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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은 어떻게 질병으로 이어지는가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가 신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
심심

2020년 01월 03일 출간

국내도서 : 2019년 11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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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6.82MB)
ISBN 9791156758044
쪽수 4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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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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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기의 불행은 몸에 새겨져 그 사람을 변화시킨다!
의사이자 공중보건 전문가인 네이딘 버크 해리스가 신체 건강과 정신적 고통을 둘러싼 의문들을 해결하기 위해 뇌 과학, 신경과학, 면역학, 임상의학 등 최신 과학을 동원해 실질적인 증거를 찾고 아동기의 부정적 경험이 주는 영향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임상에서 확인한 과정을 담은 『불행은 어떻게 질병으로 이어지는가』. 2007년 샌프란시스코의 가난한 동네인 베이뷰 헌터스 포인트에 진료소를 열고 그곳에서 심상치 않은 증상을 안고 진료실을 찾아오는 수많은 어린 환자를 만난 저자는 학대, 무시, 방임, 부모의 알코올 및 약물 중독, 정신 질환, 이혼으로 아이들이 받은 정신적 상처가 몸에 극렬한 질병으로 나타나는 것을 생생하게 목격했다.

일반적인 치료법으로는 쉽게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만나서면서 저자는 아동기에 겪은 부정적인 경험이 정신 건강뿐만 아니라 면역계와 뇌 발달에 심각한 영향을 미쳐 신체 건강에 까지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닌가하는 강한 의문을 품게 되었고, 아동기의 불행과 손상된 건강 사이에 생물학적 연관성이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염두하며 성장 정지 문제를 살펴보던 중 아동기 트라우마와 신체 건강의 연관성을 객관적으로 입증한 논문을 만나게 되었다.

이후 저자의 삶은 더 큰 바다를 향해 급물살을 탔다. 바로 자신을 찾아오는 어린 환자들을 돕고 그들이 겪을 미래의 고통에서 벗어날 실질적인 방법을 찾기로 결심한 것이다. 저자는 진료 현장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왜 아동기 트라우마 문제가 일어나는 것인지, 어린 시절 스트레스에 노출된 경험이 왜 중년기나 은퇴기에 건강 문제로 나타나는 것인지, 이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법은 있는지, 우리와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물음들에 차근차근 이야기한다.
저자는 아동기의 부정적 경험의 수가 많을수록, 스트레스 반응 체계가 다수의 스트레스 요인들에 더 자주, 더 강렬하게 반응한다고 밝히며 우리 몸이 스트레스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신경계, 호르몬계, 면역계를 기반으로 상세히 설명한다. 또 아동기 스트레스의 부정적 영향의 위험성을 경고할 뿐 아니라 그 영향을 줄일 방법도 제시한다. 진료 현장에서 유독성 스트레스의 영향을 해결하기 위해 실시한 여러 방법 가운데 효과가 증명된 여섯 가지 방법을 제시해 유독성 스트레스가 신경계와 내분비계와 면역계에 미치는 악영향을 완화하는데 도움을 준다.

아동기의 불행은 개인과 한 가정의 노력만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저자는 개인을 둘러싼 가정이, 주변 환경이, 사회시스템이 그 사람의 건강을 좌우한다고 강조하면서, 가정과 지역 사회, 학교 등 아이들이 자라는 모든 공간에서 유독성 스트레스에 노출된 아이들을 돌보고 이미 어른이 된 피해자들에게 ‘그것은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라는 것을 알릴 때 건강한 삶을 회복하고 이어나갈 수 있다는 깨달음을 전한다.
추천의 말
프롤로그 | 모두가 안다고 생각했지만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
1부 발견
1 뭔가가 딱 안 맞아
2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뒤로 돌아가다
3 18킬로그램이라고?
2부 진단
4 숲에서 마주한 거대한 곰의 공격
5 위험에 빠진 면역계
6 새끼를 핥지 않는 어미 쥐
3부 처방
7 ACE에서 벗어나라
8 만장일치 찬성표
9 치유하기에 늦은 때란 결코 없다
10 “엄마, 우린 여기서 벗어나야 해요”
4부 혁명
11 자기 고통만 바라보는 사람들
12 감춰졌던 세계가 드러나는 순간
13 내겐 도움이 필요했다
에필로그 | 그 일들은 더 이상 대물림되지 않는다
감사의 말
부록 1 | 내 ACE 지수는 몇 점일까?
부록 2 | 아이들을 위한 웰니스 센터 ACE 설문지
후주

에번이 자다가 몸 절반이 마비된 채로 깨어날 위험, 그리고 수많은 다른 병에 걸릴 위험을 증가시킨 요인은 희귀한 것이 아니다. 미국 인구의 약 3분의 2가 그 요인에 노출되어 있고, 그 정도로 흔하다 보니 그냥 봐서는 눈에 띄지도 않는다. 그 요인은 무엇일까? 납? 석면? 포장재로 쓰이는 유해 물질? 아니, 그것은 바로 아동기에 겪은 부정적 경험이다.(17쪽)

지난 20년 동안의 의학 연구를 통해, 아동기의 불행은 말 그대로 몸에 새겨져 그 사람을 변화시키며, 몸속에 일어난 그 변화는 수십 년 동안 사라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불행은 한 아이의 발달 궤도를 틀어놓고 생리 기능에도 영향을 미친다. 평생 안고 가야 할 만성 염증과 호르몬 변화도 촉발할 수 있다. DNA를 읽는 방식, 세포의 복제 방식을 바꿔놓을 수도 있으며, 심장병과 뇌졸중, 암, 당뇨병, 심지어 알츠하이머에 걸릴 위험까지 급격히 증가시키기도 한다.(19쪽)

디에고의 경우가 그렇듯 대부분의 환자에게 ADHD 증상은 난데없이 생겨난 것이 아니었다. 증상은 어떤 식으로든 삶에 혼란스러운 붕괴가 일어났거나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환자들에게서 가장 높은 빈도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집안에서 살인미수 사건을 목격한 뒤 여러 과목에서 낙제하고 학교에서 싸움을 일으킨 쌍둥이나, 법원이 아이를 데려다 주고 데려가는 일을 어머니와 아버지가 아닌 베이뷰 경찰서에서 하라고 명령했을 정도로 부모의 이혼 과정이 폭력적이고 매섭게 치달았던 삼형제처럼 말이다.(31쪽)

공중보건의 기수로서 이제 막 발돋움하는 단계에 있던 우리는 우물 사례의 가장 통쾌한 부분, 그러니까 스노가 장기설을 무너뜨린 부분에 중점을 두었다. 하지만 나는 그보다 더 큰 교훈도 하나 얻었다. 100명의 사람이 모두 같은 우물물을 마시고 그중 98명이 설사를 했다면, 계속 항생제 처방을 할 수도 있지만 잠시 멈추고 ‘이 우물에 대체 뭐가 있는 거지?’라고 질문해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43~44쪽)

펠리티는 학대와 비만의 잠정적 관계를 더욱 명확히 알아내기 위해 비만 프로그램의 일반 점검과 환자 면담에서 아동기의 성적 학대 경험에 대해 묻기 시작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두 명 중 한 명이 그런 과거를 인정했다. 처음에 펠리티는 이것이 사실일 리 없다고 생각했다. 만약 사실이라면 의대에서 그 관계에 대해 당연히 배웠을 테니까 말이다. 그러나 총 186명의 환자와 이야기를 나눠 본 후 그는 확신했다. 혹시라도 자신의 환자 집단이나 질문 방식에 특이한 점이 있어서 그러한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닌지 분명히 확인하기 위해, 그는 동료 다섯 명과 함께 다른 비만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학대 당한 경험을 조사했다. 거기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을 때, 펠리티는 자신들이 엄청난 무언가를 밝혀냈음을 알았다.(83~84쪽)

펠리티와 안다는 건강검진과 설문에서 얻은 데이터를 가지고 건강에 위험한 행동들과 건강 상태가 ACE 지수와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첫째, 그들은 아동기의 부정적 경험이 놀랍도록 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전체 인구 가운데 67퍼센트가 최소한 한 가지 ACE 범주에 해당했고, 네 가지 이상인 사람이 12.6퍼센트였다.
둘째, 그들은 아동기의 부정적 경험과 나쁜 건강 상태 사이에 용량-반응 관계dose-response relationship가 있음을 발견했다. 이는 ACE 지수가 높을수록 건강에 대한 위험도 크다는 뜻이다. 예컨대 ACE 범주 네 가지 이상에 해당하는 사람은 ACE 지수가 0점인 사람에 비해 심장병과 암에 걸릴 가능성이 2배 컸고 만성폐쇄성폐질환에 걸릴 가능성은 3.5배 컸다.(88쪽)

최초의 ACE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 중 70퍼센트가 코카서스인종, 즉 백인이었고, 70퍼센트가 대학 교육을 받았다. 게다가 참가자들은 카이저 의료 센터 환자들이니 훌륭한 의료 서비스를 누리고 있었다. 후속 ACE 연구들도 최초의 연구 결과가 옳았음을 계속해서 입증했다. ACE 연구로 촉발된 다른 여러 연구들도 아동기의 부정적 경험이 소득이나 인종, 의료 접근성과 무관하게 그 자체만으로 미국(과 전 세계)의 가장 흔하고 심각한 질병 다수의 위험 요인이라는 사실을 명백히 밝혀냈다.(90쪽)

디에고가 유독성 스트레스 반응을 겪고 있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아이가 네 살 때 당한 성적 학대도 그렇고, 그밖에도 디에고의 가족은 아이의 스트레스 반응 체계에 과도한 부담을 가하는 여러 곤란을 겪어왔기 때문이다. 아빠에게는 명백한 음주 문제가 있었고, 엄마는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두 사람 모두 디에고의 스트레스를 완화해줄 능력이 없었던 셈이다. 디에고가 겪는 증상들의 조합은 스트레스 반응 체계가 적절한 지원 없이 장기간 활성화될 때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진 바와 완전히 일치했다.(119쪽)

아이들은 반복적인 스트레스 반응에 특히

트라우마가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많은 사람이 인지하고 있다. 게다가 우리는 보통 질병의 원인을 ‘담배를 많이 피워서’, ‘술을 많이 먹어서’, ‘짜고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어서’, ‘운동을 안 해서’라는 식으로 개인의 나쁜 생활습관에서 찾는다. 하지만 지난 20년간 생물학, 면역학, 임상의학, 사회역학 등의 과학 분야에서 이루어진 연구들은 전혀 다른 결과를 내놓는다. 어린 시절에 겪은 극심하고 반복적인 스트레스가 자가면역질환, 비만, 심장병, 기대수명 단축 등 신체 건강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소아과의사이자 공중보건 전문가인 네이딘 버크 해리스는 2007년 샌프란시스코의 가난한 동네인 베이뷰 헌터스 포인트에 진료소를 열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심상치 않은 증상을 안고 진료실을 찾아오는 수많은 어린 환자를 만났다. 도무지 몸무게가 늘지 않아 심각한 성장부진을 겪는 아이부터 아빠가 벽을 내리칠 때마다 천식 증상이 심해지는 아이까지, 해리스는 학대, 무시, 방임, 부모의 알코올 및 약물 중독, 정신 질환, 이혼으로 아이들이 받은 정신적 상처가 몸에 극렬한 질병으로 나타나는 것을 생생하게 목격했다.
일반적인 치료법으로는 쉽게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만나서면서 해리스는 아동기에 겪은 부정적인 경험이 정신 건강뿐만 아니라 면역계와 뇌 발달에 심각한 영향을 미쳐 신체 건강에 까지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닌가하는 강한 의문을 품는다. 《불행은 어떻게 질병으로 이어지는가》는 의사이자 공중보건 전문가인 저자가 지난 10년간 도무지 이해하기 힘들었던 신체 건강과 정신적 고통을 둘러싼 의문들을 해결하기 위해 최신 과학 연구에 근거해 실질적인 증거를 찾고 아동기의 부정적 경험이 주는 영향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임상에서 확인한 과정을 담은 책이다. 해리스는 진료 현장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왜 아동기 트라우마 문제가 일어나는 것인지, 어린 시절 스트레스에 노출된 경험이 왜 중년기나 은퇴기에 건강 문제로 나타나는 것인지, 이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법은 있는지, 우리와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물음들에 차근히 답한다.

아마존 베스트셀러! 굿리즈 평점 4.5!
〈뉴욕 타임스〉ㆍ〈커커스 리뷰〉 추천! TED 강연 900만 회 조회!
자가면역질환, 암, 심장병, 위궤양, 만성 기관지염, 뇌졸중, 편두통…
어린 시절의 상처가 내 몸을 아프게 한다

“이 새로운 과학은 우리가 잘 안다고 생각했던 이야기에 대한 뜻밖의 반전이다.”
자가면역질환, 암, 심장병, 위궤양, 만성 기관지염, 뇌졸중, 편두통…
어린 시절의 상처가 내 몸을 아프게 한다
어느 토요일 아침 5시, 마흔셋의 한 남자가 잠에서 깼다. 그는 별 생각 없이 화장실에 가기 위해 몸을 굴려 침대에서 빠져나오려 한다. 하지만 몸을 옆으로 굴릴 수가 없고, 오른쪽 팔은 마비된 느낌을 받는다. 바로 그 순간, 그는 마비된 것이 오른쪽 팔다리만이 아님을 깨닫는다. 얼굴을 포함한 오른쪽 몸 전체가 마비된 것이다.
곧바로 응급실로 옮겨진 그에 대해 의료진이 병력을 확인하기 위한 질문들을 쏟아낸다. 아내는 이 상황과 관련이 있을지 모른다고 여겨지는 사항을 그들에게 이야기한다. 평소 운동을 즐겨했고, 얼마 전 건강검진에서는 모든 것이 괜찮다고 했어요. 곧 의사들이 그에 대한 1차 판단을 내린다. “뇌졸중 응급환자. 43세 남성, 비흡연자, 위험 요인 없음.”
그도 아내도, 심지어 의사들도 몰랐지만, 그에게는 한 가지 큰 위험 요인이 있다. 그것은 그가 뇌졸중을 일으킬 가능성을 2배나 높여놓은 요인이다. 그가 자다가 몸 절반이 마비된 채로 깨어날 위험, 그리고 수많은 다른 병에 걸릴 위험을 증가시킨 요인은 희귀한 것이 아니다. 미국 인구의 약 3분의 2가 노출되어 있는 흔한 요인, 바로 아동기에 겪은 부정적 경험이다.(16~17쪽)
트라우마가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많은 사람이 인지하고 있다. 게다가 우리는 보통 질병의 원인을 ‘담배를 많이 피워서’, ‘술을 많이 먹어서’, ‘짜고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어서’, ‘운동을 안 해서’라는 식으로 개인의 나쁜 생활습관에서 찾는다. 하지만 지난 20년간 생물학, 면역학, 임상의학, 사회역학 등의 과학 분야에서 이루어진 연구들은 전혀 다른 결과를 내놓는다. 어린 시절에 겪은 극심하고 반복적인 스트레스가 자가면역질환, 비만, 심장병, 기대수명 단축 등 신체 건강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소아과의사이자 공중보건 전문가인 네이딘 버크 해리스Nadin Burk Harris는 2007년 샌프란시스코의 가난한 동네인 베이뷰 헌터스 포인트에 진료소를 열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심상치 않은 증상을 안고 진료실을 찾아오는 수많은 어린 환자를 만났다. 도무지 몸무게가 늘지 않아 심각한 성장부진을 겪는 아이부터 아빠가 벽을 내리칠 때마다 천식 증상이 심해지는 아이까지, 해리스는 학대, 무시, 방임, 부모의 알코올 및 약물 중독, 정신 질환, 이혼으로 아이들이 받은 정신적 상처가 몸에 극렬한 질병으로 나타나는 것을 생생하게 목격했다.
일반적인 치료법으로는 쉽게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만나서면서 해리스는 아동기에 겪은 부정적인 경험이 정신 건강뿐만 아니라 면역계와 뇌 발달에 심각한 영향을 미쳐 신체 건강에 까지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닌가하는 강한 의문을 품는다. 《불행은 어떻게 질병으로 이어지는가(원제 : The Deepest Well, 심심 刊)》는 의사이자 공중보건 전문가인 저자가 지난 10년간 도무지 이해하기 힘들었던 신체 건강과 정신적 고통을 둘러싼 의문들을 해결하기 위해 최신 과학 연구에 근거해 실질적인 증거를 찾고 아동기의 부정적 경험이 주는 영향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임상에서 확인한 과정을 담은 책이다. 해리스는 진료 현장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왜 아동기 트라우마 문제가 일어나는 것인지, 어린 시절 스트레스에 노출된 경험이 왜 중년기나 은퇴기에 건강 문제로 나타나는 것인지, 이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법은 있는지, 우리와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물음들에 차근히 답한다.

더 이상 자라지 않는 아이가 바꿔놓은 한 의사의 삶
1만 7421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역학 연구가 밝혀낸 아동기 트라우마의 놀라운 진실
해리스가 진료실에서 만난 수많은 아이 가운데 의사로서 그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은 아이가 있다. 멕시코 이민자 출신 가정의 아이 디에고는 학교에서 여러 문제 행동을 일으켜 ADHD가 의심된다며 진료실을 찾아왔다. 충동을 잘 조절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였지만 디에고는 만성 천식과 습진에 시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해리스가 발견한 가장 큰 문제는 디에고의 키였다. 7살 디에고의 키는 또래보다 작은 정도가 아니라 4살 아이 평균 정도로 아주 작았다.(28쪽)
해리스는 디에고의 건강 상태와 성장 환경을 검토하면서 아이가 어릴 때 부모와 가까운 지인에게 성추행을 당했고 그 이후부터 ADHD가 의심되는 태도를 보이며 건강까지 심하게 나빠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압도적인 불행을 겪은 뒤 건강이 나빠진 아이들이 몇몇 정도였다면 그저 우연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지만 디에고는 해리스가 만난 수백 명의 아이에게서 보아온 상황을 대표하는 하나의 전형이었다.(34쪽) 사회적 자원이 부족하고 가난과 폭력적인 환경이 일상인 지역에서 아이들이 겪는 고통은 고스란히 몸으로 전해지고 있었다. 이에 해리스는 아동기의 불행과 손상된 건강 사이에 생물학적 연관성이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염두하며 디에고의 성장 정지 문제를 살펴보던 중 한 논문을 만났다.
1998년 〈미국 예방의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Preventative Medicine〉에 내과의사 빈센트 펠리티Vincent Felitt와 역학자 로버트 안다Robert Anda가 연구한 〈아동 학대 및 가정 기능장애와 성인기 주요 사망 원인들과의 관계: 부정적 아동기 경험 연구Relationship of Childhood Abuse and Household Dysfunction to Many of the Leading Causes of Death in Adults: the Adverse Childhood Experiences(ACE) Study〉(이하 ACE 연구)라는 논문이 발표되었다. 이 논문은 성인 1만 7421명을 대상으로 그들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수차례의 면접 조사를 통해 아동기의 불행이 주는 고강도 스트레스와 나쁜 건강 사이에 관계가 있음을 밝혀낸 최초의 연구다.(75쪽) 논문이 제시하는 구체적인 사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아동기의 부정적 경험이 놀랍도록 흔하다는 것이다. 전체 인구 가운데 67퍼센트가 최소한 한 가지 부정적 경험을 했고, 네 가지 이상인 사람이 12.6퍼센트였다. 둘째, 아동기의 부정적 경험과 나쁜 건강 상태 사이에 용량-반응 관계dose-response relationship가 있다는 점이다. 즉, 부정적 경험을 많이 했을수록 건강에 대한 위험도 크게 나타난다는 뜻이다. 네 가지 이상을 경험한 사람은 그런 경험이 없는 사람에 비해 심장병과 암에 걸릴 가능성이 2배 컸고 만성폐쇄성폐질환에 걸릴 가능성은 3.5배 컸다.(88쪽)
이 논문은 해리스가 의학 공부를 하면서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아동기 트라우마와 신체 건강의 연관성을 객관적으로 입증한 것이었다. 이에 해리스는 그동안 품고 있던 모든 의문이 한 번에 해결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최선의 치료 방법을 동원했지만 아이들의 건강은 제자리걸음이었고, 불행과 건강 문제의 관계를 점점 뚜렷이 목격하고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몰라 발만 구르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그에게 ACE 연구 논문은 새로운 길을 열어주었다. 그리고 이후 해리스의 삶은 더 큰 바다를 향해 급물살을 탄다. 바로 자신을 찾아오는

작가정보

소아과 의사이자 샌프란시스코의 베이뷰 헌터스 포인트에 있는 ‘아이들을 위한 웰니스 센터The Center for Youth Wellness’ 설립자다. 아동기에 받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성인병과 정신 건강의 위험 요소로 다루는 혁신적인 접근으로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그가 아동을 대상으로 실시한 아동기의 부정적 경험Adverse Childhood Experience 검사는 어린이가 신체 및 정신적 학대, 약물 남용, 빈곤 및 정신 질환과 관련된 경험이 있는지 보호자에게 묻고 부정적 경험의 정도를 0~10점으로 평가한다. 이 점수를 기초로 어린이가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어린이와 보호자에게 적절한 사회적 뒷받침과 치료가 제공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아이들을 위한 웰니스 센터’에서는 아이들을 위한 건강 프로그램을 아동기의 부정적 경험 점수를 토대로 실시하고 성과를 거두고 있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에서 생물학을 전공했고, 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비스 캠퍼스에서 의학을 공부했다. 하버드의학대학원에서 공중보건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스탠퍼드대학교 병원에서 소아과 레지던트로 수련했다. 캘리포니아주 최초로 수석 의사the state’s first surgeon general로 임명되어 공중보건 수장으로서 예방의학 관점에서 캘리포니아 지역의 주민의 건강을 돌보고 있다.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가 평생 동안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진행한 TED 강연은 약 800만 회 조회되었으며, 이 책 《불행은 어떻게 질병으로 이어지는가》는 출간 즉시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리며 학계와 보건 당국은 물론 독자들의 큰 지지를 받았다.

부산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번역 일을 하며 살고 있다. 14살 때 처음 번역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고, 15년 뒤 처음 번역을 시작했다. 그 후 20년 가까이 번역만 하며 살았고, 남은 삶도 계속 번역하며 살고 싶다. 읽는 이에게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되는 좋은 책을 먼저 읽고 소개하는 것이 가장 뿌듯하고 즐거운 일이다. 《우울할 땐 뇌 과학》, 《내 아들은 조현병입니다》, 《나는 정신병에 걸린 뇌 과학자입니다》, 《미술관에 가면 머리가 하얘지는 사람들을 위한 동시대 미술 안내서》, 《혐오사회》, 《무신론자의 시대》 등 60여 권의 책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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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불행은 어떻게 질병으로 이어지는가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가 신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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