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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비원의 바람을 따라 흐르다

김창환 지음
행복에너지

2015년 01월 12일 출간

종이책 : 2014년 11월 0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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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9.73MB)
ISBN 9791156022374
쪽수 2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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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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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이라는 찬란한 선물과 함께 안겨진 분단 시대에 태어나 오늘에 이른 저자는 전쟁이 휩쓸고 이념이 휩쓸고 간 불모의 땅에서 때로는 인간다운 삶을 철저히 박탈당하고 살아왔다. 여기서 인간다운 삶, 인간적 권리의 회복이 선명하게 얼굴을 내민다. 그 얼굴이 저자가 우선적으로 설정한 주제다. 누구도 비교논리에 의해서 상처받지 않고 상대를 존중하며 상생할 수 있는 성숙한 사회. 이런 세상을 향해서 우리는 어서 달라지고 진화해야 한다는 것이 김창환 작가가 이 장편 에세이들을 통해서 전해 주는 소중한 메시지다.
책을 펴내며 006

#part 1
지리산, 바람을 따라 흐르다 011
● 강은 바다로 흐르고 나는 어머니에게로 흐르다 016

#part 2
형은 내 스타일이래요 041
● 나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 076

#part 3
태초에 유혹이 있었다 119
● 정령 사랑한 것에는 이유가 없다 136

#part 4
친구라고 말할 수 있기까지 155
● 나는 왜 아버지가 되지 못했는가 166

#part 5
나는 왕따였다 195
● 이 또한 지나가리라 201

#part 6
내 꿈은 물꼬를 트는 것이었다 235

서평 262
출간후기 269

“누구나 구불거리는 질곡 같은 삶을 헤쳐나간다.
그들의 길을 바라본다. 그들의 삶을 이야기한다.”
일반적인 에세이가 아닌 ‘우리들의 길 찾기를 위한 새로운 발상’

낯설고 당혹스럽다. 이 책은 일반적인 에세이나 인문학의 저술 형태가 아니다. 이색적이다. 이 같은 이색성이 참신함과 독창성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많은 독자들이 감동을 하고 인정해주어야 한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저자가 사물의 진실에 접근하기 위해 이 같은 방법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주어진 주제의 특성과 그의 치밀하고 적극적인 탐구정신 때문이다. 눈길을 끌고자 기교를 부린 것이 아니다.

저자는 해방이라는 찬란한 선물과 함께 안겨진 분단 시대에 태어나 오늘에 이르렀다. 흔히 이들을 베이비부머 세대라 부른다. 그들은 전쟁이 휩쓸고 이념이 휩쓸고 간 불모의 땅에서 때로는 인간다운 삶을 철저히 박탈당하고 살아왔다. 여기서 인간다운 삶, 인간적 권리의 회복이 선명하게 얼굴을 내민다. 그 얼굴이 저자가 우선적으로 설정한 주제다.(하이데거의 말에 의하면 이는 피투된 존재에서 기투된 존재로의 자각이다.)

때로 저자는 작품에서 극과 극을 동시에 등장시켜 쌍방 시각의 입체적 조명방법을 쓰고 있다. 한쪽에서만 바라보는 편향적 감각을 떨쳐버리기 위해서다. 우리는 편향성의 오류로 현실을 판단하는데 익숙해있고 또 이를 개선하는데 소홀했다. 편향성은 나에게 직접적인 삶의 편익을 가져다주었기 때문이다. 불행한 우리나라 역사의 기반 위에서.

저자는 이와 함께 자신이 살아 온 대한민국을 말한다. 어린 시절의 반공교육은 누구나 마찬가지인 필수과목이었지만 저자는 직업군인으로서도 참으로 긴 세월동안 오직 반공 이념 교육의 중심에서 대한민국을 살아 온 사람이다.
남북의 첨예한 이념 논쟁의 선봉에 있던 두 사람이 한 자리에서 만나 가슴을 열고 이야기 한다. 극과 극의 만남이다. 그러나 이들은 이념의 울타리를 제거하고 인간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춘다. 이념은 인간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인간은 이념을 위해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제의 유산을 물려받고 강대국들에 의해서 분단되어 비극을 연출하도록 강제되고 있는 땅. 인간적 자긍심을 포기하며 타락하고 남을 짓밟아야 내가 편하게 살 수 있는 나라.
우리가(적어도 남에게 폐를 끼치고 살고 싶지 않은 사람) 이를 거부하며 저항하며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길은 무엇인가? 이런 질문에 대한 답으로 제시한 것이 이 상생의 원리다.
누구도 비교논리에 의해서 상처받지 않고 상대를 존중하며 상생할 수 있는 성숙한 사회. 이런 세상을 향해서 우리는 어서 달라지고 진화해야 한다는 것이 김창환 작가가 이 장편 에세이들을 통해서 전해 주는 소중한 메시지다.

(김우종金宇鍾 문학평론가의 評說을 요약)

책을 펴내며

산등성이는 구불거리며 오르다가 다시 구불거리며 흘러내린다. 산등성이가 흘러내린 곳으로 개울도 구불거리며 흘러내려 간다. 구불거리며 흘러내린 산등성이와 개울을 따라 사람들이 모여살기 시작했고 고샅길도 이어지기 시작했다. 길은 구불거리며 마을을 이어놓고 신작로를 따라 대처(大處)로 이어졌다. 개울도 구불거리며 흐르다가 강으로 이어지고 바다로 흘러들었다. 자연에서 반듯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었고 반듯한 것은 인위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었다. 반듯한 것은 결국 인간이 스스로 편의를 위해 자연에 가한 횡포였고 억압이었다. 역사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저마다의 삶도 강이나 길처럼 구불거리며 흐른다. 살아있는 것들은 다 그렇게 구불거리며 흐르는 것이었다.
이 땅에 처음 철길이 놓인 것은 일제강점기였다. 당시의 철길은 산과 들의 이어짐처럼 구불거리기도 했지만, 두 선로의 간격 차를 절대 용납할 수 없는 것처럼 반듯한 것을 추구하고 지향했다. 기차가 다니게 되면서 사람들은 고향을 떠나 대처로 가는 것에도, 시간의 억압에도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왕조가 몰락해가면서 열강의 침탈이 시작되었고 분열과 자폐(滋弊)는 결국 일제의 침략을 불러왔다. 대륙과 이어지며 대양의 물길이 흘러드는 반도는 숙명처럼 끝없이 외세에 시달렸다. 해방과 분단, 군정으로 양분된 이념의 대립은 끝내 동족 간의 사변을 불러왔다.
혁명과 쿠데타의 차이는 무엇인가? 정의를 앞세워 구부러진 것들을 반듯하게 만들겠다는 시작점은 같다. 그들은 정의를 내세워 구불거리며 흐르던 길을 반듯하게 만들었고 역시 구부러진 돌담을 허물어 반듯한 벽돌담을 만들어갔다. 자신들의 잣대로 구부러진 사람들을 억압하고 한 줄로 반듯하게 줄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자신들도 결국 구부러진 사람들이었다. 세상의 모든 것은 구불거리며 흐르는 것이었고 인생사도 역사도 마찬가지였다. 혁명과 쿠데타의 차이는 구부러진 길을 직선으로 만드는 방법에 있다. 합의에 의한 방법이 있을 수 있고 강압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과연 구부러진 길을 직선으로 만들 필요가 있을까? 서투른 정의를 시대의 화두인 양 급히 빼들 필요가 있을까?

언젠가 모 문학단체의 행사가 끝나고 뒤풀이장소였다. 테이블을 마주하고 계신 두 분은 초면이었고 60대 후반쯤의 연배로 보이는 분들이었다. 대화를 나누면서 알게 된 것으로 두 분은 강단에서 은퇴하신 전직 교수님들이셨다. 당시 나누었던 대화중에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느낀 것으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운이더라.”
물론 그 자리에서 그 말을 의미 있게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다. 교수까지 지내신 학자이신 분들이니 그저 그런 농담을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한참 시간이 지나서야 때때로 그 말이 생각난다. 그것은 어쩌면 그 말이 일견 타당성이 있다는 내 속내일 듯하다. 그러나 다시 명징한 사유를 시작해본다. 그리고 결론을 내린다. 인생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를 단순하게 ‘운’이라고는 할 수 없다고. 그러나 ‘운’을 또 완전히 버리기에는 여러 가지 제반 현상들이 이를 제어한다.
인생을 결정짓는 요소를 세 가지로 한정해 보기로 한다.
한 가지는 역시 ‘운’의 범주에 속하는 것일 수도 있는 유전과 사주팔자이다. 두 번째의 것은 환경이고 또 다른 하나는 성격이다. 이 세 가지 것들은 각각 별개의 것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닌 상호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상호 유기적으로도 작용한다.
이 모든 것들을 종합하여 능력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人間’은 혼자서 인간일 수 없다. 객체로서의 존재, 즉 관계가 사람을 이룬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의미와는 다르다. 한 사람의 존재는 그 스스로 주체와 외부에서 그를 보는 타자로서의 관계에서 그 존재가 완성된다는 의미이다. 인생사는 관계라는 말과도 상통할 수 있다. 결국, 운이라는 것의 본질 또한 관계 속에서 생성되고 소멸한다고 말할 수 있다. 운이 좋아서 출세한 사람. 능력이 출중해서 성공한 사람. 이들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제 몫을 훌륭히 해냈음이 분명하다. 물론 자본주의의 특성상 소수의 예외적인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내가 그 소수 부류에 속하지 않고 ‘운’ 하나로 인생을 재단한다면 세상사 너무 살맛이 나질 않을 것이다.

만났었고 만나야만 하는 사람, 우연처럼 만나지는 숱한 사람들, 구불거리며 질곡 같은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생각한다. 학교를 중심으로 배우고 학습하는 것들은 지혜가 아니라 지식이다. 성현이나 종교를 통해 학습하는 것들도 마찬가지다. 내가 경험하지 않은 지식에 불과한 것이다. 학자는 물론 수도승이나 성직자가 모두 지혜로운 이의 범주에 들지 못한다는 말과도 같다. 지혜라는 것은 살아가는 현실의 희로애락에서 발현되는 것들이다.
살아가면서 다양하게 만나는 사람들, 누구나 구불거리는 질곡 같은 삶을 헤쳐나간다. 그들의 길을 바라본다. 그들의 삶을 생각한다. 우리는 너무도 흔히 희망을 이야기한다. 절망을 이겨낸 사람들. 오체투지의 정신으로 자신의 인생을 극복하려는 사람들. 그러나 더 많은 사람은 자신의 저주스런 삶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세상을 원망하며 살고 있다. 이 책은 섣부른 희망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이 책은 어둠 속에서-그것이 자의든 타의든-사는 사람들의 그 힘겨운 삶의 단면들을 보고자 한다.
저마다의 삶은 바람과도 같이 흐르는 것이어서 실체가 불분명한 거짓과 진실의 혼재일 수 있다. 거짓은 나에게서 진실의 외피로 포장되기도 하고 진실을 거짓으로 감추기도 한다. 산을 오르고 내리며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그 비원의 바람을 따라 흐른 이야기들이다. 나의 삶 속에서 거짓일 때가 더 많았던 것 같은데 비원의 바람을 따라 흐르면서는 진실도 따라 흐르는 것이었다.
죽지 않은 이상 누구에게나 희망은 있다. 주어진 삶의 멍에를 벗어날 지혜가 저마다 샘솟기를 기원한다. 지식이 아닌 지혜가 희망을 불러온다. 고로 얕은 지식으로 섣부른 희망을 말하는 사람들을 나는 싫어한다.

추천사

評說 - 우리들의 길 찾기를 위한 새로운 발상

金宇鍾(문학평론가)

낯설고 당혹스럽다. 이 책은 일반적인 에세이나 인문학의 저술 형태가 아니다. 이색적이다. 이 같은 이색성이 참신함과 독창성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많은 독자들이 감동을 하고 인정해주어야 한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저자가 사물의 진실에 접근하기 위해 이 같은 방법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주어진 주제의 특성과 그의 치밀하고 적극적인 탐구정신 때문이다. 눈길을 끌고자 기교를 부린 것이 아니다.

저자는 해방이라는 찬란한 선물과 함께 안겨진 분단 시대에 태어나 오늘에 이르렀다. 흔히 이들을 베이비부머 세대라 부른다. 그들은 전쟁이 휩쓸고 이념이 휩쓸고 간 불모의 땅에서 때로는 인간다운 삶을 철저히 박탈당하고 살아왔다. 여기서 인간다운 삶, 인간적 권리의 회복이 선명하게 얼굴을 내민다. 그 얼굴이 저자가 우선적으로 설정한 주제다.(하이데거의 말에 의하면 이는 피투된 존재에서 기투된 존재로의 자각이다.)
저자는 이런 상황에 대한 답을 특수한 방법으로 찾고자 한다.

제1장 〈바람을 따라 흐른다〉와 〈강은 바다로 흐르고 나는 어머니에게로 흐르다〉에는 ‘동자출가(童子出家)’의 운명으로 살아 온 인물이 등장한다. 이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부모님으로부터 버려진 인물이다. 가장 고독하고 절망적인 극한 상황에서 삶을 시작한 인물이기에 우리는 그에게 잔혹하게 물을 수 있다.
“당신에게 삶의 참된 의미는 무엇인가요?”
동자출가의 주인공은 저자가 지리산에 가서 만난 실제 인물이다. 그런데 저자는 그의 삶의 이력을 단순히 받아 적지 않았다. 저자가 직접 동자출가승이 되어, 일인칭 화자가 되어 그가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서술했다.
그 의도는 이 방법이야 말로 한 인물의 기구하고 처절한 삶을 보다 절실하고 감동적으로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익스피어가 위대한 이유는 그의 무대에 등장한 인물을 모두 자기동일화시켰기 때문이다. 베니스의 상인에서 샤일록은 유대인이다. 세익스피어는 샤일록을 위해 철저히 유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그의 신분에 맞는 언어를 구사했다. 샤일록 속에 자신을 온전히 몰입했다. 저자는 이를 의식했을까? 역지사지(易地思之)의 필법이라 해도 좋다.
태어나면서부터 버림받은 주인공은 절밥으로 자라난다. 그러나 그 속에서 정의를 찾다가 처절하게 내쳐진다. 자신을 키워준 은혜를 배신한 행위다. 그것이 삶의 처연한 운명이다. 다시 그는 철저히 버려진 존재가 되어 자신만의 삶을 꾸려나간다. 이때 그는 한걸음 성숙의 도약을 시도한다. 버려진 것은 인생의 행幸도 불행不幸도 아니다. 그저 그렇게 강물처럼 흐른 것이다. 불교의 가르침에서 노자의 철학으로 외연을 확대한다. 저자는 이를 통해 인간구원의 긍정적인 가능성을 제시하고 삶의 참된 모럴을 제시하고자 했다. 〈강은 바다로 흐르고 나는 어머니에게로 흐른다〉는 그런 의미를 함축한 제호로서 매우 인상적이다.

때로 저자는 작품에서 극과 극을 동시에 등장시켜 쌍방 시각의 입체적 조명방법을 쓰고 있다. 한쪽에서만 바라보는 편향적 감각을 떨쳐버리기 위해서다. 우리는 편향성의 오류로 현실을 판단하는데 익숙해있고 또 이를 개선하는데 소홀했다. 편향성은 나에게 직접적인 삶의 편익을 가져다주었기 때문이다. 불행한 우리나라 역사의 기반 위에서.
우리는 이 세상을 둘 중 하나의 방법으로 살아간다. 물 위에 떨어진 낙엽처럼 둥실둥실 떠내려가는 대로 몸을 내 맡기고 흘러가거나, 자기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주체적 인간으로 살아가거나. 이성은 후자의 삶에 눈길을 주지만 현실은 전자의 삶에 안주하라고 속삭인다.
자신이 판단하고 결정하는 주체가 된다는 것은 물 위로 둥실 둥실 떠내려가면 그만인 인생보다 편하지 않다. 소수이기 때문이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들을 보기 때문이다. 남들이 보이기 싫어하는 허점을 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스스로 삶을 결정하는 주체가 되는 사람은 홍수로 떠내려가다가 널빤지나 물가로 기울어진 나무 가지를 붙들고 살아나와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이것은 험하고 고통스런 일이지만 가치 있는 삶을 위한 필연적 고통이다.
우리나라 사람은 누구나 특정 이데올로기와 체험의 울타리 속에 밀폐되어 사물을 보고 느끼고 판단해 왔다. 밀봉교육은 남파간첩만 받아 온 것이 아니다. 북의 인민이나 대한민국의 모든 백성들도 각각의 이데올로기와 역사적 유산을 물려받으며 세뇌되어 살아오고 있다. 다행히도 남한의 사상과 표현의 자유가 북한의 그것보다 우위에 있다 우쭐할 수 있다하더라도 진정한 사상과 표현의 자유는 아직 요원한 듯하다.
이런 현실에서 참된 진실 탐구를 위한 방법은 남북 양쪽이 동시에 만나 서로 살아 온 현실을 말해주는 것이다.
제2장의 〈형은 내 스타일이래요〉와 〈나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가 이에 해당한다.
여기서 저자가 도입한 인물은 북한의 보위부 군관과 저자 자신이다. 양쪽 모두 그들이 살아 온 삶의 환경을 놓고 보면 극단적 대립관계가 된다. 탈북자인 보위부 군관은 북에서 이념적으로 가장 투철한 사상을 지닌 열성분자로 체제에 순응하며 살았다. 저자는 그를 통해서 북쪽을 말할 뿐만 아니라 그곳을 거부하고 이 땅을 찾아 온 사람으로서 그가 보는 남한 현실의 심각한 모순까지 지적하고 있다.
저자는 이와 함께 자신이 살아 온 대한민국을 말한다. 어린 시절의 반공교육은 누구나 마찬가지인 필수과목이었지만 저자는 직업군인으로서도 참으로 긴 세월동안 오직 반공 이념 교육의 중심에서 대한민국을 살아 온 사람이다.
남북의 첨예한 이념 논쟁의 선봉에 있던 두 사람이 한 자리에서 만나 가슴을 열고 이야기 한다. 극과 극의 만남이다. 그러나 이들은 이념의 울타리를 제거하고 인간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춘다. 이념은 인간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인간은 이념을 위해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3장에서 저자는 이런 특수한 역사적 유산으로 만들어진 울타리 속에서 인간은 과연 어디까지 저항할 수 있으며 그 속에서 인간승리는 과연 가능한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저자는 자신을 몽골의 사막에 던져 놓고 자신의 한계능력을 실험한다. 참가자들과 함께 끝까지 완주하고 살아남는 울트라 마라톤으로 자신을 실험하고 성공해낸다.
이런 실험, 이런 자학(?)이 왜 필요했을까?
이것은 마라톤을 재능과 취미의 영역으로 취급한 것이 아니다. 불의가 정의를 이기고 불합리가 합리를 이기고 한 번 패한 자는 다시 일어 설 수 없는 역사적 사회적 조건을 운명으로 뒤집어쓰고 태어나는 한국인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다. 특히 저자 자신과 이야기속의 주인공처럼 남달리 가난했던 사람이 그 조건과 맞서며 자존감을 가진 인간으로 살아올 수 있었던 승리의 기록이다. 50대의 장년이 젊은이들도 해내기 어려운 장거리 악조건의 사막에 몸을 던지고 완주했다는 것은 참으로 감동적인 이야기다.

제4장의 〈그가 나에게 말을 주었다〉와 〈나는 왜 아버지가 되지 못했는가?〉도 전체적으로 같은 주제로 모아지는 주요한 작품이다. 남들과 다르다는 것이 남들보다 열등하다는 것으로만 인정되는 불편한 사회에서 지극히 참담한 원양어선 선원의 삶을 살아 온 한 사람의 인생은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제5장의 〈나는 왕따였다〉와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저자 자신의 고백적 자서전이다. 남들의 인생을 그렇게 까발려 놓았으니 자신도 발가벗어야 했으리라.

제6장 〈내 꿈은 물꼬를 트는 것이었다〉에서 저자는 다른 사람의 입을 빌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아이들이 결코 자신을 비하하거나 비교당하지 않고 자신이 서 있는 곳을 탓하지 않고 꿋꿋하게 자라는 나무들처럼 자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각자 자신이 가진 재능과 소질을 바탕으로 자신의 모습을 존중하며 서로 아우르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이 인용문의 앞자리에서 저자는 북미원산으로 1900년대 초 일본인 학자에 의해 도입된 리기다소나무와 우리의 소나무를 비교하고 있다. 리기다소나무는 사정없이 가지를 사방으로 뻗고 하늘로 뻗으며 왕성한 생명력으로 번성해 가는 나무다. 그래서 한국의 야산에서 환영받는 식종이 되었다. 그러나 머지않아서 그들의 위세는 꺾이기 시작했다. 이웃에서 뻗는 가지를 용납하지 않고 자기만의 가지를 사정없이 뻗는 나무는 상생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한국의 소나무는 다른 나무들이 가지를 뻗으면 피해 준다. 그리고 구부러지며 자기 영역을 확대해 나간다. 남의 영역을 지켜 주며 자기 영역을 만들어 나가기 때문에 우리의 소나무는 상생의 지혜를 아는 것이다.
작자는 이 사례를 통해 한국사회의 심각한 모순을 읽고 있다. 우리 사회야 말로 상생의 지혜를 모르는 오만하고 미련한 자들이 설치고 약자들은 끝없이 소외되며 뒤처지고 설움받는 곳이기 때문이다.

일제의 유산을 물려받고 강대국들에 의해서 분단되어 비극을 연출하도록 강제되고 있는 땅. 인간적 자긍심을 포기하며 타락하고 남을 짓밟아야 내가 편하게 살 수 있는 나라.
우리가(적어도 남에게 폐를 끼치고 살고 싶지 않은 사람) 이를 거부하며 저항하며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길은 무엇인가? 이런 질문에 대한 답으로 제시한 것이 이 상생의 원리다.
누구도 비교논리에 의해서 상처받지 않고 상대를 존중하며 상생할 수 있는 성숙한 사회. 이런 세상을 향해서 우리는 어서 달라지고 진화해야 한다는 것이 김창환 작가가 이 장편 에세이들을 통해서 전해 주는 소중한 메시지다.

출간 후기

사연 없는 삶이 어디 있으랴?

권선복(도서출판 행복에너지 대표,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 문화복지 전문위원)

“사연 없는 삶이 어디 있겠어?”
우리는 이 말을 자주 사용합니다. 삶의 여정에서 자신이 겪은 질곡을 때론 과장되게 때론 드라마틱하게 만들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삶을 가장 절절히 사랑하는 자기애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김창환 저자의 글은 일단 자신의 사연을 책 전반에 두루 깔아놓고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그는 서정적인 시골에서 자랐으며 성실한 성품을 기반으로 현재 우리 사회에서 주요 역할을 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에게는 고약한(?) 버릇이 있습니다. 방랑벽. 가방을 메고 훌러덩 떠나버립니다. 섬으로 강으로 지리산으로. 그리고 사람들을 만납니다.

저자는 자신이 만난 사람들을 자기화하여 범상치 않은 사람들의 사연을 풀어냈습니다. 그리고 그 각각의 사연들은 모두 기교를 부린 소설보다 더 감동적입니다.

저자의 글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지리산을 가고 싶고 동자출가승을 만나보고 싶고 물꼬 학교의 아이를 만나고 싶습니다. 사람은 감동을 찾아 나서는 본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책을 만드는 내내 낯선 곳에서 사람을 만나고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저자의 모습이 어른거렸습니다. 그의 머리 위에서 반짝이는 지리산의 북두칠성도 떠올랐습니다.

그가 길에서 만난 사람들의 사연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어쩌면 인간의 삶이 가지고 있는 근원적인 부조리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저자는 몽골의 고비사막 마라톤에 참여해 일등을 했답니다.(이를 믿을 수 없어 여러 차례 검증을 시도했고 끝내 그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정말 대단한 열정을 가지고 있는 저자에게 힘찬 응원을 보내며 저자가 만난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과 함께 행복에너지를 팡팡팡 전파하여 드리며 독자님에게 기쁨충만한 감동을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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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김창환

저자 김창환은 1960년 충남 홍성에서 태어났다. 푸른 제복을 입고 젊음을 보냈으며 지금은 미래창조과학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2014 몽골고비사막 울트라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여 너른 평원과 낙타를 만나고 목에 걸었던 금메달은 큰 행운이었다. 2009년 〈에세이스트〉로 등단했으며 수필집으로 〈내 마음의 등불〉, 〈천상 촌놈인 스물 두가지 이유〉, 〈그래도 나는 꼴값을 하며 살고 싶다〉, 〈나에게 나를 돌려주다〉, 〈소풍 겨울밤 감꽃 그리고 장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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