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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비록

피로 쓴 7년의 지옥
류성룡 지음 | 장윤철 옮김
스타북스

2020년 02월 26일 출간

종이책 : 2020년 02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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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4.97MB)
ISBN 9791157955091
쪽수 3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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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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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외면하는 순간 치욕의 역사는 반복된다!
일본에서는 베스트셀러였지만 조선에서는 잊혀진 책!!
죽은 사람의 뼈까지 갈아마시게 한 7년 전쟁은 지옥이었다
오늘 이 시대에 필요한 반면교사, 류성룡의 『징비록』은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책이다. 과연 우리는 지금 징비하고 있는가? 이 책을 쓴 류성룡은 임진왜란을 진두지휘한 선조 시대 최고의 재상으로, 그를 빼놓고는 임진왜란을 이야기할 수 없다. 이순신을 발탁하여 임진왜란을 진두지휘하여 7년 전쟁을 승리로 이끈 장본인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욕을 채우기 위해 당쟁을 벌이는 대신들과, 권력을 지키고자 일생 동안 신하들을 이용하고 백성에게 고난을 준 선조가 나라를 이끌던 이때에 류성룡과 이순신이 우리에게 있었다는 사실은 가히 천운이라 할 수밖에 없다.

‘책 읽어드립니다’에서 설민석은 『징비록』을 “임진왜란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조선, 그 역사가 지금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이 시대에 필요한 반면교사가 되어줄 책”이라면서 “임진왜란의 중심에서 모든 보고를 받고 훤히 들여다 본 재상 류성룡이 ‘다시는 이런 일이 이 땅에 일어나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기록한 것’이다. 특히, 조선은 200년간 지속된 평화 때문에, 온 나라 백성이 편안함에 익숙해져 있었고, 전쟁이 날 것이라는 위기감이 없었기에 일본군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무탈’하게 살라는 말은 악담이라 생각한다. 잦은 고통은 사람을 강하게 한다. 위기를 고통스럽게만 생각할 게 아니라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징비록』을 통해 배울 수 있다”고 했다. 또한 남자 의병 못지않게 여자 의병들의 활약도 있었을 텐데 그 기록이 없어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또 “다시 한 번 전쟁에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고통 받은 여성의병들에게 감사와 추모의 마음을 이 자리를 빌어 전하고 싶다”고 했다.

『징비록』은 두 차례의 왜란을 진두지휘하며 나라가 몰락해 가는 과정과 백성들의 고통을 지켜봐야 했던 류성룡이 낙향한 뒤에 기록한 내용이다. 류성룡은 왜란 당시를 객관적으로 기록하여 후대인들이 같은 잘못을 선택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다. 이 책은 청렴함으로 나라의 안위를 걱정하며 전쟁을 진두지휘한 류성룡이 어떤 인물이었는지를 ‘류성룡은 어떤 인물인가’를 통해 설명하고, 또 ‘징비록은 어떤 책인가’와 ‘류성룡의 자서’를 통해 당시의 역사와 류성룡이 글을 남긴 목적을 상세히 설명해 놓았다. 이어 『징비록』과 『녹후잡기』 본문을 싣고, 마지막에 조선시대의 관직과 관청을 정리해 이해가 쉽도록 했다. 왜란을 이겨 낸 걸출한 두 인물 가운데 재상 류성룡은 이제야 빛을 보고 있다. 전체 그림을 보며 나라를 이끌어 가야 하는 수장의 역할이 얼마만큼 중요한지에 대한 우리 대중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까닭이라 생각한다.
책머리에: 오늘에 필요한 반면교사, 류성룡의 『징비록』

류성룡은 어떤 인물인가
류성룡의 일생
전란 직후부터 막바지까지
이순신의 성정 그리고 류성룡과의 인연
전란 중 나온 류성룡의 혁신적인 제안들
류성룡의 성장기와 정치적 입지
징비록을 저술한 그의 말년과 학문 세계
류성룡과 선조의 관계
징비록은 어떤 책인가
지난 일을 징계하며 뒷일을 삼가다
재상 류성룡의 참회록
징비록의 생생한 사실 기록
징비록의 간행 역사
징비록이 후대에 주는 메시지
이 글에 덧붙이는 말

징비록 자서

징비록 제1권
01 일본 국사 다치바나 야스히로 다녀가다
02 일본 국사 요시토시 등이 오다
03 우리 통신사 황윤길 등이 일본에 다녀오다
04 명나라를 치겠다는 일본 국서가 말썽이 되다
05 다급한 군비(軍備)
06 이순신의 발탁
07 신립 장군의 사람됨
08 임진왜란이 일어나다
09 영남 여러 성의 함락
10 급보가 연잇고, 신립 등이 달려 내려가다
11 김성일의 논죄 문제
12 김늑의 민심 수습
13 상주 싸움에서 이일이 패주하다
14 서울의 수비와 파천 문제
15 신립이 충주에서 크게 패하다
16 임금이 서울을 떠나 피란길에 오르다
17 왜적이 서울에 들어오고 임금은 평양에 도착하다
18 삼도군(三道軍)이 용인 싸움에서 무너지다
19 신각의 승리와 억울한 죽음
20 임진강 방어선이 무너지다
21 왜적이 함경도로 들어오고 두 왕자가 잡히다
22 이일이 평양으로 쫓겨 오다
23 명나라 사자가 오고, 평양성 수비가 논란되다
24 임금이 평양성을 떠나다
25 왜적이 평양성에 들어오다
26 임금은 정주·선천으로 향하고 민심도 어지러워지다
27 임금이 의주에 이르고, 명나라 구원병을 오게 하다
28 명나라 구원병 5천 명이 먼저 달려오다
29 명나라 구원병이 평양성을 치다가 실패하다
30 이순신이 거북선으로 왜적을 격파하다
31 조호익의 충의
32 전주 방어전과 의병 정담 등의 용맹함
33 평양성을 공격해 보다
34 명나라 심유경의 강화 회담
35 경기 감사 심대의 죽음
36 원호가 왜적을 쳐부수다
37 권응수 등이 영천을 수복하다
38 박진이 경주를 수복하다
39 의병이 일어나서 왜적을 무찌르다
40 이일이 순변사가 되다
41 왜적의 첩자 김순량 등을 잡아 죽이다

징비록 제2권
42 평양성을 수복하다
43 이일 대신 이빈을 순변사로 임명하다
44 명나라 군사가 벽제 싸움에 지고 개성으로 물러서다
45 권율의 행주대첩
46 굶주리는 백성을 구제하다
47 심유경의 적극 강화책
48 서울이 수복되다
49 왜적이 바닷가에 진을 치고 진주성을 함락하다
50 임금이 서울로 돌아오고 사신들이 일본에 왕래하다
51 이순신을 하옥시키다
52 명나라 군사의 도움을 받다
53 원균이 패하여 한산도 수군이 무너지다
54 황석산성이 함락되다
55 이순신을 다시 삼도수군통제사로 삼다
56 왜적이 남원성을 함락시키다
57 이순신이 진도 벽파정에서 왜적을 쳐부수다
58 왜적이 남쪽으로 물러가다
59 명나라 장수들의 전황
60 최후의 결전
61 이순신의 인품
62 군신(軍神) 이순신의 계엄

녹후잡기(錄後雜記)
01 임진왜란의 조짐
02 괴이한 일들
03 왜적의 간사하고 교묘한 꾀
04 지세 이용이 승패를 좌우한다
05 성을 굳게 지키는 묘법
06 진주성 포루의 역사(役事) 문제
07 왜적을 막아 낼 방도를 강구하다
08 임진강에 부교를 가설하다
09 훈련 도독을 설치하다
10 심유경에 관한 이런 일 저런 일

1591년(선조 24) 겨울에 류성룡이 꿈을 꾸었다. 경복궁 연추문에 불이 나 류성룡이 그 주변을 서성거리는 꿈이었다. 그때 누군가가 류성룡에게 말하였다.
“이 궁궐은 처음 자리를 고를 때에 너무 낮은 지대를 정했습니다. 다시 지을 때는 조금 높여 인근 산에 가까운 높이로 해야 할 것이오.”
땀을 뻘뻘 흘리며 깨어난 류성룡은 차마 이 불길한 꿈 이야기를 아무에게도 할 수가 없었다. 이듬해인 임진년에 왜적이 쳐들어와 임금이 피란하고, 경복궁·창덕궁·창경궁 세 궁궐이 모두 불에 타 잿더미가 되었으며, 백성들은 처참히 목숨을 잃었다. 이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라가 다시 회복되기 어렵다고 여기며 자포자기하였다. 류성룡은 그제야 가까운 사람들에게 지난 꿈 얘기를 하며 말하였다.
- 15쪽 ‘류성룡의 일생’ 중에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얼굴은 작고 누추하고 낯빛은 거무스름했으며, 보통 사람과 다른 의표는 없으나 다만 눈빛은 번쩍거려 사람을 꿰뚫는 듯 느껴졌다고 한다. 그는 삼중석(三重席)을 만들어 남쪽을 향하여 앉았고, 사모(紗帽)를 쓰고 검은 도포를 입었다. 옆에는 신하들 몇이 벌여 앉았다가 우리 사신을 안내하여 자리를 정해 앉게 하였다.
자리에는 아무런 연회 기구가 준비되어 있지 않았고, 방 가운데 탁자 하나가 놓였는데 거기에 떡 한 그릇이 놓여 있었으며, 질그릇 사발에서 따르는 술 역시 탁주였다. 그 예가 극히 간단하여 두어 번 술잔을 돌리면 그만이었고, 절하고 읍(揖)하는 절차가 없었다.
히데요시는 잠시 앉았다 갑자기 일어나서 안으로 들어갔는데 자리에 앉아 있던 사람들은 하나도 움직이지 않았다.
- 88쪽 ‘우리 통신사 황윤길 등이 일본에 다녀오다’ 중에서

임금께서 평양성을 나온 뒤로는 인심이 흉흉해졌다. 지나는 곳마다 난민들이 창고로 들어가 곡물을 약탈하는 일이 빈번하여 순안, 숙천, 안주, 영변, 박천의 창고가 차례로 털렸다.
임금께서 가산을 출발하는 날에 가산 군수 심신겸(沈信謙)이 나에게 말하였다.
“이 고을에는 양곡이 자못 넉넉하고 관청에도 백미 1천 석이 있습니다. 이것으로 명나라 군사를 먹이려 했던 것인데 불행히도 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공께서 조금만이라도 머물러 민심을 진정시킨다면 고을 사람들이 감히 움직이지 못할 것이나, 그렇지 않다면 난동이 일어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소인도 여기에 머무를 수가 없고 부득이 해변을 향해 몸을 피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심신겸은 이미 부하들에게 명령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 167쪽 ‘임금은 정주·선천으로 향하고 민심도 어지러워지다’ 중에서

이보다 먼저 원균은 이순신이 와서 자기를 구원해 준 일을 은덕으로 여겨 서로 사이가 매우 좋았으나, 얼마 안 가 공을 다투게 되면서 점차 어울리지 않게 되었다. 원균은 성품이 음험하고 간사하여 안팎의 인사들과 많이 접촉하면서 이순신을 모함하였다.
“이순신이 애초에는 우리를 구하러 오지 않았소. 그런 것을 내가 여러 번 청하여 부득이 왔으니, 적을 이긴 공은 내가 으뜸을 차지할 것이오.”
조정의 의논도 두 갈래로 나뉘어 있었다. 이순신을 추천한 사람이 나였기 때문에 나와 사이가 나쁜 사람들은 원균의 편을 강력히 들었다. 오직 우상 이원익만이 잘못을 밝히며 그들의 의견에 반대했다.
- 253쪽 ‘이순신을 하옥시키다’ 중에서

“이순신은 과연 훌륭한 장수로다.”
진린 또한 마음속으로 진정 흡족해 하였다.
오래지 않아 왜적의 배가 가까운 섬을 침범하므로, 이순신은 군사를 파견하여 이를 쳐부수고, 적의 머리 40급을 베어 모두 진린에게 주며 그의 공으로 돌렸다. 진린은 뜻밖에 후한 대접을 받자 더욱 기뻐하였다. 이로부터 무슨 일이든 일체 이순신에게 물어서 처결하였으며, 밖으로 나갈 때면 이순신과 가마를 나란히 하고 감히 먼저 나가지 않았다. 이순신은 드디어 진린과 약속하여 명나라 군사와 우리 군사를 구별함 없이 백성에게 누를 끼치는 자가 있으면 잡아다가 매로 다스리기로 했다. 이로부터 그 명령을 어기는 병사가 없어 섬 안에 질서가 섰다.
진린은 임금에게 글을 올렸다.
‘통제사는 온 천하를 다스릴 만한 재주와 나라의 어려움을 이긴 공이 있습니다.’
이는 진린이 마음으로 감복한 까닭이었다.
- 253쪽 ‘이순신이 진도 벽파정에서 왜적을 쳐부수다’ 중에서

이순신은 명나라 장수 진린과 함께 바다의 어귀를 끼고 가까이 쳐들어가니, 왜적의 장수 고니시 유키나가는 사천에 있는 적장 시마즈 요시히로에게 구원을 요청하였다. 수로로 와서 합세하는 시마즈 요시히로를 이순신이 나아가 공격하여 적선 200여 척을 불태우고, 왜적을 헤아릴 수 없이 많이 죽였다. 아군은 도망하는 왜적을 남해의 노량까지 추격하였다. 이순신은 몸소 빗발치는 시석(矢石)을 무릅쓰고 힘을 다하여 싸우던 중 날아오는 총알이 가슴

이순신이 없었다면 전쟁에 패했을 것이고
류성룡이 없었다면 나라가 망했을 것이다

‘책 읽어드립니다’에서 소설가 장강명은 “『징비록』은 정작 일본에서는 『조선징비록』이라는 이름으로 번역되어 그 시대에 베스트셀러였다고 하는데, 국내에서는 2000년대 이전까지는 잊혀진 책이었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또한 김상욱 교수는 “도로도 없고, 교통수단도 없었는데 일본군이 부산에서 한양까지 20일 만에 진격했다. 백성들이 얼마나 무서웠을까”라고 당시의 두려움을 가늠하며 “니체의 말처럼, 『징비록』은 피로 쓰인 책이다. 단순히 읽기를 바라기보다 한 자 한 자, 기억되길 바란 책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군사 일을 봄놀이 하듯 한다면 어찌 패하지 않겠는가?
나라를 이끌어 가는 수장의 중요성과 사람을 어떻게 써야하는가를 일깨워주는 책

『징비록』 본문을 보면 알겠지만 순식간에 나라가 부수어지고, 임금은 살기 위해 도망가 굴욕적으로 무릎 꿇고, 백성들은 잔혹한 죽음을 당하고 굶주림을 참다못해 육신을 목구멍으로 넣는 일까지 발생한다. 류성룡은 이 모든 것을 지켜보았다. 돌이키지 못할 비극이 발생했을 때 단지 ‘참담하다’ ‘분노를 참을 수 없다’라고 심정을 밝히는 일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위엄 있는 군주가 아닌 불안에 벌벌 떨며 자리에 연연하는 왕, 역시 자기 이익을 채우는 길이 어디인가를 따라가는 관료들, 방위 사업을 귀찮아하는 백성들의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였으나, 그럼에도 비극의 가장 큰 책임은 최고 결정권자인 수장의 몫일 수밖에 없다.
류성룡이 『징비록』을 기록한 연유는 과거를 회한하며 죄책감을 덜고자 함도 아니고, 다른 누군가를 탓하고자 함도 아니었다. 류성룡이 지은 제목 그대로 비극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과정을 징계하며 앞날을 도모하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외침의 역사는 비단 임진왜란뿐만이 아니나 정치, 경제, 군사의 중책을 맡아 나라의 요직에 앉았던 인물이 풍부한 사료를 바탕으로 사실을 객관적으로 기록하였다는 점에 『징비록』의 가치가 있다. 류성룡은 왜란이 일어난 원인과 전쟁의 실황, 군사 기무의 정리, 여러 사건의 논평 등을 기록하여 국난을 극복한 역사적 사실을 생생하게 남겨 놓았고, 거기에 더해 당대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등의 문물제도까지 연구할 수 있는 귀중한 문헌을 남겼다. 하나 더 덧붙이자면 전란 발발 이후 7년간의 기승전결과, 그 안에서 오간 대화의 기록들은 전쟁문학의 고전으로서도 중요한 가치를 갖는다.

하늘이 낸 큰 인물에게 주어지는 신묘함과 그 책임
전란 발발 이전 류성룡이 불길하게 느낀 조짐들은 한둘이 아니다. 아무리 첨단을 달리는 지금의 시대라도 무시하지 못할 그리고 무시해서는 안 될 자연적 암시는 존재한다. 그처럼 류성룡은 하늘의 기미들과 세간에서 드러나는 기미들을 보고 느꼈다.
그중 하나는 류성룡이 임진왜란 발발 1년 전에 꾼 꿈이다. 경복궁 연추문에 불이 나 그가 주변을 서성거리는데 누군가가 나타나 “다시 지을 때는 조금 높여 인근 산에 가까운 높이로 해야 한다”라고 말해 준 것이다. 땀을 뻘뻘 흘리며 깨어난 류성룡은 이 불길한 꿈 이야기를 차마 아무에게도 하지 못하다가 임진년에 왜적이 쳐들어온 뒤에야 가까운 사람들에게 이야기하였다.
실제로 경복궁·창덕궁·창경궁 세 궁궐이 모두 불에 타 잿더미가 되고, 그리하여 임금이 피란하고, 백성들은 처참히 목숨을 잃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라가 다시 회복되기 어렵다고 여기며 자포자기하자, 류성룡은 지난 꿈을 언급하며 “꿈속에서 궁궐의 고쳐 지을 일을 의논하였으니 반드시 나라가 회복되리라는 뜻이다”라고 말한 것이다. 류성룡은 평생토록 꾼 꿈 중에 징후를 경험한 바가 많았음을 스스로 밝힌 사실이 있다.
『징비록』 본문에 나와 있듯이 전쟁이 터지기 전 류성룡을 불길하게 만든 일들은 여럿이고 현실은 이미 끝나 버린 듯 비참했지만, 그날의 꿈은 분명 류성룡이 희망을 버리지 않고 현실을 기어이 헤쳐 낼 수 있게 한 중요한 의미가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류성룡의 해석처럼 왜적은 결국 물러갔다. 비록 긴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말이다.

나라의 패망으로 가는 이런 일 저런 일
우리나라는 태평한 세월이 백 년 동안이나 계속되다보니 전쟁을 알지 못하다가, 갑자기 왜적이 쳐들어오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우왕좌왕하는 와중에 온 국토가 넋을 잃고 말았다. 왜적은 파죽지세로 불과 열흘 만에 서울까지 들이닥쳐서, 아무리 지혜로운 사람이라 해도 전략을 도모할 수가 없었고, 용감한 사람도 과감한 결단을 내릴 수가 없었다. 민심 또한 무너져 수습할 길이 없었으니 서울을 빼앗는 교묘한 계책이 달리 필요치 않았다.
한심한 일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용궁 현감 우복룡이란 자는 자기 고을 군사를 거느리고 병영으로 가다가 방어사에 예속된 군사 수백 명이 말에서 내리지 않고 그 앞을 지나간단 이유로 모두 죽여 버렸고, 순찰사 김수는 이 행동에 공이 있다고 임금에게 알려서 승진되도록 하였다. 파벌 싸움에 몰두하였던 지사 신잡은 나라를 잃고 임금이 피란해야 하는 상황에서 나라를 수복할 계책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임금께서는 마땅히 영변으로 떠나셔야 합니다. 그곳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간장이 없는 것이옵니다”라는 실소조차 나오지 않는 말을 하였다.
안타까운 죽음도 있다. 평복으로 바꿔 입고 도망다니는 다른 관원들과 달리, 경기 감사 심대는 위험한 곳을 피하지 않고 왜적이 알도록 먼저 공문을 띄워 알렸으며 내응할 사람도 모집하였다. 그러다 첩자의 말을 진짜로 믿고 왜적에게 죽임을 당하고 만다.
참혹함을 겪은 부끄러운 우리의 지난날을 현실에 결부시켜 다시 살피면서, 앞날을 바로잡는 일이 올바른 도리라고 생각한다면 이 책을 꼭 한번 읽기를 권한다.

“근심하고 두려워하던 마음이 조금 진정된 뒤에 지난 일을 생각하면 황송하고 부끄러워 차마 고개를 들 수 없다. 비록 볼만한 내용은 없지만 이로서나마 간절하게 충성을 바치려는 나의 뜻을 보이고 또 못난 신하가 나라의 은혜에 아무것도 보답하지 못한 죄를 드러내고자 한다.” _서애 유성

작가정보

저자(글) 류성룡

1564년(명종 19) 관직에 입문한 다음 승승장구하였으며, 임진왜란 발발 이후에는 영의정에 4도 도체찰사를 겸하여 임금을 호종하고 군사를 총지휘하는 등 전반적인 책임을 지고 활약하였다. 이순신·권율과 같은 명장도 류성룡으로 인해 등용될 수 있었고, 군대 양성·군비 확충·무기 제조 등의 국방 강화, 면천법·호포법·작미법의 추진을 통한 사회적 부조리 개선에 대한 역할도 크게 했다. 전란이 끝난 뒤, 류성룡의 힘을 약화시키려는 북인의 무고한 탄핵과 그에 동조한 선조로 인해 관직을 삭탈당하고 고향 안동으로 내려가야 했다. 류성룡의 개혁 정책도 대부분 폐기되었다. 마음을 돌린 선조가 수차례 류성룡을 불러올리기 위해 정성을 보였으나 모두 거절하고 은거하였다. 그 기간 동안 『징비록』을 집필하여 전란이 있기까지 조선의 실상을 담담하면서도 자세하게 반성하며 ‘지난 일을 징계하고 뒷날을 돌보는’ 디딤돌로 삼고자 하였다. 류성룡은 퇴계 이황의 문인으로서, 그가 계층 간 부조리를 해소하고 고통받는 백성을 위한 정책들을 끊임없이 내놓은 배경은 그 근본 사상에 있다 할 것이다. 1542년(중종 37) 태어나 1607년(선조 40) 서거하였다. 류성룡의 호는 서애(西厓), 시호는 문충(文忠)이다.

부산외국어대학교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북경대학교 대학원에서 중국문학을 전공하였다. 저서를 기반으로 중국을 한국에 소개하고 한국을 중국에 소개하는 한·중 문화 교류가 꿈이며 또한 전쟁과 혼돈의 중심을 산 지도자 조조의 삶과 재능에 관심을 갖고 그를 연구하여 복잡한 현대를 사는 삶의 지혜를 얻고자 했다. 전작으로 왕경국 박사와 편저한 『유식의 즐거움』 『조조 같은 놈』 『조조 같은 놈 매뉴얼』 『내 안에 적을 깨워라』가 있으며 편역서로 『조조는 어떻게 영웅이 되었나』 『조조의 용병술』이 있다. 편저로는 『단순하고 재미있는 심리학의 재발견』 『조조의 진면목』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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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징비록
    피로 쓴 7년의 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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