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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경계선

사람이 존재하는 한 반드시 그어지는
아포 지음 | 김새봄 옮김
추수밭

2020년 07월 27일 출간

종이책 : 2020년 06월 2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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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10.73MB)
ISBN 979115540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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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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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경계에 있어야 비로소 자신의 위치를 고민한다”
국경, 세대, 인종, 계급 등 다양한 경계에 대한 르포르타주이자 여행 에세이, 그리고 문화인류학 필드워크. 타이완의 인류학자이자 저널리스트인 아포가 십여 년 간 강제로 그어진 경계인 한국 휴전선부터 세대 간 소통이 점점 어려워지는 조선족들의 가정, 미국과 일본 사이에 놓이게 된 오키나와, 전쟁을 잊고 싶어 하는 베트남과 톈안먼을 기억하는 홍콩에 이르기까지 아시아의 국경과 분쟁 지역, 그리고 일상을 둘러봤던 기록들을 정리했다. 가장 아슬아슬한 경계선들을 걸으며 고민했던 정체성과 ‘구분’에 대한 저자의 깊은 성찰이 담담한 여행기 형식으로 전해진다.
한국어판 서문 / 한국의 독자들께 손을 내밀며
들어가는 글 / 나는 왜 경계를 걷는가?

1부 | 모호한 경계선
베트남 · 당신과 나 사이, 오해받는 경계
캄보디아 · 빛 바랜 유적 위에 파여진 선명한 핏빛 경계
라오스 · 어느 곳에나 흐르지만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메콩강
인도네시아 · 경계에서 희미해진 타인과 나 사이의 간격
태국과 미얀마 사이 · 경계에서 정체성을 상실한 이방인
싱가포르 · 말레이시아와 바다 사이에 놓인 경계인의 섬

2부 | 시간과 기억의 경계선
오키나와 · 류큐와 일본 사이, 미국과 일본 사이 그들은 누구인가?0
대한민국 · 당신들이 그어 내게 남겨진 고요한 분열의 기억
중국 조선족 자치구 · 한국과 중국 사이, 저는 조선족입니다
‘전쟁’이 아닌 베트남 ·낭만으로 소비되는 타인의 전쟁
보르네오 · 마음속에 경계를 간직한 우림 속 옛 전사들

3부 | 경계에 서 있는 정체성
홍콩 · 중국인이나 영국인이 아닌 홍콩인으로 산다는 것
마카오 · 세 권의 여권, 그리고 어디에도 없는 고향
말레이시아 · 저는 말레이시아 사람이니 화교라고 부르지 마세요
미얀마 · 어느 곳이 나의 국가인가? 무엇이 나의 역사인가?
베트남 · 그래서 타이완 사람들의 가격은 얼마나 되나요?

나가는 글 / 당신과 나는 우리가 될 수 있을까?

그는 자신이 겪은 베트남-캄보디아 전쟁을 내게 들려줬다. “깨어나 보니 내 몸은 적군과 전우들의 잘린 팔과 다리들로 뒤덮여 있었어. 나는 그 속에서 시체처럼 누워 있었지. 계속 누워 있었어. 나의 전쟁은 그렇게 끝난 거야.” 그는 이렇게 말을 맺었다. “나는 그들을 증오해.” _캄보디아, 빛 바랜 유적 위에 파여진 선명한 핏빛 경계 중에서(61쪽부터)

“그 중노동을 모두 감당한다고요?” 린은 이렇게 답했다. “나는 우리 아이들이 나중에 캄보디아보다 큰 세상으로 나가길 바라.” 매일 같이 육체노동으로 달러를 벌면서 그는 자신도 바깥세상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단다. 하지만 해외는커녕 현실 때문에 프놈펜도 아직 못 가봤고, 그저 이 세상이 얼마나 광활하고 좋을지 상상만 하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린은 비록 자신은 평생 씨엠립을 벗어나지 못할지라도 아이들만큼은 경계를 넘어 자신과는 다르게 살아가길 바라면서 오늘의 고단함을 버티고 있었다. _캄보디아, 빛 바랜 유적 위에 파여진 선명한 핏빛 경계 중에서(65쪽부터)

타이완의 경제발전 서사에는 ‘맨몸으로 서류 가방 하나 달랑 들고 해외로 가서 수주에 성공’한 남성들이 넘치게 등장하는 데 반해 여성의 역할은 등한시되었다. 하지만 1960년대에서 1970년대 사이 오키나와 본섬이든 야에야마 제도의 파인애플 공장, 사탕수수밭, 제당 공장에서든 해외에선 항상 타이완 여성 노동자들의 땀이 흐르고 있었다. _오키나와, 류큐와 일본 사이, 미국과 일본 사이 그들은 누구인가? 중에서(158쪽)

요즘 젊은 조선족들은 정체성의 혼란을 초월한 것 같았다. 교수의 아들은 베이징에서 살고 있는데, 그는 조선어를 거의 하지 못했고 자신을 확실하게 ‘중국인’으로 생각했다. “아들 녀석과 함께 축구 경기를 볼 때, 특히 한국과 중국 간의 시합이 있을 때면 나는 그래도 한국 팀을 응원하더라고. 그런데 녀석은 아주 열정적으로 중국 팀을 응원하지. 그럴 때면 정말이지 화가 나 죽겠어.” _중국 조선족 자치구
한국과 중국 사이, 저는 조선족입니다 중에서(203쪽)

이반족 어르신이 처치했다는 그 ‘일본군’이 정말 타이완인인지 아닌지 알 길은 없지만, 나는 “혹시 적군 중에 똑같이 몸에 문신을 새긴 사람 못 보셨어요?”란 질문을 차마 입밖으로 내지 못했다. 하지만 일제가 타이완 원주민들의 문신을 금지시켰다는 사실을 곧 떠올렸다. 금지한 이유는 ‘야만’이기 때문이었다. 일제에게 황민화皇民化란 곧 야만을 제거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전쟁과 살육은 일제가 규정한 야만에 포함되지 않았다. ‘야만’적이었던 타이완 원주민들은 ‘비야만적인’ 전쟁터로 나갔다. 그렇게 그들은 ‘야만적인’ 남양의 원주민들에게 대항하고, 문명적이지 못한 남쪽 사람들을 수탈하는 가해자이자 피해자가 되었다. _보르네오 · 마음속에 경계를 간직한 우림 속 옛 전사들 중에서(246쪽부터)

홍콩의 한 청년은 톈안먼처럼 생긴 오리장을 만든 다음 그 위에 이렇게 썼다. “오리는 자기 자신과 새끼들이 가질 수 있는 인생의 의미가 결국 오리구이가 되는 데 있음을 알고 있을지라도 짝짓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살아 있는 동안 반드시 6·4를 바로잡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 신념을 계승해나갈 책무를 잊어서는 안 된다.” 홍콩인들은 6·4를 잊지 않는 것으로 홍콩인들과 대륙인들의 정체성이 선명하게 구분된다는 것을 똑똑히 알고 있다. _홍콩 · 중국인이나 영국인이 아닌 홍콩인으로 산다는 것 중에서(277쪽)

천커신陳可辛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몇 세대에 걸친 우리 집안의 화교 스토리가 바로 그와 같을 겁니다. 우리는 애국을 향해 망설임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에겐 어렸을 적부터 사랑할 수 있는 국가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량유쉬안의 생각은 감독과 전혀 달랐다. 나는 량유쉬안에게 다시 농담을 건넸다. “그러니까 우리가 너희에게 감사해야겠네. 화교가 혁명의 어머니이니 말이야.” 그러자 그는 정색하며 이렇게 대꾸했다. “다시는 아무도 나를 화교로 부르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는 말레이시아 사람이야.” _말레이시아 · 저는 말레이시아 사람이니 화교라고 부르지 마세요 중에서(314쪽)

만달레이에는 가고 싶지 않았다. 그곳은 옛 중국의 모습으로 멈춘 채 현지와도 중국과도 어울리지 못하는 박제된 공간이다. 거리의 상점들에는 하나같이 중국 전통 형식의 달력이 걸려 있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화교는 국사발 위에 둥둥 뜬 기름기와 같다. 물도 아니고, 고기도 아닌 경계에 있다. _미얀마, 어느 곳이 나의 국가인가? 무엇이 나의 역사인가? 중에서(318쪽부터)

택시기사가 나를 흘깃거리더니 물었다. “그래서 타이완 여성들은 얼마나 하나요?” 우리는 그 질문에 침묵을 택했다. 그러고선 창밖의 푸른 하늘로 고개를 돌렸다

“당신과 나 사이,
‘77억 개의 선’은 어떻게 생겨나는가?”

경계에 위치한 한국의 JSA부터 경계인으로 겉도는 말레이시아 화교에 이르기까지
인류학자이자 언론인인 저자가 공간, 정체성, 역사, 세대 등
경계선이 깊게 그어진 곳들을 걸으며 들여다본 사람과 사람 사이의 틈

프레드릭 바르트는 자아와 타자를 구분하는 경계가 종족을 유지시키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이 인류를 전공한 학자의 성찰에 따르면 사람과 사람이 존재하는 한 각자의 정체성이 겹쳐지는 사이에는 반드시 서로를 구분 짓는 경계선이 그어진다.
우리는 자신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 타자에게 ‘금을 밟지 말라’고 경고하고, 그 경계가 무시당한 경우에는 ‘선을 넘었다’고 표현한다. 국가부터 종족, 이념, 성, 지역, 세대, 계급에 이르기까지 현대인들에게는 무수한 정체성이 있으며, 그 정체성만큼 무수한 경계가 그어져 있다. 당장 신문이나 SNS 댓글 란만 들여다봐도 이러한 경계에서 빚어지는 갈등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다툼에 대처하는 방식은 대개 상대방과 나 사이에 간격을 확보하고 선을 긋는 것이다. 그래서 코로나 이후 횡행하는 ‘거리 두기’라는 말은 한편으론 새삼스럽다. 구분 짓기와 경계는 이미 오래전부터 일상 속 현실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경계, 틈과 틈 사이에 아슬아슬하게 끼인 존재들이 있다. 올가 토카르추크의 소설 《낮의 집 밤의 집》에는 심장병을 앓는 독일인 피터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체코와 폴란드 사이 경계에서 쓰러지는 바람에 어느 쪽으로부터도 구원을 받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한다.
현대인들에게는 스스로를 정의해주는 무수한 경계선이 존재한다. 마찬가지로 현대인은 그 경계들 모두에 발을 걸치지 못하는 이상 어느 구석에서는 반드시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이방인이 될 수밖에 없다. 무수한 경계가 그어지고 그 경계만큼 전선이 세워지는 전쟁과 같은 지금, 경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까닭이다.

+“왜 그는 경계 지역을 여행했는가?”
개입하는 방관자의 관찰하고 관찰당하는 기묘한 여행기
《슬픈 경계선》은 타이완이라는 경계에서 살아온 저자가 타이완 밖으로 나가 가장 극단적인 형태의 갈등과 다양한 경계들을 넘나든 기록이다. 문화인류학자이자 저널리스트인 아포는 강제로 그어진 경계선에서 통일을 바라면서도 동시에 바라지 않는 한국인들부터 미국과 일본의 경계에서 일본을 증오하면서도 스스로를 일본인이라고 소개하는 오키나와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첨예한 갈등이 벌어지는 전 아시아의 경계 지역들을 둘러봤다.
그러나 이 책이 비극을 소비하는 다크 투어리즘 여행서거나 또는 분쟁 지역에 대한 인류학적 보고서는 아니다. 여행자는 풍광에 주로 눈길을 두고 학자는 문화 상징에 신경을 쓰기 마련이다. 그에 반해 저자는 강단과 언론 각각에 한 발씩 걸쳐 있으며, 타이완이라는 독특한 지점에 놓여 있고, 구세대와 신세대 사이에 끼인 여성이라는 다양한 처지의 경계인으로서 현장에서의 숨소리 자체에 귀를 기울인다. 그래서 그는 이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경계를 걸을 때 역사의 위대함 따위는 우리와 무관했다. 오로지 직접 보고 느낀 것들만이 진짜였다.”
저자 아포가 아시아의 ‘경계’만을 여행한 까닭은 두 가지다. 하나는 “왜 우리는 서구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는 익숙하면서도 스스로의 역사와 주변 이웃들에 대해서는 무관심한가?”라는 의문이다. 또 하나는 타이완인이라는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한 탐구다. 그는 입시를 준비하며 ‘언젠가 되찾을 본토’의 지리를 세세한 부분까지 달달 외웠지만, 중국과 국경을 맞댄 동남아시아 등지를 여행하고 나서야 타이완인은 중국 본토에 입국 자체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이렇게 경계들을 직접 밟으며 몇 가지 원칙을 세우게 된다. 첫째 현지인들과 반드시 식사를 함께할 것, 둘째 역사적 현장에서 매몰되지도 관조하지도 말 것, 셋째 타인에게 자신을 투사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을 통해 스스로를 끊임없이 되돌아볼 것 등이다. 그는 이러한 자신의 여행 태도를 ‘개입하는 방관자’라고 소개한다.
그렇게 아포는 개입하는 방관자로서 여러 가지를 직접 부딪혀가며 듣는다. 오키나와 출신에게 다짜고짜 ‘당신은 스스로를 일본인이라고 생각하나요?’라고 물었다가 후회하는가 하면 홍콩에서 시위에 참여했다가 관광객의 철없는 개입으로 비칠까 봐 소심하게 들었던 피켓을 내리기도 하고, 현지인을 조심하라고 일러주는 화교들을 등지고는 보란 듯이 현지인들에게 먼저 말을 걸기도 한다.
그리고 여행을 마친 다음에는 그 감상을 정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역사서와 논문, 문학, 영화, 다큐멘터리, 음악, 신문 기사 등 풍부한 자료를 동원해 낯선 곳에서의 여행을 익숙한 곳의 위치를가늠하는 기준으로 재구성한다. 그래서 그의 글은 경계 지역에 대한 에세이지만 동시에 필드워크이고 또 르포르타주이기도 하다.

+왜 그는 경계를 슬프다고 했을까?
인류학자가 이야기하는 ‘세계는 왜 갈라지는가?’
이 책의 제목은 레비 스트로스의 《슬픈 열대》에서 따온 ‘슬픈 경계선’이다(원제 憂鬱的邊界). 그러나 본문 어디에도 ‘슬픔’이 직접 언급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는 경계를 걸으면서 어떤 감정에도 휘둘리지 않고자 항상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려고 한다. 그럼에도 그가 경계에 슬픔이라는 감정을 투영한 까닭은 무엇일까?
갈등, 역사와 기억, 정체성 이렇게 세 가지로 구성된 이 책은 베트남 기차 안에서 시작해 타이완에서의 베트남 회고로 끝난다. 그 처음과 끝 사이에는 경계에 대한 이야기라고 단순하게 정리될 수 없는 무수한 사연들이 오간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서로를 왜 증오하게 되었는지 잊을 정도로 깊게 증오하게 된 캄보디아와 베트남 사람들을 통해 서구 열강의 아시아 침략사가 해방 이후에도 남아 역사적 외상이 되었음을 밝힌다. 한국을 방문해서는 실향민의 후손들이 언젠가 북한이 중국에 흡수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중국의 역사 침략을 우회적으로 비판한다. 오키나와 파인애플 공장에서는 타이완의 경제성장 신화에서 배제된 해외 파견 여공女工들을 역사 전면으로 끄집어내고, 말레이시아에서는 원주민들과 선을 긋고 살아가는 화교들을 통해 혐오의 대물림을 우려한다. 옌지의 조선족에게서는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서 점점 벌어지는 정체성과 세대 갈등을 확인하고, 세계 전역으로 흩어져 더러는 겉돌고 더러는 현지인을 착취하는 등 다양한 처지로 살아가는 화교들을 만나며 디아스포라에 대해 고민하기도 한다.
그 백미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보르네오에서 불렸던 타이완 민요를 되짚어 볼 때다. 당시 수많은 타이완 원주민들이 일제에 의해 징병되어 침략의 첨단에 서고, 보르네오에서 전쟁의 가해자가 된다. 저자 아포는 일제와 맞서 싸웠던 보르네오 섬 노인의 회고를 들으며 전쟁에 휘말린 그들이 서로에게 상처를 줬던 역사를 직시한다.
아포가 경계를 가리켜 슬프다고 말한 까닭은 바로 여기에 있다. 그가 아시아 전역에서 확인했던 경계 대부분은 맥락이 무시된 채 타자에 의해 수학 공식처럼 그어졌으며, 오래 전에 나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경계에 홀려 어느 샌가 ‘예전부터 그래왔던 것처럼’ 서로를 반목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다시 경계에서 말한다!”
각자의 경계에서 서로의 경계 밖을 이해한다는 것
이처럼 역사적인 경계선이 심리적인 경계선으로 확장되는 지역들을 답사하면서 저자가 내린 결론은 간단했다. 바로 ‘역지사지易地思之’다.
그는 오키나와를 여행하며 경제성장기 당시 일본에서 ‘더럽고 미개하다’고 매도당한 타이완 이주 여성 노동자들의 사연을 들으며 타이완 사회에서 ‘열등하고 가난하다’고 폄훼되는 베트남 이주 여성들을 떠올린다. 아직까지 톈안먼 민주화 시위를 잊지 않는 홍콩인들을 바라보며 자신 또한 거리에 나선 홍콩인들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베트남 기차 안에서 억울하게 추방당할 뻔한 경험담에서 시작해 타이완에서 억울하게 추방당한 베트남 유학생의 하소연으로 끝나는 이 책의 구성 또한 저자가 깨달은 ‘역지사지’에 근거한 것일 테다.
‘역지사지’라고 하니 동화 속에서 오랜 여행 끝에 돌아온 자신의 집에서 바라던 것을 찾은 파랑새 동화처럼 진부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가 오랜 세월 경계를 걸은 끝에 얻은 깨달음은 우리에게 이러한 질문 하나는 던져준다. 나를 나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먼저 타인을 타인으로 인정할 줄 알아야 하지 않을까?
저자 아포는 자신의 선배라 할 수 있는 저널리스트 라푸시친스키의 말을 빌려 역지사지를 이렇게 다시 정리한다. “자신이 밟고 서 경계를 넘었을 때 진짜 세상이 열린다.” 정말로 흔한 말이지만 선로 밖에는 열차 안에서는 볼 수 없는 세상이 있다. 코로나 이후 ‘봉쇄 사회’로 가는 지금, 우리가 되새겨봐야 할 성찰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아포

‘개입하는 방관자’를 자처하는 저널리스트 그리고 인류학자. 대학에서 언론학과 인류학을 전공했으며 기자와 NGO 활동가를 거쳐 지금은 전업 작가로 글을 쓰고 있다. 아시아 역사와 문화에 관심이 많으며 국가 경계와 현대인의 정체성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했다. 함께 살아가는 이들을 이웃으로 이해하고자 전 세계의 국경을 넘나들고 있으며, 여행할 때에는 반드시 한 끼 이상 현지인과 함께 식사하고자 한다. 양안교류 현장기록 문학상, 세계 중국문학 성운상(보도 부문), 타이완 중국시보 추천 양서상 등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방관자介入的旁觀者》, 《일상의 중단日常的中斷:人類學家眼中的災後報告書》, 《보이지 않는 베이징看不見的北京:不同世界 不同夢想》(공저) 등이 있다.

연세대학교 국제관계학과를 졸업하고 중국 정부 장학생으로 베이징대학교 국제관계대학 석사 과정을 수학했다. 지금은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다시 배우는 공부법》, 《혼내 실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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