘미누타 하우스’에 정착했기 때문이다.
프라하의 유명한 관광 명소인 시계탑에서 몇 걸음 떨어진 그곳은 지금 시계탑처럼 유명한 관광 명소이다. 카프카는 그 집에서 6세부터 7년을 살았다. 따라서 카프카의 가정환경은 좋았다고 할 수 있다.
아버지의 사업은 불경기였음에도 불구하고 더욱 번창했다. 그의 목표 는 오직 장사꾼으로서의 대성공이었다. 특히 결혼 직후 자신의 상점을 열고나서 몇 년간 그는 더욱 바빠졌다. 그 시기는 카프카의 어린 시절이었다.
카프카는 바쁜 아버지를 거의 볼 수 없었다. 그러나 그 예외적으로 본 몇 번의 아버지는 군대식의 노성으로 어린 카프카의 뇌리에 공포의 대상으로 뿌리 박혀, 카프카는 평생 소음 과민증에 시달렸다.
-p105~106
그에게는 작가로서의 사회적 책임 따위와 같은 사명감 같은 것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 오직 쓰지 않으면 죽는다라고 하는, 도저히 억제 할 수 없는 심정에서 글을 쓴 것이었다. 말하자면 운명적인 글쓰기였다.
지금 카프카 시대의 유명 작가들은 우리에게는 물론 체코나 오스트리아, 독일에서 그 이름이 사라졌다. 반대로 당시 카프카는 무명이었으나, 지금은 우리에게 남아 있고, 아마 앞으로도 분명 남으리라. 그 이유는 무엇일까? 카프카 문학의 핵심은 무엇일까? 무엇이 우리를 감동시키는 것일까? 그것은 오직 그의 그런 글쓰기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물론 이러한 카프카의 태도는 그 자신만의 운명적인 어떤 특수성에서 나온 것은 결코 아니었다. 우리는 카프카에 대해 그런 개인적 특수성만 을 강조하는 견해에 언제나 비판적이어야 한다. 그것은 당시의 시대정신으로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우리는 그런 태도를 릴케에서도 엿 볼 수 있다.
-p158
20세기 격동기 한가운데 선 카프카
이 책은 카프카 개인의 행보만을 살피고 있지 않다. 정치사회적 권력을 겨냥한 카프카의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 카프카 개인이 위치한 정치적이고 역사적인 배경을 충실히 기술하고 있다. 무엇보다 체코 프라하의 유대인이면서 독일어권 작가라는 복합적인 정체성이, 카프카의 인생을 역사적이고 정치적인 선상에서 살펴한다고 말해주고 있다. 실제로 이데올로기의 변화에 따라 카프카에 대한 시대적인 평가도 달라졌다. 동유럽이 스탈린 치하에 있던 시절, 카프카는 그저 ‘퇴폐적인 허무주의자’로 알려졌지만, 스탈린주의가 쇠퇴하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카프카를 ‘자본주의가 낳는 소외에 대한 혁명적 비판자’로 불렸다. 동유럽이 공산주의로부터 해방되고 자본주의가 들어서자, 카프카는 체코의 관광 상품으로 이용되기 시작했다. 이처럼 예술가나 예술작품은 이데올로기 면밀하게 연관 맺는다. 그렇다면 카프카 인생 또한, 역사적이고 정치적인 연관성상에서 살펴야함이 옳다.
카프카가 살았던 19세기 말, 그리고 20세기 초 체코 프라하에서는 독일인과 체코인, 유태인들이 여러 형태의 갈등양상을 빚어냈다. 당시 오스트리아 제국 아래 존재했던 체코는 군국주의적 의무교육을 실시했으며, 오스트리아 정부는 제국주의적 팽창을 꿈꿨다. 심지어 체코에는 극단적인 민족주의적 감정이 지배하고 있어, 사회주의자/노동자들끼리도 독일인과 체코인으로 분열되는 형국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유럽 전반은 반유태주의의 열풍에 휩싸여 죄 없는 유태인들이 종종 희생당했다. 카프카는 시대의 격동기 속에서 성장한 것이다. 카프카는 수직적으로 체계화된 관료사회를 경험했고, 세계 1차 대전이라는 제국주의적 참상을 목도하기도 했다. 이러한 격동의 시대 속에서 카프카가 어떤 고민을 했는지, 온갖 권력이 충돌하고 시민들이 억압당하는 현실에 어떻게 분노했는지를 이 책에서 탐색한다.
카프카는 ‘아나키스트’였다
카프카의 작품은 다양한 관점으로 해석되고 비평된다. 신학, 정신분석학, 실존주의, 마르크스주의 등 여러 분야로 포진되어 있는 비평가들이 카프카에 대한 자기들만의 해석을 내놓는다. 카프카의 짧은 단편소설 「법 앞에서」를 해석하는 시선만 해도 천차만별이다. 예컨대 신학적 해석은 이 소설에 등장하는 ‘법’을 낙원, ‘문지기’를 권력으로 보고, 작품의 주제를 ‘신과 인간의 괴리’로 파악한다. 한편 정신분석학적 해석은 법을 성적 대상으로서의 어머니, 문지기를 어머니에 대한 접근을 거부하는 아버지로 본다. 그러나 카프카가 말하는 법이란 그저 ‘법’일 뿐이다. 우리는 “그것에 가까이 갈 수 없다.”(『변신』 554쪽). 사람들은 그 소수의 지배자가 지정한 법체계를 인정하고, 스스로를 종용하게 내버려둔다. 따라서 「법 앞에서」는 국가권력에 대한 신봉과 정치적 미숙에 대한 풍자이자, 자신들의 지배를 합법화시킬 수 없는 권력을 공격하는 글이다.
이 책에서 카프카는 꾸준히 정치적 권력, 세상을 위계서열화 하는 권력 시스템을 공격하는 사회적인 소설가로 바라본다. 물론 관점의 차이에 따라 작품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게 나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을 카프카 자신이 의도한 것인지, 비평가들이 확장해서 사유한 것인지는 구분해야 한다. 그래서 카프카의 삶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실제로, 카프카는 젊은 시절 사회주의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바쿠닌과 프루동을 비롯한 아나키즘 사상에 지대한 관심을 쏟기도 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카프카가 일생 동안 ‘권력’에 맞서려 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사람들은 몽상과 절망에 빠진 카프카가 아닌, 권력에 주체적으로 대항하려 했던 카프카, 권력을 거부하는 ‘아나키스트’ 카프카의 모습을 새롭게 보게 될 것이다.
카프카, ‘변신’을 꿈꾸다
카프카의 ‘변신’에서 그레고르 잠자는 왜 ‘벌레’가 되었을까? 이에 대해 많은 해석가들이 ‘흉측한 벌레’로 변하는 모습으로 인간의 타고난 고독을 설명하려 했다는 식으로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잠자가 ‘벌레’가 되는 이유를 아예 다른 관점으로 설명한다. 그레고르 잠자는 타의에 의해 강제로 벌레가 된 게 아니다. 그는
작가정보
저자 : 박홍규
세계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글을 쓰는 저술가이자 노동법을 전공한 진보적인 법학자이다. 인문·예술의 부활을 꿈꾸는 르네상스맨으로 영남대학교 교양 학부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자전거 타기와 걷기를 사랑하며, 자유·자연·자치의 삶을 실천하고자 늘 노력한다. 그동안 쓴 책으로 ?니체는 틀렸다?, ?조지 오웰; 수정의 야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 누가 릴케를 함부로 노래하나?, ?헤세, 반항을 노래하다?, ?함석헌과 간디?, ?독서독인?, 『까보고 뒤집어보는 종교』, ?이반 일리히?, ?윌리엄 모리스의 생애와 사상?, ?메트로폴리탄 게릴라?, ?야만의 시대를 그린 화가, 고야?, ?자유인 루쉰?, ?아나키즘 이야기?, ?플라톤 다시 보기?, ?인디언 아나키 민주주의? 등이 있다. 함께 쓴 책으로는 ?거꾸로 생각해봐! 세상도 나도 바뀔 수 있어?, ?세상을 바꾼 창조자들?, ?청년 인생 공부? 등이 있다. ?법은 무죄인가?로 백상출판문화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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