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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구의료진의 기록
학이사

2020년 11월 09일 출간

종이책 : 2020년 05월 15일 출간

(개의 리뷰)
( 0% 의 구매자)
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3.25MB)
ISBN 9791158542658
쪽수 3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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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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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대구에서 코로나19 진료현장 최일선에서 코로나와 맞서 싸운 의료진들이 느낀 공포와 긴박했던 상황, 죽음에 이르는 환자들의 마지막 모습을 보면서 느낀 소회, 격리된 환자들의 심리변화 등 소중한 경험들이 기록되어 있다.
1부 달구벌 의료 현장에서

이은주 칠곡경북대학교병원 음압중환자실 간호사
_ 이심전심以心傳心 ·23
이은주 칠곡경북대학교병원 음압중환자실 간호사
_ 내가 경험한 기적
박지원 칠곡경북대학교병원 63병동 간호사
_ 끈질긴 코로나-19, 더 끈질긴 대구
이현아 경북대병원 506 동병동 간호사
_ 새 희망을 꿈꾸다
구성미 경북대학교병원 내과중환자실 간호사
_ 평범한 일상
배은희 경북대학교병원 506 서병동 수간호사
_ 코로나병동의 기억 - 어둠을 헤치다
김미래 칠곡경북대학교병원 간호사(공로연수 중)
_ 어둠이 짙을수록 별은 더 빛난다
이용훈 경북대학교병원 호흡기내과 조교수, 중환자실 담당
_ 중환자실의 봄
김성호 영남대학교병원 병원장
_ 코로나-19 검사실이 오염이라구요?
이성구 대구시의사회 회장
_ 이 또한 지나가리라
정명희 대구의료원 소아청소년과장, 대구시의사회 정책이사
_ 언젠가는
민복기 올포스킨피부과의원장, 대구시의사회 코로나-19 대책본부장
_ 메디시티 대구의 코로나 - 19 첫 7일의 기억
A 병원장 A병원 원장
_ 대구 ‘A병원의 코로나-19’ 발발 3주간의 기록
백봉수 한신병원 신경과 과장
_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이기만 대경영상의학과의원 대표원장
_ 영상의학과 의사가 경험한 코로나-19
송명제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응급의학과 임상 조교수
_ 대구에 가기까지
송명제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응급의학과 임상 조교수
_ 평범하지만 특별했던 대구에서의 3주
김형섭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재활의학과, 전 제천코로나생활치료센터장
_ 싸우기 전에 이겨라
우성환 경북대학교병원 건강검진센터 의료기술직
_ 코로나-19 환자 이송팀에서의 한 달
이재태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전 대구1, 2 코로나 생활치료센터장
_ 코로나-19 무대의 ‘그때 그 사람’

2부 코로나 단상

정명희 대구의료원 소아청소년과장, 대구시의사회 정책이사
_ 친구야, 잘 가라
권태환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생화학세포생물학교실 교수
_ 허영구 선생님을 기억하며
박재율 중앙이비인후과의원 원장
_ 코로나-19와 공포
김성호 영남대학교병원 병원장
_ 운이 참 좋았다
권영재 제2미주병원 진료원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_ 서부전선 이상 없다
권영재 제2미주병원 진료원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_ 내일은 또 다른 태양이 뜰 것이다
김성만 경북대학교병원 원무과장
_ 직원에서 환자로
이재태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전 대구1, 2 코로나 생활치료센터장
_ 너무나 평범했던 그대
이은혜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_ 서울 의사의 대구 부모님
곽동협 곽병원 원장
_ 남의 말을 좋게 하자
김대현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가정의학과 교수
_ 대구의 힘과 희망

3부 코로나-19에서 배운다

정기석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전 질병관리본부장
_ 코로나-19 발생이 대한민국에 준 교훈
김건엽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대구광역시 감염병관리지원단 자문교수
_ 2020년 대구의 기억, 그리고 희망의 봄
정호영 경북대학교병원 병원장
_ 대구 첫 2주의 기억-생활치료센터의 탄생
손진호 칠곡경북대학교병원 병원장
_ 드라이브 스루, 워킹 스루
서영성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 병원장
_ 역사는 돌고 돈다
김용림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경북대학교병원 코로나 대책본부장
_ 코로나의 정점에서 희망을 보다
이진한 동아일보 의학전문기자, 의사
_ 두 번의 기적, 그리고 다가올 미래
이재태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전 대구1, 2 코로나 생활치료센터장
_ 난세는 영웅을 낳고
김성호 대구파티마병원 신장내과 과장
_ 코로나 시대에 의사로 살아가기
주병욱 전라남도 강진군 공중보건의사
_ ‘노블레스 오블리주’ 배우기
마상혁 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 경남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회 위원장
_ 우리는 코로나-19에서 무엇을 배웠나?

4부 생활치료센터 환자들이 남긴 메시지

대학을 졸업하고 전공을 살려 지금의 직장에 정착하였고, 소위 ‘생계형 간호사’가 되어 살아가고 있지만 오래전부터 품고 있었던 막연한 꿈 하나가 있었다. ‘언젠가, 어떤 곳에서 나를 필요로 할 때, 나는 그곳에 있어야 할 것이다.’
그 ‘언제’라는 순간이 ‘지금’이 되고, 그 ‘어떤’ 곳이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 ‘대구’가 될 수도 있다는 상상은 미처 못 했지만 말이다.
신종 코로나 국내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뉴스를 봤다. 특히 내가 살고 있는 대구·경북 지역의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의료진이 많이 필요할 것이라는 소식도 들었다. 그러던 중 직장에서 공식적인 의료진 파견 공지가 있었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환자를 위한 의료진을 파견할 예정이니 지원을 받습니다”라고 ‘메시지’가 왔으니 망정이지 만약 “자, 지금 당장 지원 인력이 출발해야 합니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면, 즉시 그 자리에서 엉덩이를 떼고 파견 대열에 합류해버릴 기세였다. 그때 내 마음은 그랬다.
같은 지역에 부모님을 포함한 가족들이 살고 있지만 독립하여 생활한 지 어언 10년이다. 가족 모두가 걱정할 테니 그냥 다녀올까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어쩌면 정말 만에 하나 일어날 수도 있는 최악의 상황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때 나는 무엇이라 설명하면 좋을까 말이다. 부모님께 알리기로 결정하고 여러 가지 그럴싸한 말들을 많이 준비했는데, 전화 너머로 한결같이 다정하게 딸을 품는 나긋나긋한 아버지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나는 대뜸 이렇게 말하고 말았다.
“아빠, 코로나 환자를 돌볼 의료진이 부족하다고 해요.”
“혹시나 먼저 손 들고 간다고 하지 말아라.”
하하, 역시 우리 아버지다. 그렇게 사랑으로 염려로 지금의 나를 키워내셨지! 나는 더 이상의 말을 하기가 머쓱하여 대충 그러한 아버지의 의견에 동의한다는 뉘앙스를 풍기며 전화를 끊었던 것 같다. 그러고는 수간호사께 메시지를 보냈다.
“지원합니다.^^”
사흘 뒤 나이트 근무를 마치고 아침에 퇴근하여 한숨 자고 점심때가 되어 일어났는데, 수간호사로부터 온 부재중 전화가 찍혀있었다. 파견이 결정되었고, 당장 내일 출발이라고 했다. 나는 다시 전화를 걸었다.
“아빠 나, 거기 있지~ 코로나 병원에 가게 됐어요.”
“허허… 네가 간다고 했구나!”
역시, 역시 우리 아버지다. 만감이 교차하면서 왠지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 후에 무슨 말을 더 나눴는지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이러저러한 단어들을 빌려 최선을 다해 서로의 사랑을 표현한 것 같다. 자식 사랑에 둘째라면 서러운 어머니께서 펄쩍 뛰며 애태우실까 이 소식을 전하는 미션은 아버지께 부탁드리며 전화를 내려놓았다.
늘 시끌벅적한 가족 단체 대화창에는 다음 날 파견 첫 근무를 마치고 나온 나의 안위를 전하기 전까지 한동안 정적이 흘렀다.
비장함, 설렘, 두근거림, 근심, 염려, 걱정, 두려움, 공포, 떨림, 어색함, 낯섦….
파견근무 첫날 코로나-19 전담의료기관으로 지정된 대구 동산병원에 도착하여 주차를 하는 그 잠시 사이 스쳐 지나가는 오만 가지 감정에 머리가 휑할 지경이었다. 나의 주된 감정이 무엇인지, 무엇 때문에 내 심장이 그렇게 쿵쾅거리며 요동하는지 알 수 없었다.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다 함께 파견된 동료 간호사들을 만났고, 뭔가 매우 분주한 상황실 구석에 자리를 잡고 이방인처럼 앉아 관리자를 기다렸다. 모두가 처음 경험해보는 이 낯선 기류를 진정시키려는 듯 우리는 몇몇 일상적인 대화들을 나누었다. 그 대화들 가운데 ‘각오’라는 단어가 직접 오가지는 않았지만, 분명 우리는 자연스레 서로의 각오를 나누고 있었다. 사실 함께 파견 나온 우리도 서로가 초면인 서먹한 사이였는데 말이다. 그렇게 우리의 전우애가 싹트기 시작했다.

‘낯선 자들이 한 배에 올라 누구보다 절절한 사이가 되다.’

‘이심전심以心傳心’. 낯선 관계에 쓰기에 적절한 사자성어가 아님에도 우리는 분명 ‘이심전심’이었다. 이 외딴 섬에서 잠시 좌초되기로 결단한 ‘우리’였으므로, 이제 막 시작될 우리가 아니면 지켜낼 수 없는 이 전투에서 함께 싸우자는 그 비장하면서도 어색한 결심이 우리의 공통분모가 되어주었다.

시작을 여는 시간은 느리게 흐르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상황실에 도착한 지 채 몇 시간이 지나지 않은 이른 오전부터 결심이고 나발이고 돌아볼 틈도 없이 우리의 하루가 시작되었다. 여러 언론사의 카메라 세례를 받으며 선배 파견자를 따라 방호복 탈의실로 향했다.
속성 벼락치기로 전날 밤 동영상을 보며 머릿속으로만 익힌 방호복 입기를 하루가 지난 오늘 실전에 옮겨야 하는 미션부터 만만치 않았다. 차근차근 꼼꼼히, 그렇지만 빠르게! 감염관리의 중요성을 알고, 지식을 갱신해가며 임상에서 일을 하고 있

사투의 코로나19 현장을 지켰던 의료인들의 기록

“숨을 쉬고 있지만 숨을 참고 있는 것 같은 답답함은 끝이 없었고, 약속된 두 시간의 끝이 오기는 하는지, 때로는 시간이 이대로 멈춰버린 것은 아닌가 싶기도 했다. 찜질방에서도 경험해보지 못한, 온몸의 땀구멍이 한 번에 열리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고글과 마스크로 눌리는 탓에 생기는 국소적 통증으로 얼굴의 여기저기에다 테이핑을 해보지만 아주 피할 방법은 없었다.”
칠곡경북대학교병원 음압중환자실 이은주 간호사가 방호복을 처음 입은 날의 느낌이다.
전쟁과도 같았던 대구의 코로나 현장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진료 현장에 있었던 의사와 간호사 등 35명의 생생한 경험을 기록한 책이다. 코로나19 대구 진료현장에서 있었던 의료인들의 기억을 우리 시대의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기획되었다.
책에는 대구에서 코로나19 진료현장 최일선에서 코로나와 맞서 싸운 의료진들이 느낀 공포와 긴박했던 상황, 죽음에 이르는 환자들의 마지막 모습을 보면서 느낀 소회, 격리된 환자들의 심리변화 등 소중한 경험들이 기록되어 있다.
의료현장에서 느끼고 겪었던 역경의 경험을 비롯해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배운 것과 앞으로 비슷한 일이 생겼을 때를 위한 제언, 생활치료센터에 입원했던 환자들의 소감 등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현장의 긴박감이 그대로 전해져 극한의 상황에서만 느낄 수 있는 안타까움으로 울컥하게 한다.
이 책을 통해 코로나와 같은 공포의 전염병이 또 다시 찾아올 때 의료진, 환자, 시민, 정부 및 지방자체단체가 서로 어떻게 배려하고 준비해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머리말]
2020년 대구의 봄

이재태

희망찬 한 해를 기약하던 연초에 우리를 기다린 건 불청객 코로나-19였다. 그건 결코 달콤한 추억이 될 수 없고, 그가 남긴 상처는 깊고도 진하다. 2020년 1월 20일 이후 우리나라에서 30명의 환자가 발생한 한 달 동안, 코로나는 먼 곳에서 발화된 큰 불에서 튀는 작은 불티를 보는 정도로 생각했었다. 그러나 2월 18일 대구에 첫 환자가 등장하며 모두의 일상이 무너졌고, 순식간에 온 도시가 적막과 공포에 휩싸였다. 신천지 교인들을 중심으로 매일 수십에서 수백 명의 확진자가 나타났다. 2월 29일 하루에만 741명이 진단되는 등 불길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우리 삶의 공간으로 번져들었다. 시민들은 매일 발표되는 확진자 수를 지켜보며 불안해했다, 확진된 환자는 순서대로 병원에 입원되었으나 곧 음압병실 용량을 넘어선 발생을 감당할 수 없었기에, 의료시스템도 붕괴에 직면하였다.
대구의 상황을 걱정스럽게 지켜보던 의료계도 사태가 급격하게 나빠지자 극도로 긴장하였다. 전국의 의료인과 봉사자들이 대구로 달려왔고, 국민들도 안타까워하며 애를 태웠다. 중앙 정부와 대구시에서 코로나 병상을 확충하여 치료에 나섰고 수용하지 못한 중환자들은 광주, 전주, 부산을 비롯한 전국의 병원에서 받아 주었다. 대구·경북과 인근 16곳에 생활치료센터가 설치되고, 대학은 학생기숙사를 제공하였다. 여기에 전국의 병원들도 의료진을 파견하여 동참하였고, 3000명 이상의 환자를 입소시켜 치료하였다. 의료진, 공무원, 군 장병, 관계 직원들 모두 방역복 속에서 땀을 흘렸다. 그 당시는 세상을 떠난 이웃에 마음 아파할 정신적인 여유도 없었다. 그러나 결국은 환자들을 치료하고 국민들의 공포감을 해결해주며, 지역사회를 감염으로부터 보호하는 임무를 완수했다. 시민들도 스스로를 봉쇄하며 자제하였고 그동안 참 성실하게 살았다. 모두 깜깜한 어둠 속의 진흙탕에서 생존을 위해 몸부림쳤다. 그러자 온통 먹구름만 가득한 하늘에서도 서서히 햇살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제 우리나라에 코로나-19가 등장한 지 100일이 지났다. 그동안 전국의 10,780명 확진자 중 대구 시민이 64%(6852명)였고, 경북을 포함하면 68.5%를 차지한다. 생명을 잃은 249분 중 대부분이 대구·경북 주민이었다. 이번 코로나-19 KOREA는 그야말로 대구에서 펼쳐진 코로나와의 전투였다.

나도 3월 한 달 동안 코로나의 현장에 있었다. 코로나의 공포는 두려웠고 때로는 섬뜩했다. 그러나 우리 이웃이 아프고 어려운 상황에서 아무런 도움도 줄 수 없다는 무력감은 정말 힘들었다. 어디에서 어떤 일이 주어져도 하겠다고 자원했고, 생활치료센터로 배치되었다. 그곳에서 모두 애타는 마음으로 달려와 주신 전국의 의료진, 자원봉사자, 공무원, 군인들과 함께 열심히 일했다.
대구로 봉사왔던 많은 분들은 전장으로 향하는 비장함으로 가족들과 눈물의 이별을 했다고 했다. 우리는 대구에 살며 매일 코로나 병원으로 무감각하게 뚜벅뚜벅 출퇴근을 했을 뿐이었는데, 이 도시에 들어오면 바로 무시무시한 코로나에 감염된다고 확신하는듯했다. 우리는 다른 세상에 사는 이방인이었該藪실없는 웃음이 났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 도우러 온 사람과 여기서 살아야겠다고 몸부림치는 사람은 마음가짐이 다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구 의료인이라고 환자를 더 열심히 진료한 것은 아니겠으나, 아파하며 신음하던 가족을 더 안타까워한 것은 사실이었다. 이건 우리의 일이었고 그 누구에게 대신시키지 못할 나의 임무이라는 절박함이 있었기에 결사적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생사의 고비를 넘기고 무사히 가정으로 돌아가는 이웃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보람이 있었다. 퇴원하던 그들도 진심으로 고마워했다. 긴 사연을 담은 감사의 편지를 남겼고, 평생을 살면서 나의 뒤에는 위대한 대한민국과 국민이 버티고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느꼈다는 분도 있었다. 어느 주부는 자신보다 집에 남겨진 가족들을 보살펴 달라고 사정했다. 우리들 이웃의 애환을 제대로 느꼈다.

대구에서 코로나-19를 겪었더니 모두에게 감사할 일이 넘치고도 넘친다. 환자를 돌보며 도움을 준 것보다 내가 더 큰 마음의 선물을 받았고 위로를 받았던 것이다. 의료진을 격려하고 환자들의 완쾌를 바라는 애절한 마음을 보내준 위대한 우리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감동했다. 모든 걸 제쳐두고 대구로 달려와 준 전국의 의료인, 공무원, 자원봉사자, 군인들 그리고 성원해 준 국민들의 따뜻함을 오래오래 기억할 것이다. 사회공동모금회와 적십자사, 의사회를 통해 기증된 엄청난 후원금과 의약품, 식료품과 함께 전해진 국민들의 따뜻한 편지에 눈가가 촉촉해진 경우도 많았다.
오랫동안 대구에 상주하며 현장을 지휘한 정세균 총리를 비롯한 공무원분들의 헌신에도 감사드린다. 특히 가장 열심히 일했음에도 정치적 일정과 맞물려 필요 이상의 비난을 받았던 권영진 대구시장의 진정성에도 심심한 감사와 박수를 보낸다.
학이사 신중현님이 코로나-19 대구 진료현장에서 있었던 의료인들의 기억을 우리 시대의 기록으로 남기자고 제안하였다. 아직도 코로나-19가 종식된 것은 아니지만,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으니 그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엄청난 희생을 치룬 대구의 코로나-19 기록은 공식적인 백서로 남겨지겠지만, 땀과 눈물이 범벅이 된 일선 의료의 단상들은 또다시 망각의 과정을 밟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코로나 전사로 잘 알려진 김미래, 박지원, 이은주 선생께 동참을 부탁드렸더니 흔쾌히 동의해주셨다. 이에 더하여 많은 분들이 기꺼이 경험을 공유해주셨기에 마침내 이 글집이 나오게 되었다.
대구가 코로나의 공격을 온몸으로 막았다. 이 경험이 미래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어야 한다. 기억의 절차에서 6시간 미만의 단기기억은 신경섬유 간의 접속에 의하여 이루어지나, 그 이상의 장기적인 기억은 이를 위한 특별한 단백질의 생성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 글집이 대구 의료현장을 기억하는 한 가지 단백질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 책이 고통을 받던 대구에 대한 혐오의 막말을 일삼은 모 여류소설가와 역사학자에게도 읽혀지길 바란다.

스페인 세비야를 기반으로 하는 축구팀 레알 베티스의 팬들은 “지더라도 베티스 만세 Viva er Betis manque pierda!”를 외친다. 간절한 팬심이다. 우리는 지지 않았다. 그러나 “지더라도 끝까지 대구 만세! Viva er Daegu manque pierda!”다.

2020년 5월
엮은이

작가정보

경북고, 경북대 의대 졸업
대한핵의학회 회장, 국가과학심의회의 전문위원,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 등 역임
현,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저서:《핵의학개론》외 다수의 의학 저서와 《종소리, 세상을 바꾸다》, 《종소리가 좋다》, 《다른 생각 같은 길》(공저)

경북고, 경북대 의대 졸업
대한핵의학회 회장, 국가과학심의회의 전문위원,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 등 역임
현,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저서:《핵의학개론》외 다수의 의학 저서와 《종소리, 세상을 바꾸다》, 《종소리가 좋다》, 《다른 생각 같은 길》(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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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그곳에 희망을 심었네
    코로나19 대구의료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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